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여행기6
다음날. 아침을 먹고, 점심도 먹었었나...아니다 아침겸 점심을 먹었던 것 같다..-_-; 늘 그랬듯이 어중간하게 일어났음이 분명하니..낄낄
오늘은 깐자냐부리를 떠나는 날이다.
예정은 방콕으로 가, 바로 꼬따오로 떠나는 버스+배 조인트 티켓을 구해 떠나는 것이다.
깐자냐부리터미널에서 올 때보다 더 작은..더 작은.. 말이 에어컨 버스지만 땀이 줄줄 나는,,고속버스지만 중간 중간 시내버스처럼 중간에 정차를 하는,,,그런 버스를 탔다.
약 2시간 반동안 버스에 앉았음에도 찡기듯 온 뒤,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조인트 티켓을 알아본 결과 벌써 싼 건 다 마감이란다..-_-;
대신 좀 더 비싼건 두자리 남았는데 어떠냐고 묻는다.
원래 예정은 오늘 출발해서 밤에 도착이었는데, 그 표는 마감이고 오늘 저녁 9시에 출발해서 내일 아침 9시에 꼬따오에 도착하는 티켓뿐이란다. 그것도 둘이 해서 약 8만원....진짜 눈물을 머금고-_- 샀다.
정말 그냥 꼬따오 가지 말고 방콕에서 ‘방콕’을 할까 생각을 했지만... 기왕 온거 조금만 더 혈기와 패기에 힘을 입어보자! 이런느낌?
표를 사고 나니 시간이 4시 정도였다. 출발은 9시인데 8시반까지는 터미널로 오면 된다고하니 꽤나 시간이 남았었다.
뭘 할까 하며 가이드북을 보니 걸어서 1KM 정도만 가면 꽤 번화해서 마사지샾, 백화점, 영화관, 사우나 등이 두루 갖추어진 곳이 있었다.
좋아! 여기로 가겠어 하지만,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의 KFC로 가서 윙을 샀다. 치킨 같아서 이 그림을 찍었더만 치킨 대신 윙이 나왔는데, 이 윙이 얼마나 짠지..아주 그냥 소금에 절여논것 같았다.
대체로 태국음식이 짜고, 독특한 향신료에,, 살짝 냄새도 구릿한게.
음..나랑은 살짝쿵 궁합이 영~~,, 특히 팍치가 들어간건 ‘윽 이건 아니야’ 하는 느낌.ㅠㅠ
아무튼,, 짜도 고기니까 신나게 먹고 짐은 조인티켓 대행사인 어떤 여행사에서 맡아 준단다. 깐쟈나부리에서 타고 온 좁은 버스에서 흘린 땀에,,우리는 여행사 샤워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샤워도 하고 상쾌해 진 몸으로 걷기 시작했다. 한 30분 넘게 걸었나....도로묵이다. 다시 땀이 범벅-_-..
옛날부터 나에겐 뛰어난 방향감각의 신이라도 내린듯이 지도만 보면 어떤 길이든 막힘없이 찾는 능력이 있었다. 특히나 한번 간 길은 안경을 쓰지 않는 한 잊어버리지 않는데,, 아무튼 1km 정도야 가뿐하지 한 나의 오산.
내게 있어서 1km란, 고등학교시절 학교 운동장 8바퀴만 돌면 되는 거리였다. 항상 오래달리기 꼴찌를 했지만 10분이면 들어왔던 거리였다.
이럴때만 발휘되는 쓸데없는 내 머리는, 좋아! 넉넉히 걷는다고 쳐도 30분이면 충분히 도달할 거리! 라는 계산이 나왔고 내 일행을 나만 믿고 걸었다 - -
아차, 여기는 태국이었지. 비록 해가 질 시간이었음에도 해가 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마침 가는 길이 8차선 도로 양 옆이었기 때문에 뜨뜨거운 자동차 열기가 후끈후끈 우리를 달궜다. 게다가 8차선 도로를 꽉 매운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은 또 어떤지..
가는 길 양옆에 드문드문 내천이 보이는데 온갖 생활하수란 생활하수가 다 모여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냄새까지..!
말이 30분이지, 지도를 보며 걸어가도 태국어를 모르니 ‘이게 저 건물인가’ ‘저게 이 건물인가’ 하며 방황하다 드디어 도착!
사람이 꽤 많다. 밀리오레 같은 것도 있고.
거기 들어가니 젊은이들 천지. 5층에는 영화관도 있고, 패스트푸드는 물론 시즐러, 일식점등 없는게 없다. 그래도 가장 가고 싶었던건 바로 일식뷔폐!!
