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꽃님의 루트를 따라서 - 피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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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꽃님의 루트를 따라서 - 피피섬

공심채 2 3383

[9] 피피로 가는 길

어제 먹고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때우고 8시에 체크아웃하니 거의 시간에 맞게 봉고가 왔다.
봉고다. 어제 썽태우를 타고 1시간 가까이 달려보니 장난이 아니던데, 오늘은 다행히 봉고다..흐..^^

아오낭을 거쳐 이곳 저곳에서 사람을 태우고 한참을 달려서 피피행 선착장에 도착.
나처럼 편도로 피피섬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왕복으로 피피섬 투어에 나서는 사람도 있는데, 같은 배를 이용하는지 서로 구분이 가도록 스티커를 따로 붙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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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피피섬으로 가는 선착장. 긴꼬리배(longtail boat)들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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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선착장 앞. 긴꼬리배는 저렇게 달린다. 물론, 피피섬 가는 배는 저런 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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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이층짜리 배. 음.. 찍다보니 다른 배의 앞 부분을 찍었네..
글고보니, 저 아줌마 아저씨, 왜 저렇게 불만있는 표정으로 쳐다 보는 거지..
어이, 사진 좀 찍자고.. 쓰.. 연예인도 아니면서..

여하간 배에 올라타니 빨갱이꽃님 이야기처럼 서양애들은 선실 안으로 안 들어가고 갑판 앞 뒤에 널부러지는 애들이 허다하다. 오일 바르고 바르고 썬탠 들어가는 애들도 있다.

그러나, 약하디 약한 동양인들 피부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
어제 카약타기 전에 노출된 부위에는 모두 썬블럭을 발랐었는데, 카약타느라 갯벌과 얕은 물 속을 조금 걸을 일이 생겨서 긴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리고 다녔더니 그 여파로 종아리에 약간 일광화상을 입은 상태이다.딴 거는 괜찮은데, 이게 이후로 발맛사지 받을 때마다 신경 써여서(누르거나 문질러 대면 조금 쓰라리다) 내내 어설픈 태국어로 맛사지사에게 "티니 쨉.. 바우바우.. (여기 아파. 살살..^^;)" 하고 말하고 다녔다는..

근본적으로 서양애들과 동양인들은 신체 조건이 많이 다르다는 것.
그네들은 피부도 튼튼(나쁘게 말하면 거칠다..)하고, 골격도 탄탄하다. 예를들어, 동양인들은 출산하고 나면 산후조리가 필요한데, 서양애들은 그런 게 필요없단다. 그만큼 튼튼한 골격~

선실 안은 에어컨이 잘 돼어 있어서 시원하다. 창은 밖에서는 안이 잘 안보이는데,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인다.
MP3 들으며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보니 1시간 30분은 금방이다.
(빨갱이꽃님의 글을 보고, 나도 MP3를 하나 준비했었다. 출근거리가 짧은 편이라 그동안 MP3가 필요없어서 안 샀었는데, 출발 하루전에 부랴부랴 하나 빌려서 음악 집어 넣고.. 흐.. 태국음악을 좋아라 하는 편이라 음악은 태국음악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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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피피섬 똔싸이 선착장 앞.
서양애들 역시 짐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저렇게 숙소까지 짐을 리어카로 날라주는 서비스까지 있다.

일단 제일 급한 것이 숙소 및 내일 푸껫으로 떠날 배편 예약하기.
빨갱이꽃님이 묵었다던 피피호텔은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로달람만쪽 방향으로 바로 보이는데 겉에서 봐도 괜찮아 보인다.
선착장 앞 여행사에 들러서 물어보니 가격은 2,500밧.. 역시 성수기라 엄청 비싸다.
근데, 그 가격에도 방이 없단다.. 덴장..

안 쪽으로 들어가기는 싫고,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수영장 딸린 곳으로 가까운데 없냐고 물어보니 피피반얀빌라를 추천해준다. 피피섬 약도를 받아 위치를 확인해보니 선착장에서 해안을 따라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이고 바다 바로 앞아라서 OK. 가격은.. 3,000밧.. 에혀.. 성수기에 들어 온 내가 잘못이지.. TT

그래도, 여행사에서 예매했으니 호텔에 워크인으로 직접 들어가는 거 보다야 싸겠지.. 했었는데, 호텔 리셉션에 가니 이렇게 오는 손님이 많은지 가격이 떡하니 붙어 있다. 에라.. 가격도 똑같잖어.. 쯥.
왠지 비싸게 주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끄라비타운과는 달리 여기는 2시 이후에 체크인이다. 3시간 정도 남았다.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오늘은 점심부터 챙겨 먹었다. 가격은.. 말 안 하는게 속편하다.


