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7. ko tao)
07. 07. 20. A.M. 05:30, 카오산에서 출발한 버스가 춤폰 선착장에 닿습니다. 페리를 기다리며, 해돋이를 봅니다. 굿입니다~ 커피 한 잔 해야겠습니다^^. 프레쉬커피 35B. 근데, 매점아줌마 100B을 냈는데, 5B을 내줍니다. “NO~ 100밧 냈어요.” 매점 아줌마, 못 알아듣는 척 합니다. 왠지 의도적이라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돈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정의가 아닙니다. 순간 욱~하려 합니다. 그 때, 저쪽에 있던 또 한명의 매점 아줌마, 100B 낸 거 맞다며, 확인을 해줍니다. 그제서야 60B을 더 받습니다. 뎅장,^^; 커피 맛, 씁쓸합니다.
페리를 타고 꼬따오 매핫 선착장에 도착하니, 대충 a,m,09시. 다이빙 강사가 직접 픽업을 나왔습니다(감동~) 리조트로 출발하기 전, 돈을 찾아야겠다싶어 ATM을 찾습니다. 언니 농협 카드로 20,000B를 인출하려는데, 도통 대답이 없습니다. 일단 철수합니다. 앞서가는 선진 농협, 정말 실망입니다.^^; 작은 트럭을 개조한 듯한 픽업차량을 탑니다. 서양인 한 팀과 한국청년 두 명도 함께 탑니다. 한국 청년들은 카오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언뜻 스쳤던 청년들입니다. 작은 트럭타고 리조트로 이동 중, 거리엔 오토바이 일색입니다. 오토바이가 여행객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듯 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따오에는 택시가 없습니다. 오토바이를 대여(하루 200B)하거나, 썽태우(왕복 70B)로 이동합니다.
코랄 그랜드 리조트에 도착하니, p.m. 13시부터 다이빙 이론교육이랍니다. 12시간 이동으로 졸립궁 지쳤는데, 스케줄 빡빡합니다.^^; 가방 풀고, 리조트 레스토런트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그간 경험한 현지 물가에 비해 좀 비싼 듯 합니다. 서비스도 영~ 다시 한 번 싸이리 빌리지 까지 6~7분을 걸어나가 ATM을 시도합니다만 역시 안 됩니다.
오후 3시간가량은 시청각 이론 교육을 받습니다. 우리를 가르치는 J강사, 팀 이름을 ‘우등반’이라 지어줍니다.(흐뭇~) 우리팀은 우리자매와, 함께 썽태우를 타고 들어왔던 키 큰 한국청년까지 셋입니다. 키 큰 한국청년, 지금 생각해도 넘 예쁜 청년입니다. 어쩜 요리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순박할까요. 두 달째 배낭여행중이라는 성실 청년은 중국에서 인도를 거쳐 태국으로 왔답니다. 20대를 알차게 경영하고 있네요.
시청각 교육이 끝나고 쪽지 시험을 봅니다. 언니도 90점, 성실 청년도 90점, 저는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관계로다가 70점입니다.^^; 어헉, 파이널 테스트에서 75점 이하면 탈락이라고 했는데, 살짝 긴장됩니다. 기압이니, 밀도니 하는 것들 고등학교 때부터 쥐약입니다.(어케~) 피곤한 이론 교육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300B짜리 펜룸 기숙사인지라 열악한 환경, 시험에 대한 압박, 농협 직불카드의 태클, 찌는 듯한 무더위, 한 없이 우울해집니다. 의리로 뭉친 우리자매, 말없이 서로를 탓합니다.(썰렁~) 언니, 시설 좋은 리조트에서 잘 쉬다 가면 되지, 스쿠버 다이빙 라이센스가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냐는 눈치입니다. 저는 저대로 해외에 나오는데, 농협카드가 왠 말입니까(?) 돈만 넉넉하면 당장 짐 싸들고 에어컨 방갈로로 옮길 수 있다는데 그저 원망스럽습니다.
07. 07, 21 A.M. 06:00, 잠결에 살짝 눈을 떴는데, 건너편 침대에서 말똥말똥한 눈이 반색을 합니다. 일찍 일어난 언니, 제가 깨기만 기다렸답니다. 언니왈 “한수정 내가 대책도 다 세워놨어.^^ 오빠한테 전화해서 송금해 달래고, J강사한테 부탁해서 그 통장으로 받으면 돼.^^ 그러면 오후에 숙소도 옮길 수 있어~”(급방긋~) 그런 방법이 있군요. 흐뭇해집니다. 다섯 시부터 깨서 기다렸다는데, 더 잘 수가 엄써서, 세수도 안하고 끌려나갑니다. 커피랑 빵이 먹고 싶답니다.
