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10일①
어제 푹 쉰 덕에 돼지의 병세(?)가 많이 호전되어,
무사히 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아침에도 컨디션 안 좋으면 투어 포기하려고 했거든요~
방콕에서의 식탐으로 몇 키로는 더 찐 거 같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 또한 푸켓에서부터 아픈 바람에
급격하게 살이 빠지기 시작해 비키니도 입을 수 있었답니다! 오호호호호-
(투어에 한국인이 한 명도 없어서,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람들이란 생각으로 막 나간 경향도 없지 않다는;;;)
상쾌한 하루의 시작을 위해 허겁지겁 조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저희 같은 배낭족에겐 아침 먹을 식당 찾아 헤매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즉석오믈렛도 먹고 싶었으나 줄이 너무 길어 투어미팅시간도 간당간당하고
무엇보다 비키니의 압박으로 눈물을 머금고 일어섰습니다.
조식당에서 피쉬브래드로 식빵을 몇 개 집어왔는데...
토스트도 생략, 버터도 없이 허여멀건한 빵만 수북히 담아가니까
주변 시선이 조금 이상야릇하네요^^;;
최대한 벽 쪽에 붙어 식빵을 테이블 위 접시에서 무릎 위로,
무릎에서 가방으로 슬금슬금 주워 담습니다.
말로는
“뭐 어때~ 내가 먹으려고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스노클링용인데~
그리고 난 오늘 아침도 쥐꼬리만큼 먹었단 말야!
식빵 몇 개 챙겨봤자 우리 밥값도 안 돼”
이러면서도 저도 모르게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어쨌든~ 대충 허기를 채우고 어제 투어를 예약했던 하모니4로 집결!
한국에서 태사랑 추천글 읽고 왔다고 하니 1인당 550밧인데 40밧 할인해주시더군요.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깎아주니 어찌나 뿌듯하던지ㅋㅋ
(설마...돈 조금 냈다고 보트 짐칸에 태우고 가진 않겠지ㅡ)
근데 저말고도 그 글 읽고 찾아오신 분들이 많았나봐요.
빅보트 중 블루스카이를 콕 찝어 선택했더니,
주인언니 왈....한국사람들은 유독 그 배만 찾는다고
다른 배보다 더 좋지도 않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아~ 그래요?” “그러게요~” “그런가요?” “그렇군요~”
(--)(__)(--)(__) 고개 끄덕끄덕 경청한 후, 블루스카이로 신청!
* 이상하게 사진발 잘 받은 블루스카이. 이 놈의 앞과 뒤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나중에 투어하면서 보니까 식사도 그렇게 시설도 그렇고 다른 배가 훨씬 좋더라구요^^;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서있으니까 앉으라고 의자를 꺼내줍니다.
근데 하필 실내가 아닌 실외에 앉히는지^^;
의자 놓고 가게 앞에 앉아있으려니 꼭 삐끼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장난으로 “헤이! 택시보트~ 택시보트” 했더니
(실제로 피피섬 돌아다니다 보면 택시보트=롱테일보트 타라고 외치는 사람들 많음)
주인언니랑 오빠가 막 뒤로 넘어갈 듯 웃더니, 얼마냐고 묻습니다.
100밧이라니까 너무 비싸다고 조금만 깎아달라네요~
그래서 단호히 말했죠!
“노 디스카운트” ㅋㅋㅋ
좀 있다보니 커플 2명이 더 와서 우리 옆에 새로운 의자 갖다가 앉고,
그 후에 나이 지긋해 보이시는 할머니(?) 두 분이 또 오셨길래
동방예의지국민답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인언니가 안에 들어와서 앉으라고 하더군요.
착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호호호! 기다리면서 인터넷도 공짜로 썼어요^^v
그렇게 시간 때우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다 모여 선착장으로 출발~
팡아만 투어와 달리 이번 피피섬 투어는 한국인이 한명도 없었어요~
우리가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자리 양보한 할머니 두 분을 빼곤 다 커플!!
(여자 이반커플도 있었음. 돼지 말로는 배 뒤편에서 몰래몰래 ‘입크기재기’도 했다던데...
그런 재미난 구경이 있으면 나한테도 알려줘야지!! 치사하게 혼자만 보고!!)
6시간쯤 투어를 하는데, 현지가이드들과 거의 대화가 없었어요.
그냥 목적지 도착하면 내려주고, 시간되면 밥 주고~
관광객들끼리도 서로 말 안 섞고 개별행동;;;(커플이 많아서 그런가??)
그래도 바다만큼은 정말 멋졌어요!
스노클링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편에^^
여행 tip. 피피섬 스노클링 투어
* 꼭 피쉬브래드(스노클링 때 물고기 줄 빵) 챙겨가세요
* 투어 때 점심을 주긴 하는데 달랑 샌드위치 하나!
(물놀이 하면 원래 몇 배로 더 배고픈 법인데...ㅠㅠ)
피피섬에서 투어 가시는 분들은 간식거리 꼭 챙겨가세요~^^
* 원데이 투어 외에 선셋투어도 있는데, 보통 오후 4시쯤 출발해 저녁 8시쯤 돌아온다네요.
* 빅보트와 스피드보트, 롱테일보트 등 선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롱테일은 햇빛 피할 곳이 없어 화상입기 딱 좋고,
스피드보트는 속도가 빠르고 비치까지 접근도 용이하긴 하지만
심하게 요동치는데다(배멀미위험!) 너무 좁아서 불편해보였어요~
결론은 빅보트 추천!ㅋㅋ
* 투어내용도 가격도 여행사마다 대동소이한 듯.
숙소에서 가까운 여행사 2~3곳만 들러보고 아무데서나 결정하시면 될 거 같아요!
근데 하모니4 직원분 친절해서 좋긴 했어요^^
근처에 계신 분들이라면 이곳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