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배낭여행4- 칸짜나부리에서 기차로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다
태국배낭여행4- 칸짜나부리에서 기차로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다
쑤쿰윗 쏘이12에 있는 한국인상가 쑤쿰윗 플라자 1층의 ‘가보래식당’에 들러 비싼 고기는 못시키고 된장찌개와 냉면을 시켰는데 냉면맛이 장난이 아니다.
고국에서보다 더 맛 있는 것 같다. 단지 이곳 물가에 비해서는 비싼편이라 자주 이용할수는 없겠고....
호텔로 돌아와 한숨을 자고 입구에 있는 마사지숍에서 발마사지를 250바트에 받았는데 처녀들이 자기들끼리 뭐가 그리 즐겁는지 재잘거림을 멈추지 않는게 귀엽다.
옆자리는 거의 일본인 손님이다. 아가씨가 2층에 올라갈거냐고 자꾸 묻는데 아마 거기서는 옷을 벗고 받는 것이리라.
거절하고 호텔방에 돌아와 집시람에게 아무리 좋다고 권해도 그냥 계속 자고싶단다.
2월 1일(일) 남부터미널- 깐짜나부리역 - 기차 - 왕포 - 깐짜나부리 쾨이강의 다리
서둘러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동쪽인 쑤쿰윗에서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 서쪽으로 150바트나 주고 택시로 남부터미널로 달린다.
아침 7시45분에 방콕 톤부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칸짜나부리에서 따라잡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차가 버스보다 빠른 것이 상식인데 이 나라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버스가 더 빠르다는 게다.
하여 너무 장시간 완행기차 타는 것도 지겨우리라 생각되어 이런길을 택했는데 과연 따라잡을수 있을려나?
장거리 버스는 그러나 논스톱 직행은 아니고 중간 중간에 손님이 내리고 타는데 남자 차장이 둘이나 되는구나.
한사람은 돈을 받고 티켓을 끊어주고 다른사람은 내리고 탈 때 버스아래 짐칸을 관리하는데 인건비가 싼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리라. 도처에 거대한 간판에 인물사진이 걸려있어 의아했는데 나중에보니 선거포스터 였다. 별로 볼 것도 없이 그저 그런 밋밋한 들을 달리기 두시간! 드디어 처음으로 산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신기한 생각마저 든다.
우리나라는 도처에 산이라 산이 별로 대수로울게 없지만 이곳에서는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택시는 물론 없고 뚝뚝이마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급한데 어떡하나?
하여 썽테우 (트럭에 마주보고 나무의자를 두줄로 놓았음)를 80바트에 흥정하여(대절) 책에서 보아 두었던 서양인들에게 잘 알려진 게스트하우스인 ‘졸리 프록’ 으로 향했다.
야자수며 바나나 나무가 욱어진 2층 건물로 강에 바로 인접하여 분위기가 무척 좋고 경치도 아름답다.
한 서양녀석이 야자수나무 아래 해먹에 누워있다가 ‘코리언?’ 하고 묻는다. 그래 우린 ‘까올리’다 답해주고는 짐만 던져 넣고는 부리나케 기차역으로 달렸다.
물어 물어 뙤약볕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간 역은 어김없이 우리네 고향의 시골역 그대로인데 단지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것이 다르다 할까!
휴일인 탓인지 태국의 젊은이들도 많은데 관광객은 단연 서양인 일색이라 동양인은 귀하다. 기차가 도착하는데 타고온 손님보다 이곳에서 새로 타는 손님이 더 많은 것은 왠일일까?
한정거장 거리인 콰이강의다리 역에서 일부 승객을 내려준후 기차는 말로만 듣던 “콰이강의 다리” 철교를 기적을 울리며 천천히 건너기 시작한다.
2차 세계대전에 말레이와 태국을 점령한 일본군이 버마 (미얀마는 몇 년전에 새로 바뀐 국호로 예를들어 홀란드와 네델란드와의 관계와 같으며 미얀마는 버마족 외에 다수 민족을 포함한 개념이다)를 거쳐....
그러니까 버마 = 홀랜드, 미얀마 = 네델란드 개념으로 이해할수 있겠다.
일본군이 영국식민지인 인도를 침략하기 위한
보급물자 수송을 원활히 하기위해....영국,호주,네델란드등 포로들을 동원해 악전고투 끝에 건설했다는 철교니 왜 감회가 깊지 않겠는가?
콰이강의 다리 영화를 본 사람들은 혹 실망할른지 모른다. 그때는 절벽에 위태하게 다리가 걸려 있었는데...
여긴 평지이니... 아마도 스리랑카에서 찍었다지!
그러나 야자수와 바나나 그리고 사탕수수가 우거진 들판을 지나 온갖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밀림을 지나면서 그 당시에 변변한 장비 없이 손으로 숲을 베내야한다는건 고역이었으리라.
더욱 청까이 절벽과 왕포 인근등 강가에 바위를 깍아내고 억지로 철길을 위태 위태하게 깔아놓은 모습을 보자니 난공사였음을 실감하게된다.
