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6일①
지난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번 [로띠마타바]에 도전.
(먹을 것을 향한 이 무서운 집념ㅡㅡ;;)
조금 늦게 가서 그런지 오늘은 문을 열었더군요.
밀크&버터 로띠, 비프 마타바, 플레인 로띠&치킨커리 세트, 콜라 등을 시켰는데...
음식은 다 맛있었어요.
(한국사람은 뭐니뭐니해도 밥심이라,
커리에 쓱쓱 비벼먹을 밥도 주문했는데, 못 들으셨는지 안 나왔어요.
슬슬 배가 차기도 했고 오히려 잘 됐다 싶었음^^;)
아무튼 배도 든든하겠다 이제 본격적인 관광 시작^^
도보여행도 좋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 중간코스 생략하고
택시 타고 바로 위만멕 궁전으로 이동했습니다.
택시기사분이 친절해서 기분 좋게 갔어요!
예전에 안산에 가봤다며 까올리라니까 엄청 반가워하시더라구요~
가는 길에 보이는 다른 관광지들도 설명해주시고~
가이드스러운 관광지 설명에
‘갑자기 돌변해서 문 걸어잠그고, 방콕 돌면서 투어비 챙기려는 거 아냐?’
하고 순간 긴장했지만, 40밧 내고 무사히 잘 도착했어요^^;
서로 믿고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이룩해야 할 텐데.
잊을 만 하면 도지는 의심병
왕궁에서 받은 입장권으로 위만멕은 공짜 관람!
(공짜라 그런지 모든 풍경이 아름다워 보입니다ㅋㅋㅋ)
복장제한 때문에 반바지가 안 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무 더워서 무대뽀 정신으로 그냥 들어갔어요.ㅋㅋ
어차피 안에서 싸롱 빌려줘서 굳이 더운 날씨에 긴바지 입고 갈 필요 없는 듯.
위만멕 맨션은 디파짓을 받고 빌려줬고,
그밖에 다른 전시관들은 건물 입구에서 그냥 대여해주더라구요.
위만멕 맨션은 개별행동이 제한되며,
매시 15분과 45분마다 가이드투어가 진행됩니다.
물론 가이드는 무료^^
영어/일어/중국어 등등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흰 영어 선택.
은근히 넓어서 따라다니기 버겁긴 했지만,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와 밖에 다시 나가기 싫을 정도였어요.
근데 특이하게 에어컨이 바닥에 있다는;;;
몇몇 관광객들은 모르고 에어컨 밟고 서있다가 가이드한테 혼나기도 했습니다.
관람 후 싸롱 입은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
전시실에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부르는 돼지.
돼지: 일루 와봐봐- 여기 좋은 거 있어!
나: 응? 뭐?
해서 가보면...에어컨 바람 정면으로 나오는 곳...^^;;
저라고 뭐 별거 있겠습니까? 바늘(돼지) 가는 데 실(꼼팅) 따라 간다고...
나: 아~ 내 생각에도 이 유물은 가까이서 장시간 볼 필요성이 있는 거 같애!
돼지: 그치그치? 음...조금만 더 보고(?) 가자.
에어컨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밖으로 나오니
사당에 놓인 음식을 먹는 까마귀도 보이고,
잔디를 유유자적 기어다니는 파충류(?)까지 발견!
우와와아- 우리 횡재했다!^----------^
신기해서 그것만 졸졸 따라다녔는데 물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놓쳤어요.
악어처럼 물 속을 유유히 헤엄쳐다닙니다. 대체....누구냐 넌?
태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건, 동물친화적이라는 것!
식당이든 길거리든 심지어 관광명소든 개나 고양이, 새, 도마뱀 등 많은 동물들이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아간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가끔은 사진 속의 동물원에서나 볼 법한 파충류(?)까지 궁전을 활보하는;;;)
꼼팅: 여기 개들은 진짜 신기하다.
우리나라 개들은 길바닥에 저렇게 누워있는 한번도 못 봤는데~ 그치?
돼지: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누워있으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ㅡㅡ;;
꼼팅: 아....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개나 고양이들이 다 주인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함부로 건드렸다간 봉변당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주인 없는 도둑고양이나 개들도 있지만,
설사 그런 동물들조차도 누군가는 먹이를 챙겨준다네요.
암튼 아무데나 너부러져 있는 개들은 태국의 심벌처럼 느껴질 정도!ㅋㅋ
이날 태국 학생들도 많이 왔었는데, 길 물어보고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찰칵!
