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혼자떠난 한달여행♡-빠이에서의 안좋은 기억
치앙마이에서 오랫동안 지냈던 나는 드디어 빠이로 향했다.
언니와 인사를 하고 여행사 버스를 타고 빠이로~
산을 빙빙돌아 가는 빠이의 길은 정말 멀미가 나기에 충분했다.
아침 9시쯤 출발해 1시가 넘어 빠이에 도착해서 숙소를 잡으러 다녔다.
빠이 시내에서 한참 들어가 강을 건너 모여있는 방갈로 였는데
방을 보여달라고 해서 들어가보고 나는 도저히 지낼수 없다고 판단해
그곳을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여기 어딘가 한인업소가 있다고 했는데....'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빠이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배낭이 무거워 중간에 포기하고
그냥 아무곳에나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여행중 한인업소만 찾아다니는걸 안좋게 보는 분들이 계시지만
영어도 안되고 혼자인 사람들은 정말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처음에 같이 다니던 언니는 나에게 한인업소 왜 가냐고..여기까지 와서
왜 그러냐는 식으로 말하곤 했는데 처음엔 나도 그런 소리를 들으면 괜히
기 죽고 내가 뭐 잘못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깐짜나부리에서 4일동안 입에 거미줄 치고 살아보니 역시 그게 현명한
길인듯 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므튼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빠이 켄터하우스로 들어갔다.
방갈로 형식이었는데
나름대로 깔끔했다. 그러나 저녁만 되면 어찌그리 고양이가 울어대시던지.
내 방갈로 화장실 지붕에서 우는게 분명해서 도저히 무서워 잠을 잘수가 없었다. 암튼 화장실 있고 휴지있고 침대 잇는 방이 350바트였다.
그런데 정말 신기했던건 주인아줌마 너어무 순박하시다.
데파짓도 안받고 숫자도 영어로 모르시는것 같았다.
그리고 그 곳의 아기는 정말 아기가 아닌 인형이다.
너무 귀여워서 많이 놀아줌^^
어쨌건 그 곳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첫째날이니 구경이나 하자~하면서 이곳저곳 구경을...
미스터 제이를 찾아가 오랜만에 한국음식이나 먹자!라는 생각에
빠이 병원을 찾았다. 어떤 아주머니가 지나가시길래 물어봤다.
그랬더니 뒤에 타란다.<태국 사람들 정말 이런분들 많았음>
그래서 아줌마 허리잡고 탔더니 내가 빠이병원 물었더니 병원가는줄 아셨나보다..아주머니 너무 친절도 하시지..
빠이 병원 입구까지 나를 태워다 준다.
미스터 제이는 이미 지나왔건만.
태워다준 아주머니가 고맙기도 하고 이곳에 오는게 아닌줄 아주머니가 아신다면 좀 민망해하실까봐 아줌마에게 손을 흔들며 병원으로 들어가는 척 하다가 아줌마가 오토바이를 세우러 간 사이에 백미터 달리기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미스터 제이는 내가 갔을 때 아직 시작 단계라 조용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그리고 맛있는 음식.
지금쯤 많이 번창하셨을거라고 믿어요~~~
첫째날 저녁..난 내일 일어나면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를 예매하리라고 생각했다....
2박 3일이면 충분하지 모...라고 생각하며..
그 다음날 아침 무작정 치앙마이로 가는 첫차를 예매하고
빠이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녔다.
한 세시간 정도 걸으며 동네를 구경했다.
역시 깐짜나부리나 여기나..혼자 오면 안되겠구나..
정말 눈돌아가게 심심하네...ㅠㅠ
그렇게 돌아다니던 사이 해가 저물고 저녁이...
지나가다 팟챠이집이 보였고 난 거기서 팟챠이를 주문해 열심히 먹었다.
그런데...이렇게 반가울수가..
옆에 한국여자분이 있었다.
생긴것이 분명 한국 사람이었다.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확신하며 "안녕하세요?혼자 오셨어요?"라며
한국말로 마구 말을 걸어댔다.
돌아온 대답은 웃음뿐.
대만 아이였다. 자신은 혼자 왔고 이곳이 너무 심심하고 재미없어
내일 떠난다고 했다.
그 아이와 되지도 않는 영어로 거의 2시간을 대화했다.
그 아이는 영어를 정말 잘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여자는 원래 피부가 다 그렇게 좋아?"라고 말했다....훗..피부가 좋긴 몰 좋아.....어두울때봐서 까만걸 모르는구나..
한국이라고 하자 당연 "Rain"이라고 한다.
사실 난 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이 없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하지만 그 아이에겐 비 멋지다고 해줬다 .한류는 오래가야 하니깐!
나보고 대만에 아는 드라마가 없냐고 물어...한참을 생각했다.
아..정말 아무라도 말해야 하는데...말해야 예의란 말야..어서 생각하자 어서..
아 맞다!!
"유성화원! 따오밍스!"라고 하자.
그 아이는 한참을 못 알아듣는다.
