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i - STORY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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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 - STORY no3

anthro이지 0 1267

태국으로 고고씽

아침도 거른 채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공항은 예상대로 너무 음식값이 비싸다.

까오슝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세븐일레븐에서 과자라도 사올 껄 후회가 이만저만 아니다.

항상 큰 공항만 다녀서 당연히 맥도날드나 버거킹이 있을 줄 알았는데 까오슝 공항은 국제공항이라 하기엔 너무 소박하다.

배고파-!


비행기에 탑승.

방콕행 비행기를 가득 매운 태국인과 대만인들 사이에서 한국인을 찾는 건 너무 힘들다.

실은 대만인과 한국인은 잘 구분이 안 되기도 한다.


언제나 변함없이 기내식을 해치운 뒤

영화도 한편 때렸지만 영 재미없다.

이니셜 D라는 영화는 레이싱하는 한 청년과 한 여인의 사랑과 젊은이들의 방황을 다룬 영화인데 주인공 잘 생긴거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

원래 이런 소재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어대사때문인지 감정이입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걸로 아는데

반가우면서도 흥행이 우려됐다.


어쨌든 태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내리자마자 엄습하는 그 습하고도 축축한 공기가 확실히 체감된다.

2월의 대만도 꽤 더웠는데

2월의 태국은 아찔할 정도로 덥다.

과연 제대로 여행할 수 있을까_?


마음은 택시를 타고 싶지만

여행의 시작은 역시 공항버스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방랑푸(카오산)행 버스에 올랐다.


다 외국인이다.

간혹 외국인들과 여행을 즐겨주는 태국인녀들만 보일뿐.

내 옆에 앉은 태국 여자는 신발을 벗고 자꾸 발을 쪼물락 거리며 말을 시킨다.

태국 왜 왔니?

너 혼자니?

태국 처음이야?


나의 짧은 영어로 태국식 영어를 알아듣기는 힘들었다.

망글리시(말레이시아식 영어)만큼 집중을 요하는 타이잉글리쉬다.


가는 길에 비가 내린다. 그것도 장대비.

알고보니 건기라서 절대 비가 내리지 않는데

정말 희안하게 그날따라 비가 온 것이다.


뭔가 꼬이는 분위기다....

방랑푸에 내려 캄보디아 일행을 만나기로 한 홍익인간으로 간다.

하지만 중간도 가지 못하고 발목까지 차서 절대 빠지지 않는 빗물 때문에 헌책방파는 노점상에서 기다려야 했다.

책방청년과 통성명을 하며 하늘을 원망했다.

그 이후 책방 청년은 볼 때마다 지희지희!를 외쳐됐다.


계속 기다릴 수 없어 홍익인간으로 냅다 뛰었다.

운동화는 다 졎고 청바지는 무겁다 못해 천근만근이다.

배낭은 빗물과 이미 혼연일체 되었다.


홍익인간에 방은 없다. ㅠ_ㅠ

짐은 풀고 멀쩡한 모습으로 일행들을 만나야 될 거 같아서

숙소를 잡으로 사방팔방 돌아다녔다.

하지만 워낙 성수기라서 모두 FULL이였다.

그러다 숙소도 아니고 식당도 아닌거 처럼 보이는 숙소의 선풍기방을 잡았다.

그것도 150바트라니 정말 왜 이렇게 우울하냐......

창문도 없이 달랑 침대만 있는 곳은

가보진 않았지만 감방과 다름없다.


짐을 풀고 쪼리 한 켤레를 사서 홍익인간으로 갔다.

다행이도 일행은 만났지만 그들은 숙소를 잡지 않고

오늘 저녁에 터미널에 가서 캄보디아로 넘어갈 예정이라 한다.

난 이미 숙소도 잡았는데 터미널에서 고생하기 싫어서

아쉽지만 작별했다.

그리고 또 다시 일행을 찾으려고 했지만 영 일행 찾기가 힘들었다.

갑자기 울컥한다.

왜이렇게 되는게 없을까?

그리고 예정대로 내일 떠나게 된다면 이 젖은 신발과 청바지는 어떡해야 되는지

아마 빗물에 쩔어 나중엔 썩어 버릴 듯-_-;;;;;


할 수 없이 캄보디아로 바로 가는 여행사 버스를 알아봤다.

이것만은 안타려고 했는데,

일행을 만나기 위한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


카오산에서 팟타이 한접시를 비우고

숙소로 돌아왔다.

공동욕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진짜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가 보이는 바람에 토하는 줄 알았다.


정말 내 생애 최악의 숙소다...

이스탄불의 노벨게스트 보다 더욱더......... 웩

토나온다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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