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7일] 방콕&쑤린 여행기 [03] - 수린에서 다시 방콕으로 -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옆 서양인들 테이블을 흘끔보니.
과일도 있고. 듣도 보지도 못한 음식들이 가득했다.
그 메뉴는 뭐냐고 물어보니 세트메뉴란다.
하루전날 미리 주문을 해놔야 한단다.
가격은 오히려 그냥 주문을 해서 먹는것보다 훨씬 더 저렴했다.
나도 세트메뉴 한번 먹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어제밤에 오늘 아침 세트메뉴를 미리 주문했었다.
아침 세트메뉴는 원래 이런가보다. -_-;;
그냥 하얀 쌀죽이었다.
한국에서 전복죽은 보았어도. 생선죽은 못본것 같다.
생선죽.
이거 의외로 맛있었다.
양은 -_-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아~!! 참~!!
수린 식당의 모든 음식은 양이 엄청나게 많다.
어쨋건.
죽을 다 먹고 기다렸다.
세트메뉴. 다음 음식은 무엇이 나올까?
끝이었다.
아침 세트메뉴는 죽이 전부였다.
점심. 저녁 세트메뉴는 과일도 나오고 -_- 이것저것 요란하게 나오더만.
죽을 열심히 퍼먹고 있으려니
인포메이션의 푸짐한 누나가 테이블로 오더니 어쩌구 저쩌구 세트 메뉴~ 커피 프리~ 쿠폰이 어쩌구 저쩌구
세트메뉴는 커피가 공짜라는것 같다.
세트메뉴에 커피가 무료라는 말에
커피를 공짜로 마시려고 하니 주방 직원이 안된다고 한다.
쿠폰을 받아와야 한다고 한다.
다시 인포메이션에 가서 비굴한 눈빛을 하며
세트 메뉴~ 쿠폰 플리즈~
쿠폰을 받아왔다.
세트메뉴에 포함되어 있는 커피 쿠폰이다.
원래 따로 챙겨주지는 않는건지 몰라도.
아침 세트메뉴는 달랑 죽 + 커피.
아무리 죽이래도
양이 많다보니까
먹고나니 배가 빵빵하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던데.
내 소원은 통일이다.
세트메뉴에 이것저것 딸려 나올줄 알고 빈접시까지 챙겨왔는데.
딸랑 죽이라니.
빈접시가 뻘쭘하다.
에리가 차 한잔을 들고 다가왔다.
오늘 체크아웃이라고 말하니 에리가 섭섭해한다.
에리는 보조개가 4개이고.
본인은 그걸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_-;;
(스마일 마크를 두개 넣은 이유는...
이 사진 아무리 봐도...
내 배가 남산만하게 나온것 같아서 -_-;;
실제로 똥배가 나오지는 않았어요!!!)
오후 스노클링은 물에 들어가는건 포기를 하고.
그냥 사진만 찍기로 했다.
항상 바다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너무 섭섭했다.
십미터도 훨씬 넘는 바다에 카메라를 들고 갈 용기는 없었지만.
어느정도 방수가 되는 아쿠아팩에 카메라를 넣고.
바다에 들어가서 스노클링을 하지 않는다면 뭐...가능하겠지?
인포메이션에 가서.
어느정도 낯을 익힌 직원에게 부탁했다.
나 아쿠아팩 좀 구할 수 없을까? 한번만 쓰면 되는데~
내꺼 빌려줄께 30바트만 내라
아쿠아팩을 빌려서 오후 스노클링을 나갔다.
어제 오전은 스노클링배 한척.
그 한척에 달랑 다섯명이 타고 스노클링을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태국 현지인들이 섬으로 우르르 들어왔다.
200명이 들어왔다는 소문도 있던데.
200명까지는 아닌거 같고.
거의 100명은 들어온것 같았다.
오후엔 스노클링배가 7척인가가 나갔다.
한배에 거의 15명 가까이 타고 있으니.
100 여명이 스노클링을 나갔다는거네?
우와~
사진으로 보면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물도 깊어보이지 않지만
저게 저래뵈도 10미터는 족히 넘어간다.
나처럼 물 무서워하는 사람은 -_-;;;
3~4미터 수심을 예상하고 물에 풍덩 뛰어들어갔다가 공포에 질려버린다.
배가 출발할때 수린섬 꼬맹이 두명이 배에 탔다.
말 그대로 그냥 탄 것 같은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베시시 웃으며 부끄러워한다.
사내녀석들이 -_-++
누드 찍자는게 아니라니까 -_-;;
관광객들이 사진 어지간히도 찍었는지.
짜식들.
폼 잘 잡는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꼬맹이들은 귀엽다.
스노클링은 보통 나무배를 타고 나가는데
어디선가.
고무보트가 나타났다.
누굴까.
재들은 뭘까.
