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8일②
12시쯤 선상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제 입맛에 딱 맞는 게~ 다 맛있었어요!
뷔페식으로.......
쁠라랏남프릭파우, 볶음밥, 핫윙, 스파게티, 똠얌꿍,
각종 튀김과 과일 등이 차려졌는데
사람들 모두 바닥날 때까지 먹었다는~
(맥주를 제외한 탄산음료와 물은 무한제공)
제임스본드 섬엔 캐누 대신 작은 보트를 타고 다 같이 이동했는데,
저희는 반강제적으로(?) 가이드 지정석인 뒷자리에 끼어 앉혀져
사진 찍고 얘기하면서 왔어요~ㅋㅋ
birds 덕분에 다른 가이드들 하고도 잘 지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섬에 도착했을 때 birds한테 너무 고마워서 아이스크림을 사주려고
오렌지맛 쌍쌍바(?) 2개를 집어들고 100밧을 냈더니 잔돈을 안 주더군요!!
birds가 직접 나서서 따졌는데........
하나에 50밧이랍니다;;;
(그르지마요~~~ 100밧이면 카우카무가 4그릇인데...ㅠㅠ)
하나는 birds한테 주고,
나머지 하나는 돼지랑 나눠먹으려고 했는데
반으로 쪼개다가 윗부분 절반 이상이 잘려져나가 모래에 떨어져버렸음
흙 털어먹고 싶은 걸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포기,
피눈물 흘리며 배로 돌아왔습니다.
웬만하면 투어 중에 들른 섬에선 아무것도 사먹지 마세요~ 너무 비싸요;;;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돼지의 컨디션이 더 나빠져서 더 이상 투어가 힘들었어요.
어쩔 수 없이 돼지는 배에서 쉬고, 저만 birds랑 캐누타고 나갔어요.^^;;
햇빛이 너무 강해 SPF50짜리 썬크림도 무력할 정도.
그래서 준비해간 우산 겸 양산을 펼쳐들고 유유자적 씨캐누를 즐겼답니다.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뱃놀이 가잔다~ ♬
(팡아만에서 청록색 우산 들고 씨캐누 타던 신기한 아이를 보신 분?
그게 저랍니다.ㅋㅋㅋ)
돼지는 창피하다고 제발 접으라는데...
너무 덥단 말이다!! (사실 저도 조금 민망하긴 했어요 )
서양인들이야 워낙 썬탠하는 걸 좋아해서 배에서든 비치에서든 땡볕에 잘 누워있었고,
한국인들을 비롯한 동양인들은 대부분 모자로 얼굴 가렸거든요.
제가 우산 쓰고 캐누 타는 걸 보고
옆으로 지나가던 우즈벡 미녀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대단하답니다.
(칭찬인거지? 그런거지?)
우산 접을 걸 그랬나^^;;;;
* 혹시 이런 아이도 보셨나요?
비치타올 뒤집어쓰고 눈만 빼꼼 내민 채
온 몸으로 ‘태양이 시러~’를 외치는!!!!!ㅋㅋ
(원래 엽기와는 거리가 먼,
고지식하고 나름 부끄럼도 많은 전갈자리 A형인데
이 날은 잠시 더위를 먹었는지;;;
아님 잠재되어있던 본성이 깨어난건가? 나 원래 이런 애였어?ㅠㅠ)
암튼 birds랑 둘이 캐누 타고 가면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예쁘다는 칭찬까지 듣고!ㅋㅋㅋ
(혹시 아는 영어가 뷰티풀 밖에 없었는지도.
하지만 절대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다는;;)
언제까지 빠통에 있냐고 묻더라구요.
그리고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 영어로 표현하기가 힘든지
가만있다가 생각해낸 말이
birds 曰,
“Only speak English, I'll miss U"
그래서 ”Me, too"라고 답해줬죠~ ㅋㅋ
역시 난 태국에서 먹히는 얼굴인게야~ 태국에 뼈를 묻고 살리라!
날 괄시하는 한국 따윈 영영 잊고 돌아가지 않으리라!! 불끈~!!
(살짝 공주병 초기증상이 보이기 시작....워워-)
어쨌든 그 뒤로 “I'll miss U~"는 우리들의 구호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하얗다고 부러워하길래,
나만의 화이트닝 비법이라며 우산을 같이 씌워줬더니
특유의 수줍은 미소 작렬!
지나가던 몽키호이가 놀리더군요~ㅋㅋ
* 몽키호이는 다른 한국 여자분들 가이드인데~
우리 가이드와는 달리 활발한 성격이었어요.
사진 찍을 때 끼어들기, 길 가로막기, 띵똥이라 놀리고 도망가기 등등
얼굴에서부터 장난끼가 그득해보이죠?^^
그 씨캐누팀에선 투어 내내 “띵똥~”이 울려퍼졌다는~ㅋㅋ
(띵똥은 태국말로 ‘바보’)
몽키호이가~ 아픈 남친 두고 둘이 어디가냐며 히죽히죽 웃길래...
birds를 가리키며 말해줬죠!
“We are on our honeymoon~" 이라고!
비치에 도착해선 진짜 신혼부부마냥(?) 같이 우산 쓰고 돌아댕겼답니다.
아마 돼지가 봤으면 혈압 좀 올랐을지도?!ㅋㅋ
birds가 해변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예쁜 소라랑 조개껍데기도 주워주고,
조금 과장해서 손바닥만한 게도 잡아줬어요!
(↓ 무쳐먹기도, 찜 쪄먹기도 어중간한 크기ㅋㅋ)
* 우리 가이드 birds 예요~
그리고 저기 저 퍼런 게 바로 문제의 제 우산!^^
혼자 배에 놔두고 온 돼지가 맘에 걸려서
다른 사람들보다 30분 정도 일찍 배로 돌아갔어요.
와보니까 현지매니저랑 한국어로(?) 대화 중인 돼지~
찰스 닮은 현지매니저는 영어 뿐 아니라 일어랑 한국어도 정말 잘해요!
웬만한 한국어는 다 알아듣고 말할 정도~
진짜 매니저인진 모르겠지만, 캐누 가이드도 안하고 배에서만 있었는데
투어일정 설명이라든지, 기타 방송은 몽땅 찰스 담당이었음.
처음에 “치얼~스”라길래 뭔말인가 했더니
찰스라는 우리나라 모델이랑 자기가 닮았다는 거였어요.
닮았나요?ㅋㅋ
워낙 장난치는 걸 좋아해서
사람들 캐누 타고 도착할 때마다 배 2층에서 몰래 물 뿌리고 도망가고...
덕분에 울 돼지만 의심받아서 물 맞은 사람들한테 찍혔습니다;;; ㅋㅋㅋ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아오 포 선착장에 도착.
선착장에서 다시 픽업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오늘 치앙라이 씨푸드에서 저녁을 먹기로 되어있는데,
해산물은 무리일 거 같다고 해서
돼지는 세븐일레븐에 들러 어제 먹은 인스턴트 죽을 사고,
저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와 숙소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했어요.ㅠㅠ
식도락여행의 최대 위기...흑흑...위와 장이 말을 안 듣습니다...
컨디션이 좋았으면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밤엔 빠통 곳곳을 누비며 구경도 하고,
그 이름도 찬란한~ 바나나 나이트도 가봤을 텐데...
(악성불치병 중 하나인 몸치병을 앓고 있는지라, 한국에선 한번도 못 가본 나이트...
태국에서라도 외국인이란 전용철판 깔고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
역시 여행시 가장 중요한 건 체력관리인 듯!!
꼬피피 가기 전엔 나아야 할텐데...
여행일기가 아니라 투병일기가 되어가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