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출발편②
순간 바짝 쫄았습니다.
이대로 방콕 땅 한번 제대로 밟아보지 못하고 택시기사 칼에 맞거나
산속 어딘가에 생매장 당하는 건 아닌가.....
그래서 그 순간부터 입 꾹 다물고 영수증 얘긴 꺼내지도 않았어요.
우리가 조용해져서 그랬는지 그 칼은 다시 다른 곳에 넣어두더군요.
(그 순간 돼지는 저 자식이 칼로 위협하면
뒤에서 목을 조르고...어쩌고...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그나마 돼지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지 저 혼자 탔으면....)
이제 조용히 미터로 가나보다 했더니...
갑자기 불을 켜더니 앞좌석에 걸어둔 요금표를 보여주면서
2300밧에 방콕관광을 시켜주겠다느니 미터 끄고 가자느니 계속 헛소리를...
정말 독한 넘한테 걸린 듯...포기할 법도 하건만...악질 중 악질입니다!!!!
싫다고 하니까 (아까 칼 사건도 있었고 큰소리는 못치고 소심하게 no를 외침)
이젠 진짜 포기했는지 조용히 가더라구요.
근데 이상한 건, 톨게이트를 3번이나 지났다는 거!
나중에 카오산에 공항 갈 때도 그랬고,
태사랑에서 읽은 정보로도 2번만 거치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암튼 50밧/45밧/20밧씩...톨비만 115밧...
그리고 새벽이라 차 하나도 안 막혔음에도(30~40분 만에 카오산 도착) 미터요금이 313밧...
영수증에 적힌 요금이라며 마지막에 50밧 또 요구...
택시비만 480밧 가까이 나왔습니다. 미터조작이 심히 의심스러웠다는...
(택시 타면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다 겪은 것 같아요)
암튼 가까스로 카오산에 도착. 람푸하우스에 체크인 하고 짐 놓기 무섭게 잠이 들었습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날개 달린 왕바퀴벌레님께서 친히 우리를 반겨주셨지만,
칼 맞을 뻔 한 판국에 그깟 바퀴벌레쯤이 대수겠어요?
대한의 건아, 자랑스런 예비역인 돼지가 확인사살해줘서 안심하고 숙면을...^^;;
건기라 그런지, 낮에는 더워도 밤엔 서늘하더군요~
이 무렵에 가시는 분들은 낮에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 팬룸도 괜찮을 듯!
바퀴벌레 땜에 쬐끔 놀라긴 했지만, 방 청소 상태는 아주 양호했어요~
아무래도 문 여닫고 왔다갔다할 때 들어온 거 같더라구요.
(바퀴벌레 따윈 잊어버릴 만큼, 나중에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 이야긴 나중에!
암튼 또 카오산에 간다해도 람푸하우스에 묵을 것 같아요ㅎㅎ)
택시기사한테 사기당한 게 억울하긴 했지만,
앞으로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액땜한 셈 치려구요~
(여행기 쓰다보니 택시기사 얼굴이 생각나 또 혈압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