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9일②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톤싸이 일몰을 보러 뷰포인트로 올라갔습니다.
멀다멀다 얘기는 들었지만...정말 머네요...
꼬불꼬불 골목길을 한참 지나
이번엔 계단만 몇십미터를 올라가서야 뷰포인트에 도착!
(표지판엔 50m라는데, 체감거리론 500m )
낮인데도 숲이 우거져 혼자 올라가려니 무섭더라구요.
올라갈 때보단 내려올 때가 더 걱정.
(걱정도 팔자~ 남들은 니가 더 무섭단다!! ㅡ0ㅡ;;)
걸음이 빠른 편이라 피피호텔에서 뷰포인트까지 30분 정도 걸렸는데,
헥헥 대며 올라가보니 다른 사람들도 땀으로 샤워 중;;;
한국인은 저 혼자였어요.
분명 배(푸켓→피피)에서 내릴 때만 해도 한국인이 많았는데, 다 어디들 계신지.....
그나마 중국인만 몇 명 보이고 대부분은 노랑머리 파란눈의 서양인들.
↑ 근데 어찌 찍다보니...까만머리가 더 많이 보이네요^^;
노랑머리들은 분명 제 카메라 뒤에 포진되어 있었습니다...진짜루...ㅋㅋ
돼지가 자기 때문에 나까지 못 나가면 미안하다고
신경쓰지 말고 구경다니래서........
사진 많이 찍어와서 보여주겠다고 혼자 나오긴 했는데......
유난히 커플들이 많아서 속상했어요.
돼지랑 같이 올라왔으면 좋았을텐데...엉엉...
(돼지는 설사병으로 요양 중....)
기왕 이렇게 된 거, 사진 찍어줄 사람을 열심히 탐색하기 시작했는데...
레이더망에 걸린 2명!!!!!!
한명은 여자였고 한명은 남자였어요.
물론 둘다 노랑머리~
여자가 저만큼이나 심심해보이길래,
1순위로 지목하고 ‘자연스럽게’ 접근을 시도하려는데...
수많은 닭살커플들을 피해 너무 구석진 데로 숨어버려,
거기까지 따라가 말 걸기엔 결코 자연스럽지 않아서(스토커 같아 보일까봐) 포기...
다음 타킷으로 남자를 노렸는데,
말 걸려는 찰라 쭉쭉빵빵 서양 도도girls가 와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니까
그 남자도 헤벌레 해서 그쪽에 붙어버리더라구요~ 쳇!
아이팟 볼륨을 최대한 줄이고, 안 듣는 척 엿듣고 있었는데
자긴 혼자왔다면서 어디 묵느냐 언제까지 있느냐 저녁엔 뭐하냐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묻더니 어느새 전담 찍사가 되어버렸음;;
이런 간신배 같은 녀석!
서양인 따로 동양인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놓고 앉아있길래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중국 애들한테라도 말 걸어볼까 했는데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중국어로 내 얘기를 쑥덕거리더라구요!
순간 빈정 상해 두 주먹 불끈 쥐고 일어섰으나...
저쪽은 합이....하나둘셋넷, 총 4명....
음.....성격 좋은 내가 참는다!ㅡㅡ;;
그래도 사진 한 장은 남겨야겠다는 일념 하에
착해 보이는 서양인 커플한테 사진 부탁하고
답례로 걔네들 커플 사진도 찍어줬어요.
걔네 사진 찍어주는데 플래시를 켜놔서 멋진 노을이 잘 안 보이길래
플래시 끄고 찍어줬더니 얼굴이 어둡게 나왔다며 플래시 켜고 다시 찍어달래더군요~ 헐;;
확실히 사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찍는 듯~ (싸이질의 영향인가?^^;)
딴 나라사람들한테 사진기 맡기면 항상 사람을 개미만하게 찍어놓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딴 사람한테 또 부탁~ㅋㅋ
* 뒤에 있는 아줌마가 살짝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오~케이 컷!^^
물이 빠질 때라 바다 자체는 안 예뻤지만,
선셋만큼은 최고!
돼지까지 버려두고 혼자 낑낑대며 올라온 보람이 있었어요~
↑ 좌: 톤싸이만 우: 로달람만
↑ 로달람만의 선셋
↑ 일몰인지 일출인지 헷갈리는 사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혼자 있을 돼지 걱정도 되고 왕따놀이도 지겹고 해서
깜깜해지기 전에 내려왔습니다.
가는 길에 위에서 못 보던 중국아해들 2명이 보이길래
간만에 중국어도 써먹을 겸 길동무나 할까 하고 말을 걸었는데....
사투리도 심하고, 아까 위에서 만난 넘들 생각에 혈압도 올라서
적당히 빠빠이 한 후 혼자 노래 들으면서 후다닥 내려왔어요.
