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3. kao 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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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3. kao san)

알프스소녀 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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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가 공항에 닿습니다. 쏜살같이 뛰어 내려 달려갑니다. 허걱, 이건 또 어찌 되는 상황입니까(?) 배낭이 그 자리에 있다, 없다, 두 가지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해 봤습니다. 제 3의 상황에 어찌 대처해야 할쥐, 잠시 당황합니다. 분명 제 배낭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베레모를 쓴 무.장. 경.찰. 두 분과 함께. @.@


특전사 같습니다. 이미 총도 어깨에 맨 상태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제 가방 주변을 원을 그리며 돌고 있습니다.(어케~) 잔뜩 주눅이 들어 다가갑니다. “아임 쏘리, 마이 배기지” 목소리가 기어들어갑니다. 무장경찰 심각한 표정입니다. 다시 한 번 배낭을 가리키며 “마이 백”(베시시~) 무장경찰, 드디어 웃습니다. 휴~ 배낭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줍니다. 얼마 전 ‘에어시티’에서 본 적 있습니다. 공항에 버려진 수하물은 폭발물로 간주되어 20분인가, 30분인가가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폭발물 해체반이 온답니다. 본의 아니게 공항을 긴장 시키는 테러를 저질러 버렸습니다. 이런, 사고뭉치 알프스 소녀, 완전 테러소녀 됐습니다.(죄송~)


뒤늦게 달려온 언니, 불안하다며 택시 타고 가잡니다. 아닙니다, 이제부터 정말 잘 할 수 있습니다.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교통센터로 갑니다. 셔틀버스 안에는 밤 근무를 하고 퇴근하는 공항직원들이 많이 보입니다. 태국청년, 언니에게 웃으며 어디서 왔냐고 묻습니다. 언니 상냥하게 대답합니다. 어디에 묵냐고 묻습니다. “방람푸 카오산” 태국청년 웃으며 551번 버스를 타랍니다. 556번 버스를 탈 생각이었는데, 아니랍니다. 551번 타랍니다. 옆에 있던 40대 중년 여인, 웃으며 방콕지도를 두 장 줍니다. 지도에 스타벅스 마크가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관광객을 위해 스타벅스에서 제작한 것인가 봅니다. 아마 거기서 일하시는 듯~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감사~)


551번을 타고 민주기념탑으로 갑니다. 버스비는 각 34B. 안내양과 바통을 연상시키는 돈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친절하게 민주기념탑에서 내릴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줍니다. 아~ 저 멀리 민주기념탑이 보입니다.^^* 육교를 건넙니다. 교복 입은 대학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모두 흰색 셔츠에 검은 치마를 입었지만 스타일은 제각각입니다. 검은색만 지킨다면 스커트의 길이나 모양은 자유입니다. 정해진 규칙 아래, 나름의 패션을 추구하는 센스, 멋집니다~

가이드 북에서 보던 뚝뚝이 보입니다. 그러나 찌는 듯한 더위와 매케한 매연이 우리를 압박하는 관계로 택시를 탑니다. 일단, 숙소로 가야겠지요^^ “쌈쎈 쏘이 1” 준비해간 약도도 보여줍니다. “OK~” 숙소까지 51B 나와서 60밧 드립니다. 택시에서 내려 바라보는 쌈쎈 거리의 첫인상, 실망입니다. 그러나 점점 정든다는 거~


숙소인 바라부리 B&B 생각보다 작은 규모입니다. 룸이 4개 정도. 주로 한국인이 이용합니다. 정말 깔끔했구요, 서비스도 친절했습니다. 블랙퍼스트도 좋았구요.(만족~) 특히 프레쉬 커피가^^ P.M. 6시 이후부터는 맘 좋게 보이는 어르신이 경비도 서십니다. 20대 전후의 활기찬 학생들이라면 카오산 거리나 람부뜨리 거리의 게스트 하우스가 좋겠지만 저와 같은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쌈쎈 거리가 조용하니 편안했습니다. 바라부리 B&B에서 카오산까지는 걸어서 10분 이내, 람부뜨리까지 5분 이내.


