180일간의 동남아 일주 ..Prologue..
막연하게나마 여행을 꿈꾸게 된건 작년 5월..
별 생각없이 1년짜리 여행용 적금을 하나 만들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장기간 배낭여행을 가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러다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절실히 든건 어느 책을 통해서였다.
배낭 여행자들과의 인터뷰한 내용을 실은 책인데..
이상하게 책을 읽는데 슬펐다..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는데.. 머리를 감는데
내가 매일매일 머리를 감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출근하기 위해 나는 매일매일 머리를 감아야 하는구나.
'매일매일'이라는 것이 답답했어요.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어쩌면 이 부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때 난 슬프지 않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눈물이 나지 않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간절한 생각은 이루어지는걸까?
어떻게 생각하면 여러 모든 상황이 그리 되도록 흘러간것 같다.
이제 그 생각이 현실이 된다.
한달여 동안 준비는 다 마쳤다. 내일은 이사할 준비를 끝내고
모레 형네집에 짐을 옮길 예정이다. 그리고 나서 고향에 몇일 잠시
내려갔다가 친구들좀 만나고 출국날 전에 올라올 생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직까지 실감이 잘 안난다.
비행기를 타면 그때서야 실감이 날까?
어렸을적에 난 새로운 길을 가는걸 좋아했다.
이미 알고있는 길보다는 처음 가보는 길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만의 길을 찾아낸것 같은.. 내 생각이 맞았구나 하는 만족감 같은게
느껴졌나보다.
커가면서 난 안정된 길을 찾았다.
길이든.. 일이든.. 사람이든..
두려웠던걸까..?
이제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를 찾아야겠다.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지 무엇을 깨달을지는 모르겠다.
그게 무엇이 되었던지간에 내 삶을 살아 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겠지..
이런 생각을 한적이 있다.
신이 나에게 지금부터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특별한 일 없이 지루하게 사는 50년 동안의 삶과
여행을 하며 다채로운 경험을 겪는 1년 동안의 삶을
선택하게 한다면 어떤걸 고를까 하는 생각..
난 망설임 없이 1년을 선택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정했다. 설사 그 여행이 지금 여행이 되더라도 떠나겠다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길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