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떠나요~ - 깐짜나부리 일일투어
깐짜나부리 일일투어 첫 코스는 에라완 국립공원. 이 곳은 폭포 7개가 있는 산이다.
태국에 가면 수영복 살 곳 많으니까..
언제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준비를 깜빡해 버렸다.
이렇게 사진을 보기만해도 시원한데,
그때는 보기만하는게 너무 괴로웠었다.
만남의 광장을 떠나고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한국말이 너무 하고 싶었다.
디카를 꺼내서 혼잣말을 녹음하며 산을 올랐다.
미친 사람처럼. ㅋ
수영복을 왜 안 가져 왔을까. 한국말 하고 싶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집에서 들어보고는 혼자 듣기에도 민망하고 웃겨서 한번 웃고는 지워버렸다. ㅋ
가다 보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자 셋이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어디서든 티 나는 위대한 한국인. ㅋ
너무 반가워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나눴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다 하는 얘기.
혼자 왔냐, 얼마나 있다가 가냐, 어디서 왔냐.. 등등의 이야기를 했다.
수영복이 없다는 내게 금방 마른다고 그냥 놀으란다. ㅠㅠ
아~~ 정말 부럽다.. 물속은 천국일 거라고 생각됐다.
등산 = 극기훈련 때나 하는 것 쯤으로 생각하던 내가 더운 나라 태국에서 등산 중이고,
주위엔 색색 비키니들이 시원히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고 있고,
간만에 만난 한국인들은 그냥 들어오라지만.. 그 말이..
" 너도 들어와~ 여기 참 시원해~ 그곳과 여기는 딴 세상이야~"
하는 환청으로 들리는 듯 했다.
더구나 평소에 나는 물을 정말 좋아한다.
아~~ 정말 고문이 따로 없었다 ㅋ
얘네들을 보니까 빙어랑 어죽이 먹고 싶어진다.
네 번째 부터인가는 사진도 못 찍겠고,
이미 몇 번 본 폭포는 더이상 감흥이 없고, 거기가 거기 같고..
그냥 오기로 끝까지 올라갔다.
여섯번째랑 일곱번째가 고비였는데..
눈앞에는 계단도 아닌 것이.. 사다리도 아닌것이..
거의 90˚에 가까운 경사에 사다리를 걸쳐놓은 듯한 모양의 난코스..
올라갈 때는 그냥 어떻게 메달려서 갔는데 내려올 때는 너무 무서웠다. ㅠㅠ
드디어 일곱번째!!
일곱번째 폭포를 본 순간 완전 감동~!
전의 폭포들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어서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물 색깔이 아주 특이했고,
흙 색깔도 아주 특이했다.
사람들은 그 물 속에서 서로
그 특이한 흙 던지면서 논다.
난.. 수영복도 없었고, 같이 놀 친구도 없었다. ㅋ
거기서 혼자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온 여행인데.. 기죽지 말아야지.
하면서 고작 물 속에 담궈놓은 내 발을 찍는 나를 보고는 나 소심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ㅋ
찍는 각도가 각도이다 보니 다리 모양이 완전 괴물같지만.. ㅋ
다음은 코끼리랑.. 제일 기대했던 뗏목 타러~
투어 팀에 혼자인 사람은 나랑 저 외국인 뿐. 그래서 코끼리 탈 때 짝꿍이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코끼리 등이 너무 높아서 무서웠다. 한국사람이라고 하니까 코끼리 모는 아저씨가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비도 안 오는데 우산을 보여주면서 “아줌마~ 우산~! ” 그런다. 누구보고 아줌마래 ㅡㅡ; 그치만 이상한 억양으로 아줌마 아줌마~ 하는게 너무 재밌어서 그냥 있었다.
뗏목도 같이 타고,, 코끼리도 같이타고..
그 코끼리 아저씨.
우리가 결혼할 사이냐구...?
"Yes.." 경쾌하게 대답하는 이 사람.ㅋ
ㅡㅡ;; 이자식이 머라는 거야.. 이상해서 쳐다봤더니.
내가 못 알아들었는지 아나보다.
여기까지 같이 왔냐 그랬다 한다.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z
내 옆에 외국인 보고 앞에 타라고 하고는 코끼리 아저씨.. 내려 버린다..
좋단다~ 난 무서워 죽겠는데..
코끼리야~ 바나나 먹어라~~
뗏목 타는 중. 기대했던 속도감이나 스릴은 없었다.
이 태국 가족들.. 나를 정말 많이 챙겨줬다.
그 날이 태국의 국경일 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방콕서 가족 여행 왔다는데,
세상에.. 영어를 나보다 더 잘한다.
내가 잘하는 영어는 절대 아니지만 내가 봤던 태국 사람들 중에 제일 영어를 잘 했던..
직업을 물어봤더니 태국 정부 어쩌고.. 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혼자 뻘쭘해하는 내게 말도 많이 걸어주고,
죽음의 철도 기차 안에서도 같이 앉아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e-mail주소를 교환하고 헤어졌는데, 돌아와 보니 두 통의 메일이 와 있었다.
헤어진 직후에는 태국에 있을 때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는 메일.
두 번째는 여행 중이라 메일을 못 열어봤더니, 무슨 일 있냐고, 걱정된다고..
너무 너무 고마운 사람들.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주고, 요즘도 가끔씩 메일을 주고 받는다.
영어 실력이 딸려서 항상 그 말이 그 말이다. ㅠㅠ
콰이강의 다리..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다.
내일은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하는데 아까 에라완에서 봤던 한국인 삼총사(?)가 보인다.
투어 코스가 다 거기서 거기라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계속 마주쳤다.
이런 저런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앙코르 와트에도 갔다 왔단다.
숙소도 가까워서 같이 저녁이라도 할까 했지만..
그냥 그 때까지는 일행이 생기는게 좀 내키지 않았었다.
태국 온 이래 가장 빡빡했던 하루를 보내고 숙소에 돌아오니, 기분이 좋더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