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공익 궤양과 다한증의 나른한 태국여행 - 7일(오!따오!)
일단 사진기를 여행 도중에 도단당했기에 사진이 거의 없고 있더라도 pda로 찍은거라 화질은 구리고 현지에서 만난 분들의 도움으로 극히 적은 일부의 사진이 있습니다. 그리고 편의상 반말로 썼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등장인물 중에 궤양은 글쓴이, 다한증은 같이 떠난 친구입니다.
2006/07/16 여행 7일차
오! 꼬따오!
어디가나 나른하다.
아침에 역시나 우리의 뇌는 알파파만 뱉어내며 잠수모드다. 뉴런들이 태생이 게으른가보다. -_- 자존적으론 일어날 수 없는 우리의 방에 노크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어보니 조희숙쌤이고 바로 밑에 층에 twin방이 났다고 옮기란 말씀을 전하신다. 안그래도 이불이 1개인 더블룸에서 남자 두명이 자려니까 서로 잠결에 이불가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궤양 : "야이 x색히야!!! 너 어제 이불을 몸에 말더라???"
다한증 : "추웠나보지. 그리고 본능적으로 너와 살이 붙기 싫어했기에 스스로 바리어를 친거일지도"
궤양 : "탁월한 선택이라고 엄지를 내밀어 줘야한다는 거냐? 횽의 엄지는 관대하지 않다."
뇌에 부팅을 하고 뉴런들이 슬슬 정보교환을 시작할 시점에 밖을 보니 어제 같이 노신 분들이 마침 첵아웃을 하고계신다.(도대체 우린 몇시에 일어난걸까? 그것도 남이 깨운상황인데 -_-)
"안녕히가세요~남은 여행 즐겁게 하시구요~그리고 공익도 남자랍니다.(이건 맘속으로만)"
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고 방을 옮기려고 널부러져 있는 짐을 싼다.
새로운 방에가니 건물은 같은 한 층 아래의 자리지만 위의 층을 나중에 올려서 밑의 층이 더 낡았다. 하지만 twin이라 이불을 공유할 필요가 없다는 것, 새벽에 자다가 알흠다운 꿈이 뇌속에서 시연되고 있을때 행여나 그 순간 느끼고 있는 감촉이 남자라는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베란다(발코니? 여튼 둘중하나, 이건 내 기준엔 엄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난 메리트)가 있다는것!!!!
방에 대한 만족감을 가슴 깊숙한 곳에 가지고 일단 일어났으니 뭘 해야하나 의논한다......................................................................................뻔하지 않은가? 이런데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없는 영장류인거다. 일어났으니까 아침밥 먹어야지. 배 안고파도 끼니때가 아니어도 일단 먹는거다.
원래는 어제 아침에 따오에 들어왔으니 보통의 현대인이라면 바로 다음날 다이빙을 시작해야 정석인거다. 하지만....우린 현대인이 아닌가보다. -_- 이래도 딩가딩가, 저래도 딩가딩가 이래도 응? 저래도 응?
흠....아닌가? -_-
반스식당 옆의 빙고로 간다. 앉아서 메뉴를 보니 반스식당에 비해서 대체적으로 저렴하다. 반스와 빙고의 대다수의 음식을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맛도 빙고 좀 더 낫다는데 다한증과 의견을 같이했다. 이거 단골이 될꺼 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침 한무리의 한국인분들과 함께 조희숙쌤이 오셔서 합석하고 난 영국식아침(이게 미국식과 무슨 차인지 모르겠다. 양이 좀 적고 좀 더 싼걸로 기억하는데)과 바나나쉐이크를 다한증은 클럽샌드위치와 믹스쉐이크를 섭취한다. 역시 아침에 해변을 옆에두고 커피와 빵 씹어먹는 기분은 최고인거다.
저녁에 오늘 오신 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자는 약속을 잡고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는 숙소 위쪽으로 이동해서 따오섬 투어를 다시 시작한다. 어제는 간단히 해수욕만 했지만 오늘은 이왕이면 수누쿨링도 동시에 하자는 생각에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길가에 스누쿨링 세트를(오리발은 없었음) 50밧/1개 에 빌렸다.
이제 어제 못가 본 해변으로 가는거다. chalok baan kao가 나왔지만 일단 pass, 조금 더 가서 전망이 예술이라던 최남단의 뉴헤븐레스토랑 앞에 주차를 하고 바위들 사이를 헤집으며 밑쪽으로 한참 내려갔다. 어익후 모래가 있는 해변이 아니다. 그냥 돌무데기가 잔뜩있다. 여기서 바다로 뛰어내렸다가는 다시는 못올라올꺼 같다. 지도를 보니 taa cha bay인듯, 허무함을 가슴에 품고 다시 땀 뻘뻘흘리며 올라와서 왼쪽으로 보이는 thian og bay로 이동 입구에 경고문(?)이 있다. 개인해변이니 어쩌고 저쩌고.....뭐 일단 영어는 패스!