한참을 따오밍스라고 크게 외치는 나를 보더니 그 아이는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럼 웃더니.."아~~따오밍스"라고 한다.
야..내가 듣기엔 내 발음이랑 니 발음이랑 똑같거든?
이 아이는 내 발음이 웃긴가보다.
계속 웃고 친구에게 말해준다고 너무 즐거워한다.
그 친구와 그렇게 2시간 가량대화하고 메일주소를 교환했다.
그 아이는 자신이 나이가 한살 더 많으니 술값을 내준다고 했다.
처음엔 거절했으나 자신의 선물이라며 돈을 내는 그 아이를 막을수 없었다.
<요즘은 가끔 메일 주고 받아요^^>
내가 "나는 술 한잔 더 하고 들어갈래."라고 하자
"혼자?"라고 놀라며 묻는다.
"어제도 혼자 술 마셨어."라고 말하자
안된다며 위험하다고 나를 마구 내 숙소골목쪽으로 마구 밀어댄다.
난 그 아이가 가는 걸 확인하고 다시 맥주를 마시러 간다.
이 때 먹은 맥주가 정말 문제였다.
우선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난 팟챠이를 먹고 급속도로 체한것이다.
거기에 대만친구와 술을 마셨고 또 거기에 맥주를 한병 더 마셨으니
난 그날 새벽 정말 한숨도 못자고 화장실 변기에서 쭈그러 앉아있었다.
속이 너무도 거북해서 눈물이 다 났다.
거기에 옆방 이탈리아 여행객들은 밤새 기타치고 노래부르고...
정말 그 담날 버스가 8시 몇분이었는데...그걸 타야하는데...
라고 생각하며 밤새 화장실에서 보냈다.
결국 그 담날 나는 치앙마이로 가지 못했다.
나는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정말 많은 계획을 세웠다.
내가 성격이 좀 심하게 쓸데없이 꼼꼼해서
연습장에 어디 몇일..어디 몇일..이렇게 빽빽히 계획을 세웠다.
그것이 모두 지켜질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내가 만약 이번 겨울에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나는 대강의 계획만 세우고 세세한 계획은 절대로 세우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거의 지켜지지 못할테니까.
변수는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난 정말 하루종일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한채 침대에만 그대로 누워있었다.
어머 그러고 보니 엄마한테 전화를 한통도 못했네?
치앙마이에서 정말 정신없이 먹고 노느냐고 그동안 엄마를 잊고 지낸것.
아픈 몸을 이끌고 공중전화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전화를 받자마자 "야 이것아..난 너 죽은줄 알았어.아빠한테 너 놀러갔다고 말도 못하고 혼자 얼마나 걱정했는데.."라며 거의 흐느끼신다.....방콕 테러 소식을 엄마가 모를줄 알았는데 아셧던것이다.
여행 초기엔 그렇게 전화를 해대던 딸이 10일이 넘게 전화도 없고
테러 소식이 들려오자 걱정이 되신 모양이다.
몸도 아프지..엄마가 걱정했던 것을 생각하자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미안해요 엄마.ㅠㅠ
그렇게 다시 방으로 돌아와 난 그렇게 하루종일 잠만 잤다.
그 다음날 여행자 버스가 없어 난 할 수 없이 로컬 버스를 타게됐다.
좁긴 하지..고산족 아주머니는 자꾸 나한테 기대지..속은 안좋지...
정말 너무 괴로워 참을수가 없었다.
어떻게 4시간을 버텼을지.....
치앙마이로 돌아오자 난 정말 살것만 같았다.
언니에게 가자 나에게 아팠냐며..얼굴이 반쪽 됐다고 놀란다.
언니와 마지막으로 타이완 레스토랑에서 짜장면을 먹고
기차를 타로 치앙마이역으로 향했다.
언니가 지내는 맨션 주인 오빠가 기차역까지 분명 썽태우기사들이
외국인에게 50바트 이상 받을거라고 했는데
기차역이라고 적힌 종이를 보여주자 가격도 말하지 않고
그냥 타라고 한다.
'혹시 기차역을 잘못 이해한거아냐?
분명 가격을 말해야 정상인데.......'라고 생각하고
그 곳에 타있던 한가족에게 내가 기차역에 간다는걸 두번이나 말했다.
그 가족 중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알았다며 내리면서 기사아저씨에게
나를 꼭 기차역으로 데려다 주라고 말하는듯 했다.
내가 불안해 보였나보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썽태우는 그들을 내려주고 기차역으로 갔다.
가격을 비싸게 예상했던 나는 얼마냐고 물었고 아저씨는 15바트라고 한다.
20바트를 그냥 주니 5바트를 거슬러준다.
정말 착한 아저씨를 만난것 같다.
후에 언니에게 말하니 정말 착한 아저씨라고 했다.
치앙마이여~~
내가 꼭 다시 올께요~~^-^
-나를 체하게 만들었던 음식. 두번다시 먹고싶지 않아.
-빠이에서 혼자 맥주마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