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7일차 - 1박 2일 슬로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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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7일차 - 1박 2일 슬로보트

카이딘 7 4412

이동

 

(빠이) - (치앙마이) - (치앙라이) - 치앙콩 - 훼이싸이 - 빡벵

 

 

지출

 

라오스 입국 주말추가비  40B      1600원
샌드위치 참치           15000K  2300원
샌드위치 치킨           15000K  2300원
빡벵 숙소               20000K  3060원
빡벵 저녁               15000K  2300원
빡벵 큰물               10000K  1530원

 

총계 75000K + 40B 13070원


 

버스는 약 새벽 2시 30분 쯤에 치앙콩에 있는 숙소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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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에 강을 넘을 수는 없으니 이곳에서 하룻밤 자고 가야한다

 

도착하니 이 숙소의 주인인 듯한 아저씨가 개인당 50밧씩 돈을 내고 숙소에 묵으라 한다

 

분명 아야 여행사에서 받았던 안내엔 하루 숙박비가 포함 되어 있다고 했는데....

 

나는 아야 여행사에서 받았던 영수증을 보여주며

 

여기 분명히 ‘하루 숙박 포함’이 명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아저씨는 할 말이 없는 듯, 넌 그냥 들어가라고 한다

 

딱히 이 아저씨가 사기를 치려고 한 것 같지는 않아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여러 여행사에서 모여서 함께 타고 온 버스라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에서 자기 것은 자기가 챙겨야지 잠깐 긴장을 풀고 있으면 이렇게 쌩 돈을 날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아야 여행사에서 영수증을 받을 때 제대로 확인해 두길 잘했다

 


 

들어가는 도중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던 국적모를 동양인이 나를 잡아서 영어로 말을 건다

 

‘숙소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하는데 나랑 share 할래요?’

 

나는 공짜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니 그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어차피 돈을 내야 했어도 그냥 돈 다 내고 혼자 묵을 것이었다...

 

도난을 조심해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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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제법 넓고 좋았다

 

어차피 내일 아침까지만 잘 방이라 이렇게 방 평가를 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재빨리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려 꽤 추웠다.... 이불을 꼭 덮고 잤다

 


 

다음날 아침 7시에 앞에 모여서 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6시 반에 일어나서 공동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방에

돌아왔다

 

7시가 되니 아저씨가 방문을 두드리며 일어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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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토스트 2쪽과 계란,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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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메콩강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고 있자니 기분이 잠잠해 졌다

 

이 강 건너편이 바로 라오스다

 


 

어제 봤던 동양인이 내가 앉은 테이블에 와서 앉고 인사를 한다

 

‘요시’라는 이름의 이 일본인은 나고야에서 왔으며 지금까지 반 년 간 여행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라오스로 건너가서 중국으로 간다고 한다

 

내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한 번 맞춰보라고 한다

 

내가 남자의 감을 이용하여 27을 부르니 맞다고 한다;;  푸하하 나의 가공할 만한 찍기 실력!!

 

그럼 내 나이를 맞춰봐.. 하니 25를 제시한다 ㅡ.,ㅡ

 

난 22일 뿐이고.... 기분이 씁쓸할 뿐이고...

 

아침부터 이게 뭐야 ㅠㅠ 어버법어벙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일본인 장기여행자가 엄청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나라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한두 달 알바 한 돈을 가지고 동남아에서 몇 달 동안 생활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이들에 대한 부러움이 좀 사라졌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적게 일하고도 그렇게 오래 여행할 수 있는 돈을 벌수 있다는 점은 부럽기도 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에 숙소 앞에서 국경으로 향하는 트럭 썽태우를 탄다

 

일반 썽태우와는 다르게 지붕이 없어서 내리는 비를 다 맞아야 한다

 

숙소에서 허접한 비닐쪼가리 우의를 40밧에 파는데 우의 없는 서양애들은 하나씩 구매했다

 

나야 한국에서 가져온 블랙야크 ㅡㅡ 우의가 있어서 돈 굳었다 크크크

 

옆에는 스위스에서 온 여자 2명이 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썽태우는 국경 근처에 우리들을 내려준다

 

서양애들은 돈을 내고 비자를 발급 받느라 정신이 없지만

 

나와 요시는 비자를 발급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곧장 출입국 관리소로 직행할 수 있었다 ^^

 

(한국인은 라오스 단기 입국시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 여행중 동양인이어서 서양인보다 좋았던 거의 유일한 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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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요시다