일인당 약 1만5천원이면..(태국 물가치고는 비싼편이지만)
가서 초밥, 회, 죽, 볶음밥, 샤브샤브, 스테이크, 바베큐, 꼬치구이, 여러 가지 고기, 물고기, 과일, 야채, 기타 등등이 엄청 잘 차려져 있다................
거짓말 안 하고 ㅠ_ㅠ 이거 먹고 이 건물 구경하느라고(사실은 너무 시원해서) 예정이었던 마사지도 못 받고,,,,, 5층인가에 있던 영화관에서는 데스노트와 한국의 ‘괴물’ 개봉을 알리는 커다란 광고판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오오 괴물이다!’ 하면서 내심 태국에서 흥행하기를 빌었다.
슬슬 남부터미널로 옮겨야 한다. 우리는 반면교사의 지침을 잊지 말고 돌아가는 길엔 택시를 탔다 ^^
태국에서 VIP버스에 여러 종류가 있는데 VIP32와 VIP24에는 가격도 큰 차이가 있지만 버스 시설에도 큰 차이가 있다!!
바로 VIP32는 32석이고, VIP24는 24석이란..거!!!
이게 무슨 차이냐고?
한번 타보면 알 수 있다,, 좌석의 싸이즈와 뒤로 넘어가는 그 느낌, 180도까지 재쳐서 잠을 잘 수도 있는 그! 그! 그 버스..
바로 우리가 비싼 돈 주고 예약한 버스가 VIP24였다!
낄낄..근데 문제는 한국인은 우리 둘..
나머진 다 현지인이다. 외국인들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 이게 꼬따오 가는 섬 맞구나’ 하는데, 현지인만 잔뜩 있으니 살짝 걱정이 된다.
보통 여행지 갈때마다 어째 우리는 현지인과 동화되며 갔다. 깐자냐부리 갈 때도 현지인들만 우글우글한 버스, 꼬따오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한 춤폰 선착장까지 가는 VIP 버스도 현지인이 우글우글.
모두들 우리가 신기한가 보다. 가끔 흘끔흘끔 쳐다보기?
참, 태국의 만화시장은 일본과 한국만화로 도배다. 약 비율은 90 :10
태국자체의 만화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가 보다. VIP24버스에서도 옆 좌석에 앉은 언니, 만화책 보면서 가던데 표지가 피치걸이었다..
아무튼, 버스를 타고 중간에 몇 번 잠이 들었다. 몇 번 자고 인났는데.........................어???? 아무도 없다? 휴게소인가 싶었더니 모두 내렸다-_-; 여기가 춤폰이란다. 허거덕 깜짝 놀랐네.
어째 아무도 안 깨워줬데 ㅠㅠ 버스 안내양이 안 깨워줬음 도로 방콕 갈뻔했네 이런! 아무튼,,내리니 오밤중이다. 새벽 4시쯤인가 그랬으니까........여긴 어디래? 불이 깜깜한 좁은 도로. 시골같은 느낌이다.
버스 뒤에는 콜오토바이*(콜택시개념의?)들이 대기. 아저씨들이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과 몇마디 주고 받더니 사람들을 태우고 떠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한대씩 잡고 떠났다. 나는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춤폰 선착장인줄 알았는데 이런 난데 없는데서 내림을 당했으니, 드디어 내가 탄 버스가 잘못되었는가부터 시작해서 국제미아가 되는건 아닌가 하는 별에별 생각이 들었다.
현지인 오토바이를 잡고 "춤폰?" 이랬더니 아저씨 태국어로 쏼라한다. 내가 조심스레 영어 한마디 한다.."두유노우춤폰?"
아저씨 움찔,,,뒤로 물러난다 T_T
다시 한번 영어로 대화하려 했지만 오토바이 아저씨 그냥 사라지고..
여기가 대체 어디래...
느낌은 아주아주아주 어두운 밤거리..건물은 높아야 3층, 2층
도로는 2차선, 1층은 가게 같은게 몇 개 있는데 다 문이 닫혀 있고
딱 하나 있는 가로등이 여기가 땅임을 알려주는그런곳 ㅠ_ㅠ
우리가 타고 온 버스와(그러나 다시 떠나려 하는), 나와 일행..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가 싶더니 어떤 아저씨가 다가온다.
"아 유 쏭썸?"
쏭썸은 우리가 조인티켓을 예약한 대행사다. 예쓰~~ 이랬더니 쏭썸 봉고차를 보여주며 타랜다-_-; 아~~ 다행이다.
춤폰 선착장으로 데려다 주겠지..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봉고차는 약 3분 정도를 달렸나???? 어떤 간이 휴게소 같은 데에 내려주면서, 6시쯤에 버스가 온단다..그거 타면 춤폰 선착장까지 데려다 준단다..
하고서 내리니 거기엔 여행객이 바글바글.