짐을 풀고, 카오산 거리로 갑니다. 마침, 이 곳에 한국인 자매가 함께 묶고 있네요. 길을 따라 쭉 내려가라고 합니다. 가는 길에 한국으로 전화를 시도해 보지만 쉽지않군요. 드디어 카오산, 카오산 로드의 첫인상은 듣던대로 여행자들의 천국입니다. 거리 양옆으로 바 겸 레스토런트, 마사지 샵, 여행사, 옷․신발․기념품점이 늘어서 있고, 재밌네요, 타투와 레게머리 따는 곳도 있습니다. 길 가운데는 노점상이 각종 먹거리와 열대 과일들도 팝니다. ‘저거 안 먹을거야. 이 찜통같은 더위에 건천에 닭고기 돼지고기 해산물을 그냥 늘어놓다니, 이 매케한 매연 속에 비닐 한 장 안 덮어 놓은 거 바바’ 혼자 생각합니다. 바로 다음날 환장하고 먹게 될 줄 그땐 진정 몰랐습니다.^^;

p.m.04시 경인데 곳곳에 맥주 마시는 서양 애들이 눈에 띱니다. 팔에 어깨에 타투한 젊은이들은 또 왜 이리 많은쥐.. 그 때 왜(?) 제 머리 속엔 주책없이 회피, 나태, 무질서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을까요^^; 너무 준비만 하며 살아온 인생이라, 진정한 자유를 만날 준비가 아직 안되었나 봅니다.(촌스럽게~) 여하튼 이름은 잘 모르겠고 하이네켄 원간판이 중앙에 걸려있는 레스토런트에 들어갑니다. 천장에 팬이 돌아가긴 합니다만 후덥지근합니다. 카오산 로드 어디에도 문 닫고 영업하는 바는 없는 듯 합니다. 점심 겸 저녁을 먹습니다. 옆에 서양애들이 먹는 걸 보고 푸짐해 보여서 같은 걸 주문합니다. 스테이크(169B)와 스파게티(100B), 씽 라지 1병(110B). 음식 맛 괜찮았습니다. 우리 자매의 해피 주량은 맥주 한 병 나눠 마시면, 만만디~


저녁을 먹고, 쇼핑을 좀 합니다. 언니가 본격투어를 위해 얇은 긴팔 셔츠를 사겠답니다. 팔이 새까맣게 그을려서 돌아가면 한동안 원수라나요^^ 아무 무늬도 모양도 없이 뭉치면 한 주먹밖에 안 될 셔츠가 180B이랍니다. 심지어 싸이즈의 선택권도 없는데.. 두 번 다시 입을 일 없을 테지만 150B에 삽니다. 숙소에 슬리퍼가 없어서 클록스도 하나씩 사야겠습니다. 200B이랍니다. 엥~ 인터넷에서 1000원 2000원 하는 걸 보고 왔는데, 6000원이라궁. 못 사겠습니다. 파인애풀 사먹으며, 집에 전화하러 갑니다. 또 안 됩니다. 세븐일레븐 점원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국제전화카드가 아니랍니다.ㅠㅠ 숙소로 돌아갑니다. 방콕까지 오느라 피곤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 일정을 마감합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하고 누우니, 한바탕 스콜이 쏟아지는군요. 잠이 몰려옵니다. 요때 시각이 P.M. 17시 30분경. 집에 전화하러 나간 언니, 좀 늦어지네요. 분명 공항사건을 낱낱이 일러바치는 중일 겁니다. 창피합니다. 에구, 내가 몬살아~

4 Comments
알프스소녀 2007.08.06 02:31  
  사진은 제가 테러를 저질렀던 바로 그 장소, 반가운 마음에 퍼왔습니다.
호호1212 2007.08.06 09:59  
  여행기 잘 보고 있어요. 나이며 숙소 취향이 비슷한듯 하여 여행시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아요.. 얼른얼른 다음편도 올려주세요^^
밤의 원숭이 2007.08.06 10:48  
  배낭이 없는거 알았을때 정말 마음이 덜컥 했을거 같아여~ 저두 뭐든 잘 잃어버리고 다녀서 그마음 이해해요ㅠㅠ 얼릉얼릉 담편도 고고~~
방랑모드 2007.08.06 13:50  
  어렵게 카오산에 입성 하셨군요 ^^ 다음편 기대할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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