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여행은 떠나기 전이 가장 설렌다.
특히, 배낭을 짊어지고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 그 순간.
아침 일찍 배낭을 짊어지고 공항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가득 매운 사람들 덕에 김포공항까지 서서 가야했다.
늘 자리에 앉아 설렘에 잠 못 이루다, 도착하기 20여분 쯤 남겨놓고 잠들곤 했는데
오늘은 계속 긴장의 순간이다.
다행이도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에는 자리가 많았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다.
유니항공은 아시아나 카운터를 몇 시간만 열어서 사용하는지 갑자기 아시아나 화면이 유니항공으로 바뀐다.
짐을 붙여도 시간이 한 시간여 남는다.
괜히 면세점 한번 둘러보고 던킨 도너츠에서 아메리카노 한잔도 마신다.
긴장되고 설렐 때는 쌉싸름한 아메리카노가 최고 인 듯.! 된장녀.
드디어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이건 국내선도 아닌데 규모는 대한항공 국내선만도 못하다.
내 옆에는 아저씨가 앉아 계신다.
혼자가기 심심해서 말동무를 원했는데, 아저씨는 조금 불편하다.
드디어 이륙을 하고
기내식이 나온다.
그런데 나에게는 중국어로 물어보는 스튜어디스!
어랏!
갑자기 옆에서 말을 거는 아저씨
“치킨? 비프?”
늘 그랬듯 치킨을 골랐다.
중국어로 유창하게 말하시는 아저씨.
이 일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기 시작했다.
대만 타이페이에서 세계일보 기자로 활동하시는 아저씨는
한국 가족을 보고 다시 대만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알고 보니 집도 우리 동네 광명시, 큭
이 일을 계기로 공항에 도착해서 까오슝 중앙역까지 가는 차도 얻어 타고 너무 좋았다.
까오슝은 워낙 정보가 없어서 넘 걱정했는데, 숙소 밀집지역인 중앙역까지 아주 편하게 왔다. 오토바이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대만 사람들을 한가로이 쳐다보면서....
공항에서 us50$를 환전했다. 두 번의 숙소와 먹는 거 교통비를 이걸로 해결해야만 했다.
과연 가능할까??
숙소는 샌프란시스코 호텔이라는 모텔 비슷한 곳에 체크인 했다.
가격에 비해 혼자쓰기 편하고 칫솔, 샴푸도 갖추어져 있었다.
다만 복도는 거닐기가 음침하고, 주인은 영어를 못 한다. T_T
짐을 풀고 육합야시장으로 갔다.
가까운 줄 알았는데, 은근히 먼 거리..
정말 다양하고 신기한 음식들과
중국인 특유의 시끄러움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간단히 에피타이저로 꼬치를 먹고
몇 가지의 음식을 선택했다.
생선을 이용한 요리와 밥.
맛은
웬만해서 실패 안하는데 이날은 실패다.
특유의 향과 생선대가리는 아직까지 내가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가 보다.
대만 3대 야시장이지만
맛없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조금 실망했다.
밥을 먹고 등불축제가 열리는
아이허강으로 갔다.
정말 많은 사람들,
까오슝 시민들을 다 왔나 보다.
오색찬란한 불빛과 어우러진 등불은 여기가 대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대만인들의 수다를 배경음악삼아 한 바퀴를 거니니 피곤이 어깨를 짓누른다.
숙소를 향해 걷기 시작한지 약 40분 후에 숙소에 도착해서 완전 기진맥진했다.
숙소에 누워 사랑과 전쟁을 보며 잠이 들었다.
대만에서도 사랑과 전쟁을 볼 수 있다니
참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