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자매의 3박 5일 태국 여행기
#7. 왕궁투어 - 한국인 가이드
좀 누워있었더니 어느새 시계는 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나 - 언니 1시다.
언니 - 어? 그러네
나 - 나가야지
언니 - 그래~ 나가보자
사실 조금 더 일찍 나가서 카오산 거리를 탐색하고 싶었지만, 아침의 쌩쇼로 우린 너무 지쳤나보다.
옷 갈아입고, 나오기 전에 우리방 몇혼지 잘 봐두고!ㅋㅋ 호텔을 나서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 오늘은 뭐가 안되는 날인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뒤따라온 언니에게 말했다.
나 - 언니! 비도 아니고 폭우다.
언니 - 동대문까지 15분 정도 걸리니까 올라갔다 시간맞춰서 오자
나 - 카오산 조금이라도 보자~ 그냥 가자
언니 - 비가 너무 많이 오자나~ 옷 젖는단 말야~
나 - 가서 양산 가져올께
한국에서 올때 비옷을 가져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가져올껄 그랬나보다. 올라가서 양산을 가지고 나왔다. 여전히 폭우는 쏟아지고 있었다.
나 - 언니! 내 뒤만 잘 따라와!
길도 못찾고, 한번 본 길도 잘 못외우는 내가 앞장서 양산을 우산삼아 걸어가고 있었다.
언니 - 여기 맞아? 아닌 거 같애ㅡㅡ;;
나 - 맞아! 아까 저기 가방가게 있었자나...(내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언니 - 잘보고 가~
그렇게 가다보니 빨간 벽돌의 길이 나왔다!
나 - 언니! 여기가 동대문 가는 길이다~ 도로가 빨갛잖아~
언니 - 맞는거 같네~ 웬일이야!ㅋ
나 - 아까 갈 때 가방가게만 보고 갔어!ㅋㅋ
비가와서 카오산 거리 구경은 커녕 가방가게만 확인하고, 앞만 보고 온 우리는 동대문에 40분쯤 도착했다.
동대문 사장님 - 너 옷이 그게 뭐야! 왕궁가는데
나 - 저희가 원래 왕궁 갈 생각이 없어서 긴옷을 하나두 안가져왔어요..
동대문 사장님 - 옆 가게에서 똥싼바지라도 사
나 - 네,, 언니 나 옆가게 가따올께~
옆가게로 가서 젤 괜찮아 보이는 똥싼바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 - 이거 얼마?
여직원 - 300밧
나 - 이게? 이거 한국에서 5천원도 안하는건데.. 비싸 깎아줘
여직원 - 얼마나?
나 - 150밧(반절부터 깎으라길래..)
여직원 - 그 가격은 안돼
나 - 그럼 안사
하고 돌아섰다. 돌아서서 가는데 '왜 안붙잡지? 내가 태사랑에서 읽은 여행기에서는 다 붙잡는다고 써있었는데~ 많이도 아니고 반절 깎았는데...ㅡㅡ;; 나 왕궁 어떻게 가~' 1분 사이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동대문으로 다시 갔다.
나 - 똥싼바지 300밧이래
언니 - 너무 비싸다.
동대문 사장님 - 그거라도 사
나 - 너무 비싸서 못사겠어요. 왕궁가서 빌려입을래요
동대문 사장님 - 사진은 평생 남는건데, 왕궁에서 빌려입는 거 추접시러~
나 - 그래도...너무 비싸요..ㅜㅜ
그때였다. 아까 아침에 동대문에서 만난 한음이 아빠가 말했다
한음이아빠 - 싸롱같은거 사면 되나요?
나 - 네~ 암거나 싸면 되는데..300밧은 너무 비싸요
한음이아빠 - 저기 시장많은데 저기 가서 사와요~
나 - 어디요? 없던데..ㅜㅜ
한음이아빠 - 사장님~ 이 아가씨 데리고 싸롱좀 사올께요. 저기 앞이니까 금방 올께요~
동대문 사장님 - 그러세요.
그렇게 난 한음이 아빠를 따라서 시장통으로 갔다. 한번도 오지않은 길이었다.ㅋㅋ 첫번째 가게에서 물어보니 300밧이래~ 천쪼가리가..
한음이아빠 - 너무 비싸게 부르네..안쪽으로 가봐요!
나 - 네~ㅎㅎ
두번째 가게에서는 120밧을 부르는데 한음이아빠께서 100밧으로 깎아주셔서 난 그걸 샀다.
그렇게 이뿌진 않았지만 어쨌든 비싼 똥산바지도 아니고, 추접스럽다는 왕궁 대여 옷도 아니어서 난 기쁜마음으로 한음이 아빠를 따라서 다시 동대문으로 왔다~
나 - 언니 이거 100밧이다.