[10] 피피 뷰 포인트

오늘은 일단 피피 뷰포인트에 올라갔다가 와서 호텔 체크인 한 후, 로달랄만쪽 해변과 숙소 내 수영장에서 책 한권 들고 노닥거릴 생각이다. 서양애들 노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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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섬은 해변부터 시작해서 계속 음식점과 맛사지샵, 상점들이 죽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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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뷰포인트로 가다가 발견한 게스트 하우스.

헬로태국에 나와있는 약도를 보면서 뷰포인트로 가다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약도가 좀 안 맞는다. 저녁에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 잔 해야지 하고 체크해 놓은 곳들도 약도와는 달리 없는 곳들이 몇개 있다. 그러고보니 그런 곳들 대부분이 로달람만쪽이다.

로달람만쪽에 가보니 원래 있던 고급 리조트들이 지난번 쓰나미때 모두 쓸려가서 아직 복구가 안되고, 이제서야 건물들이 조금씩 들어서고 있는 상태다. 아마도 똔싸이만보다 로달람만쪽의 쓰나미가 더 거칠었나 보다.
약도에 없는 곳들은 아마 그 때 같이 쓸려 나가서 문을 닫은 것 같고..
이곳이 쓰나미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곳 중 하나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음.. 밤에 돌아다니다 귀신 만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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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뷰포인트로 올라가는 계단. 쓰나미 대피 경로를 알리는 안내판에 50m라고 쓰여진 걸 보니 이 계단의 길이가 50m 정도 되나 보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사가 만만치 않다. 순간 고민.. 이걸 올라가, 말어..

이상하게 이번 태국의 겨울은 예년과 달리 낮의 더위가 상당하다. 예년 같으면 낮에도 그렇게 덥지 않고, 밤이 되면 우리나라 초가을 정도 날씨는 나왔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뷰포인트는 보고 가야지. 까짓거 가자!!
헉헉.. 이거 생각보다 더 힘드네.. 휴.. 그래도 거의 다 올라왔다. 조금만 더..
야호~~ 드뎌 계단을 다 올라왔다..
근데, 뷰포인트는 간데 없고, 왠 계단이 또..??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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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뷰포인트 여기서부터 300m란다..TT
으.. 그냥 내려갔다다 해질무렵에 조금 선선해지면 다시 올라와서 석양이나 구경할까..
아냐, 저 계단을 어떻게 올라왔는데.. 나중에 또 올라 올 수는..
그래, 가보지 뭐.. 어쩌겠어.. 에혀.. 그래도 300m 라는데.. @@

그런데, 막상 가기로 하고 올라가보니, 이후 300m는 경사가 완만해서 별로 힘이 안 든다.
그냥 조금 경사진 숲속을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주변의 야자수들도 늘어서 있고, 떨어진 야자에서는 새로운 야자수들이 싹이 터서 자라고 있다.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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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달하면 요렇게 예쁘게 꾸며 놓은 정원과 함께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가게가 하나 나온다.

그리고, 뒤를 돌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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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피피섬의 풍경이 펼쳐진다.
왼쪽이 똔사이만, 오른쪽이 로달람만이다. 로달람만은 물이 많이 빠져서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보인다.
똔사이 만쪽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높은(?) 건물이 피피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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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오른쪽 로달람만의 다른 사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시원한 M150 (이건, 태국의 박카스 같은 거다) 한 병 사서 마시고, 바위에 앉아서 피피돈 전경을 한참 구경했다. 바람도 불어오고 시원하다. 땡볕에만 나와 있지 않으면.. ^^

올라오는 길이 힘들었던 만큼 내려오는 길은 편했다.
내려오다 가파른 50m 계단의 끝 부분에서 헉헉대며 올라오는 서양애들 한쌍을 만났다.
씨익 웃으며 한 마디 해 줬다. '힘들지.. 300m만 더 올라가면 돼'
흐흐.. 찌그러지는 애들 표정을 즐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왔다.
(음.. 너무했나.. 그래도, 뭐,, 난 거짓말 한 건 없다. 300m 남은 거는 사실이니..ㅎㅎ)

돌아와서 호텔 체크인. 방은 마음에 든다. 발코니도 있고..
샤워하고 땀으로 젖어버린 옷 대신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은 후 책 한권 들고 로달람만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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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달람만 저렇게 한줄로 비치 패러솔이 놓여 있고, 그 밑에서 책 읽거나 낮잠자는 사람들이 많다.
백사장에서 썬탠하는 인간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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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놀이 하는 연인들도.. 쓰..

나도 비치 패러솔 대열에 끼여 들어 책을 읽었다.
파타야에서는 비치 패러솔 이용하는데 돈을 받았던 것 같은데, 여기는 돈 받는 사람은 없다.
(나중에 보니 푸껫에서도 돈은 안 받는 거 같다. 파타야도 이제는 안 받을려나..)