그 고무보트에 탄 사람들 역시
나를 호기심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쟤는 뭔데 스노클링 나와서 물에는 안 들어가고 사진만 찍고 있을까?
보통 이런식으로 물에 둥둥 떠 있는다.
이렇게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시.체.같.다.
물론 수영 잘 하는 사람들은
라이프자켓 없이
물속까지 잠수해서 들어가곤 했는데
물 위에 시체처럼 둥둥 떠서
물속을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라이프자켓을 입지 않는 사람들에게 난 진심어린 충고를 했다.
생명은 소중한것입니다.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더라.
하긴.
소금물이라 그런지 나도 물에 뜨긴 뜨더라.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썬크림을 하두 발라서. 피부가 하나도 타지 않았다.
물론.
피부가 탈까봐 선크림을 바른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쬐끔은 타줘야 하는건데.
이건 뭐...하나도 타지 않았다.
일부러 그늘 밖으로 나가서 앉아 있었다.
(그래도 결국 피부는 그대로였다.)
내가 빌려온 아쿠아팩이다.
저렇게 하고도 무서워서
안에 있는 카메라는 2중 비닐로 꽁꽁 묶어놨다.
바다물색 하나는 정말 언제봐도 끝내준다.
어떻게 이렇게 이쁠 수 있을까.
송혜교보다 쬐금 더 이쁜것 같다.
어쩌면 남규리보다도.
(핵심단어 : 어.쩌.면.)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이 왔다.
반대편 해변에서 작은 보트를 타고 뭍으로 갈 배가 있는곳까지 가야 한다.
배에 앉아서 난간에 머리를 뒤로 기대고 바람을 맞으면서 김광석을 들었다.
끝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_-에서의 김광석.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다.
약간은 서글프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찍고 잠이 들어버렸다.
꽤 피곤했나보다.
배에서는 피곤해서 그런지 바로 곯아떨어졌다.
섬에 들어갈때처럼 스피드보트도 아니었고
2시간이나 걸리는 슬로우보트였다.
엔진 굉음 소리만 빼면 누워서 충분히 잘만하다.
보트를 내리면
2년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시원한 환타를 준다.
이거 무슨맛이지?
체리맛 환타?
끄라부리 선착장에 배를 내리고
짐들을 배에서 내린후에.
다시 성태우를 타고 사비나투어1 으로 출발했다.
딱 사흘만에 다시 온 사비나투어이지만
꼭 몇년만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의자도 그대로이고.
커피도 그대로이고.
방명록도 그대로이고.
내가 변했을뿐.
변한건 하나도 없구나.
방콕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사기 위해
Mr.오 를 따라서 길 건너편의 가게로 가서 방콕행 티켓을 구입했다.
우리나라 버스처럼
그냥 돈내고 티켓을 구입하는게 아니라. (물론 돈도 내지만)
이름도 적고, 나이도 적고...-_-;;
어쩌면 티켓을 팔았던 여직원이.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일부러 알고 싶어서.
적으라고 한 건지도 모르겠다.
티켓을 사고 다시 사비나투어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내고 앉아있으려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 무시무시해 보이는) 괴상한 무언가를 실은 트럭이 나타났다.
저거 뭔지 아시는분은 댓글 좀 달아주세요.
버스가 도착하면
사비나투어의 Mr.오 는
손님의 짐을 들고 뛰어나가서 짐을 실어준다.
(나한테 기념으로 한국지폐 달라고 해서 천원 빼앗아 간 것만 빼면) 참 친절하다.
버스를 탔다.
음...이거...버스가 좀 별루다. -_-;;;;
게다가.
내 옆자리에는 태국인이 앉았는데
그 좁은 버스자리에서 몸이 닿는건 어쩔 수 없는건데.
버스의 흔들림으로 살짝이라도 스치기만하면
내가 무안할정도로
몸서리를 치면서 알 수 없는 괴신음소리른 냈다.
스치지도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고.
야시시한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방콕으로 와야했다.
새벽 5시쯤 카오산로드에 돌아왔다.
이렇게 사람없는 카오산로드를 보는건 처음인것 같다.
근데 큰일이다.
갈 곳이 없다.
예약해놓은 숙소는 오전 11시가 체크인 시간이라고 하고.
6시간 이상을 길바닥에서 보내게 생겼다.
결정을 해야 한다.
숙박비를 아끼고 6시간을 길바닥에서 보내느냐!
아니면 몇시간 안되지만 숙소를 잡고 쉬어가느냐!
장점 :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단점 : 피곤해서 11시에 체크인하면 잠들어 버리고 하루 다 날려버릴것 같다.
숙소 잡자.
그래봐야 2만원인데.
2만원 가지고 하루를 날릴수는 없지.
하지만.
람부뜨리와 카오산일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새벽 5시에 빈 방을 구하는건
너무 힘든일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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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구 마구 상처를 받아버릴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