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홀로 떠난 태국 5. 닥터핏의 렝 아저씨
어느 네덜란드인이... 단골집이라고 문 앞까지 데려다줘서 어쩔수없이 들어가게 된 린다마사지는
마사지를 받고 있는 내내 시간이 아깝고 우울했다.
이 젊은 아가씨 마사지사는 도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 정말 너무 무성의하다..
태사랑에 괜히 언급이 없는것이 아니다.. 그냥 낸시마사지로 갈걸~ 끄응..
한국인 커플이 마사지를 받으러 들어온다.
안돼~ 돌아가~ 여긴 아니야~ 다른 곳으로 가세요~~~ 라고 외치고 싶지만,
이 방에 들어온 이상 저들도.. 이미 늦은걸... ㅠ.ㅠ
1시간 180밧(마사지가 심하게 엉망이라 팁은 20밧)
피안마사지의 아주머니는 이보단 나았다.
"똥깐 누왓 차프러 커 후아라이 랑"
"뿌엇 커, 후아라이 래 랑 막, 커 하이 누엇 테우 난 낙낙 노이 카"
(목 어깨 등이 많이 아프니, 그 부분을 많이 마사지해주세요)
태사랑에서 배워간 말을 하며 목과 등 마사지를 특별히 부탁하니, "너 태국말 조금 하는구나~"하며 재미있어 하신다.
아주머니께서 힘껏 지압을 해주시는데, 역시 남자와 여자 힘에는 차이가 있는지 닥터핏처럼 시원하진 않다. 그래도 "싸바이~" 하며, 아주머니가 "okay?"하면 렝 아저씨께 배운대로 "카~"라고 대답해본다. 태국어를 서툴게 흉내내는 내가 재미있는지, 한마디 할 때마다 아주머니는 싱글벙글이다.
1시간 180밧(팁 50밧)
[닥터핏 - 렝 아저씨]
"수쿰빗 쏘이 씨씹까오 싸밋띠웨 하스피털"
닥터핏에 찾아갔다.
한국사람이 역시 많이 오는지, 한글로 적힌 가격표를 보여준다.
발마사지 1시간 350밧, 바디마사지 1시간 350밧 등..
렝 아저씨 마사지는 정말 최고.
발마사지와 바디마사지를 받는데, 매우 심하게 아프지만 그만큼 아주 시원하고 개운하다.
설마 나를 죽이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마사지 하시는대로 내버려두며 아픔에 순응한다.
계속 "싸바이~ 싸바이~"
(한국에서 마사지를 여러번 받아도 아무도 풀지 못했던) 내 딱딱한 어깨를 마사지 한번으로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놓았다. 대단하다...
혈을 아주 정확히 짚으면서 당신의 체중을 힘껏 실어 바르르르.. 떨릴 만큼 온 힘을 다해 마사지해주신다. 이 분이 정말 최선을 다해 마사지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마사지를 할 때는 한글로 적혀진 차트를 주고, 발의 각 부분이 몸의 어디에 해당이 되는지 말씀해 주신다.
아저씨의 서툰 한국어 "누운~", "신장", "이마~", "넘버 피프티원~"
좋지 않은 부분에서는, 고개를 저으며 "낫굿", "뜩뜩뜩뜩" 말씀하신다. 뭉쳐있다는 이야기다.
다음날, 마사지가 좀 아프긴 아팠는지 종아리에 멍이 들었다.
아저씨가 깜짝 놀란다. 마사지 때문에 이렇게 된거냐며 너무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마이뻬ㄴ라이~" 괜찮다고 말해도 연신 "아임 쏘리.."하며 호랑이연고를 발라주신다. 너무 아팠던 어깨는 멀쩡하고 왜 괜찮았던 종아리에 멍이 든건지...
아저씨 나이가 마흔 일곱이었던가..
따님은 스물 넷정도인데 이미 결혼을 해서 손주도 있다.
너는 스물 일곱이면서 왜 아직까지 허즈번드가 없니? OTL... 아저씨 원래 한국은 좀 늦어요...^^;
부인과는 이혼하셨지만, 당신이 재혼하면 딸이 '엉엉~' 울기 때문에 재혼은 할 수 없단다.
어느새 아저씨는 '파파', 나는 '코리안 도터'가 된다.
오늘은 신체 각 부분을 태국어로 무어라 하는지 가르쳐주신다.
