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여행~기!! no.8- 다시 로망을 찾으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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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여행~기!! no.8- 다시 로망을 찾으러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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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저 기억하시는지요..
사고 하나 수습하고 오니 제 글이 어디론가 숨어버렸네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일이면.. 제가 이 여행기 속 여행을 시작한 작년 그 날이네요^^
오늘은 아직 제 여행기 시리즈를 잊지 않으신 분들과
2006. 5. 15일을 위해 쓰겠습니다!!!!
우리 모두 이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며 고고씽~


2006. 5. (day-3)

카오산에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 다섯시..
아침부터 부랴부랴 나가는 바람에 숙소를 예약 못 한 나,
망고 일대 여관을 다 다녔지만.. 방이 없다.
이런 젠장!
어디라도 빨리 씻고 누울 곳을 찾아야 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호텔에서 일찍 잠이나 자자는 맘에
호텔 예약업을 하는 모업소를 찾아 갔다.
음.. 이왕이면 이 카오산 바닥을 벗어나고 싶다.
또 이왕이면 강변 호텔서 석양이나 보면서
오늘 하루 모험을 하느라 지친 나에게 위로주를 한 잔 쏘고 싶다.
그러나..
- 시내 호텔은 지금 예약을 넣긴 너무 늦었네요.
헉.. 그럼 어찌 해야 하나요..
- 여기서 가까운 호텔로 가시지요.
그리하여 간 곳은 뜨랑 호텔.
태사랑 여관 후기란 꽤 기웃거린 나인데 이 호텔 이름 처음 들어 본다.
태국이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긴 한가 보다.
호텔두 끝이 없구..
어쨌든 한 번 가보지요.
씩씩하게 툭툭 잡아 타고 달렸다.
음.. 그런데 호텔은 호텔인데 좀 어두침침하다.
왠지 어두침침한데 그렇다고 잠을 자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
무슨 좀비도 아니고.. 이 타국땅서..
그래!! 이제 올빼미족인 나에게 하루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씻고 분칠 좀 하고 내려갔다.
그런데 카운터에 키를 맡기는데 여직원분..
뭔가를 망설이며 말을 걸 듯 말 듯 한다.
얼른 말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오늘 인터뷰나 취조가 아닌 대화다운 대화 좀 하고 싶어요.
- 웨어 아 유 프럼?
에구.. 뭘 그리 망설이셨나요. 다들 흔히 하던 질문이더고만..
- 코리아. 까올리.
- 아 유 얼론?
- 예스... 마이 프렌즈 고우 투 싸무이..
- 와이? 와이 유 아 얼론 히어?
- 아이.. 로스트 마이 패쓰 포트 앤드 에어 티켓..
- 오 마이 갓! 아 유 오케이?
아... 얼마나 따스한 한마디인지.. 심지어 통화 거부한 아부지께도 못 들은..
" 너 괜찮냐???? "
- 아 엠 오케이. 땡큐. 땡큐 베리 머취.
눈물 나게 고맙다..
사실 난 오늘.. 이 한 마디가 너무 그리웠다.
이 아가씨.. 날 너무 측은히 보더니 사무실에서 동료 여직원들을 데려 왔다.
눈치로 파악한 그들의 대화는 대략
- 얘들아! 이 손님 한국서 왔대. 그런데 뱅기표 잃어 버렸대!
- 에구.. 어쩌다 그랬대? 동행은 없대?
- 친구들이 먼저 싸무이로 갔대!
- 심심하겠다..
아가씨 넷이 번갈아가며 오우.. 마이 갓을 연발했고..
난 그 앞에서 슈렉의 고양이처럼 두 손을 턱 아래 모으고
최대한 가련하게 서 있었다.
이런 내가 안 됐던지 아가씨들 장부를 막 뒤적이더니
도령 둘을 소개해 주겠단다.
한국 청년들이란다.
괜찮다고 해도 끝내 인터폰으로 연락한 그녀들..
그러나 벌써 외출한 듯 싶다고 나보다 더 아쉬운 표정을 한다.
다시 쓸쓸하긴 했지만 곧 그녀들과 유쾌한 대화에 돌입한 나.
한류 열풍 국가 출신 낭자답게 그녀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원빈, 장동건, 대장금에 대해 아는 한 정성껏 답해 줬다.
그녀들은 특히나 내가 만났던 태국인들 중
가장 감탄사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았는데 가령
- 장동건 이즈 모스트 핸섬 가이 인 코리아. 베리 파퓰러.
라면
- 와우~ 아이 언더스탠드~
- 리영애 이즈 올드 미스.
라면
- 오우~ 리얼리?
이런 식의 열렬한 반응이었다.
순간.. 엠이 떠올랐다.
엠이 이들을 본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세븐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이들과의 대화가 너무 따스하고 유쾌했던 나. 저녁이나 같이 할까 했는데..
퇴근이 무지 늦단다.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한다고.
아쉬워하는 나에게 그녀들,
잠시만 있으라더니 사무실로 가 뭔가를 두 손에 담아 온다.
파란색 과일이다. 망고란다.
사과 먹듯 베어 먹으라며 먹는 모습도 시연해 준다.
엠양이 세븐 홍보한다고..
정말 세븐을 좋아해 줄만한 태국인에게 선물하겠다며
시디를 세 장 사 온 걸 봤었는데..
망고를 감사히 받으며 나 결심했다!
꼭 엠, 윤과 이 호텔에 함께 오기로!!!
엠이 못 주겠다면 꿍쳐서라도 세븐 시디를 선물하고 가리라 결심했다!!!


