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삐의 태국 여행기-7 (담넌사두악 수상시장과 차이나타운)
2007. 8. 29 (수)
5시 기상
아들과 통화 후 씻고 아침 먹으러 갔다.
오늘도 우리만 먹는다.
실제로 여기서 아침 해결하는 사람이 없나 보다.
식사 후 오늘은 담넌사두악 수상시장 예약(1인 200B)한 홍익인간 앞으로......
오전에 수상시장 다녀온 후 차이나타운 가기로 했다.
가이드 아저씨 똑소리 난다.
얼굴도 덩치도 동글동글한데 영어발음은 좋다.
수상시장 입구에서 모터보트로 한바퀴 도는데 옆으로 기울것 같고 다른배가 멀찍이 지나는데도 너무 무서웠다.
게다가 양옆에서 물이 튀어 옷이 젖을 것 같아 아슬아슬했다.
그렇지만 재미는 있다.
뭍에서 보는 강과 배를 타고 보는 강은 그 느낌이 사뭇 달라 조금은 흥분해서 사진을 마구 찍었다.
배에서 내리니 아저씨 모이라 하네.
여기는 관광지니까 바가지 요금 조심하고 한시간 배타고 30분 구경하고 한시간반 후에 만나자고 한다.
그러면서 배 탈 사람 따라오라고 하는데 일인당 150B라 설명한다.
그러면 두사람타면 여행일기에서 읽었던 요금이랑 같으니 가이드 아저씨 우리가 바가지 쓰지 않게 배려하는구나 생각했다.
막상 따라가 보니 배 하나에 6~7명씩 마구 태운다.
아유타야에서의 물값처럼 여기서 저 아저씨 일당 챙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모터보트 탔으니 걸어서 구경이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걷는데
에고고~~~~ 너무 짧다.
방람푸 시장도 이것보다 볼게 더 많겠다.
쇼핑을 즐기지 않으니 할 일이 없다.
사진찍고 음료수 마시며 테이블에 앉아 상인들 구경한다.
배에 앉아 물건파는 사람.
난간에 메달려 막대로 물건을 건네주며 장사하는 사람.
모서리에 앉아 모자 몇개 부채 몇개 놓고 관광객과 눈이 마주치길 기다리는 사람. 기타 등등.......
나이 어려 보이는 남학생 발견
저 아이는 왜 학교 안가고 일하는지 궁금하다.
안쓰러워 한참을 보고 있으니 설겆이를 열심히 한다.
세제를 듬뿍 묻혀 거품 가득 내어 거릇을 씻고 헹구는 물은 단 한번 풍덩 적셔 건져 엎어 놓든다.
설겆이 끝.
에고고~~~~
나는 여기서 음식 안 먹을래.
어딜가나 과일은 푸짐하고 싸다.
특히 과일이 다양하니 까서 포장 진졍해 놓은 알록달록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과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간에 의사소통이 안돼서 동문서답.
서로 자기말만 하면서도 거래는 이루어지는 재미난 광경들을 본다.
역시 어딜가나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단연 으뜸.
돌아오는 길에 언제 찍었는지 우리 얼굴이 든 접시를 보여주며 사라한다.
살까말까 망설이다 내 얼굴이 이상하게 찍혔길래 100B로 깍아주면 사겠다고 하니까 안된다면 뒤로 홱 던진다.
싫음 말구!
차로 돌아와 숙소까지 돌아오니 오후 1시다.
씻고 점심 먹으러 나갈려고 하니 비가 온다.
그동안 도착한 날부터 밤에만 비가 오고 낮에는 큰비가 없어 다니기 좋았는데 오늘은 더위를 식혀 주려나 보다 생각하며 기다리는데 영 그칠 생각을 안한다.
10분, 20분, 30분......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3시 반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우리의 주특기
걸으며 살피고, 수다떨고 품평하고 군것질하며 걷다보니 우리 위치를 잃어 버렸다.
지도 보며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올드 샤암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찾느라 한참을 헤메었다.
점심이 아니라 저녁 식사가 되어버린 시간이라 많이 출출하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무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노래자랑이 이어진다.
식사도 하고 노래도 들으며 카오산 젊은이들의 세상과 조금은 다른 분위기에 젖어본다.
돌아오는 길은 조금만 걸어보자 하고 걷다보니 공원이 나온다.
벤치에 앉아 해질녘 산책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우리처럼 다정하게 앉아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며 낯선 곳이 아닌 우리 동네 공원에 앉아 있는 착각을 한다.
둘이서 손을 잡고 얘기하며 강둑을 따라 어두워져가는 풍경을 눈속에, 마음속에 차곡 차곡 담는다.
