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ver Thailand - 2nd day ① 아름다운 왕궁 !
왕궁 - 왓아룬 - 카오산 - 디너크루즈 - 카오산 - 람푸하우스
어젯 밤엔 "재호" 가 찾아왔었다. "재호" 는 지인이의 미국 동부 P 대학친구로서
중학교때 태국으로 이사를 왔고, 또 태국에서 살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간 애다.
지인이 말에 따르면 "특이하고, 말이 많고, 착한" 애다. 우리가 태국에 간다는 말에
와서 꼭꼭꼭 !!!! 연락하라고 이야기를 하던 !
그래서 우린 어제 공중전화를 이용하며 재호한테 전화를 했더랬다.
처음으로 태국 공중전화를 이용하는데.... 응? 계속 전화기가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거다.
우린 홍익여행사에도 가보고 여기저기서 전화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봤었는데..
방법엔 문제가 없는데 뭐냐고
그래서 전화기의 고장으로 생각하고 우선 걔한테 e-mail을 보내놨더랬다.
그리고 까마득히 까먹고 있다가 밤이 되어서 우린 맥주마시고 망고스틴먹고 씻고
옷도 편하게 입고있었는데 <- 이게 문제였더랬다.
집에서처럼 다벗고있을수는 없으니까.. 최소한의 속옷과 최소한의 티셔츠....
그래.. 그러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ㄴㅂㄹ 였다고
근데 갑자기 누군가가 노크를 하는거다 "똑똑똑"
헉 히밤 ㅓㅁ냐럼냐ㅐㅓㄻ재ㅑㄷ 뭐지 ? 머랴머ㅐㄷ쟐매ㅓ냐ㅐㅓㄹ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허둥대면서 나는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지인이는 (원피스여서)
어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문을 빼꼼 열었다.
"누구세요 ~ ?" <- 한국어로 묻는건 뭐냐
"Hey~ you 어쩌구 니 친구가 찾아왔어~"
"-_- ah? what?"
"your friend #$%# robby #%#@"
"악!!!!!!! 아 맞다 ! 나 친구왔나봐!!! "
"헉헉 히밤 ㅓㅑㅐㅁㄷ저ㅐㅑㅁ (더더욱 이불안으로 들어가기)"
"okok 금새 내려간다고 전해주3"
그리고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또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발신고 쫄래졸래 나갔던 지인이가 갑자기 미친듯이 문열고 뛰어들어오더니
"아 나 미쳤나바" 이러면서 이것저것 옷가지를 주워입기시작한다 (여자들은 입는 옷이 많아서)
"ㅋㅋㅋ 이러고 그냥 나갈뻔 했어"
"난 그냥 여기 있어도 돼지?"
"응응 있어"
그리고 지인이는 떠나버렸다
나는 다시 침대위에서 꼼지락거리면서 나와서 문을 걸어잠궈버렸다 -_-;
누가 벌컥 열면 어떡해 !
그리고 다시 일기를 쓰다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얘는 왜 안오는거니이.....zzzz"
(결국 한 1시간 자다가 다시 일어나서 문을 열어주고 무슨 이야기를 나눈것같지만... 기억은 없고)
지인이 말로는, 우리 짜뚜짝 갈때 같이 가자고 ^-^ 그랬딴다
히히히히 잘 됐 다 !!!!!!!!
그리고 그날 점심도 사준다고
히히히히 잘 됐 다 !!!!!!!!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매일 식사 예산을 50B으로 짜놓는 가난한 배낭여행자 아니었던가.
하느님 아버지 재호님 ㄳㄳ
두둥! 새 아침이 밝았다. 현재시각 9시 35분......
-_- 아니.. 어제 12시 되기 전에 잤는데 이~뭐~병~~~~~~
앞으로 어떻게... 어떻게....... 휴.... 어제 예약해놓은 투어가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지인이는 지금 막 씻고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오늘 일정은 우선 국립미술관을 가려고 했는데....... 어째뜬 늦었으니 패스 ! \\
그 뒤엔 탐마삿대학을 가려고했는데..... 여튼 그것도 패스 !