역시나 개인소유의 해변이 더욱 아름답다.
렌트한 수누쿨을 뒤집어쓰고 오감으로 바다을 즐긴다.(난 반드시 윗도리와 선크림으로 무장한다. 과거에 스누쿨링하다가 등에 수십개의 물집이 잡힌 이후부터...;;;) 잠시 스누쿨링을 즐기고 있는데 비가 쏟아진다. 우리가 온 이후로는 계속 비가 온다. 우리가 비를 몰고다닐만큼 재수없단 말인가...다한증은 춥다고 나가지만 난 온몸이 미친듯한 발열체인 동물인거다. 전혀 굴하지 않고 계속 스누쿨링모드...한 마리의 돌고래(?)가 되어 바다를 누비며 온갖 생물들과 몸으로 대화를 한다. 아니 하고 싶었다. -_-
태국의 여기저기서 스누쿨을 해봤는데 종류적 측면과 용이성에서 따오가 쵝오다. 일단 각종 해변(주로 프라이빗 비치)에서 바로 고개처박으면 물고기들이 '나 식빵 좀 던져주면 안될까?' 하며 덤벼든다. 먹을꺼 손에 쥐고 물에들어가면 '내놔 X색히야' 하는 모양새로 손 주위로 몰려든다. 먹을꺼 없이 물에들어가면 '뭐야 이 병X은?' 하면서 멀어진다......
얉은 쪽에서만 깔짝깔짝대는데도 벌써 본 물고기가 10여종이 넘는다. 그러던 도중 내 팔뚝만한 놈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고 계속 노려본다.
'흠 내가 맛있어 보이나?'
보통 물고기는 눈을 마주치면 복날 개마냥 냅다 도망가는데 이 놈은 위험해보인다. 더군다나 어제 들은 이야기중에 쥐포만드는 놈은 사람을 문다는데 그 놈이 아닐까 의심스러워졌다.
'나는 쥐포 별로 안좋아한다.!!!'
눈을 돌리면 물릴까봐 눈을 마주친 상태로 일단 후퇴....-_-
충분히 스누쿨링을 했는데도 아직도 비가온다. 일단 콜라를 한개사니 빨때를 준다. 빨때를 보니 영감이 떠오른다. 아 이 메라디언본능(카메라앞에선 코메디언이 되고자 하는 본능) 코에 빨대 양쪽을 집어넣고 냅다 사진을 찍는다. 빨리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비가오기에 다들 모여있는 이 웨스턴들이 이미 확인했다. 특히나 우리 바로 뒤에서 비를 피하던 커플이 자지러진다.
궤양 : "저건 비웃음 인가효?"
다한증 : "화성에서 박명수가 와도 비웃을꺼다."
궤양 : "친구 나도 니가 스스로 콧구멍에 빨때를 꽂는 사진을 찍는 영광을 가지면 좋겠군하"
다한증 : "너의 코에 집어넣었던 빨대가 이미 삭고 있는거 안보이냐?"
궤양 : "오호....눈이 좋은데?"
일단 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 없다고 웃음으로 응대했더니 우리가 떠날때까지 계속 우리를 보면 웃는다.(보통 눈 마주쳤을때의 눈웃음이 아니라 박장대소 -_-) 사실 비웃는 모드였으면 조용히 스미마셍, 와따시와 니혼진데쓰, 스고이, 오이시~이런 말들을 내뱉었겠지만 뭐 비웃는 것은 아니라는 평화주의자적 마인드를 가진채 그냥 부끄러워 한다 *-_-*
우린 움직이면 무한배고파진다. 효율성이 최악인 바디의 소유자인거다. 하물며 비오는데 스누쿨링을 한 상태면 어쩌겠는가? 둘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음식점을 찾는다. 그러던 중 일말의 이성이 우릴 제어하며 외친다.
'아까 봤던 경치가 예술이던 NEW HEAVEN으로 가라.'
후다닥 오토바이의 엑셀을 미친듯이 땡기며 뉴헤븐에 도착, 간단히 블루베리팬케익과 아이스레몬티, 코코넛스무디를 시킨다. 팬케익은 맛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음료는 둘다 그닥.........하지만........하지만 말이다.....뉴헤븐에서의 아름다운 경치와 날아드는 바람이 너무나도 황홀했기에 전혀 성질나지 않았다.(음식에 목숨건 놈들의 반응이 이렇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인거다.) THIAN OG BAY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장소라니....날씨가 좀 더 좋지 않은것이 매우 아쉬웠을 뿐이다.
2시가 가까이 되어 오토바이를 반납할 곳으로 출발해서 반납, 철두철미한 검사후에 여권을 돌려받고 제대로 점심을 먹기위해(후....그만 좀 처먹어야겠다. -_-) BINGO로 이동, 다시 양분섭취모드로 변신한다.