카오산을 벗어나려고 했는데.. 결국 다시 온 곳은 카오산.. 모업소.
나처럼 혼자 온 분이 있나 기웃거리는데 오호~ 역시나 있다.
언니 한 분 아저씨 한 분!
굳이 혼자라고 같이 동행하자고 하지 않아도
통성명을 안 해도 어울리게 되는 여행 중 만남!
음.. 그리고 여기서 진짜 태국 초절정 고수분을 만났다.

얼떨결에 이 세 분 틈에 끼어 카오산 거리로 나갔다.
가는 길에 태국 여행 세 번만에 팟타이?
길에서 파는 볶음 국수도 먹어 보고 노천에 앉아
기대이상으로 너무 맛있던 소고기꼬치, 오징어포 안주 삼아
얼음에 맥주도 한 잔 마셨다.
각자 이번 여행의 취지며, 태국의 이모저모에 대한 대화가 오고 가는데
언니는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여행을 왔고
무려 한 달째 기약없는 여행을 하고 있고,
아저씨는 국제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소개소는 싫어서 직접 루트를 개척하러 왔다고 하는데,
이미 일 년이 지났으니 언니는 실연의 아픔에서 진작 벗어났을 거고
아저씨 역시 어쩌면 아름다운 태국 아가씨와 결혼에 골인해
서울 아님 방콕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리라 생각한다.
이런저런 얘기 중에 물론 내 얘기도 나왔고
이제 고생은 끝이고 내일이면 드디어 싸무이에서
친구들과 재회한다고 신나게 떠들어댔는데
초절정 고수분 메가쇼킹 발언을 날리신다.
-이번에 싸무이서 살인사건 났는데..
헉... 전 오늘 이미 쇼킹한 일을 많이 겪었는데요.
-네?? 살인이요?
-네. 젊은 어부 둘이서 산책하던 영국 여성을 끌고가서...
헉... 산책,, 제 로망입니다요..
-아주 속전속결로.. 그 둘을.. 처형..
아이고!! 모르는게 약이라고요!!
헉.. 그런데.. 엠, 윤 그녀들도 밥 한 술 뜨고
열대 태양 아래 이리저리 뒹굴거릴텐데..
엠, 윤! 그 곳 싸무이는 말이야...!!!

2006. 5. (day-4)

밤새 공포감에 고민에 휩싸여 잠을 설쳤다.
안 그래도 좀비방같은 호텔방.
알아듣지도 못하는 티브 밤새 틀어놓고
범죄 삼각지대로 엠 윤을 구하러 갈 것이냐.
아님 노선을 변경해 어딜가도 사람많아 그나마 안심일 파타야나
범죄는 절대 없을 것 같은 치앙마이를 갈 것이냐.
아님 처음부터 꼬인 거 앗싸리 먼저 한국으로 토낄까 번뇌했다.
그러나.. 단 네 단어의 글이 내 삶을 바꿔 놓았다.
싸이 일촌평에 엠 윤이 남긴 단 세 마디.
-hungry, boring, help me ㅠㅠ!!
이 오크족들!!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도와달라니!!
어쩜, 카오팟 꿍이 뭔지 한글 자판 깔아 지식인에 물어볼 융통성도 없니??
니 둘은..
아이구, 구해주지 않음 진짜 굶어죽을 니 둘!!
알아둬, 니 둘 목숨은 내 손에 달렸다는 걸 !!!


모든 짐을 간결명료하게 싸 동대문에 던져 두고
드디어 여행 증명서를 받으러 대사관에 갔다.
아차, 점심 시간이다.
근처 까르푸에 갔다.
혼자 동양인을 차별하는 듯한 일식집서 꿋꿋이 밥을 먹고
룰루랄라 까르푸 가판에서 99밧짜리 연두빛 광택이 나는 천가방을 사서
한 치의 미련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푸켓에서부터 무려 2년간 나와 동거동락했던
세무가방을 쓰레기통에 귀양보냈다.
새로 찾은 여행 증명서는 안감 천을 뜯어 안쪽에 밀어넣어
가장 밑바닥에 안착시켰다.