혹자는 이곳이 우리와는 관계없는 남의나라 얘기인데 왠 감흥이 이냐고 물을는지 모른다. 과연 그럴까? 교과서 왜곡은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어떤면에서는 더 심하다고 말한다면 곧이 믿길는지...
어느 전쟁에서나 군인보다 민간인 사망자가 5배를 넘어선다지 않던가.
이 철도를 건설하다가 죽은 사람이 일본군 천명, 연합군포로 1만3천명에 비해 태국현지인은 8만명에 달한다.
질병과 부상, 굶주림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중노동과 구타...... 일본군 사망률은 7%, 연합군포로는 20%인데 태국인은 40%에 달한다.
그래도 우리와는 무슨 관계냐고? 여러분은 맥아더 원수주도아래 진행된 동경전범재판에서 한국인이 다수 전범자로 몰려 사형당한 얘기를 들어 알고 있는지...
이곳 일본병사 1만여명중 졸병 대부분은 한국인인데 포로감시 임무를 맡으면서 학대가 얼마나 심했던지 이들 한국인 병사의 매질에 죽어간 연합군포로도 1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니 포로들이 일본인보다 한국인을 훨씬 더 미워하게되고 이것이 전범재판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니.....
아무튼 일본은 대단한 나라다. 동으로는 하와이와 미드웨이, 남으로는 인도네시아와 호주, 북으로는 중국과 시베리아(1918-20), 사할린.....
그리고 서쪽으로 미얀마를 넘어 인도까지... 아마도 광개토대왕이 차지했던 영토의 100배에 달할터이지....
자그마한 역에서 수없이 정차하는데 콰이강가에 인접한 수상가옥들이 예쁘장한 ‘탐크라쎄’역에 서양인들이 많이 내리기로 잠시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나 휴일에만 운행하는 ‘관광열차’의 출발점이 ‘왕포’역이니 가는김에 예정대로 한 정거장을 더 가서 왕포에 내렸는데 이런! 그냥 밋밋한 밀림속이다. 볼것도 별로 없고...
하여 강쪽으로 길을 더듬으니 강변은 맞는데 높은 언덕이라 강변에 이르는 길도 없고 당연히 볼만한 시설도 없다. 후회막급.... 어쩌겠나!
허름한 식당에서 현지음식인 팟타이(고기국수)를 시켰는데 국물맛이 그저 그만이라 태국음식에 자신이 붙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름을 확인할겸 이것을 뭐라 하느냐니깐 “따끼압”이라 한다. 하여 따라 몇번 연습했더니 발음이 이상한지 다들 죽는다고 웃는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하니 따끼압이란 국수 이름이 아니고 국수를 들고 있는 젓가락 이름이었다.
이런 황당한 일이.... 그래서 의사소통 이란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관광열차는 요즘 다니지 않고 일반 열차뿐이라는 왕포역 차장말에 칸짜나부리역에서 확인해 보는건데...
그랬으면 탐크라쎄에서 강변을 산책하고 있었을텐데... 라고 새삼 후회가 든다.
책에 있는것도 몇 년이 지나면 현지사정에 의해 변할수 잇는 것이니 지극히 당연한 것도 계속 확인하여야 하는 것이다.
( 다음 열차는 6시간 후에나 있기로 돌아오는 열차에서도 탐크라쎄에서 내리지 못하고 칸짜나부리까지 그냥 가야 한다- 물론 버스등 다른 교통편은 없다)
게스트하우스라 더운물이 안나오고 에어컨이 없어 불편하지만 강변이라 경치가 엄청 좋은데다가 해먹에다, 숙박비가 2인1실에 200바트의(6천원) 헐값이니 만족해야 할터이다.
간단히 씻고 두어시간 휴식한후 쾨이강의 다리쪽으로 걷는데 지도상으로는 별로 멀지 않았는데 한시간이나 걸리는 것 같다.
2차 세계대전 박물관에 이르니 그에 못미쳐 우선 일본인 위령비가 보인다. 태국사람들은 속도 좋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림없는 일일터이다. 마감시간이 임박한 탓인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데 2차세계대전 당시의 유물이 잘 수집되어 있어 볼만하다.
이어 밤이 되어 콰이강의 다리위로 걸어본다.
기차가 지나갈 시간이면 일부러 다리위 철길로 올라가 튀어나온 난간에 비켜서서 기차가 지나가는 바람을 즐기기도 한다.
다리밑 수상가옥인 “플로팅 레스토랑”에서 씨푸드를 먹으니 맥주1병까지 330바트가 나온다. 강가에 어둠이 짙게 내려 깔렸는데 갓등을 켜니 불빛은 은은하고 바람마저 시원하여 별천지가 따로 없다.
40바트를 주고 오토바이 두 대에 편승하여 숙소에 돌아오니 식당에서는 맥주잔을 놓고 여행객들의 담소가 밤이 깊어가는줄을 모른다.
입구의 마사지숍에 들어가니 손님은 우리뿐인데 “스웨디시” 마사지를 주문하니 웃옷을 벗기고 오일을 바른다.
그런데 세상에!! 아래옷까지 벗겨 알몸에다 오일을 바르고 마사지를 하는데 마사지사가 남자라서 좀 그렇다!! 옆 칸막이의 집사람은 아가씨가 서비스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