한국인은 단 한명도 없었지만.....보니까 일본인은 몇 보였다. 그 중 아주 젊은 여자 둘이 있었는데, 한명은 테이블에 엎어져 자고 있고 나머지 한 놈은 짐을 지키려는 심산인지 졸린 눈을 비비며 안 자려고 애를 쓴다.
대체로 다들 그렇다. 안에 있는 수면실..(이래봤자 그냥 거적 데기가 깔려 있어서 자기들 배낭 베고 자는 거다)에는 이미 만원.
테이블이 깔려 있는 휴게소는 식당도 겸해서 몇몇은 토스트를 주문해 먹는다. 대부분이 흰둥이들...대충 미국인은 몇 없어 보이고 다들 유럽쪽 계열이다..(아마 내 생각에)
몇몇은 모여 포커나 훌라를 하고, 몇몇은 책을 읽는다. 선 잠을 자는 이들도 많고, 한 무리는 아예 건물 밖 테이블에 주루륵 앉아서 버스를 기다린다. 우린 대충 물을 먹으며 책을 읽거나 농담을 하거나, 친구가 가져온 게임기로 게임을 하거나 했다.
그러나 보니 사람들이 웅성인다. 버스가 온 거다. 타고온 VIP버스 같아 보이지만 내부는 약 52석으로 추정-_- 의자가 빡쎄다.
사람들 서둘러 가방을 메고 트렁크에 싣는다. 그게 가관이다. 모두들 버스 놓칠세라 엄청 빠른 몸놀림을 발휘함..마치 지하철에서 빈 자리를 발견하고 달려가는 아줌마의 포스를 풍긴다.
나도 이번에 저걸 타야 아침에 꼬 따오에 도착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급해진다 ㅠㅠ
다행이도, 수면실에서 자고 있던 아들이 버스 온 걸 뒤늦게 알아서,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 52석이 금방 메워지고 자다가 못단 아들은 손가락을 빨며 우리를 바라본다..ㅠㅠ 좀 더 기다리그라~~
하고서 도착한 곳!!! 바로 배가 둥둥 떠 있는 춤폰 선착장이다!.
배가 떠 있는 저 물이 과연 바다 일까 의심치 않을 정도로 썪어 보인다.- - 아직 새벽이라 어두컴컴해서 바다는 더욱 썪어보였다. 바로 배를 탈 줄 알았는데 또 기달리란다. 기다리다 보니 또 한 대의 버스가 오고 사람들이 우루르 내린다. 보니 아까 거기서 버스를 놓친 아들이었다.
대충 모이자 배에 탑승!
배가 출발한다. 앞도 뒤도 옆도.. 사방이 푸른 바다로 뒤덮여 대륙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 망망대해를 배가 한대 지나간다.
꼬따오까진 배로 약 3시간정도 걸린다.
모자른 잠을 보충하기 위해 나는 밑층 선실에서 미친 듯이 잤다.
쿨쿨 냠냠
오늘은 바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랄까나..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태국 여행이 정말로 인상에 남았고, 아쉬운게 많았기 때문에 다시 가고 싶은 나라가 된 듯 하다.
뭐 어쩌다 이런 하루가 되었냐고 이야기 하자면 매우 길지만
사건의 발단은 잘못된 선택과 오토바이였다.
배를 타고 도착한 따오란 섬은 거북이를 지칭하는 태국어인 따오에서 따온 말로, 거북이처럼 생긴 섬을 뜻한다. 오토바이를 빌려 1시간 정도만 달리면 섬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 정도로 작고, 바닷물이 너무 맑아 다이버들에게도 아주 유명한 섬이기도 했다.
섬 내 교통수단이라고는 트럭이고, 이것도 버스나 택시처럼 다니는게 아니라 선착장에서 대기하는 트럭을 "콜"로 불러야 한다..콜택시 개념이다.
한번 탈때마다 1인당 100밧(3000원)정도이다. 절대 무시하지 못할 값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용으로 생각한게 오토바이 랜트다. 하루에 400바트정도..3일 빌리는데 600바트로 합의 보고, 선착장 근처의 렌탈집에서 오토바이를 빌렸다. 그걸 타고 싸이리 해변으로 가서 어디 숙소를 잡을까 하며 막 돌아다니는데, 역시 다이버들의 천국이라 그런지 다이브를 겸해서 숙소를 예약하는 가격과 그냥 숙박만 하는 가격은 천차만별..
덕분에 싸게싸게 간다는게,,, [터치 인 방갈로] 라는 곳에 700밧(21000원)을 주고 방을 하나 잡았다. 참고로 말하자면 아주아주 비싼 가격이다. 방콕(태국의 수도)에서 괜찮은 방 하나에 500밧이다..이 가격에 좋은 욕실, 아침도 딸려 있을 경우도 있고, 에어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