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7일] 방콕&쑤린 여행기 [02] - 방콕에서 수린까지-
썽태우를 타고 10여분을 달려서 사비나투어2 에 도착했다.
사비나투어에서 LIFE JACKET을 빌리고.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할일없이 빈둥빈둥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사비나투어 안에서
알 수 없는 태국어의 안내문들을 읽을줄 아는척 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무료)
사비나투어에 함께 도착한 태국 현지인들은 어디선가 배달되어 온아침을 먹고 있었다.
사비나투어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우리는 아침 안줘요?
쟤들은 투어 손님이야. 니들은 그냥 자유여행 온거잖아. 투어 손님만 아침 주는거야
치사하다 -_-++
그까짓 밥 한끼 얼마나 한다고.
투어하고 자유여행하고 차별을 두냐~!
뭘 먹고 있나하고 흘끔 보았더니 닭다리 튀김 2개와 쌀밥이다.
닭다리하고 쌀밥이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조합이라니.
줘도 안먹는닷~! (진-_-짜?)
남 밥 먹는거
침 흘리고 구경하기 보다는
그냥 선착장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현지인들이 보기엔 내가 얼마나 불쌍해 보였을까 -_-;;;
수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끄라부리 선착장.
이곳에서 1차적으로 체크인을 해야 한다.
텐트를 어떤걸 쓸건지. 얼마나 있을건지 등등. 서류를 작성하고.
직원이랑 말도 안되는 농담도 좀 해주고.
매일같이 섬에 들어가는 사람을 대할텐데도 이 아가씨 참 친절하다.
사용할 텐트에 대해서 일정에 대해서
영어로 친절하게 물어보지만.
물론. 난.
한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짜증내는 기색도 전혀없이 생글거리며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때까지 반복해서
물어본다.
참 친절하다.
서류 작성을 끝내고 사무실 주변 사진을 찍어도 괜찮느냐고 물어보았다.
문제 없으니 마음껏 찍으라고 말해준다.
그냥 여기저기 사진 좀 찍어주고.
선착장으로 나왔다.
일부 관광객들은 저 지붕밑으로 가서 대기하기도 하였지만
수린에 들어갈 생각에 붕붕 들 떠 있는 나는 도무지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배는 언제 들어오려나
그냥 이런저런 사진들.
안절부절 언제 가나 언제 가나.
기왕 갈거면 빨리 좀 가지.
우리 짐들을 모아놓았다.
이렇게 짐들을 모아놓으면.
수린에 들어갈 배가 와서는
손님들이 배에 타기전에 짐 먼저 실어놓는다.
수린으로 들어가는 슬로우보트.
슬로우보트로 수린까지는 2시간 가량을 가야 한다.
난 당연히 이 슬로우보트를 타고 갈 줄 알았지만
이번에 수린 들어가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슬로우보트가 아닌 스피드보트를 타게 되었다.
수린에 가기전의 사진은 위의 사진이 마지막이다.
스피드보트를 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고.
스피드보트의 흔들림이 그렇게 심할줄도 몰랐었고.
그로 인해서 수린으로 가는 뱃길에서의 사진을 단 한장도 찍지 못하게 될 줄도 몰랐다.
1시간동안 스피드보트를 타고 드디어 수린에 도착했다.
슬로우보트보다 2배정도 빠르긴 하지만 -_-;;
흔들림이 너무 심해서
자리에서 엉덩이조차 뗄 수 없고. 멀미 역시 장난이 아니었다.
그냥 2시간 걸리더라도 슬로우보트 타는더 나을것 같았다.
수린에서의 내 집.
JONE 3
간단하게 짐을 풀고 바다로 나갔다.
그래봐야 텐트에서 열발자국도 채 되지 않지만.
수린의 바다는 그대로였다.
어쩌면 더 맑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번에도 했던 생각이지만.
수돗물을 틀어서 받아놔도
이렇게 깨끗할수는 없을것 같다.
스노클링은 오전에 한번.(09시) 오후에 한번.(13시)
하루에 총 두 번.