여기서 책 추천 하나.. 이번 여행길에 읽은 2권의 책 중 하나는 황광우씨의 '철학 콘서트'이다.
철학이라고 하니 꽤나 골치아플 것 같은데, 이 책은 전혀 아니라는..
소크라테스부터 석가, 예수, 마르크스, 공자, 노자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대표적인 사상가 10인에 대해서 구어체로 읽기 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여행길에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으면서도 유익한 책이라는..
왠지 그동안 회사일만 하느라 굳어버린 머리에 '지식과 교양'이라는 걸 조금은 채워 넣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 넘의 치명적인 기억력 퇴보로 인해, 머리에 남은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읽을 때는 좋았다는..^^)

두시간쯤 책읽다 돌아와서 이번엔 숙소의 풀장 옆에서 또 한시간쯤 책을 읽었다.
한번씩 생각나면 풀장에도 들어갔다 나오고.. (음.. 수영은 못한다. 그냥 목욕탕에 들어가듯이 목만 내밀고 앉아 있다가 나왔다는..TT)
몸도 시원하고 마음도 한가롭고, 머리는 즐겁다. 이런 게 정말 휴가의 맛이 아닐까..


[11] 피피섬의 저녁

피피에는 해변가를 따라서 식당들이 죽 늘어서 있다. 어디를 가든지 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저녁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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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답게 해산물이 풍부하다. 가격은.. 쓰읍.. 이 넘의 성수기..

마침 숙소에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똔싸이 씨푸드'의 10% 할인권을 줬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그곳으로 가서 팍뿡파이덴(공심채 마늘 볶음) 한 접시, 똠양꿍 한 그룻, 쌀밥에 수박 쉐이크 하나로 배를 채웠다. 그런데, 계산할 때 10% 할인권을 내미니 안 된단다..
엥.. 왜 안되지? 헙.. 쿠폰을 보니 700밧 이상일 경우 10% 할인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덴장.. 혼자 온 놈한테 이걸 왜 준거야..쯥.. 내가 혼자서 700밧 이상 먹을만큼 대식가로 보인건가..
아님, 비싸기만 랍스터라도 한마리 먹어 줄거라고 기대한 건지.. 에잇..

피피섬에는 이상하게 개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보인다. 대체로 태국에서는 개를 더 많이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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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은 밥 먹고 있는 동안에 옆으로 다가 온 녀석..
이 녀석도 저녁식사때가 됐나보다 생각이 들어 먹고 있던 똠양꿍에서 아까운 새우 한마리를 건져내서 던져 주었다. '맛있게 받아 먹는 걸 보고 흐뭇했다..'
원래는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건데.. 결과는.. 무시당했다..TT
코 앞에 있는 새우를 본 채 만 채하고 딴청이다. 배불리 식사 한 후 산책 나온 고양이였나 보다.

그런데, 왠 걸.. 옆 테이블의 서양 아줌마가 먹이를 손 위에 올려서 주니 낼름낼름 잘 받아 먹는다.
그렇다.. 이 녀석은 자존심 강한 고양이의 일족이었던 것이다. 땅에 던져 준 먹이는 먹지 않는..
음.. 아무리 봐도 족보 있는 녀석 같지는 않은데.. TT

식사를 마치고 야오 해변 방향으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바다가 바라보이는 맛사지삽에서 편안하게 발맛사지 한시간 받은 후 (음.. 뭔 발맛사지가 1시간에 300밧씩이나.. 이것도 성수기 요금인가..) 발코니에서 맥주 한 캔 할 생각으로 과일과 로띠를 샀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를 살려고 했다. 그런데.. 안 판단다.. 허걱.. 이게 뭔 일??
알고보니.. 내일이 태국 선거일이다. 그래서, 오늘 오후 6시부터 내일 오후 3시까지는 어떤 곳에서도 술을 안 판단다.. 심지어 술집에서도.. TT 다만, 펍이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곁들이는 것만 가능한 것 같다. 이런.. 쓰..

그래도 혹시나 해서 돌아다니면서 가게들을 체크했다. 역시나.. 모두 안 판단다..
허탈한 마음으로 털레털레 돌아오는데, 숙소 바로 옆 골목에서 손에 맥주병을 든 서양애들을 만났다.
어라.. 너네 이거 어디서 구했냐? 어디긴, 바로 여기지..
그렇다.. 어디에나 이렇게 하나씩 규정을 어기는 사람은 있는 법..
골목 초입에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맥주를 팔고 있었다..

그렇게 약 한시간만에 맥주를 한 캔 구해서 숙소 돌아왔다. 과일과 로띠와 함께 한 캔 쭈욱..
이렇게 피피에서의 하루도 끝이 났다.

2 Comments
R♥해운대 2007.12.30 21:34  
  오동통통 적당히 살오른 냥이가 귀엽네요 ^^
한시간여만에 구한 맥주 한 캔.
넘 시원했겠어요 ^^
순진무구녀 2008.01.04 10:33  
  서양인들은 피부가 튼튼해서 잘 타지도않는건가요?
우리같으면 한 30분만 직사광선 쬐면 큰일날터인데 ㅎㅎ
그래서 그렇게들 지지고 굽고 하는건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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