다시 고고씽할 준비를 모두 마친 시간은 정확히 오후 다섯 시.
이제 미련없이 카오산을 떠나 나의 로망 싸무이로~
거침없이 가방을 끌고 나 역시 분홍색 택시를 잡아타고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출발도 상큼하게 친절한 현지인커플의 도움으로 저녁 7시 40분 출발
999번 vip버스에 탔고 화장실 바로 앞자리에 혼자 앉아
빨강 체크무늬가 새겨진 담요를 받았으며 100도 각도로 의자를 젖히고
받은 옥수수빵을 씹어댈 때 드디어 버스는 방콕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해질녁 태국의 도로변은 아름다웠다.
하나 둘 불을 켠 집들이 보이고,
저녁놀 아래 야자수와
바람을 맞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현지인들의 귀가 모습은 고즈넉해 보였다.

방콕에서의 3일...
첫 날은 지독히 애가 탔고
둘째 날은 지극히 고민스러웠고
셋째 날은 지겨울 정도로 고생스러웠다.

그래도 어쨌든 난 다시 여행을 한다.

버스는 달리고 또 달렸다.
도중에 식당에 들려 같은 버스에 타서 동석까지 하게된
태국 할머님이 떠 주시는 흰 죽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또다시 버스는 달렸고,,
아마도 기억에 새벽 네 시경이던가
드디어 어느 항구에서 싸무이행 배에 올랐다.
갑판에 체크무늬 담요를 둘둘 말고 앉아 바람을 맞았고
잠시 한국에 두고 왔던 마음의 짐을 되씹어 보고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바다를 보았다.
그리고 일곱시 무렵 드디어..
저 멀리 야자수로 뒤덮인 싸무이를 보았다!!!!!!

드디어 눈 앞에 실현되기 시작한 나의 로망,
푸른 바다!!

그리고 잠시 헤어졌던 내 친구 엠과 윤~

케리 고, 사만다 노, 샤롯 정 우리 셋이
무대를 바꿔 싸무이 메인로드를 활보해볼까나~


제 2기에 접어든 우리의 모험과 로망,

우리 모두 힘차게 에메랄드 바다를 향해 고고씽??? ^.~



13 Comments
..Jaff.. 2007.05.15 10:45  
  고고씽??? ^.~
기대만땅입니다.  ㅋㅋㅋㅋ
솜누스 2007.05.15 10:55  
  하하...^^;;.....얼마나 그 뒷얘기들이 궁금했는데요...담편은 바로바로 올려주세요...
클클 2007.05.15 12:26  
  제프님!  윙크 받고 저 쓰러졌습니다~ ^.^/
 솜누스님!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네요...
 담편은 꼭 바로 올릴게요. 로망을 가득 담고~ ^0^/

 두 분 변함없이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덧니공주 2007.05.15 13:24  
  아,,어디댕겨오셨어요~[[엉엉]] 보고싶었어요~ㅋㅋㅋ
따뜻한,환대에 기분좋아지신거죠~ㅋㅋㅋ
얼렁,또,올려주실꺼죠~
클클님을 친구로 두신,엠과윤 두분은,,클클님에게 잘하소서~ㅋㅋㅋ[[유효]]
뽀뽀리 2007.05.15 13:42  
  왜왜~~~도대체 이제 오시는 거예요??
막막 기다렸는데~~~
이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아 주세요~^^*
흐린바다 2007.05.16 00:09  
  이얘기가  벌써 일년전  얘기던가요....~    생생한데....~
시골길 2007.05.16 01:50  
  -hungry, boring, help me ㅠㅠ!!
푸하하하..요거 요거 대박입니돠~~
물속의 달 2007.05.16 07:20  
  ㅋㅋ 어서 뒷 얘기들 올려주세요~~
양갱 2007.05.16 12:17  
  와~ 아무생각없이 간만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반가운 후기가!!ㅋ
다음 후기도 기대고대~^0^
scitome 2007.05.16 16:14  
  그동안 클클님 여행후기 잼있게봤습니다. 다음후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라왔네요  다음이 또 기다려져요~
pig 2007.05.16 18:18  
  드뎌...오셨꾼여.
친구 엠도 참 특이하신거 같어요. 세븐 시디까지 사가다니...클클님이나 친구분이나 넘나 특이하셔~ ^^;
파주군김포댁 2007.05.17 07:46  
  기다렸는디.. 여전히 씩씩하신 모습 반갑씁니당^^
원로 2007.05.18 20:11  
  이젠안오시나했네요틈나는대로후속편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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