슬로우보트를 타고 섬에 들어간다고 해도
오전 11시면 충분히 섬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오전 스노클링은 놓친다고 해도
오후 스노클링 할 시간은 충분하다.
9시 30분쯤 섬 도착.
이미 오전 스노클링은 늦어버렸고.
오자마자 오후 스노클링을 신청했다. 80밧 (약 2400원)
수린 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스노클링 신청을하루전에 해달라고 하지만.
보통은
당일 오전 섬에 도착하면
오후 스노클링을 바로 신청하곤 한다.
풍덩풍덩.
스노클링 장비에 별 문제 없는지
수심이 깊지 않은 바다에서 테스트 테스트.
문제 없군.
가자~!
스노클링 사진은 없다.
비싼 -_- 카메라를 들고 스노클링을 나갈 용기는 없었다.
마지막날에는 오후 스노클링을 포기하고
방수가 되는 아쿠아팩에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넣어서
스노클링 배를 타고 나가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마지막날 사진을 기대하시라~!
어쨋건.
스노클링은 환상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으악~!!! 너무 좋아~!!!
오후 스노클링을 끝내고 돌아오면 바다의 물이 빠져 있다.
몇십미터 정도 물이 빠지는게 아니라.
1KM 는 빠지지 않나 싶다.
아까는 무릎까지는 오던 바닷물이 다 어디로 갔는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_-;;
아...이 사진 사연이 좀 길다.
뭐 일단 -_-;; 사진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자면.
내 얼굴은 너무 엉망으로 나와서 가려버렸고.
또 다른 한분께는 사진에 대한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려버렸다.
가운데 있는 친구는 에리 (정확한 발음인지는 모르겠다.)
수린섬 식당의주방장이다. 나이는 서른넷.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에 앉아 있었다.
뒷 테이블에는국적을 알 수 없는 열명정도의 한 팀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서양인도 있고 현지인도 있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우리나라에서야 옆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쳐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만.
여기는 역시 태국
헬로~~
인사를 했다.
다른말도 없이 인사를 받은 그 태국인이 손짓을 하며 합석을 하자고 한다.
합석했다.
-_-;;;
알고보니 수린섬에 부식을 배달해주시는 분들이었고.
우연하게도 그 날은 수린에 부식이 들어오는 날이었단다.
그렇게 부식이 들어오는 날에는 그들끼리 그런식으로 파티-_-를 하곤 하는데.
바로 뒷테이블에 있던 한국인 몇명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고.
정말 운좋게도 합석을 제의 받았던것이었다.
무제한 맥주 공짜.
무제한 안주 공짜.
방금 잡아서 바로 떠온싱싱한 생선 회.
특히 에리와 상당히 친해져서.
섬을 떠나는 날까지도오며가며 인사하고 장난치고 -_-;;친하게 지냈다
밤새도록 끝나지 않는 파티.
말은 통하지 않아도.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해가며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가장 왼쪽에 있는 친구가 차이 라는 친구이다.
한국 여자들에게 찍접거리기로 유명한 친구. ^^;;
11시쯤?
잠이 미친듯이 쏟아질때쯤.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한다.
이제야 잠 좀 자겠군. 하고 텐트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 사람들.
어디서 한국 술 문화를 배워온걸까.
옆 테이블에 새로 양주 셋팅을 하며 2차 준비를 하고있다.
-_-;;
얘들아 미안해. 나 너무 피곤해서 내 캠프로 돌아가서 눈 좀 붙여야 할 것 같아.
아쉽지만 저녁 인사를 하고 캠프의 내 텐트로 돌아와서 잠이 들어버렸다.
수린에서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밤 수린 스탭들하고 늦은시간까지 미친듯이 부어라 마셔라 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장시간 렌즈를 낀 상태에서 바닷물이 눈에 들어가서인지.
어쨋건.
어떤 이유로 인해.
오른쪽 눈이 퉁퉁 부어버렸다.
쌍커플이 4겹이 되어버렸다.
