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5. 콰이강 다리 그리고 헬파이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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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5. 콰이강 다리 그리고 헬파이어 패스

천몽 3 1436

오늘은 본격적인 구경도 다녀야 하고 아답터도 사야되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자전거를 빌려 땀 삐질 삐질 흘려가며 열심히 페달을 굴려 직원이 알려준 백화점에 도착했는데.. 으.. 문이 닫혀있잖아~!! 물어보니 9시 30분에 오픈한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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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계획한 일정과 맞지 않았다. 10시 30분 기차를 타고 남똑역까지 가야 되는데 백화점 열때까지 기다리게 되면 기차를 탈 수 없을것 같아 백화점은 나중에 돌아올때 들르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오늘의 일정은 깐짜나부리 역에서 10시 30분 기차를 타고 남똑역까지 간 후 썽태우를 타고 싸이욕너이 폭포 갔다가 헬파이어 패스로 이동해서 구경한 다음 숙소로 돌아오는 코스다.

깐짜나부리 역에서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갔는데 10시 45분 출발이었다. 이런.. 헛고생했군. 기차를 기다리는데 현지인으로 보이는 어떤 여자분이 자꾸 뭐라 뭐라 말을 한다. 내가 못 알아 들이니 손짓으로 따라 오라네? 나? 말 잘 듣는다. 무슨 일인가 해서 따라 갔다.

역에 도착 했을때 이미 고급스럽게 생긴 기차가 정차중이었는데 난 이 기차가 가고나서 내가 탈 기차가 오는걸로 알고 있었다. 헉~! 알고보니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 여자분을 따라가는데 그분이 갑자기 그 고급스런 기차에 올라탔다. 어? 혹시 내가 이 기차 타는줄 착각하고 있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 건너편으로 내렸다.

아하~! 그제서야 내가 타야될 기차는 건너편에서 타야되는군 하고 깨달았다. 근데 그 고급스런 기차가 떡하니 막고 있는데 내가 어찌 아냐고~! 여하튼 그 여자분 덕에 무사히 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 같이 어리버리한 여행자를 많이 봤나보다. ㅎㅎ 알고보니 그 여자분은 기차내에서 물건 파시는 분이었다. 어쩐지 무슨 유니폼 같은걸 입고 있더라니..

기차 내부는 조사했을때 알긴 했지만 정말 솔직하게 직각인 나무 의자였다.이걸 타고 2시간을 가야된단 말이지. 고생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뭐.. 그다지 고생스럽지 않았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앞 의자가 비어있어 다리도 올려 놓을 수도 있었다. 어떤 현지인은 아예 드러누워서 자기까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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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의 기차 여행중에 볼만한데는 딱 2군데. 콰이강의 다리 건널때와 청까지 절벽을 지날때뿐이다. 나머지는 넓은 들판인데 비슷 비슷했다. 남똑역에서 내려 썽태우를 타고 싸이욕너이 폭포에 도착. 내려준 곳에서 좀 걸어가야 되는데 10분 안걸리는 거리에 폭포가 있었다. 근데 솔직히 우리나라의 폭포보다 못하더라. 쩝.. 어떤 서양 여자가 비키니 입고 수영중이길래 약간 민망스럽긴 했지만 사진 몇장 찍고(수영복 사진 찍은게 아님. ^^;) 주위에 있는 여러 식당중에 하나 골라 점심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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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무지 많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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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다음에 갈곳은 태국어로는 '청카오캇'이라는 불리는 헬파이어 패스다. 현지인에게 그곳에가 가고 싶다고 하니 오토바이 택시 기사에게 안내한다.

"타오라이 캅"?

"왓?"

"200밧?"

"퍽큐~!"

라고 말하진 않고 속으로 역시나 바가지군이라고 외치며 외면했다. 근처의 다른 현지인에게 가서 청카오캇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싶다고 하니 20분 정도 기다리면 온다고 했다. 역시나 구하면 얻는 법이다.

얼마 안있으니 버스가 왔는데 거의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완행 버스였다. 버스에 사람이 꽉 차있는데 외국인 꼴랑 나 혼자. 은근 시선이 부담 스러웠다. 가는 도중에 중간 중간 먹거리 파는 분들이 탔다. 잔돈이 없어 사먹지를 못해 아쉬웠다. ㅜ_ㅡ 그런데 가는 도중에 갑자기 군인 한명이 타더니 사람들의 신분증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뭐야? 갑자기 왠 신분증 검사지? 여권을 숙소에 놓고 왔는데 x됐다'

'아~! 여권 사본을 지갑에 챙겨뒀지. ㅋㅋㅋ'

다행이었다. 지갑에서 사본을 꺼내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그 군인이 날 보더니 스윽 그냥 지나쳐 간다. 내가 무섭나? ㅎㅎ 아마 그 군인이 영어를 못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었다. 괜히 혼자 북치구 장구치구 했군.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내려보니 휭~~!! 황량했다. 관광객들이 좀 보일줄 알았는데 나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마침 오토바이가 오고 있길래 물어봤다.

"약 짜 빠이 청카오캇 캅" (지옥의 불 고개 가고 싶어요~!)

바로 건너편이라고 한다. 들어가보니 왼쪽편이 헬파이어 패스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쪽으로 막 걸어가려는데 좀전의 그 아저씨가 그 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해서 한 바퀴 돌아나오라는 의믜이 바디 랭귀지를 구사하신다. 오케이~!

"컵 쿤 캅~!