* 제 사진이 흔들린 관계로 잘 나온 돼지 사진만! (신비주의 꼼팅ㅋㅋ)
길 알려준 학생하고 찍으려 했는데 어느새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든 아이들^^;;
순간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애들아 누나가 싸인 한 장 해줄까? 퍽퍽-@.@)
찍으려다 오히려 찍힘을 당하고 궁전을 빠져나와 택시를 탔어요.
이제 택시를 자주(?) 이용하네요.
그러나, 아직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아 내릴 때까지 초긴장 상태~ㅋㅋ
남들은 편하려고 택시 타는데, 저흰 좌불안석....눈치 살피느라 바쁩니다.
여행 tip. 택시타기 노하우
이건 저희만의 비법인데...큰맘 먹고 공개합니다!^0^
비법1. 핑크택시를 이용하라.
빨강/파랑/주황/보라/노랑&초록 등등 수많이 색깔의 택시가 있는데,
그 택시들은 회사택시와 사설택시로 나뉩니다.
사설택시들은 무면허 기사도 많고 바가지도 많이 씌운다고 하니,
회사택시인 핑크나 빨강을 이용하세요^^
비법2.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모든 기사가 사기꾼은 아닙니다.
많은 기사분들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미터 누르고,
외국인이라고 일부러 돌아가는 횡포를 부리지도 않습니다.
어떤 기사를 만나는가는 순전히 운이죠.
하지만 본성이 악한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서로 국적이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거나 호감을 보이는 사람에겐 잘해주는 거 같아요.
1) 서있는 택시 말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는다.
2) 미터를 누르는지 확인 후, 누르면 OK, "Meter, plz." 해도
안 누르고 흥정하려 들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내리기.
3) 여기서부터 진짜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시종일관 급방긋을 유지하며 택시기사와 대화를 시도하기.
레디....액션!
#씬 넘버1. 가방에 챙겨온 말린 바나나(다른 메뉴로도 대체 가능ㅋㅋ)를 몇 개 집어주며 권한다.
(압니다~ 먹기 싫어하는 거. 알면서도 택시탈 때마다 합니다.
그럼 처음엔 고맙다며 억지로 한입 먹죠.
근데 두 번은 안 받더라구요~ㅋㅋ
저만 그런진 모르겠지만, 먹을 거 주는 사람한텐 왠지 호감이 가지 않나요?)
#씬 넘버2. 이제부터 돼지와 저의 협공!
태국 음식이 맛있다느니, 태국인들이 친절하다느니,
베스트 드라이버라느니, 핑크택시가 깨끗하고 기사분들도 좋아
우린 핑크택시만 탄다느니 하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돼지가 말하면 옆에서 제가 거들고, 제가 말하면 돼지가 맞장구 치고~
나름 택시에서의 상황극 대본이 있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과 대사도 있음!ㅋㅋ
심지어 택시 안에 날아댕기는 모기를 잡아주는 모션까지...
(정말 처절합니다;;;)
이쯤 되면 왠만한 기사는 다 넘어오죠~
목적지별 대략적인 택시 요금 알아갔는데,
러시아워 시간을 제외하곤 대부분 그 요금보다 저렴하게 나왔어요.
* 이제 저희가 왜 택시를 잘 안 타는지 아시겠죠?
3번까지 진행되다보면 심신이 심히 피곤해집니다;;
오히려 버스나 BTS가 편해요ㅋㅋ
암튼 이 방법을 총 동원해 씨암까지 무사히 도착.
씨암스퀘어에 있는 [쏨땀느아]에서 점심을 해결했어요.
줄은 길었는데 생각보다 테이블회전이 빨라
5분도 안 기다리고 금방 들어갔습니다.
2% 부족한 교촌치킨 맛이 난다는 까이톳, 쏨땀타이, 찹쌀밥 등을 시켰어요.
짜뚜짝 푼따롭에서 먹은 것과 동일메뉴!
까이톳은 양쪽 다 맛있었어요.
푼따롭이 예전에 시장 닭집에서 튀겨팔던 추억의 후라이드치킨이라면,
쏨땀느아는 양념이 가미된 교촌치킨 맛.
쏨땀의 경우, 제 입맛엔 푼따롭이 더 맞았던 거 같아요.
쏨땀느아의 쏨땀은 시큼한 맛이 강했거든요.
어떤 게 본래 맛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푼따롭에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