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5. grand palace)
07.07.18. A.M. 07시경, 방콕 투어 이틀째입니다. 샤워 소리에 눈을 뜹니다. 샤워하는 언니를 기다리며, 일정을 체크합니다. 오늘은 왕궁에 가야죠. 가이드 북을 참고하여, 싸남 루앙 → 탐마쌋 대학교 → 국립박물관 → 왕궁․왓프라깨우 → 왓포 → 왓아룬을 보러 갑니다. a.m. 09시 택시를 타고 “싸남루앙”이라고 합니다. 바로 “OK" 싸남 루앙까지 35B. 기본요금입니다.
싸남 루앙, ‘왕의 광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버려진 공터 같습니다^^; 넓기는 합니다만 관리 안 하시는 듯. 방향을 잡기위해, 몇 발짝 떼어놓기가 무섭게 비둘기 아주머니 다가오십니다.(큭~) 여행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독파한 곳이 ‘사기/바가지 피해 사례’ 게시판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비둘기 사기군요. 하지만 난 알아요~ ♬ 그 사실을, 그 이유를..
탐마쌋 대학교, 일류 대학의 속한다는군요. 대학생들의 문화가 궁금해집니다. 방학이라 한적한 편이지만 곳곳에 학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교복이지만 대충 여학생들의 패션 경향을 읽어 봅니다. 긴 생머리를 선호하는군요. 커트하거나 퍼머한 학생은 아예 없어 보입니다. 교복 스커트는 제각각이지만 그 중 짧은 타이트 스커트를 아슬아슬하게 골반 뼈에 걸쳐 입는 것이 뜨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신발은 2~3cm 굽의 센들이 대세입니다.(쑤워이 막~)
아담한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아보고 ‘블랙&캐뇬’에 들러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십니다.(65B) 블랙&캐뇬, 태국 자체 브랜드랍니다. 분위기며, 커피 맛이 좋았습니다. 에어컨 바람 맞으니, 살 것 같습니다. 더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좀 쉬어줍니다. 뭘 했다구^^;
국립박물관으로 갑니다.(각 40B)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태국 역사 개관실부터 둘러봅니다. 태국역사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 눈길을 끄는 것은 애나의 초상화입니다.^^*
영화 ‘애나앤킹’의 원작은 ‘왕과나’입니다. 베트남에서 촬영했다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샴(siam) 왕국은 태국의 옛이름입니다, 애나는 영국여인으로 태국 왕실 교육을 위해 초빙되었던 말하자면, 가정교사구요. ‘왕과나’는 작가(애나)가 5년 동안 태국 왕실에서 가정교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픽션입니다. 태국 내에서는 왕실 모독죄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분류되어, 방영 및 배포가 엄중 금지되어 있답니다. 걸리면 20년 이상 복역을 각오해야한다고^^; 픽션이지만 둘을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p.m.13시경, 박물관을 본관만 대충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한바탕 스콜이 쏟아집니다. 보관소에 모든 짐을 맡긴 터라 우산도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처마 밑에 지도를 깔고 앉습니다. 시원하게 내리네요. 에어컨 없는 본관을 둘러 본 터라 후련해집니다. 에어컨 없는 국립박물관이라니^^; 별관은 패스입니다. 수학여행을 온 듯한 초등학생들도 이동을 못하고 우리 자매 앞에 두 줄로 앉습니다. 양쪽 진영이 서로 신기한 듯 흘끔흘끔 구경을 합니다. 한 학생, 우리를 향해 수줍은 듯 “웨얼 아 유 프롬”을 외치고, 도망갑니다. 귀엽습니다.^^ 비를 피하며 바라보는 붉은 집, 운치가 있습니다. 언니왈 “이번 여행에서는 이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애~”
빗줄기가 잦아들어 비옷을 입고 왕궁으로 갑니다. 그 사이 그치는군요.(휴~) 반바지 차림이라 정문 옆에서 긴 치마를 빌려 입습니다. 여권 대신 100B을 맡깁니다. 왕궁은 티켓부스 앞부터 소란스럽습니다. 입장료는 각 250B입니다. 어머, 수중에 400B밖에 없습니다. 당황하려는 순간, 환전소가 보입니다. 바로 옆에 ATM도 있습니다. 역시 듣던대로네요^^* 여행자 수표 200$를 환전합니다. 수수료 66B 떼고 6,582B를 줍니다. 환율 만족스럽습니다.