언니 - 우와~ 싸다
나 - 한음이아빠가 깎아주셨어~~ㅎㅎㅎ
언니 - 좋겠당~~
나 - 근데 이거 어떻게 입는거야?
이리저리 둘러보는 날보고, 친절하신 한음이 아빠는 입는 법도 알려주셨다~
시간도 됐고, 모든 준비가 완료된 우리는 왕궁투어를 위해 차에 올랐다. 싸롱을 싸게 산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양산을 동대문에 두고 왔다. 가다가 생각나서 전화드렸더니 잘 보관하고 계신단다.
왕궁투어하는 인원은 언니, 나 , 한음이 엄마, 한음이 아빠, 한음이 였다.
동대문에서 왕궁은 정말 가까워서 금방 도착했다. 우리를 영어로 설명해줄 가이드를 기다리고, 그분이 오셨다. 그분은 태국분이며, 할아버지셨다.
티켓이라며 잃어버리지 말라고 주고~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 언니랑 나는 무슨 소린지 알턱이 없었다. 그런데 한음이 아빠가 우리를 위해 한국어로 번역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그렇다. 오늘 하루 웬지 재수 없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이것은 정말로 큰 행운이었다. 한국인 가이드를 만났으니까~ㅎㅎ
하지만,,우리는 사진찍는데만 관심이 있었다. 남는 건 사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설명을 간간히 들으며 조금 멋지다 싶은 건물만 나오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그래서 설명을 다 듣진 못했다.ㅜㅜ
왕궁을 들어올때부터 치마위에 싸롱을 걸친 나는 너무 더웠다. 걸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표정이 변해가고 있었다.
나 - 언니 나~ 너무 더워.
언니 - 좀만 참어~
나 - 응..ㅜㅜ 목마르다.
안그래도 치마 두개입어서 더운데, 왕궁은 너무 넓어서 걷는 것을 싫어하는 나와 언니는 서서히 지치고 있었다.
언니 - 많이 걸을거 같아서 운동화 신고 왔는데 왜케 힘드냐
나 - 그러게.. 운동화 새거라서 그런지 뒷꿈치 아파
언니 - 나도~~ 우리 구겨신자
나 - 그래두..새건데?
언니 - 다리아픈게!!
나 -그래!!
우린 한국에서 새로 사온 운동화도 구겨 신은채로 왕궁투어를 계속하고 있었다. 반절쯤 했을때 내앞을 지나가는 영국인으로 추정되는 프로도삘 꽃돌이 두명 발견!
왕궁투어 올때 양산을 챙겼지만 카메라를 놓고 온 바보같은 나는 언니에게 카메라 내놓으라고 소리치며, 언니가 주는 카메라를 받아들고,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ㅋㅋ
'태국엔 훈남이 많구나~' 이런 되도 않는 생각을 하며 다시 힘내서 걸어다녔다~
왕궁 투어가 거의 끝날 때쯤 칼이랑 총들고 마네킹 처럼 가만히 있는 사람 옆에서 사진을 찍는데~ 한음이 엄마가 말했다
한음이엄마 - 마지막에 제일 잘생긴 사람이 있대요
언니 - 거기가서 찍자!
나 - 여기도 다 찍고~
그렇게 기대를 하며 나가니, 정말 젤 괜찮은 태국 훈남이 총들고 서있었다~
그옆에서 친한척 하며 사진도 찍고~ 즐거운 마음으로 왕궁투어를 끝내고, 택시를 잡아타고 우리의 숙소로 갔다. 왕궁가이드 팁으로 합쳐서 100밧을 드렸다. 끝내 안받으신다던 할아버지를 설득해서 드렸다. 사진도 많이 찍어주시고, 더운데 열심히 설명도 해주셨기에..ㅋ
[ 돌상하고 뽀뽀하는 언니~]
[입구에서 이쁜척하고 있는나.. 신발을 구겨신고 있다!!ㅋㅋ]
한음이아빠 - 저녁에 뭐할꺼예요?
언니 - mk수끼 먹으러 갈려구요~
한음이아빠 - 같이갈래요?
언니와나 - 그래요!
같은 숙소에 머물로 있던 우리는 그러기로 했다. 그럼 지금이 4시정도니까 6시30분쯤 1층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우린 숙소로 가서 지친 몸을 침대에 묻었다.
나 - 언니 잠깐 나갔다올까?
언니 - 힘들다. 그냥 누워있자.