 

출국을 하고... 강 건너인 라오스로 가기위하여 배를 탄다

 

요시와는 출입국 관리소 앞에서 이별을 한다

 


 

배 삯은 아야 여행사에서 산 티켓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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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초라한 이것은 약 2분 정도 뒤에 우리들을 반대편 강가에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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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자마자 한 것은 입국 사무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체열검사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인지 어디서나 검역이 심하다

 


 

이곳 훼이싸이 출입국 관리소는 상당히 허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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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꼭대기에 있는 집과 비슷하다

 

오늘은 주말이여서 추가 입국료 40밧을 낸다(원래는 낼 필요가 없다 한다)

 

1$로 낼수도 있는데 달러도 있는 사람은 환율 계산해서 내면 좋을 것 같다

 


 

사무소 옆에 바로 환전소가 있는데 이곳의 환율은 1$ = 8500kip(라오스의 통화 단위는 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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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바로 옆에 있어서 환율이 별로 안 좋을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이나 방비엥이나 거의 비슷했다

 

이곳에서 100$ 이상 큰 돈을 바꾸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딸랑 10$만 바꾸었다

 

덕분에 루앙프라방으로 도착하기 전까지 돈 때문에 상당히 고생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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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보트 등 가격표


 

사무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자니 아야 여행사 직원인듯한 사람이 우리를 이끌고 라오스 현지 아야 여행사 지점으로

데리고 간다

 

정확히 말해선 아야 여행사가 아니고 현지 협력사?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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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아주머니가 아까 치앙콩에서 묵었던 숙소의 주인인 아저씨의 여동생이라고 한다

 

듣고 보니 좀 닮은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약 한 시간 정도 멍을 때리며 기다렸다

 

이윽고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슬로보트를 타는 부두로 갈 시간이 되었고...

 

함께 행동했던 스위스인 2명은 버스를 타고 루앙남타로 간다고 하니 이곳에서 헤어지게 되었다

 

헤어지면서 ‘Auf wiedersehen’(독일어로 ‘잘가!’라는 뜻, 스위스에서 독일어를 쓴다는 것이 떠올라서..)라 인사를 하

 

자기들이 아는 말이라 그런지 무지 좋아한다;;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2년간 독일어를 배웠는데 기억나는건 Guten Tag, Guten Morgen 그리고 이 Auf wied

ersehen  밖에 없다 ㅠㅠ)

 

그러면서 한국어로는 이것을 어떻게 말하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안녕’이라고 한다라고 알려주니

 

‘안뇽안뇽’ 하며 나에게 인사를 한다 ㅡ.,ㅡ 뭐 하긴 내가 했던 독일어 발음도 걔네들에겐 이렇게 들렸겠지...

 


 

스위스인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준것 같아서 뿌듯했다

 

고등학교를 다닐땐 독일어 억지로 배워서 어디에 쓰나 짜증을 많이 냈었는데 이러고 보면 완전 쓸모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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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로 이동하는 미니버스엔 재빨리 조수석에 앉았다 ㅡㅡv 후후...

 

뒷좌석에 낑낑대며 껴서 가는 거구의 서양인들을 보니 내 선택의 탁월함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이곳에서 부두까지 가까울 줄 알았으나 버스는 제법 많은 시간을 달려가고...

 

이윽고 부두 근처의 한 슈퍼마켓에 도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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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안내인에게 슬로보트 승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가는 도중에는 밥을 사먹을 수 없다는 얘기..

 

중간 경유지인 빡벵에서는 밤에 전기가 안 들어와서 일찍 자야 한다는 얘기..

 

미리 여기서 우리 여행사를 통해서 그곳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는 것 까지도!!

 

아무래도 마지막 이야기를 하려고 운을 띄운 것이 틀림없다 ㅡㅡ;;

 

제법 좋은 방을 300밧에 해주겠다고 하며 지금 여기서 예약하라고 한다

 

서양인들은 너도 나도 안내인에게 달려들어 예약을 하는데

 

나는 이미 이 방이 좋긴 좋지만 다른 숙소들과 별 차이가 없고 비싸다.. 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았다

 

(어차피 하룻밤 잠만 자고 가는거 무슨 호강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비싼 돈을 낼 필요가 있는가?