입장권과 함께 팜플릿을 받습니다. 펼쳐드니, 헉~소리가 납니다. 어디부터 봐야할지 난감합니다. 본궁 이외에 20여개의 전시관이 더 있을 줄이야.@.@ 일단 본궁으로 갑니다. 화려한 색체와 기교에 눈이 돌아갑니다. 안타깝게도 내부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현재 국왕은 두씻의 찟드라다 궁전에 살고, 왕궁은 국빈 영접용이랍니다. 단체 여행객들로 워낙 번잡한 곳이라서 하마터면 왓 프라깨우의 에메랄드 불상도 못 보고 나올 뻔 했습니다.^^;
왓 프라깨우, 왕실에 속해 있는 왕실 사원입니다. 그 유명한 에메랄드 불상이 모셔져 있다 하여 에메랄드 사원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넘 지쳐서 건너뛸 요량으로 밖에서 쉬고 있다가, 가이드가 여기가 에메랄드 사원이라며 안내하는 소리를 듣고 급히 따라 들어갔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玉불상이 어마어마하게 화려한 제단 꼭대기에 앉아 있습니다. 왕궁 투어 때는 절대 끈 묶는 운동화 신고 가지 마세요^^; 수십 번 벗습니다.
나머지 전시관들은 단체 관광객들 틈에 묻어 다닙니다. 일정이 빠듯한 분들이라 뭔가에 떠 밀리듯 둘러봅니다. 왕궁 안에 유일한 레스토런트가 보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쉽니다.(2개 57B) 그럼 아이스크림 한 개가 27.5B(?) 의문입니다. 1B이 가장 작은 단위인데..
P.M. 16시, 왕궁을 나옵니다. 딱히 배가 고픈 건 아니지만 너무 힘이 없어,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왕국 주변에 밥 먹을 만한 곳이 없다는 말 사실입니다. 왓 포로 이동하다가 간단한 스테이크를(70B) 먹습니다만, 후회막급입니다. 좀 더 걷다보니 시장이 나오더군요. 이것저것 먹걸이가 많았습니다. 언니가 시장 구경을 좋아해서 한 바퀴 돌고나니, 16시 30분. 왓 포에서 늦었다며 내일 오랍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시장으로 갑니다. 클록스가 139B이라는군요. 카오산보다 60B이 싸다는 이유로 257B에 2개 삽니다. 시장에서의 흥정이라는 것이 마음 약한 사람이 지게 되 있는 것이라 영 떨떠름합니다. 언니가 어제부터 찾고 있던 망고스틴도 보입니다. 50B어치 삽니다. 넘 많다 싶지만.
시장 끝에는 르아두언 선착장이 있습니다. 숙소까지 짜오프라야 강을 따라 운행하는 수상버스, 르아두언을 타고 갑니다. 현지민에게 “방람푸 카오산”이라고 했더니, 오른쪽에서 타라고 알려줍니다. 주황색 깃발임을 확인하고 올라탑니다. 타고 내릴 때 물결 따라 배가 흔들리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각 9B씩 색다른 경험이네요^^* 파아팃 선착장에 내리면, 람부뚜리 거리까지 걸어서 10분쯤 걸립니다.
빡센 하루였습니다.^^; 하드 트레이닝이 따로 없습니다. 람부뜨리 로드, ‘낸시 마사지’에 갑니다. 남자 마사지사가 들어오네요. 순간 긴장하였으나, 다행히 언니에게 갑니다.(휴~) 타이+발마사지300B. 어제보다 좋았습니다. 그래도 팁은 20B만. 마사지가 끝나면 차도 한 잔 줍니다. 낸시 마사지 골목 앞에는 과일 노점과 붙어 있는 팟타이 노점상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유독 사람들이 몰리는군요. 이참에 맛을 봐야겠습니다. 방콕 입성 3일째, 노점 음식 처음입니다. 시험 삼아 팟타이를 주문합니다. 뭐가 뭔지 몰라서 주문하느라 땀 좀 흘립니다.^^; 맛납니다.^^* 얼른 카우 팟도 하나 시킵니다. 아주머니 흐뭇해 하십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저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