머리 | 싸모 | 눈썹 | 기우 | 폐 | 뻐어(보통길이로) |
이마 | 싸이라스 | 머리카락 | 포옴 | 심장 | 왓짜이 |
눈 | 따아 | 입술 | 치미나빠- | 배 | 크라뻐아안 |
귀 | 고오(끝 올림) | 혀 | 리인(끝 올림) | 신장 | 따이(중간높이음성) |
코 | 자무(빨리) | 치아 | FAN | 기관지 | 러엇롬 |
입 | 빠아 | 머리카락 | 포옴 | 난소 | 랑카이 |
뒷목 | 커어- | 팔꿈치 | 써- | 방광 | 까퍼빠싸와 |
어깨 | (음)마 | 종아리 | 카아 | 소장 | 람싸일(렛) |
손 | 머 & 므 의 중간소리 | 손가락 | 니우(므) | 허리 | 에오 |
발 | 타바오(빨리) | 발가락 | 니우타우 | 담낭 | 둔남리 |
등 | 싸바(짧게) | 무릎 | 카오 | 자궁 | 멋루 |
턱 | 카아깐까이 | 팔꿈치 | 깨앤 | 내장 | 람싸이야이 |
시원한물 | 람빠우 | 늑골 | 씨호(바람소리로) | 맹장 | 터엇따이 |
따뜻한물 | 람차 |
"네~ 라는 대답은 카~라고 하는거란다"
"카~~"
"머리 굿~" 하며 아저씨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넘어져서 상처가 나서 간 날은, 속상해하며 빨간약으로 소독해주고 좋은 대일밴드를 붙여주신다.
진심으로 안쓰러워해주는 마음이 느껴져 조금은 정말 태국아빠같다.
오늘은 렝 아저씨가 예약이 잡혀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마사지를 받아야 한다.
눈에 많이 띤 사람에게 더욱 신뢰를 느낀다는 이론이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얼마전 내 옆에서 한국인 아주머니를 마사지하던 청년닥터에게 마사지를 의뢰한다.
(닥터핏에서는 마사지사를 닥터라고 칭한다)
귀여운 이 청년. 한국말을 아저씨보다 잘 한다. "아파요?", "괜찮아요?"
내가 숨을 켁 켁 하면서도 "싸바이~" 하니까 이 분.. 웃겨 쓰러진다.
닥터핏의 마사지 스타일은 다 똑같을 줄 알았는데, 렝 아저씨가 하지 않던 장 마사지를 한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모양이다.
마사지에도 연륜과 경력이 있는지, 렝 아저씨가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혈을 짚는다. 마사지 강약을 조절하는 것도 렝 아저씨가 한수위. 이 분은 의외로 다리마사지(발이 아니라)를 아프게 한다.
하지만, 이 분 역시 닥터핏의 닥터! 등 마사지 너~무 시원하다.
"딱딱, 딱딱"
도대체 아가씨 날개뼈 주위가 왜이렇게 딱딱하냐고오~ 어이 없어하며 진짜 세게 마사지 한다.
나를 죽이려나부다. 아프다앙~~~ 이러다 목이 부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든다.
"쨉" 단발마의 비명. 네가 드디어 아프다고 하는구나~ 하며 웃는다. ㅠ.ㅠ
이 분도 마사지를 성심성의껏 해주신다. 다만 젊은 분이라 힘이 넘치시는지.. 아프다.
내가 아프다고 하면, 정말 심각하게 아픈건데...^^;
닥터핏의 바디마사지는 죽을만큼 아프고, 또 그만큼 너무너무 시원했다.
카오산에 여러 마사지가게를 놔두고 한시간 남짓 걸려 닥터핏까지 가는 것이 과연 현명한걸까~ 의문도 들었지만 앞서 카오산 마사지에 만족하지 못했던 터라 "치료"라고 생각하고 닥터핏에 다녔다.
친절한 렝아저씨와 스마일 청년..
닥터핏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닥터핏 지출]
마사지 : 발마사지 1시간 350밧, 바디마사지 1시간 350밧
택시비 : 텅러역 <-> 닥터핏 35밧, 40밧, 41밧
카오산 -> 닥터핏 125밧(총알택시 팁 20밧), 100밧
마사지시간이 빠듯해서 총알택시로 갔던터라 감사해서 팁도 드렸는데 이후에 보통속도로
100밧에 이동하고 나서.. 당황했다. 당한 것일까..^^: 안 좋은 기억은 잊자.
마사지 팁 : 첫날 120밧(2시간), 둘째날 120밧(2시간), 셋째날 50밧(1시간), 넷째날 50밧(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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