'근데 왜 표지판이 반대로 되어 있는거지?'

흠.. 조금 의심이 되긴 하지만 아저씨가 알려준 방향으로 걸어갔다. 어떤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헬파이어 패스로 가는길이 맞았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기념관이 보였다. 내가 가려는 곳은 기념관이 아니라고.. 어디로 가야되는건지 잠시 헷갈렸는데 알고보니 기념관 옆으로 나있는 길로 내려가면 되는거였다.

청카오캇.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단순히 구경하는데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왕복 약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트랙킹 코스였다. ㅠ_ㅠ 거기다가 깊숙히 들어가니 길이 온통 자갈밭였다. 윽~! 이럴줄 알았으면 트랙킹화로 갈아 신고 오는건데 망했다. 그나마 스포츠 샌들이라 다행이지 쪼리 였으면 완전 힘들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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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킹 코스를 걷는데 정말 적막 그 자체였다. 나무로 울창하게 우거진 고요한 길을 혼자 걷고 있으니 약간 무서웠다. 여기서 죽으면 쥐도새로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편듯 들었다. 으.. 달달달.. 대낮인데도 모기는 어찌나 성가시게 구는지.. 거기에 좀더 걸어가니 매미소리인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귀가 멍멍할 정도로 큰 소리가 들리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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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걷다보니 쾌 노이 계곡 전망대가 나타났다. 와~ 멋지다라는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조금은 있군. ㅎㅎ 사진을 찍고 더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걸어가려는데 노숙자 처럼 보이는 어떤 남자가 보였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는 이 곳에 그런 사람을 보니 겁이 났는데 가까이 가보니 아마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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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 표지판에서 가이드와 동행한 그룹이 아닌 혼자 온 사람은 되돌아가라는 내용을 보고 오기가 생겨 들어갈까 했는데 혹시나 몰라 그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헉~!! 끝까지 가는데만 3시간 넘게 걸린다고 한다. 그런 표지판이 붙은 이유가 여기 있나부다. 어쩔수 없이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아까 지나쳤던 기념관에 들려 구경좀 하다가 엽서 한장 사고 깐짜나부리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런데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퍼붓기 시작했다. 으~ 아까 만약 그 아저씨가 없어서 그냥 계속 트래킹 했다면 무사히 살아돌아오기 힘들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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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비가 그칠 생각을 안한다. 누가 동남아는 우기때도 스콜성비라 잠깐오고 그친다고 그런거야? 엉~?! 줸장, 이 넘의 버스도 올생각을 안한다. 이러다 집에 못돌아가는거 아냐? 한참을 비 구경하며 기다리는데 드디어 버스가 왔다. 8203번 이 버스를 타면 깐짜나부리 버스 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ㅎㅎ

(요게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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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에 도착해서 근처 백화점(아침에 갔던)에 아답터를 사러 들렸는데 불행히도 팔지 않았다. 그곳에서 물어 물어 찾아간 전파사 상점도 마찬가지 였다. 큰일이다. ㅠ_ㅠ 내일 방콕에 잠시 들렸다가 아유타야 가는 일정인데 방콕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곳을 한번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비도 맞고 고생도 많이 했으니 나름의 보상을 나에게 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좀 럭셔리 하다는 라이브 공연도 하는 레스토랑 'The Resort'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역시 훌륭했다. 라이브 노래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거기서 일하는 많은 여종업원들도 무척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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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와서 느끼는거지만 미인이 참 많은것 같다. 요리 2개에 맥주 큰병 2개 이렇게 먹었는데도 우리나라 돈으로는 만원도 안됐다. 깐짜나부리 이 동네가 넘 좋아질라 그런다. ㅋㅋ 한적하고 물가도 싼편이고.. 참 어제는 좀 알려진 졸리 마사지(졸리프록 옆)라는 곳에서 2시간 동안 마사지도 받았는데 정말 훌륭했다.

(졸리 프록 숙소에서 묵었을때 방 앞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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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받으면서 이번 여행때 좀 고생좀 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호강해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ㅎㅎ 이번 동남아 일주 여행의 마지막 장소를 카오산 로드로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깐짜나부리에 한번 더 들려야겠다. 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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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내역

아침식사 : 60밧
자전거 대여 : 50밧
인터넷 이용 : 50밧
남똑역까지 기차 : 100밧
싸이욕너이 썽태우 : 20밧
청카오캇까지 버스 : 20밧
엽서 : 10밧
깐짜나부리 터미널까지 버스 : 50밧
쌈러(숙소까지) 30밧
저녁 식사 : 335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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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샤방우니 2007.09.10 21:59  
  사진 정말 멋지네요 ^o^
근데 저 고요한 길은 정말 무섭네요.
저 외국인 사진도 그렇고..
같은 곳이라도 다른분들이 찍어오신 사진이랑
조금 다른거 같아요.
많이들 찍어오시는 사진은 일부러 안 올리신 건가요??
샤방우니 2007.09.10 22:02  
  밑에글 보니까 두달동안 여행 하셨다고 하던데
혼자 여행 하신건가요??
대충 루트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
천몽 2007.09.12 18:25  
  여행루트는 태국 중부-> 태국 북부 -> 라오스 -> 베트남 -> 캄보디아 -> 태국 남부까지하고 현재는 필리핀에서 잠시 영어 공부중입니다. ^^ 혼자 여행 하다가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행을 만나 그 후로는 같이 다녔구요.. 필리핀 오기전에 헤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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