여행 tip. 피피 뷰 포인트
* 쌍 P(톤싸이만과 로달람만)를 제대로 감상하고픈 분들은
물이 빠지기 전(오전이나 대낮)에 올라가시고,
선셋을 보고픈 분들은 일몰시간 최소 30분~1시간 전엔 올라가셔서
명당자리를 잡고 기다리시길.
* 선셋 적당히 즐기시다 너무 깜깜해지기 전엔 내려오세요.
나무가 우거진 야산인데다 가로등도 없어
내려오다보면 조금 으시시 합니다.
혹시 모르니 미니 손전등이라도 준비~!!
* 거의 등산 수준이니, 갈증에 대비해 물 한 병 정도는 챙겨 가세요.
도착하시면 전망대 매점에서도 물과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데 무지 비싸요.
* 시멘트계단이 있긴 하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꽤 멀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화나 스포츠샌들 등 편한 신발 신고 가세요.
굽있는 신발이나, 쪼리나 슬리퍼 등은 절대 금물!!
* 일몰시간은 호텔에 미리 문의하시거나, 푸켓과 거의 비슷하니 예전에 올린 날씨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오는 길에 코즈믹에 들려 카우똠도 포장해왔어요.
바로 절 알아보고는 씨익- 웃더라구요.^^
돼지 말로는 이번에 싸온 게 점심에 먹은 거보다 맛있었다네요!
숟가락까지 잘 챙겨줘서 호텔에서 편하게 먹었어요~
그렇게 저녁 먹여서 기운 차리게 하고,
이번엔 같이 나가서 4 아일랜드 스노클링 투어를 신청한 후
림레이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저도 먹고 살아야죠~ㅋㅋ
(원래 거기 가서 카우똠을 시킬까도 했었는데,
코즈믹 카우똠이 워낙 맛있어서 새로운 곳에 도전하고 싶지 않다더군요^^
카우똠을 해줄지도 의문이고.)
(구)바이킹 레스토랑이라는데, 닭울음소리 낸다던 아저씨는 못 봤어요.
해고 당하신건지 아니면 다른 데 계신건지...행방이 묘연;;
암튼 BBQ 세트랑 땡모빤을 시켜서 먹었습니다.
비치 주변에 위치한 식당들이 그렇듯,
이 곳도 모기가 너무 많았어요.
종업원을 불러 모기약 좀 뿌려 달라고 하는데
뜬금없이 계산서를 가져다줍니다.
잘못 알아들었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얘길 듣고 보니 무시한 게 맞는 듯.
돼지 말로는.......
옆 테이블에 다른 사람들이 대화 중이었는데
종업원이 오더니 “Finish!!"라고 말하곤 접시를 다 치워버리더랍니다.
저녁 8시도 안 됐으니 영업이 끝났다는 건 당연히 아니죠!
음식이 남아있었다니 식사가 끝난 것도 아니었구요.
사람 많은 식당에서 테이블 회전을 위해
눈치도 줄 겸 빈 접시를 치우는 행태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나,
그럴 때도 손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죠.
'접시 치워도 될까요' '접시 치워드릴까요'란 말도 없이
것도 모자라 다짜고짜 “Finish"라뇨!
맛없는 식당보다 더 용서가 안 되는 건 불친절한 식당이에요!
이 곳 음식 맛이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고, 바이킹 아저씨도 없고
굳이 저런 대접 감수하면서까지 갈 식당은 아니라고 봅니다.
피피섬에 맛있는 곳 많습니다~
(코즈믹, 피피베이커리, 톤싸이, Papaya, 마담 레스토, 툭 BBQ 뿐 아니라
피피호텔 뒷길에도 싸고 맛있어 보이는 현지식당 많았어요.)
근데 방콕에 비해, 푸켓이나 피피의 식당들이 대체적으로 더 불친절한 거 같아요.
찝찝한 저녁식사 후 호텔에 돌아와보니
아까 낮에 웨딩드레스 입고 사진촬영하던 중국인 신혼부부가
깜깜한 풀장에서 놀고 있더라구요~
근데 수영장에서 스노클은 왜 착용하고 있는지 ㅋㅋ
그들만의 로맨틱 혹은 에로틱한 스노클링(?)을 방해할 수 없어 달밤의 수영은 포기하고,
방에 가서 오늘 찍은 사진 정리 및 투어준비 대충 해놓고 취침!
히피바 불쇼도 보고 싶고,
비치에서 맥주나 바스켓칵테일도 마셔보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지.
결국 방콕에서 비어 씽, 비어 창, 비어 리오 한캔씩 마신 게 전부ㅠㅠ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암튼 다음 방타이 땐 맥주 궤짝으로 사다놓고 마시리라~~~!!!
부어라 마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