 

300밧이면 약 75000낍이다

 

결국 난 나중에 빡벵 도착후 숙소를 잡아 흥정하여 20000낍짜리 방에 묵게 된다

 

이 방도 충분히 묵을만했다 비록 바퀴벌레와 도마뱀이 날뛰었지만...)

 


 

나는 도중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점심거리가 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주변을 살피다

 

지금 이곳 슈퍼마켓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것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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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라고 해서 우리 나라 처럼 식빵에 야채와 고기를 끼워주는 것이 아니고 이곳은 바게트 빵을 이용 한다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이라고 한다

 

가격은 15000낍, 이 때는 입국 초기라 라오스 물가에 대한 개념이 없었지만

 

태국 바트로 치면 60밧 정도로 아주 비싼 가격이다

 

태국 길거리 볶음밥, 국수가 25밧 정도이니...

 

루앙프라방이나 방비엥에선 대충 10000낍 정도에 판다

 

(40밧 정도 하니 사실 이것도 비싼 편이다... 라오스에서의 먹거리 값은 결코 싸지 않다 태국보다 비싸다)

 

하지만 배고프니 어쩌겠는가? 울며 샌드위치 먹기로 하나 샀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치킨, 참치, 치즈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참치를 선택했다

 


 

바게트가 씹기에 좀 질기고 단단해서 그렇지 먹어 보니 맛이 제법 괜찮다

 

원래 점심에 먹기로 했지만 너무나도 배가 고픈 나머지 ㅜㅜ

 

나는 우걱우걱 재빨리 하나를 해치우고 이번엔 치킨으로 또 시킨다

 

요건 기필코 점심에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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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과 슬로보트 티켓


 

이곳에서 대기하다가 약 10시쯤 배에 올라간다

 

하지만 배에 고장이 있는듯 출발이 자꾸 미루어 지고

 

결국은 약 12시 쯤에 출발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랬다간 화가 난 승객들이 당장 깽판을 칠텐데

 

이곳 승객들은 아주 여유롭다

 

나 또한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이런 일은 많이 겪었기 때문에

 

내 마음의 호수는 단 하나의 파문도 없이 고요하다

 


 

배는 상당히 크고 넓은 편이다

 

다만 좌석이 유치원생들이 앉을 법한 작고 연약한? 2인용 나무의자여서 가는 내내 고생 좀 했다 ㅜㅜ

 


 

배 안의 승객들은 죄다 서양인 여행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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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타는 현지인들을 제외하면 내가 유일한 동양인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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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일본인이라도 한 명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영어도 잘 못하고 붙임성도 적은 나였기에 가는 도중 조금 소외감을 느꼈다 ㅠㅠ

 


 

배가 출발한 뒤, 선상은 곧 술판으로 바뀐다

 

배에서 밥은 안 파는데 술은 판다 ㅡㅡ;;

 

파는 술은 단 한 종류

 

술이 무언가 하면 바로 그 유명한 비어 라오!!

 

한 병 당 만 낍에 판다(약 1600원)

 


 

승무원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는데

 

애들이 너무 많이 주문을 하자 아예 맥주병 궤짝을 들고 다니면서 판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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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애들은 중간 경유지인 빡벵에 5시 30분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홀짝홀짝 비어 라오를 마셨다

 

거기에 더 무서운 것은 얘네들은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도 화장실에 잘 가지를 않는다;;

 

무서운 놈들이다....

 

하지만 맥주 하면 일가견이 있는 내가 빠질수가 없지.... 라고 생각은 해보았지만

 

역시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를 못한다 ㅠㅠ

 

아까 바꾼 10$로 얻은 85000낍, 그 중 3만낍은 이미 샌드위치를 사서 없어져서 남은 것은 55000낍

 

이 55000낍으로 빡벵에서의 숙소 값, 오늘 저녁 값, 내일 아침 값, 내일 점심 값을 모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돈으로 치면 약 8400원, 이 돈으로 숙소 1박, 밥 세 끼 + 식수를 해결해야 한다는 미션이 나에게 주어졌다

 

난 이럴 때 어느때 보다 내가 제대로 된(?) 배낭여행을 하고 있구나를 느낀다 후후

 


 

맥주를 못 마시는 건 아깝지만... 어쩔수 없지

 

메콩강을 타고 가는 배위에서 라오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라오 비어를 마시면 얼마나 기분이 캡일까....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ㅠㅠ

 


 

배는 유유하게 흐르는 메콩강 위에 떠서 천천히 움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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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릴 없이 경치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구름이 상당히 아래로 내려와 있다는 것이다

 

주변 경치가 거의 다 구름에 가려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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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해온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고...