그래서 우리는 씻고 아침식사를 하고 여유있게 왕궁으로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끔찍하다.... 미술관을 들려, 탐마삿대학을 들려.. 왕궁까지 걸어가.... 윽...
조금 널널하게 포기할 건 포기하길 잘한 것 같다. 물론 거기까지 가서 퍼져있다오긴 돈이 아깝지만,
그래도 몸이 편해야 더 많이 보고 느낄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지인이는 무엇보다 땡볕아래서 체력이 너무 약하니까. 걷기 + 땡볕 .. 쥐약이다.
오늘은 왕궁코스를 둘러보고, 좀 쉬다가 저녁때 디너크루즈를 할 예정이었다.
오늘은 우리가 만난지 ! 7년 1 (..이러니까 이상하지만) 여튼 7월 20일에 학원에서 처음 만났으니까 -
우정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 완파 전통패 예약도 어제 했구 ~ ! 으흐흐 멋진 하루이길.
아침에 11시쯤 나와서 카오산 로드를 걸으며 길에서 팟타이를 사먹었다.
정말 지날때마다 너무너무 먹고싶었는데 ! Egg 는 20 B 이고 야채는 15B 이다.
끝까지 스프링롤을 못먹어본게 후회가 된다. 워낙 튀김음식을 즐기지 않아서 T_T
그래도 먹어볼껄 !
팟타이에 칠리소스, 칠리파우더, 땅콩가루를 듬뿍듬뿍 얹어서 우리 스타일의 "후아 후아" 팟타이를
먹었다. 진짜 맛있었다 >_< 이때부터 나는 틈만 나면 팟타이를 먹어주시기 시작한다.
카오산에서 말로만 듣던 거리에서 볶아주는 팟타이를 먹고있으니, 흠~
이제 정말 내가 카오산에 온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거리 입구에 씌여져있는 팻말 Thanon Khaosan!
여기가 지금 On the road로 인해 일탈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로망이 되었다는 그 거리 맞지!
갑자기 가슴이 벅차오른다 !
↑ 하나쯤 사오고 싶던 냉장고 자석 외 기념품들. 망설이다 결국엔 못샀다.
람부뜨리쪽에서 카오산로드를 따라서 쭉 걷다가, 카오산 로드 끝에서 우회전해서 쭉 걸었더니
민주기념탑쪽 길이 나온다. 그러다가 또 쭉 ~ 따라 걷다가... 하다가...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웁스...
계속 걸어서 여기가 어딘질 알아내고, 또 그 후에 다시 왕궁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완전 지옥에 온 기분이다. ㅋㅋㅋ 우리는 ....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걷다보니 공사중인 어떤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서 쓱 지나치니 National Gallery
엥.. ㅋㅋ 패스하길 잘했다. 공사중이구나.
우선 가까이에 있는 세븐일레븐에 들어가서 물이랑 이것저것 음료수를 샀다.
나는 요즘 한국에서 많이 파는 종류의 "옥수수 수염차, 차온, 하늘보리, 17차, 등등등" 의 뭔가
고소한 물이 먹고싶었다. 보리차같은거 ! 웬지 생수는 맛이 싱겁다. T_T
보리차 끓여먹고 싶구나 !!!!! 근데 세븐일레븐에도 여러가지의 '차'로 보이는 듯한 종류의
패트병들이 많았다. 난 그중에 곡식그림이 그려져 있는 무난한 병과, 콜라하나를 샀고
지인이는 물을 하나 샀다.
그 곡식그림이 그려져있는 무난한 차는 -_-..................
설탕을 잔뜩넣은 보리차 ?
↑편의점 유제품 코너. 저 커다란 대형 요구르트병을 볼때마다,
학교 축제때 요구르트 50병 먹기가 생각나서토할꺼같았다..
맨 위에 있는 작은 병도 우리나라 것보다 조금 더 큰 크기 ~
온 국민이 변비환잔가 ? T_T
음료수 34B
팟타이 20B
어딜가나 볼수있는 복권판매상 ~
그리고 길에서 바로 택시를 잡았다.
와와 >_< 완소 핑크택시다 ~~~~~
근데 난 순간 당황했다.... 왕..궁이.... 태...국어로... 뭐..드라........
