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6. s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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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6. siam)

알프스소녀 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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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19 A.M. 06:30, 부스럭부스럭 소리에 눈을 뜹니다. 언니가 옆에서 망고스틴을 까먹습니다. >.< 살짝 떴던 눈을 감으려는데, 제 입에 망고스틴을 막 구겨 넣습니다. 어제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뻗어버린 터라, 망고스틴을 잊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방콕 마지막 날, ‘꼬 따오’로 야간 이동하는 날입니다. 아침에 나가면서 체크아웃도 해야 합니다. 망고스틴을 먹어치워야 합니다. 눈도 못 뜨고 넙죽넙죽 받아먹습니다. “그러길래 적당히 사래니까.”


아침을 먹고 왓 포로 갑니다. 택시를 타고 가자니, 왼쪽에 화려한 건물이 보입니다. 매번 지나다니면서 궁금했는데, 물어봅니다. “왓 이즈 뎃 빌딩?” 택시기사, 잠시 생각하더니, “넘버원 이즈 킹, 넘버투 하우스” “엥~ 뭔 뜻이야?” 언니 바로 해석해줍니다. “총리 관저래.” 참 이 싸.람.들 재치가 100단입니다. 총리라는 단어를 몰랐던 모양입니다. 넘버투를 생각해내다뉘, 그걸 또 바로 알아듣다뉘^^* 전 이런 재치 덩어리들이 사랑스럽습니다.(쪽~)

왓 포,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입니다. 불당 안에는 46m나 된다는 와불상이 있습니다. 방콕에서의 삼일 간, 참 다양한 불상들을 만났습니다만, 와불은 처음입니다. 왜 하필, 누워있는 불상을 만들었을까요?

불상은 원래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흔히 보게 되는 가부좌상은 석가가 깨달음을 얻은 후, 설법하는 자세를 뜻합니다. 반가상은 중생들의 고달픔을 생각는 자세입니다. 그래서 반가사유상이라고 합니다. 와상은 석가가 열반에 들어가는 자세를 뜻한답니다. 그래서 왓 포를 ‘열반사원’이라고도 하는군요.(각 50B)


왓 포에서 나와 선착장으로 갑니다. 짜오프라야강 건너편에 왓 아룬이 있습니다. 강을 건너다주는 크로쓰 르아두언을 탑니다.(각 3B)


왓 아룬, 새벽사원이라고 합니다. 높이가 82m나 되는 탑 때문에 유명한 곳입니다. 유리조각을 붙여 만들었답니다. 탑에 오르는 계단이 어찌나 가파른지 절반 쯤 오르다 중도포기합니다.^^; 왓 아룬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넣고 싶다면, 르아두언을 타고 다가가면서 찍어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일단 탑 앞에 서고 나니 무슨 수를 써도 안되더군요.^^; 뭐니뭐니해도 왓 아룬의 백미라면, 해질 무렵 작은 탑들을 양옆에 거느리고 장대하게 우뚝 솟은 모습일 겁니다. 10baht짜리 동전에서처럼.^^ 어제 선착장에서 르아두언 기다리며 건너다보던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각 20B) 화장실 3B.


이제야 어제 계획했던 왕궁 주변 투어가 끝났습니다. 이제 싸얌으로 갑니다.^^* 싸얌은 방콕의 명동입니다. 싸얌센터까지는 넘 더운 관계로 택시를 탑니다. 출/퇴근시간도 아닌데, 정체가 심합니다. 길 양쪽으로 불상들만 파는 거리를 지나고-청계천 분위기가 납니다- 중앙역인 활람퐁 역을 지나고, 마분콩센터를 지나 싸얌역 근처에 들어섭니다. 제페니즈 뭐뭐라는 큰 글씨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거리엔 도요다 일색입니다. 이러다 일본이 태국을 먹어버리면 어쩌나! 초조해집니다.^^; 싸얌역까지 83B.


싸얌의 첫인상은 젊다는 거^^* 현대적이고 깔끔합니다. 싸얌 스퀘어, 싸얌센터, 디스커버리 센터, 마분콩센터가 밀집해 있는 소비의 거리입니다. 언니는 신났습니다. 비치웨어를 사겠답니다. 언니가 옷을 보는 동안 가게 앞에서 사람 구경을 좀 합니다. 아까부터 제 코를 자극하는 무엇이 있는데 정체를 모르겠습니다.(두리번~) 쇼윈도우 한 쪽에 밥이며 반찬을 담은 작은 쟁반이 포착됩니다. 향을 피워 놓았네요. 아, 저 냄새구나~ 마침 옆에 옷가게에서도 피자빵과 주스를 쟁반에 받쳐 들고 나옵니다. 역시 향을 피워 가게 앞에 놓습니다. 이건 뭘까? 아직 모릅니다^^;