 

 


 

내가 심심해 보였는지 옆의 여행객이 말을 건다

 

이름은 짐,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한다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같은 캘리포니아에서 온 브라이언,

 

핀란드에서 왔다는 오도와 인사를 했다

 


 

이 중, 78년 생이라는 브라이언은 내가 하고 있던 닌텐도DS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내가 마리오를 하고 있으니 자기도 그거 잘한다고 자랑한다 ㅡㅡ;;

 

이 사람 나이를 고려하여 혹시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아냐고 물으니 역시 잘안다

 

그러면서 자신은 old man(나이 든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안다고 한다

 

혹시 컴퓨터 게임은 뭐 즐기냐고 하니 카운터스트라이크를 한다고 한다

 

흠... 이사람 서든어택에서 평균 1킬/50데스의 실력을 자랑하는 나랑 한 판 붙어봐야 겠군 후후

 


 

배는 직행이 아니고 중간중간 멈춰서 현지인들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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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과자가 든 바구니를 든 꼬마들이 타서 여행객들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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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시 반쯤 되어서 중간 경유지인 빡벵에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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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내리면 곧장 삐끼들이 달라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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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격의 방은 4만 낍이고 좀 싼 방은 3만 낍을 부른다

 

아까 배 위에서 만났던 브라이언이 나에게 share 제안을 한다

 

내가 거절하니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만난지 몇 시간도 안 되는 사람, 그것도 외국인과 share를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여행객도 있겠지만

 

돈 몇 푼 아끼기 위해 일부러 위험에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에게 대략 9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애가 다가와서 숙소 홍보를 한다

 

3만 낍이라고 한다

 

나는 과감하게 2만 낍을 지른다

 

나와 흥정을 하고 있는 도중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삐끼가 다가와 자신이 2만낍에 해줄 수 있다고 자신과 가자

고 한다

 

그러자 여자애가 거의 울먹이며 자신도 2만낍에 해주겠다고 하며 저 남자애를 따라가지 말고

 

‘꼭’ 자신의 여동생을 따라가라고 한다

 


 

가격은 같지만 나에게 먼저 접근한 삐끼를 따라가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서 그 꼬마 애의 동생을 따라 간다

 

동생은 5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애였는데 영어로 말을 걸어보니 영어를 모른다

 


 

당연한 일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까 본 9살 짜리 여자애가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엄청 대단한거다

 

우리나라에서 영어 교육을 아무리 받아도 외국인과 있으면 영어로 대화 한마디 못하는 고등학생이 널렸는데

 

라오스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애들이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며 가격까지 흥정한다

 

물론 여러 분야에 대해 영어를 아는 것은 아닐테고 숙소 정도에만 지식이 국한되어 있을테지만

 

그래도 대단한 것이다

 

잠시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의 현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꼬마애를 따라가고 있는데 이상하게 아까 본 남자 삐끼가 내 앞에서 앞장 서며 같이 길을 간다

 

두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이 같아서 내가 자신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녀석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낌새를 알아 차린듯

 

‘당신 지금 내 게스트하우스에 가는 중이냐?’

 

‘아니다 난 지금 꼬마애를 따라가는 중이다’

 

‘fucking....’

 


 

허걱;; fucking이라니... 당황한 내가 반격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전에 그 녀석은 재빨리 다시 선착장으로 뛰어 갔

 

물론 이 중요한 장사 시간에 시간을 허비한 것은 기분 나쁠 수 있으나 여행객에게 저렇게 말한다는 것은...

 

좀 난감했다 ㅡㅡ

 


 

어쨌든 꼬마애를 따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고...

 

이곳은 게스트하우스라기는 좀 허접한... 그냥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게스트하우스였다

 

1층은 가족이 사는 곳이고 2층은 숙소

 


 

방은 크게 강쪽, 안쪽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강쪽은 밤까지도 배의 엔진소리 때문에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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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안쪽에 있는 방이 더 비싸다(3만낍)

 


 

방은 제법 허접해서 나무 판대기로 지은 방에

 

침대는 나무로 만든 평상위에 매트리스 하나를 올려논것 뿐

 

물론 욕실은 공동욕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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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의 조그마한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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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만낍에 들어온 방에 뭐 그리 바랄게 있겠는가? 잠만 자면 되지..