어제는 우울한 마음에 저녁도 안 먹고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우리 자매, 먹는 데는 별로 힘을 안 씁니다. 태국에서 6일째, 이제 태국의 아침이 적어도 여덟시는 넘어야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 때도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싸이리 빌리지’까지 걸어나가 문을 연 식당이 있나 찾아봅니다.(두리번~) 역시 없습니다.^^; 세븐일레븐으로 갑니다. 커피와 빵, 소세지를 삽니다. 길 건너편 노점아주머니, 현지인들이 아침으로 주로 먹는다는 튀긴 빵을 팝니다. 호기심에 두 봉지 삽니다. 살짝 부풀린 밀가루 반죽을 도넛처럼 튀겼네요.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을 먹습니다. 나름 굿입니다. 몰려드는 개떼만 엄쓰면^^;
개떼를 이끌고^^ 싸이리 해변을 따라 숙소로 돌아옵니다. 오늘도 a.m. 09시부터 이론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서둘러 씻고 책이라도 좀 훓어봐야겠습니다. 보아하니, 제 가방끈이 젤루다 긴 거 같은데, 70점이라니, 꼴이 말이 아닙니다. 어라, 이를 닦던 언니 뛰쳐나와 전자수첩을 찾아 듭니다. “뭐야?” 물이 안 나온답니다. 언니, 급히 생수로 입가심 하고 직원을 찾아나섭니다. 비장합니다.(화이삼~) 잠시 기다리니 물이 나옵니다. 울언니, 또 한 건 간단히 해결해주십니다. 잠시후, 머리감던 언니, 물을 뚝뚝 흘리며 뛰쳐나옵니다. 물이 또 안 나온답니다 >.< 에혀~ 아침부터 안됐습니다. 따오는 자가 발전기를 쓴답니다. 아주 가끔 이럴 때가 있다는군요. 머, 괜찮습니다~ 아, 따오에서는 국제전화도 잘 안됩니다.
오전 이론교육이 끝나고 또 다시 쪽지 시험을 봅니다. 언니는 100점, 성실 청년도 100점, 나는 90점^^; 채점을 끝낸 J강사 제 시험지 상단 ‘우등반’이라는 클레스 네임에 빨간 줄을 긋습니다.(경악~) 아니, 이.싸.람. 이게 지금 무슨 장.난.이야! 순간 욱~하려합니다. 나흘을 함께해야 하는 가이드 겸 강사가 저를 자꾸 자극합니다. 오늘도 강사와의 라뽀 형성에 실패합니다.^^;
오후는 제한수역 훈련이라 하여, 다이빙 장비를 꾸리고 풀장에서 실기교육을 받습니다. 교육에 앞서 10분 동안 물위에 떠있는 테스트도 합니다. 요기서 우리 성실 청년, 수영을 못하는 관계로다가 구박을 마구 받습니다. 풀장 분위기 싸~해집니다. 이국땅에서 동족이 핍박을 받습니다.^^; 알프스 애국 소녀, 또 한 번 욱~하려 합니다. 우리 성실 청년, 어디 야단 칠 때가 있다공~ J강사가 원망스럽습니다. 오후 훈련이 끝나고, 풀장에서 맘껏 수영을 즐깁니다.^^ 바다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지는군요. 아름답습니다~ 갑자기 행복해집니다. 풀장 덕분에 숙소를 옮기려던 계획은 패쓰입니다.^^
수영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싸이리 빌리지로 갑니다. 일단 싸이리 빌리지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건 다 있습니다.(아싸~) 환전소, ATM, 인터넷, 여행사 옷, 신발 서양식 레스토런트 피자 베이커리 등등등~ 매핫까지 나가지 않아도 근처에 이렇게 번화한 거리가 있었네요.^^ 그 중 통 타이라는 레스토런트 이층에 반쯤 누운 듯한 자세로 맥주를 마시는 여행객들이 부러워보입니다. OK, GO! 급 흐뭇하여 후라이드 치킨 윙에 씽 라지를 두 병 마십니다. 나름 과음입니다.^^ 기분 좋게 취해 해변을 걷습니다. 싸이리 해변의 밤 문화가 이렇게 낭만적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강추~) 술기운인가~
07. 07. 22 A.M. 08시, 리조트에서 가장 가까운 레스토런트 밍(明)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프레쉬 커피(30B)와 바나나 팬케익(45B), 과일 셀러드(40B). 통타이는 음식 맛이 좋습니다만 커피 맛은 영 별로입니다. 아침의 커피는 꼭 밍에서~ 따오에 들어와 처음 맞는 오전 자유시간입니다. 싸이리 비치에 누워 책을 읽습니다. 아니, 다이빙 오픈워터 라이센스 필기시험 준비를 합니다.ㅠㅜ p.m. 13시, 드디어 바다로 출격입니다. 장비를 갖추고 바다 속으로 갑니다. 배를 타고 뷰 포인트를 찾아가 그 곳에서 입수합니다, 한 번에 한 시간정도의 다이빙을 즐깁니다. 그리고 물 밖으로 나와, 체내 잔여 질소를 배출하기 위해 한 시간 가량 휴식을 취합니다. 수박과 파인애플, 커피와 쿠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캬~ 다이빙 후에 즐기는 커피 한잔, 죽음입니다^^~ 휴식 후, 다이빙 포인트를 옮겨 다시 한 번 입수, 점점 적응이 되어 갑니다. 폐 호읍으로 중성 부력 확보도 가능합니다. 즐겁습니다. 반면, 우리 육식공룡 제대로 안되나 봅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분주합니다. 갑자기 웃음이 터집니다. 물속에서도 웃어지는군요. 거품이 막 올라갑니다.