싸얌센터로 갑니다. 싸얌역과 붙어있네요. 특이한 것은 백화점에 들어가는데, 경비인 듯, 경찰인 듯싶은 분들이 검색대를 세워놓고 검색을 합니다. 1층부터 4층까지 휘~ 둘러보고, 씨즐러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저렴한 런치세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도, 우리 육식공룡, 티본 스테이크를 고집합니다. 하지만 탁월한 선택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침이 고입니다. 채식공룡, 수프를 두 대접이나 퍼먹습니다. 태국식 셀러드는 아직 적응이 안돼서 순수한 녀석들로만 골라 먹습니다. 아직 기회가 없었던 람부탄도 경험해 봅니다.(아러이 막~) 씨즐러 860B.


부른 배를 안고, 짐 톰슨 하우스로 갑니다. 디스커버리센터 쪽으로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왕 지나가는 길이므로 디스커버리 센터도 둘러봅니다. 아이쇼핑에 심취한 나머지 방향감각을 잃습니다. 안내 데스크에 길을 묻습니다. “웨얼 이즈 짐톰슨 하우스?” 웃으며 따라 오랍니다. 엥~ 다시 싸얌센터 쪽으로 가네요^^; 에구, 짐톰슨 실크 매장을 찾는 줄 알았나봅니다. 싸얌센터에서 큰 길로 나와 다시 길을 묻습니다. 국립경기장역을 가리켜줍니다.


짐톰슨 하우스는 국립경기장 건너편에 있습니다. 국립경기장역에서 건너편으로 나오면, 오른쪽에 첫 번째 골목이 까쎔싼 여행자 골목입니다. 카오산에 비해 조용하고 깔끔합니다. 지하철, 운하, 기차역이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과 코앞에 쇼핑센터까지^^ 태국을 넓게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이만한 베이스 캠프가 또 있을까요? 다음엔 꼭 까쎔싼 골목에 여장을 풀어야겠습니다. 매일 씨즐러에서 점심을 먹어야쥐^^*(쩝~)


짐톰슨 하우스는 두 번째 골목 끝에 있습니다. 뒤로는 쌘쌥 운하가 흐릅니다. 길을 물을 때 짐톰슨 하우스라고 묻기보다 뮤지엄이라고 해야 오해가 없습니다. 집안을 둘러 볼 때는 가이드를 동반해야 합니다. 잉글리쉬, 프렌취, 이탈리아노, 제페니즈 4개 국어 가이드가 지원됩니다. 한국어 가이드는 없습니다.^^; 많은 여행객들 중 한국인이 우리 자매뿐인 걸 보면, 뭐라 불평할 입장은 아닙니다. 언니, 저를 믿고 제페니즈를 선택합니다. 한마디도 안드낍니다. 망신 제대로 합니다. 언니왈 일본어 3년 배운 거 맞냐, 그저 부끄럽습니다^^;


짐톰슨은 세계 2차 대전 종료 후, CIA 지국장으로 방콕에 파견 나와, 태국 실크를 세계에 알리고, 태국 견직물 공업을 발전시킨 미국인입니다. 짐톰슨 하우스는 전직 건축가였던 그가 전통적인 타이의 건축양식과 선진화된 서양 문화를 섞어, 완성한 집이라고 합니다. 집 짖는데 사용된 티크목재는 고대도시 아유타야에서 운하로 운반해왔답니다. 1950년대에 대리석을 깐 현관이라면 그 부유함이 짐작되시려는쥐(?) 동양 문화에 심취한 무역 부호의 수집품들이 볼만합니다. 주변제국의 고미술품들로 집안을 가득 채웠더군요. 입장료 각 100B.


언니는 100B이 아깝다며 궁시렁~ 그러나 저는 짐톰슨이란 사람에게 마구 흥미가 솟습니다. 1967년, 성공한 무역업자 짐톰슨은 왜 돌연 실종되었을까요, 뭔가 냄새가 납니다. 번뜩이는 추리력을 발휘해 봅니다. 언니왈 쌈 싸고 있답니다.>.< 일반 공개 후, 짐톰슨 재단을 설립하여, 수익금을 방콕의 맹인학교에 기부하고 있답니다. 저, 좋은 일 한 겁니다.^^ 하우스 옆에는 깨끗한 직사각형의 인공연못이 있습니다. 연못 건너편엔 우아한 카페도 있습니다. 심지어 화장실까지 이번 여행 중 가장 고급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커피 한잔씩 마셔줍니다. 아이스 카페라떼 110B 요기에 택스도 붙습니다.