 


 

내가 아직 돈을 내지 않고 방을 둘러보는 중

 

아까 배에서 보았던 프랑스인 커플을 보았다

 

그들은 안쪽에 있는 방을 2만낍에 달라고 무섭게;; 주인과 흥정했다

 

제법 긴 흥정 끝에 협상이 되지 않자 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유럽애들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값을 흥정 한다.. 거의 싸우는 수준이다

 

길거리에서 물건을 사든, 게스트 하우스에 묵든..

 

이런 점은 우리 한국 여행객들이 꼭 배워야 할 점 같다

 


 

방에 들어와서 짐을 정리하고 빨래거리와 세면도구를 챙겨서 공동욕실에 갔다

 

가기 전에 와이어로 방문을 이중으로 잠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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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불과 3미터 떨어진 욕실에 가는 것이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의해서 나쁠 것은 없다

 

더구나 난 혼자 다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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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렸던 빨래를 해결하고..

 


 

빡벵의 밤은 금방 찾아왔다

 

7시쯤 되었는데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하다

 

잠깐 마을을 돌아보려는 마음은 접고 밥도 그냥 이 숙소에서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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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을 보니 볶음밥이 15000낍(60밧, 2400원), 큰 물 한 통이 10000낍(40밧, 1600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지만 그냥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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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 태국과 비교해서 약간 짠 느낌이다

 


 

내가 밥을 먹는 이곳은 이곳 가정집 거실이다

 

내 옆으로 있는 TV 앞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국 사극을 보고 있다

 

제목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런 상황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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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숙소 건너편에 있는 고급(?) 숙소... 부럽다 ㅠ

 

 

이곳 빡벵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발전기로 전기를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밤 10시에는 숙소의 불을 끈다고 하여

 

나는 일찌감치 잘 준비를 하고 9시쯤 방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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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의 틈새로 나타난 귀여운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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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퀴벌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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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가 들어올까봐 모기장을 틈새 없게 쳤다 ㅠ

 

 

왠지 불을 끄고 자기는 무서워서 불을 킨 상태로 눈에 눈 가리개를 하고 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왠지 낌새가 이상해서 눈 가리개를 치우니 눈앞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완전한 암흑이 찾아온 것이다

 

아까 내가 끄지 않은 방의 불이 몇 분되지 않은 사이 어느새 꺼져 있었다.....

 

스위치를 끄지 않았으니 누군가 발전기를 껐다는 말이 된다

 

아직 발전기가 꺼지려면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아까 내가 본 결과 이 숙소에 묵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나만 자면 숙소 측에서 굳이 발전기를 돌려서 불을 켜놓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는 즉슨, 내가 자리에 누워서 눈 가리개를 하고 자리에 누워 자는 시늉을 하는 것을

 

누군가 방에 난 틈새로 보고 있다가 발전기를 껐다는 말??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 땀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추리지만 이 당시 나는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

 

나는 부들부들 떨며 잠에 들었다 ㅠ

7 Comments
므앙라오 2009.09.20 21:32  

손님한테 퍽킹이라니 예전엔 안그랬는데...ㅠ

카이딘 2009.09.22 23:55  
정말 무서운 친구였어요 ㅠㅠ 나이도 20이라서 철 다 들었을텐데.. 기분은 조금 상했지만 나 때문에 껀수를 놓친 그 녀석의 처지가 불쌍해서 그냥 이해했습니다 ㅋㅋ
태린 2009.09.23 14:56  

간만에 여행기 올라오네요..

비어라오..마시고 프네요...흑흑...

안전이 최고죠.....

카이딘 2009.09.24 20:22  
저도 또 비어라오가 마시고 싶네요.. 흑흑..

라오스하면 딱 떠오르는 것중 하나입니다 ㅋㅋ
홀로남 2009.12.16 05:15  
이글을 따라 라오스까지 왔습니다.
suezak 2010.02.04 14:25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저도 어렸을적 돈을 아끼려고 과하게 흥정하고 먹는것도 적당히? 먹으면서 여행했었는데요. 흥정하는것은 한국인들 더이상 배우지 않아도 될정도로 다른곳에서는 상당히 악명?이 높습니다. 지금 나이가 드니 적당히 눈감아주면서 여행하고 한국에서 좀 여유롭게 준비해가는게 더 나았을것같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어요. 앞으로도 좋은 여행하세요~

오우뻑 2010.06.09 12:39  
와 진짜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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