"Do you know Grand palace ?"
"-_-?"
"Grand palace"
"-_-?"
"......King......... King.... "
"-_-?"
이때 어떤 사람이 나타났다 완전 구세주 이 사람은 저쪽 길에서 다른사람 택시를 잡아주고 있었길래
일행인줄 알았는데 길가다가 이렇게 택시잡아주는거 도와주는게 취미인 사람인가?
"Where are you going?"
"Grand palace"
"ah! 왓 프랏깨우!"
알고 잇으니 "왓 프랏깨우"로 들리는거지 사실 현지인 발음은 이게 아니었다.
거의 뭐 왓 팟깨우 로 들린다. 프랏을 매우매우 빨리 발음한다.
그래 ! 그거야 !
여튼 우리는 택시를 타고 왕궁으로 향했다.
택시비 1인당 20B
오오 저 멀리 왕궁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기구나 ! 반짝이는 황금빛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왕궁에 들어갈땐 민소매와 짧은 바지, 치마의 차림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는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린... 긴팔옷을 정말 입고싶지 않았다. 더 워 ㄱ-
나는 싸롱을 허리에 둘렀고 위에 민소매티를 입었고, 지인이는 반팔티를 입었지만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결국엔 둘다 옷가지 하나씩을 빌려야했다.
입구에서 군인옷을 입은 남자에게 어디에서 우리가 옷을 렌트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우선 안으로 들어가란다.
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우측 건물이.. 뭐더라 ... 외국인 인포메이션? 그런거였다.
그 안에는 옷을 빌리고 다시 반납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이름 쓰고, 신분증이나 100B를 맡기면 되는데, 우리는 옷을 2개 빌렸기 때문에 200B를 맡겼다.
치마는 끈을 둘러매는 긴~ 치마. 그리고 상의는 아빠 와이셔츠.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난 아빠 와이셔츠를 질끈 동여매어 입고 밑에는 싸롱을 입은 아이가 되었다.
왕궁의 화려함은 정말 눈이 부시다. 사실, 왕궁은 태국 여행의 1번지라는 말이 맞긴 하지만,
넣을까 말까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물론 어디든지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면 이런 유적이라던지 화려한 건축물을 꼭 보기는 하는데
온통 황금색이고 규모가 어떻고 하는 말들을 여행준비하면서 너무 많이 읽어서
아마 가기도 전에 기가 질려버렷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한 왕궁 사진들을 보면, 그저 금칠을 해놨을뿐 어딘가 촌스럽고 좀 그랬다.
하지만 모든 것은 오산이었다.
역시 백번 듣는 것보단 한번 보는 것이 낫다.
우리는 너무 더웠고 너무 눈부시고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왕궁을 보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들어갈때 가이드맵을 하나 주는데, 사실 그거는 무시하고 우선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건물이 어떤 건물이지, 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물론 지금이라고 뭐 아는것도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고개를 하늘에서 내리지 못했고,
카메라의 전원을 끄지 못했다.
그렇게나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지만, 그래봐야 우리가 찍은 사진 또한
여행을 준비하면서 봤던 "촌스러워 보이는 왕궁"을 담은 사진이 될 뿐이었다.
그 화려함과 눈부심은, 액정속에서 아무런 빛도 내지 못했다.
이걸 축복이라고 해야할지 저주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 당시엔 너무나 뜨거워서 머리가 멍하고 그늘로 들어가면 어지러워서 쓰러질것같았다.
정말 일사병이 걱정되어서 우리 둘다 서로 자제하고 자주 쉬면서 움직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하늘이 너무 맑았다. 쨍하게 파란 하늘과 황금빛 왕궁은
우리의 마음을 벅차게 할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오길 잘했다. 사실 뺄까 생각도 했었거든"
"나도 가이드북 보면서 별로 안땡겼었는데 정말 예쁘다"
우리는 완전 황홀해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타이항공 언니들 옷을 입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찍을맛 나겠다~ <- 이러면서 여기저기서 또 기념사진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따라하기놀이 ㅋㅋㅋ
얘 따라한 사진도 있지만,,,, 시집은 가야하기에 ( '') 패 스 !