짐톰슨 하우스는 운하를 바라보고 지어졌습니다. 집 앞에 전용 선착장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그가 운하로 출타하던 그 시절을 상상해 봅니다. 로얄 페밀리도 부럽지 않았을 듯합니다.^^


이제 운하를 이용하여 람부뜨리 로드의 동대문으로 갑니다. 짐톰슨 하우스에서 싸얌센터 쪽으로 걷다보면, 후어창 선착장이 나옵니다. 저는 반대로 걸어서 반 크르아 선착장에서 탔습니다^^; 선착장까지 걸으면서 현지인들의 삶을 더욱 가깝게 접했습니다만 그 열악한 환경을 글로 적는 것은 좀 짓궂은 일 같습니다.(생략~) 운하 건너에 무슬림 마을이 있다더니 ,무슬림 여학생도 지나가네요. 운하를 이용하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판파 선착장에 닿습니다. 판파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민주기념탑이 보입니다.^^* 쌘쌥 운하버스 각 8B.


p.m. 18시경, 일정이 일찍 끝나면 삔까오 다리를 건너 ‘르안 누앗 롬폭’ 마사지를 받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어제 왓 포부터 일정이 연기된 관계로다가 마사지는 패쓰입니다. 아직 꼬따오로 가는 조인트 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람부뜨리 로드 바에서 콜라를 마시며 사진들을 정리합니다. 메모리가 부족해 아까운 사진들을 삭제합니다.^^; 이제 꼬따오로 가기 위해 12시간 야간 이동을 해야합니다. 방콕이여 안녕~


아쉬운 마음에 어제 먹었던 팟타이를 찾아갑니다. 아주머니 반가워하십니다. 배낭을 지고 찾아 온 우리 자매가 힘들어 보였는지 얼른 테이블 하나를 마련해 주십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일본 청년이 그 자리에 앉자, 아니라고 손사래까지 치십니다. 언니가 웃으며, 합석해도 된다고 합니다. 일본 청년 고마워합니다. “하이” “웨얼 아 유 프롬?”을 물어오는군요. “코리아” “아, 코리아! 제 이름은 이찌로입니다.” 한국말로 또박또박 자기소개를 합니다. 셋이 마주보며 한 바탕 웃습니다. 저도 답례를 해야죠. “와다시와 한수정도 모우시마스. 와다시다찌와 시스터즈데스. 와다시가 이모우도^^” 또 한바탕 웃습니다. 엔진니어라는 일본 청년, 벌써 두 달째 여행중이랍니다. 캄보디아에서 들어오는 중이랍니다. 우리는 지금 따오로 스쿠버 다이빙 하러 가는 길이라니까, 자기도 따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었다는군요. 하나도 안 어렵고 재밌답니다.(기대~)


동대문 앞에서 한 20분 기다렸습니다. 드뎌 우리를 데리러 현지 청년이 나타납니다. 따라오라는군요. 이미 서양인 중년 부부가 그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 뒤를 따라 쫓아갑니다. 골목이 나오면, 청년은 우리더러 잠시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또 한 무리의 여행객들을 몰고 나옵니다. 골목을 지날 때마다 행렬이 점점 커지는군요. 꼭 피리 부는 소년 같습니다.^^ 그렇게 조그만 여행사까지 우리를 몰고 갑니다.


롬프라야 여행사 앞에는 이미 더 많은 여행자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꼬따오라고 쓴 핑크색 스티커를 받아 배낭에 붙입니다. 버스& 페리 티켓과 스티커를 받아 가슴에 붙입니다. 빨간색 세모 딱지도 한 장 붙입니다. 오늘 밤에만 이층버스 세 대가 남쪽 해변으로 이동합니다. 빨간 세모 딱지는 세 번째 버스를 타라는 뜻이더군요. 이층 버스 처음 탑니다. 모포를 한 장씩 나눠줍니다. 아래층엔 화장실도 있습니다. 버스가 출발합니다. 싸남루앙을 지납니다. 무슨 집회 중인지, 많은 인파가 모여 있습니다. 어느덧 스르르륵 잠이 듭니다.

2 Comments
알프스소녀 2007.08.10 01:56  
  사진은, 왓아룬의 채식공룡~
로얄젬 2007.09.16 03:20  
  가게 앞의 향이라...그건 아마도 집터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조그맣한 사堂을 말하시는것 같네요.
태국인들은 집터에도 귀신이 살고 있다고 믿는답니다.
그래서, 그 터에 새로 건물을 지을때 귀신들이 살수 있는 집을 조그맣게 지어주고 거기에 머무르게 해준답니다.
물론 매일 먹을 음식과 물을 준다고 합니다.(대단하죠)
비싸고 잘 살수록 이 사당의 사이즈도 크고 화려하다고 하네요.
아마도 가게앞이면 가게 안으로는 놓을수 없으니 가게밖에 놓은듯 싶습니다.
이상 줏어들은 이야기...
아참 후편도 기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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