언젠가 훗날 되새김질해서 추억하기 위해......
태국 베낭 여행 다섯째 날
벌써 이곳에 온 지 5일째다.
시간 너무 잘 간다.
동대문에 수상시장 의뢰를 했었는데 주말에 멋진 수상시장이 있다고 하길래 기다릴까 하다가 꼬창 일정때문에 포기하고 홍익인간의 담넌사두악 수상시장 투어를 수배했다.
오늘은 배달의 민족들끼리 한 차를 만들어 탔다.
원래는 담넌사두악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그리고 나컨빠톰을 가려고 했었는데 예삐에게 무리한 일정이 될것 같아서 수상시장만 가기로 했다.
나는 로즈가든을 몇년전에 가 본적이 있고 예삐는 가 본 적이 없지만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오전투어만 하고 오후에 차이나 타운을 가기로 했다.
낯선 곳을 여행하며 특히 그 지역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같이 하는것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다.
그 지역이란 열대, 온대, 한대 등 기후에 따른 구분과 또 문화에 따라 중화권, 일본권, 동남아권, 남미를 포함한 스페인어권, 유러피언들이 사는 유럽권, 최근엔 동유럽권등 많은 지역을 다녀보면 다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상이함을 느끼고 그 분위기에 젖어보는것도 여행의 별미라 할 수 있다.
동남아권은 야자나무, 바나나나무 등이 특이하다.
담넌사두악 수상시장
예전엔 풍성했다는데 어딘가 빈약하다.
차에서 내려 모터보터를 타고 수상시장으로 향하면서 예삐 무지 좋아한다.
셀카 많이 찍었다.
난 예전에 열대지방 원목지 출장시 많이 타다보니 별로 재미가 없었지만 예삐가 워낙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닷가에서 자라고 바다와 관련된 대학을 졸업하고 9년간 해상생활을 하다 계속 선박회사와 바닷가에 있는 컨테이너터미널에 근무중인지라 바다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사진 상은 근무중인 회사 전경 중 부두모습, 중 및 하는 첫 기항한 중국해운 컨테이너선에 올라 선장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찍은 사진)
사는곳도 바닷가인 해운대.
특히 지금도 의자만 돌리면 바다가 보인다.
아니 사무실이 바다와 불과 1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하루에 몇번씩 배가 접안되어 있는 부두를 둘러보러 다니다 보니 바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함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지만 바다에서 보는 육지는 무지 멋있다.
마찬가지로 모터보트를 타고 가며 보는 육지 또한 아주 멋있었다.
막상 수상시장에 도착하니
세상에나~~~~~~
꼭 작은 어항안에 올챙이를 가득 채워놓은 듯한 느낌
그래도 기념사진도 많이 찍고 간식도 많이 사 먹고 부지런히 몇번을 끝에서 끝까지 왔다갔다 했건만 시간이 많이 남는다.
열대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갈증을 많이 느낀다.
이럴땐 물이나 음료수 보다도 현지 과일을 많이 먹어주면 좋다.
이번 여행에서도 과일 참 많이 먹었다.
외국여행을 하며 물건을 사지 않는것도 하나의 버릇이다.
정말 오랫동안 외국을 나 다니면서도 외국물건이라곤 하나도 넣어다니지 않았다.
예삐랑 결혼 했을때 집에 그 흔한 외제 커피 한병 없다는 사실에 예삐 무척 놀랐었지만, 지금은 예삐도 외국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아 귀국시 공항에서 한번도 세관검색대에 들린 적이 없다.
수상시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지만 중간에 간식을 많이 먹다 보니 배고프지도 않고 또 비가 내려 한참을 기다렸다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세계 각지에 있는 차이나 타운
난 원래 중국요리를 좋아하다보니 외국에 가면 항상 중국음식을 가장 즐긴다.
고딩때는 중국 음식이 좋아서, 중국 화교 여학생이랑 연애가 해 보고 싶어 화교 여학생을 쫒아 집까지 갔다가 튕긴 적도 있었다.
차이나 타운을 구경하며 저녁을 먹고 마치 우리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처럼 둘이 산책을 하며 걷다보니 카오산 지역까지 오게 되었다.
드뎌 내일은 아침 일찍 에까마이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고 뜨랏으로 간다.
물론 꼬창이 목적지지만 캄보디아와의 국경인 반할렉도 들릴 예정이라 일부러 여행사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뜨랏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을 하려고 하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낯선곳에서 일정의 차질이 발생하면 곤란하니까
한치의 착오라도 있으면 저 성질 더러운 예삐 난리 칠게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