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14. 숨겨진 여행자들의 도시 빠이에 도착하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오늘 매홍쏜으로 가야 되는 거지만 건너띄고 빠이로 가기로 했다. 매홍쏜으로 가려고 했던게 트랙킹 하면서 빠동족(목에 링을 찬 목긴 여인네들이 있는 곳)을 보러 가기 위함이었는데 어제 막 트래킹을 마치고 왔는데 또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 오전에는 처리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졌는데 어제 그 망할넘의 아답터가 또 망가졌기 때문이다. 우쒸~! 어제 미소네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판탑 플라자에 가면 아답터를 살수 있을거라 해서 그 곳에 들렸다가 가야했다.
판탑 플라자는 나이트 바자 거리 거의 맨 끝부분에 붙어있었다. 1층, 2층을 돌아봤는데 없었고 3층에 여러가지 기기를 수리하는 곳을 찾았는데 그 곳에서 아답터를 구입 할 수 있었다. 가격은 600밧. 지금까지 아답터에 들어간 돈이 자그마치 1300밧이나 된다. ㅠ_ㅠ 이제 고장 나는 일 없어야 될텐데 에효~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빠이를 가려 했는데 아답터 때문에 지체되어 오후 2시 30분에야 미니버스를 탈 수 있었다. 2시 완행버스가 반값정도 저렴하긴 했는데 에어컨이 아닌 선풍기에다 시간도 한 시간 더 걸리고 차가 안좋아서 그런지 비라도 오면 많이 지체 된다고 했다. 미니버스를 선택한게 잘 한듯 했다.
길이 좀 험하고 군데 군데 산사태라도 났는지 흙으로 뒤덮혀 있어 흙 먼지가 장난아니었다. 중간에 한번 쉬고 드디어 빠이에 도착한 시간은 5시 30분쯤. 일단 숙소를 잡아야 했는데 Palm House라는 곳이 조사한 바로는 현대식 시설에 방도 넓고 깨끗하다고 했다.
빠이는 아침에 가지 않으면 방 구하기 힘들거라고 해서 약간 걱정되긴 했는데 역시 우기에 비수기라서 그런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트윈, 팬에 핫샤워 가능한 방이 200밧. 한 사람당 100밧인셈이다. 역시 둘이 다니니 좋다. ㅋㅋ
일단 짐을 좀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세븐 일레븐 옆 Ayo 베이커리 앞에 2주간의 공연 스케줄이 적혀있는 전단지가 무료라던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 가계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엉뚱한 광고 전단지만 주신다. >_<
그냥 포기하고 가이드 북에 나와 있는 솜땀 암퍼가 현지인에게도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문을 닫았는지 없어졌는지 찾을 수 없어 그냥 다른 음식점으로 갔다. 배가 좀 많이 고파 음식을 2개나 시켰는데 "마이 싸이 팍치" 외치는 걸 또 까먹었다. 2개중 하나는 커리 요리였는데 실패 ㅜ_ㅜ 저녁을 먹은 다음에 트림이 나올때마다 느껴지는 팍치 냄새.. 으~!!
빠이의 라이브 공연바가 괜찮다길래 저녁에 가기로 하고 일단 숙소에 돌아와 쉬면서 내일 일정을 계획했다. 내일의 일정은 오토바이를 빌려 빠이 근교를 이곳 저곳 돌아 다니는 것. 그런데 문제는 난 지금껏 오토바이를 운전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는거다. ㅋㅋ
자전거 탈줄 알면 오토매틱은 별 문제 없을거라고 들었지만 그래도 약간은 걱정된다. 9시쯤 나와서 간곳은 빠이의 바중 유일한 라이브 바이고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라는 Be Bop 이라는 바였는데 왠지 가는 길도 좀 외져서 의심스러웠다. 역시나 손님이라곤 한 3명 있었나? 이건 아니지 싶었다.
다시 길을 되돌아가 좀전 가는 길에 봤던 Ting Tong이라는 바 앞에 오토바이와 차가 많이 있고 라이브 음악 소리도 들리는것 같아 들어가봤다. 시설이 꽤 컸는데 야외 무대도 있고 인테리어도 제법 멋졌다. 사람들도 서양인 천지였지만 많긴 많았다.
한 무리의 여자들은 라이브 음악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다. 무대 앞에 춤출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우리는 처음에는 무대 근처에 자리가 없어 의자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바 앞에 앉아 마시다가 얼마 안있어 자리가 나길래 옮겨서 마시기 시작했다.
시간이 10시가 넘어서면서 점차 사람이 더 많아 지더니 11시쯤 되니 테이블이 모자랄 정도로 많아졌다. 아무래도 빠이 이 작은 도시안에 있는 모든 여행자들이 여기로 다 모였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죄다 서양애들.. 아무래도 동양인은 우리 둘만 있는듯 했다. +_+
오기전에 들은 바로는 빠이는 서양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하던데 그제야 그 말이 실감이 났다.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무대 앞에서 수 많은 사람이 춤을 추고 있었는데 그 중에 남자는 아무도 없었다는거다. 바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성비도 여자가 훨씬 많았다.
여튼 그건 그렇고.. 무대 앞의 애들이 어찌나 흥겹게 춤을 추고 놀던지 나도 그 무리속으로 들어가 어울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차마 그러진 못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전혀 눈치 볼 필요도 없는데 난 왜 그러지 못했을까? 왠지 신나게 몸을 흔들고 노는 그네들이 부러웠다.
하늘보니 초생달과 함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
지출내역
판탑 플라자까지 썽태우 왕복 : 35밧
세탁 : 38밧
아답터 : 600밧
점심 : 45밧
터미널까지 썽태우 : 20밧
음료수 2개 : 28밧
빠이까지 미니버스 : 150밧
숙박 : 100밧
저녁 : 90밧
맥주 : 120밧
빵 : 30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