한국에 있을때, 우린 경복궁에 한복을 입고 간 적이 있다.
첫번째로 갔을때는, 경복궁에 한복을 입고 가면 입장료가 공짜라고 해서 그래봤는데
(그래봐야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근데.. 생각보다 경복궁이 너무 문을 일찍 닫아서....
경복궁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 바깥 풀밭 이런대서 사진만 찍고 왔었다.
그래서 그 다음해에 (2005년) 다시 한복을 입고 경복궁엘 갔다. 이번엔 좀 더 일찍.
파란 하늘과 고즈넉한 경복궁, 그 조용한 곳에 들리는 바람소리 나무냄새 등이 너무 아름다웠다.
한복을 입고 있으니까, 꼭 경복궁의 일부가 되어 관광객을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그날 외국인 관광객들이랑 기념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우리는 "Tradition"에 대한 로망을 늘 품고 다녔다.
(완파 전통배 크루즈를 예약한 이유도 그거고, 국립미술관을 포기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도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다는 가이드북의 한줄 때문이었다.)
화려한 왕궁을 보다가 그늘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쉬다가, 이제까지 찍은 사진을 쭉 보았다.
암만 봐도 화려하고 아름답다. 정말 그렇구나.
난 다시 우리의 경복궁을 생각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왕궁은 정말 내 맘에 쏙 들게 아름답다.
고운빛깔의 단청들, 지붕의 곡선, 배운 그대로 아름답다. 고즈넉하고 단아하다.
근데 난 여기서 한가지 의심을 품게 됐다. 역사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나라의 왕궁이 그저 단아하고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갖게 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바꿔서 말하자면, 단아하고 고즈넉할 수 밖에 없었던, 화려하지 못했던 이유.
왕실은 보통 다 사치를 좋아하니까 말이다. 우리나라 왕들이 대대로 성인군자도 아니었는데 말이지.
확실히 중국의 영향이었을까? 누구라고 지붕에 금칠 안하고 싶었겠냔 말이다.
태국의 왕이, 앙코르와트를 보고 감격해서 만들었다는 미니 앙코르와트.
나도 이걸보고 감격해서, 이번 겨울에 가족들과 함께 할 앙코르와트가 너무 기대됐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입구에서 나누어준 가이드맵을 펼쳐보고 이것저것 읽고있었다.
가이드맵과 우리가 각자 가지고온 가이드북, 100배 즐기기 & Just Go 를 꼼꼼히 읽다가 내가 외쳤다.
"아 맞다 ! 왓프랏깨우!"
"응? 여기가 왓프랏깨우 아냐?"
"아니 왓프랏깨우가 여기 안에 있을껄 ? 그 안에 태국의 국보 1호인 에메랄드 불상이 있대"
오기전에 걸어서 세계속으로 KBS 다큐를 봤을때도 왓프랏깨우와 에메랄드 불상이 소개가 됐었다.
우리는 그 곳을 찾아서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삥삥 돌아도 현위치를 찾을 수 없다가 드디어 찾았다.
왓프랏깨우는 초록색 망으로 덮어씌워놓고 공사중인 한 건물이었다.
공사중이기에 설마 하고 우리가 계속 옆에놓고 지나치던 그 건물.... 아.... 캐허무하다.
왓 프랏깨우에 들어가기 위해선 신발을 벗어야한다. 그 앞엔 신발장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신발을 벗어놓고 걸어들어가려다가 완전 줄행랑 쳤다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발바닥이 구워지는줄 T_T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우리는 또 다시 탄성을 질렀다.
우와 ~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역시 화려한 보석들과 구슬들,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있었다.
우리는 또 막 예뻐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응? 사진 금지라고 했는데 왜 다들 사진을 찍고있지?"
알고보니까, 거기서 또 어떤 방으로 들어가야 에메랄드 불상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역시 그 입구앞에는 사진촬영 금지 어쩌구저쩌구라고 써있다.