바다바람을 맞으며 위에 음식물을 공급하고 있는데 수영복 차림의 한국분 3분이 지나가시면서 인사한다. 아침에 숙소가 어디가 좋냐며 힘들어하시던 모습이 3시간여 밖에 안된거 같은데 벌써 숙소잡고 바다로 나오신 모양이다. 꽤 먼거린데도 알아보시곤 "안녕하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인사해 주시길래 같이 인사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자 이제 배도 부르고~ 아침에 스누쿨링도 했고~ 그렇다면???? 당연히 본능은 외친다. '처자라.' 하지만 난 본능을 거스른다. 조용히 책을 꺼낸다.
다한증 : "미친거냐?"
궤양 : "횽은 본능대로 사는 동물이 아닌거다."
다한증 : "횽은 그럼 활발한 에너지 소비를 위해 나가서 놀다오마."
궤양 : "후후훗 횽은 독서의 세계로 들어가시겠다."
다한증은 나가고 나만 남아 아사직전의 지적호기심을 불태우기 위해서 머릿말을 읽기시작했다................................................................잤다. -_- 본능대로 안사느니 동물이 아니느니 따위의 자기 거부적 마인드는 안통한다.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팔자대로 사는게 편한거다. -_-
분명히 내 마지막 기억은 머릿글을 읽고 있는 내 자신이었는데 6시 즈음이나 되서 '응? 내가 왜 여기있지?'라는 의문과 함께 일어난다.
자 일어났으니.....먹자...........아 7시에 저녁식사약속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참는다...바다바람을 영접하며 쉐이크와 팬케익만으로 일단 뱃속을 달랜다. 다이빙을 같이 할 분들을 만나서 저녁을 먹자며 이동했는데......조희숙쌤이 빙고가자고 한다....오늘 빙고만 4번째다. -_-(방금전 팬케익+쉐이크까지 하면 5번째인가;;;) 내일부턴 다른 집도 좀 찾아봐야겠다. 이놈의 귀차니즘은....
한국분들과 저녁을 즐겁게 먹고 담소도 나누고 다한증과 맥주를 사와서 숙소에 돌아왔다. 아차 병따개가 없다.
궤양 : "아 씨X 다시 저 열대기온속으로 들어가야하는거냐?"
다한증 : "나보러 가라는 간접적 암시냐? 아....물론 난 그 암시를 전혀 못알아 듣고 있다."
궤양 : "라이타로 횽이 해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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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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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 : "라이타가 먼저 박살난다에 올인이다."
궤양 : "앗!!!!!!!!!!!!!!!!!!!!!!!!!!!여기다.!!!!!!!!!!!!!!!!!!!!"
엄청난 것을 발견했다. 병따개라는 문명의 이기를 대신 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은!!!!!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방문걸이다. -_- 문손잡이를 가지고 있는 문이 걸쇠가 걸리는 구녕!!!!! 완벽한 병따개인거다.
나와 다한증은 방문걸이의 재발견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하루를 보냈다.
숙소
- BAN'S A/C TWIN #56(500밧, 1000밧에서 다이빙시 디씨)
- 더블보다 구관이라 좀 더럽지만 베란다가 있다는것이 쵝오
-베개 깊숙한 곳에서 느껴진 머리냄새를 남긴 넌 누구냐!!!!
지출
아침(BINGO) 230밧
물(그냥 정수한거) 10밧
수누쿨장비*2(물갈퀴없음) 100밧
수누쿨디파짓 500밧
콜라(THIAN OG BAY) 30밧
간식(NEW HEAVEN) 170밧
점심(BINGO) 200밧
디파짓 회수 -500밧
과자, 요플레, 초콜렛 85밧
빙고간식 110밧
빙고저녁식사 200밧
싱하*2, L&M, 물*2 149밧
식사(우리가 먹은양이 신기해서 식당에서 먹은 것만 올려봄 -_-)
아침-영국식아침+클럽샌드위치+바나나쉐이크+믹스쉐이크
아.점-블루베리팬케익+아이스레몬티+코코넛스무디
점심-수박주스*2+감자숩+머쉬룸치즈오믈렛+감자튀김+쉐이크두개
저녁의에피타이져-팬케익+쉐이크
저녁-닭가슴살돈까스+씨푸드슾+바나나쉐이크
tip
-남자 둘이 더블에서 자다가 칼부림 날지도 모른다.
-영국식이든 미국식이든 아침세트에는 커피가 나온다.(물론 난 쉐이크도 먹는다. 그냥 계속 먹는다.)
-따오에서의 스누쿨링은 쵝오다.
-개인 해변은 더군다나 죽는다.!!!!
-코에 빨대 꽂지 말자.
-무언가 창피할꺼 같은 상황에선 일본말을 하자.
-뉴헤븐의 비쥬얼은.....형용할 수가 없다.
-책을 보면 졸리다.
-문고리는 병따개 대용으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