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여행일기-담백한 그 맛, 치킨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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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여행일기-담백한 그 맛, 치킨라이스

필리핀 4 3916

치킨라이스는 싱가폴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다.

싱가폴에서 치킨라이스가 얼마나 유명한 음식인가 하면

‘치킨라이스’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이다.

(참고로 태국에서는 ‘똠 얌 꿍’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동네마다 치킨라이스 전문점이 한두 집은 꼭 있는데,

아마 싱가폴 국민들은 하루 3끼 중

1끼는 치킨라이스를 먹지 않을까 싶다.


치킨라이스는 뜨끈뜨끈한 밥 위에

푹 삶아서 기름기를 쫙 뺀 닭고기를 몇 점 얹어서

닭 삶은 국물과 함께 주는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음식이다.

그러나 닭을 얼마나 제대로 삶느냐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다.

잘 삶아진 닭고기는 입에 들어가면

씹을 사이도 없이 스르르 녹아버린다.

그리고 밥도 그냥 막하는 게 아니라

닭 삶은 물로 지어서 구수하고 고슬고슬하다.


싱가폴에서 3개월 동안 체류하는 동안

수십 그릇의 치킨라이스를 먹었던 것 같다.

치킨라이스 전문점을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치킨라이스는 내 입맛에 잘 맞았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그런 치킨라이스를 태국의 카오산에서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싱가폴에서와 똑같은 맛인데다가

가격은 더 저렴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족발덮밥에 환호하는 동안

나는 이 태국식 치킨라이스에 환호했다.


이번 여행에서 어쩌다보니 1월 1일에

푸켓 땅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숙소 예약도 안 해 놓고 빠똥비치에 도착한 게 밤 8시!

그때부터 방 구하기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10시 무렵에야 갓 개업한 호텔에

딱 하나 남은 방을 겨우 차지할 수 있었다.


다음 날, 평소의 3배에 달하는 빠똥비치의 숙소 요금에 질려

부랴부랴 푸켓타운으로 숙소를 옮긴 후,

리셉션의 아가씨에게 괜찮은 식당을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그 아가씨가 소개해준 식당이 바로 치킨라이스 전문점이었다.


푸켓 크리스탈 인 옆에 위치한 이 치킨라이스 전문점은

내가 경험한 태국의 그 어느 식당보다

위생 상태나 서비스 상태가 좋았다.

외양은 그저 그런 수준의 동네 식당처럼 보이지만,

식당 안으로 딱 들어섰을 때

아! 이 집 음식 제대로 하는구나, 하는 게 느껴졌다.

오랜 전통과 주인장의 장인 의식에서 비롯된

포스가 곳곳에서 풍기고 있었다.


이 집의 치킨라이스는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치킨라이스보다

아주 각별한 맛을 선사했다.

맛깔스런 밥은 혀 위를 구르는 듯 했고

껍질을 발라낸 고기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웠다.

백문이 불여일식!

푸켓 가시는 분들은 꼭 한번 먹어보기를 권한다.

치킨라이스 1그릇 35밧!


4 Comments
Woody* 2008.01.14 22:27  
  저두 가장좋아하는음식...ㅠㅠ
카우만까이...맞나요..ㅎㅎ
요술왕자 2008.01.15 00:18  
  꼬따 카우 만 까이...
이집은 카우 만 까이도 맛있고 무껍(돼지고기 튀김), 무댕(돼지고기 조림)도 맛있어요... 야채도 나와서 좋아요...
Cathy 2008.03.04 02:20  
  요왕님은 모르시는게 무엇일까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karlpopper 2012.02.24 23:06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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