그 사당 안에서는 부처앞에 발을 보이면 안되고 <- 쉽게 말해서 건방진 자세를 취하고 있지 말것)
취식이 안되고 어쩌구저쩌구 이것저것.... 뭔가 안내판이 있었던것 같다.
나는 딱 들어가자마자 그 위용에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사실, 사진자료도 없고 가이드북만 보고 그러자니, 난 에메랄드 불상을 유리상자 안에 넣어놓은
조그마한 불상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왓프랏깨우 안에 뭐 할로겐 등 몇개 켜놓고
상자 진열해놓았구나. 그 앞엔 시주통같은거 하나 놔두었겠지. 이렇게 소박하게.
하지만 아니었다. 온통 황금빛으로 가득한 방 안에 번쩍이는 황금들과 에메랄드 불상은 날 숨막히게 했다.
그래봐야 갓난아기만한 불상은 가장 꼭대기에서 모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장식이
과하게 화려했다. 그리고 그 위용밑에 내가 마주한 것은,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태국인들이었다. 그들은 국보 1호 에메랄드 불상 앞에서 정말 진실된 마음의 불심을 닦고 있었다.
그 자리에 뻘줌했던건, 그저 그 모습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 뿐이다.
나는 쉴겸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행수첩을 펴들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에메랄드 불상을
볼펜으로 끄적이기 시작했다. (절대로 미술관련 뭐 그런거 없어요 그냥 낙서수준) 정말 낙서 수준으로
그걸 끄적이고 있는데, 관광객들, 뭐 서양 아이들이나 어른들을 비롯해 태국인들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Ooops 식겁 -_-;;;;
"너 어디서 왔니?"
"나? 나 Korea"
"아.. 그렇구나.. 너 지금 저거 그리는거니?"
"응.. ^^ 잘은 못그리지만"
신기한건 이 대화를 영어로 한 것 같지는 않다.. (-_- 뭐지?)
왜 류시화씨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보면 그런 부분이 나온다. 갑자기 이 모든 길이 익숙해졌고
이 모든 힌두어를 알아들을수 있었다고. 여행을 하다보면, 난 때로 이렇게 현지언어를
바로 알아들을수 있는 신기한 경험을 종종 하곤 했다. 이건 그냥 느낌이겠지?
에메랄드 불상을 그리면서 계속 생각했다.
태국의 국보 1호 에메랄드 불상은, 나라의 보물이 아닌 국민의 보물이구나.
내 머릿속엔, 한국을 선전하는 자료속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있는 국보 1호 남대문이 생각이 났다.
조명이 환히 비추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서있는 남대문은, 과연 우리나라 국민에게 어떤 존재일까?
우리 모두는 한국의 보물 1호 남대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저 회현역, 남대문 시장 등의
몇가지 키워드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외국인을 향해 웃고있는 광대같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 그래! 나라도 마음 고쳐먹어야지!
왓프랏깨우를 보고 그 다음엔 좀더 현대적인 건축물이라는 짜크리 궁전과 두씻궁전을 보기로 했다.
길을 막 걷고 있는데, 약간 유럽풍의 양식이 섞이고 지붕은 태국식인 이 건축물, 유럽풍 정원이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안내했다. 흰 옷을 입고 서있는 근위병들 덕분에 우리는 또 다른 곳에
온듯한 기분이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정원 ! 그리고 멋진 건물들
우리는 근위병들과 함께 사진을 막 찍었다. 히히히 근위병들에게 좀 미안하기도 했다.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것같다. 웃지도 못하고.
근위병을 우러러 보는 나와, 근위병을 따라하는 지인이 >_< ㅋㅋ
하지만 이런사람들만 있으면 꼭 사진 찍고싶다!
(경복궁 수문장그거 교대식때도 막 요모양이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 우리 지금 신났어요 >_< 꺄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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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팟타이가 먹고시퍼서 죽는줄 알았어요 -
제가 태국에서 라면을 한 5개 사왔는데
이거 무슨 맛일까요 ? ㅋㅋㅋ 겁은 나는데.
지금은 리오와 함께 덴뿌라를 먹고 있답니다.
아시죠? 그 김과자 ! 막 티비에서 선전하는거 !
너무 맛있어요 ^^
즐거운 저녁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