나 - 그래! tv나 켜봐
tv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태국 방송만 나왔다. 방콕팰리스는 한국 방송도 나왔는데~ 이러면서 우린 잠이 들었나보다.
#8. 헤어 드라이기 있어요?
일어나니 6시가 조금 넘었다. 옷을 챙겨입고, 아래로 내려갔다. 한음이 식구들은 아래 있었다. 우린 미터 택시를 타고, 빅씨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언니와 나는 웨이터가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가고 있었다.
한음이아빠 - 아직 가는 거 아니예요
나 - 어~ 웨이터가 따라오라고 해서 갔는데요~
한음이아빠 - 기다려야 해요
그래서 우린 5분쯤 기다리고 웨이터를 따라서 자리를 안내받고 앉았다. 이것저것 골라서 시켰다.
나 - 나중에 죽을 만들어 먹어야 한댔어요
한음이아빠 - 네~ 알았어요
우린 배가 고팠는지, 많이 많이 먹었다. 아침에 조식먹고, 동대문가서 김치말이국수 먹은게 다였으니까 배가 고플만도 했다. mk수끼는 정말 맛있었다! 우린 추가로 한번더 시켜먹고, 마지막에 죽까지 만들어서 먹었다~ 배불러서 못먹겠다고 하면서도 나는 꾸역꾸역 먹었다!!ㅋㅋ
한음이아빠 - 여기서 쇼핑할꺼예요?
나 - 조금 둘러볼려구요~
한음이아빠- 그럼 아까 1층 게이가 물건파는데서 9시에 만나요?
나 - 네~
우린 헤어져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1충 옷파는데 가서 99밧짜리 나시를 하나 사고, 100밧짜리아빠 밸트를 사고, 언니는 100밧짜리 여성스러운 블라우스같은걸 사고, 먹을걸 사자고 합의한 우리는 이층으로 가서 과일이랑 요구르트랑 사탕이랑 사다가 드라이기를 놓고 온 우리.. 피만인에는 드라이기가 없어서 언니가 하나 사자고 했다.
언니 - 헤어 드라이기 있어요?
남직원 - 왓?
언니 - 드라이기!
남직원 - 왓?
나 - 머리 감고 말리는 시늉을 했다. 샤워 후 어찌고 하니까..
남직원 - 오케이! 절로가~
나 - 그길로 가보니 거기엔 샴푸가 있었다..
이게 아닌데..우린 몇번 더 시도하다가 태국에선 드라이기를 안쓰나? 이런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리고 드라이기 사는 걸 포기했다.
쇼핑을 마치고 계산을 하는데 계산해주는 사람이 머라머라 한다. 알고보니 우리가 산 제품중에 한개가 1+1 이니까 하나를 더 가져오란다. 뒤에 있는 한국인 남자분이 말해줬다. 부끄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언니 이거 한개 더 가져오래~' 하고 우린 계산을 마치고, 1층 게이가 일하는 곳으로 갔다. 아직 한음이네 식구는 오지 않았다~ 좀 기다리니 오셨다. 그런게 칼을 안사셨다고 해서 다시 위로 올라가서 사오신댄다. 월텟을 가야하는 우리는 마음이 바쁜데 말이다.ㅜ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가서 월텟을 가려고 하는데 한음이 엄마께서 바지를 하나 사신다고 한다. 그래서 바지를 사고 나서 월텟에 가니! 월텟 문닫았단다..이럴수가~ 우리 나라야는 어떻게 하냐고~ 태국오면 누구나 산다는 나라야를 못산 우리는 풀이죽었다.
나 - 언니 우리 나라야 못사겠다.
언니 - 그러게
나 - 어제 디너쿠르즈 할 때 거기서 살껄..
언니 - 맞다!! ㅜㅜ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린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가기로 했다! 올땐 70밧 주고 왔는데 앞에 뚝뚝이는 200밧을 불러대고, 택시들도 200밧을 불러대는데~ 어떤 택시 100밧을 부른다. 우린 그걸 타고 카오산에 와서 동대문에 들렀다.
나 - 아까 양산놓고 갔다고 전화드렸잖아요
동대문사장님 - 여깄어
하면서 신발 벗는데 안에 있단다. 나는 하얀색인데 걱정하면서 언니꺼랑 내꺼를 꺼냈는데, 더 속에 있던 내꺼는 완전 이상한 물이 들었다. 나라야도 못가서 속상한데, 한번 쓴 양산을,, 그것도 롯*에서 세일할때 산 싼거지만,,그래서 더 속상했다.
놓고 간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투덜거렸다~
'에잉~ 하얀색인데~ 위에다 놔주시지~ 이게 모야~ㅜㅜ' 이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