강사가 이끄는 대로 따라다니며, 아름다운 산호도 보고, 아기 복어도 봅니다, 사랑스럽습니다. 신기한 물고기 들을 볼 때마다 그때그때 칠판에 물고기 이름을 적어 알려줍니다. 앞장서서 우리를 이끌던 J강사, 공기가 얼마나 남았냐는 싸인을 보냅니다. 계기판을 봅니다. 200에서 100으로 줄었네요. 근데, 우리 성실 청년, 큰 키만큼 공기를 많이도 먹었습니다. 이제 그만 돌아갑니다. 수면으로 상승할 때는 루프에 매달려 기압차를 극복하기 위해 5분간 안전정지를 합니다. 나름 ‘그랑블루’의 한 장면 같습니다. 루프를 놔 버리고, 돌고래를 따르고 싶어집니다. 바다 속 세상 참 평화롭습니다. J강사, 눈빛으로 성실 청년을 탓합니다. 니가 공기 많이 먹어서, 서둘러 돌아가야 하지 않냐 이런 원망 같습니다.^^;
다이빙을 다녀와, 풀장에서 수영을 즐깁니다. 갑자기 나타난 J강사, 매핫의 거북이에서 저녁 모임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참석해야죠^^ 지금 코랄 리조트 코리아에서 교육받고 있는 다이버들의 모임입니다. 따오에서 장기 채류 하는 다이버들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저녁 먹고, 맥주 마시며 다이빙 영상들을 봅니다. 모두들 재치꾸러기! 그리워, 그리워~
07. 07. 23 A.M. 08시 어제 봐 두었던 싸이리 빌리지에 뉴 헤븐으로 아침을 먹으러 갑니다. 프레쉬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합니다. 태국은 참 느긋한 문화를 가졌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넘 지루합니다. 언니, 배고픔과 목 마름을 견디지 못 하고, 결국 편의점에 가 주스와 물을 사옵니다.(벌컥벌컥~) 그제서야 커피가 나옵니다. 언니는 매번 아이스 카페를 마시지만 전 핫 커피에 푹 빠졌습니다. 굿~ 그러나 샌드위치는^^; 기대만 못했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다이빙 이론 파이널 테스트를 위해 교재를 봅니다. 75점 미만이면 탈락입니다. 건너 테이블에서 혼자 아침을 먹고 있던 백인 여자분, 웃으며 인사를 해옵니다. 친절하게 손수 시험정보를 찍어 주십니다.(감사~) 역쉬, 다이빙의 섬 따오군요!
파이널 테스트 전, 참 많이 긴장됩니다. 언니왈 “시험 볼 때 강사가 왜 살짝살짝 나가는 줄 알아? 다 컨닝도 하고 그러라는 거야, 걱정하지마~” 하지만 무.쓴.소.리.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의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 하였거늘, 컨닝이 왠 말입니까? 안 될 말입니다. 대쪽같이 살아온 인생, 재시험이 두렵겠습니까? 정의의 알프스 소녀입니다. 결국 언니는 94점, 성실 청년은 90점, 저도 90점입니다.^^*(유후~) 점심은 마지막 날인 관계로다가 회식입니다. 통타이에서 커피와 현지 음식들을 먹습니다 이름은 모릅니다만 다 맛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일등 한 언니가 쏩니다.
오후, 가벼운 마음으로 바다로 출격합니다. 어느덧 마지막 다이빙입니다. 해마도 보고, 니모네 가족도 보고, 산호 동굴도 통과해 봅니다. 그 동안 훈련 받았던 기술들도 테스트해 봅니다. 마냥 아쉽습니다. 오늘도 우리들에 비해 공기를 많이 마셔버린 성실 청년 때문에 서둘러 귀환합니다. 성실 청년, “누나들 미안해요. 저 때문에”^^; 그래도 사랑스러운 성실 청년입니다. 농담으로 “너는 우리보다 공기를 더 마셨으니까, 돈 더 내야 돼~ 공기는 한 캔에 얼말까(?)” 한 바탕 웃어봅니다. 다이빙을 마치고 저녁회식은 매핫으로 갑니다. 언니는 J강사 오토바이 뒤에 타고, 저는 성실 청년 뒤에 탑니다. 으악~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폭주족이 따로 없습니다. 저녁 매뉴는 코리언 바비큐, 우리나라 신설로를 닮은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먹다가 육수를 붇고 야채와 국수를 샤브샤브 해 먹습니다. 맛있습니다. 일등 한 언니가 쏩니다. 그러나 반은 제 돈이라는 거~ 일등할 걸 그랬습니다.^^; 2차는 싸이리 해변에 누워 성실 청년이 사주는 맥주를 한 잔씩 마십니다. 저는 싸이리 해변의 밤 문화에 푹 빠졌습니다~ 흥청거림 없고 조용하면서도 화려한 것이 천박하지 않고 품위가 있습니다. 싸이리 해변을 걸어 숙소로 갑니다. 이것이 진정 내가 꿈꾸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