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부터의 이탈 - 7. 더 높고 더 쓸쓸하고 더 추운 at 푸쿤딸기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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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로 부터의 이탈 - 7. 더 높고 더 쓸쓸하고 더 추운 at 푸쿤딸기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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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더 쓸쓸하고 더 추운 푸쿤 딸기농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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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쿤 읍내에 비해 50미터가 물리적으로 더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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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와 1km 떨어진데다 3일 동안 만난 사람이 고작 6명이니 더 쓸쓸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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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상승한 바람이 이곳을 넘어가기 때문에 더 추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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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절에는 바람이 쓸어오는 소리로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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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지들의 스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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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펄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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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닮아가는 막내딸의 재잘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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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쫗기는 연무의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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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부르는 화전민의 노랫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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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람에 떠는 곤충들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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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들고 소리가 이곳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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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만든 자리에 연무가 골 깊숙히 묻히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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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밤시간에 이곳을 넘어가는 연무가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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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람이 만든 소리만 더욱 선명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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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더 쓸쓸하고 더 추운 곳에서 바람의 소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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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이고 사는 늙은 아버지와 고운 막내딸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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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람이 몰고오는 소리에 밤이 짧을 것 같다.




 

15 Comments
필리핀 2019.02.27 19:12  
허허 텐트생활이라 보일러는 어렵겠네요ㅠㅠ
역류 2019.02.28 09:51  
텐트 바닥자리에 설치하면 어렵지 않아요~~~
비육지탄 2019.02.27 19:51  
무엇을 위해 지독한 고독을 자처하는가..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깨닫고자 이 외롭고 쓸쓸한 곳을 떠도는가..
그대,
그만 고독하고 얼렁 읍내로 내려오시라!!!
ㅋㅋㅋ
역류 2019.02.28 09:52  
읍내가면? 고독이 사라지기라도 한다우?
뽀뽀송 2019.02.27 20:47  
야영하기엔 아직도 많이 추울 텐데요.
소리 만들고 남은 찬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건강 챙기시길.
역류 2019.02.28 09:55  
옙 그러겠습니다.
여기에서 3일을 보내니 아프던 오른쪽 날개죽지도 나은것 같아요^^
타이거지 2019.02.28 05:07  
제가 좋아하는..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라오스 푸쿤편 찍으시나요?!
체험학습 하시다가..감기몸살 걸리시겠어요..ㅠㅠ
더 높이 오르시지 않터라도..
세월이 감에 따라..
자신과의 싸움과도 같은,
익숙되어 지지 않코,
매일 샘물처럼 솟아 나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널리고~깔려욧!
아쒸~!
언능언능..좋은님 만나..잔치 벌리셔야.라오스 갈 명분이 생길텐데 ㅡ.ㅡ'
너무..게으르신거 아니예요 ㅠㅠ.
필리핀 2019.02.28 09:31  
너무 고르는 거 같아요
눈이 높아서~ㅋㅋㅋㅋ
역류 2019.02.28 09:57  
ㅋㅋㅋ
게을러도 되지 않겠어요 ^^
크레카멜 2019.02.28 09:20  
푸콘의 저 유명한 봉우리는 뷰포인트보다 더북쪽 능선에서 볼때 아름다운거 같습니다
스케일에서도 차이가나고 송전탑도 안보이고
제가 어제 꼬창 바닷가에서 얼굴이 발개지도록 익어서 치앙라이로 왔는데
이곳은 좀 살만합니다.  밤에 에어콘도 끄고  푹 잘수 있었습니다
조금 쌀쌀한 잠시동안의 기후가 이쪽 나라들에게 축복이란것을 잊었었네요
역류 2019.02.28 10:05  
맑은날 이곳에서 푸파짜오를 찍은 사진을 보니 엄청나더군요.
이 골짜기에서도 우기전에 화전을 일군다고 불을 많이 피웁니다. 그 연기탓에 몇일을 기다려도 파짜오 봉우리를 선명하게 볼 수 없네요 ㅜㅜ
어랍쇼 2019.02.28 13:51  
저는 텐트보고 진짜 깜짝 놀랬네요.
오토바이로 다니시는데... 저 많은 짐과 함께 이동이 가능한건가요??
짐 싸는 기술 진짜 리스펙!!
날씨가 많이 추운거 같은데 토끼이불 꼭 잘 덮고 주무세요~ㅎㅎ
역류 2019.02.28 15:07  
텐트는 농장에서 대여를,
토끼이불은 농장에서 제공을,
짐싸는 기술은 반복된 경험에서,
날씨가 추운것은 높고 쓸쓸하기 때문에^^
불고싶은바람 2019.02.28 14:05  
댓글 좋아요 ~~
사진  좋아요~~
글솜씨 좋아요~~
역류 2019.02.28 15:08  
무엇이든 여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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