한국사람들 말로는
섬 안에 의무실이 있으니 의무실에 가보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길래.
의무실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인포메이션을 가르쳐준다.
음...
인포메이션 = 의무실 = 쿠폰 판매처 = 스노클링 예약처
다용도구나...
의무실은 포기를 하고.
눈에서 계속 눈물만 넣었다.
먼지가 들어가서라면 빠져나가겠지.
아침밥을 주문했다. 오믈렛을 주문했다.
식당 직원이 자꾸 온니 오믈렛? 하고 되묻는다.
자꾸 되묻는다는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다.
그래도 내가 뭘 알 수 있나.
그냥 오믈렛~ 오믈렛~ 만 웅얼웅얼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미리 준비해간 야채참치 한캔을 뜯었다.
오믈렛.
오믈렛.
그냥 계란후라이만 하나 나온다.
그냥 맨밥을 하나 더 주문했다.
그래서 온니 오믈렛 하고 되물은거였었구나.
눈이 너무 부어서 더 이상 렌즈를 낄 수 없었다.
렌즈를 끼지 않고는 스노클링을 나갈 수 없었다.
오전 스노클링 못나갔다. -_-;;
그냥 혼자 바닷가에서 뒹굴거리기 시작했다.
바지를 살짝 걷어올리고 물속으로 들어가서까지 사진을 찍었다.
미치도록 깨끗한 주제에 큰 파도도 없이 찰랑거리기만하는것이
바닷물 같지가 않다.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멀리 한국인들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사진에 나와 있는 한국인 중 한명은
방콕에서 만나서 수린을 같이 들어오기로 했던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일정이 바뀌어서 나를 만나지 않고 며칠 먼저 수린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나중에 수린에서 뒤늦게 그 이야기를 직접 전해들었다.
어제 사진에도 잠깐 나왔었지만 차이 라는 STEP 이 한명 있다.
스물여덟인가 스물여섯인가 하는 청년인데. 웃는모습이 꽤 귀엽긴하다.
한국여자들만 보면 찍접거린다는 소문이 끄라부리 사비나투어까지 퍼져 있다.
나도 그 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인지 참 궁금했다.
어쨋건.
차이 말로는
반대편 해변으로 가서 이리저리 이렇게 저렇게 가면
정말로 사진찍기 멋진곳이 있다고 한다.
생각난 김에.
그 곳을 가보기로 했다.
이쯤해서...해변에서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와야 하는데 해변에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_- 대체 어디로 가야한다는거지?
그냥 적당히 어슬렁거리다가 -_-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왔다.
굳이 스노클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린에서는 혼자 놀 수 있는일들이 많다.
바다로 아무리 걸어 들어가도 -_- 수심이 배꼽 위로 올라가려면 아마 -_- 1Km 는 걸어들어가야할 것 같다.
깊지 않은 바닷물에서 혼자 첨벙첨벙 -_- 스노클링을 즐겨도 되고 (근데 이것도 나름 재미있다 -_-)
해변가에서 작은 게들과 놀아도 되고.
해먹이 있다면 해먹을 걸고 낮잠을 자도 된다.
사실은 해먹에서 잠자는게 가장 부러웠으나.
난 -_- 해먹이 없었다.
사진속의 해먹도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해먹이었는데
이 해먹 역시 섬을 나가는 다른 한국인에게 물려받은 해먹이라고 한다.
해먹은 커녕 -_- 돗자리도 없었다.
돗자리 주인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틈을 타서 -_-
남의 돗자리에 앉아 버렸다.
혼자 놀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식당의 메뉴는 약 50여가지가 된다.
근데.
매번 끼니때마다.
뭘 먹어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섬에 있는 내내
1번 메뉴만 먹었다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곻민할거 없이
메뉴 번호 하나 찍어서 한가지만 꾸준하게 먹어버릴까.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았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이지만. 주문은 11시 30분부터 받는다.
미리 가서 주문을 해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냠냠냠 배부르게 밥을 먹었다.
역시 혼자 떠난 여행이라서 내 사진은 거의 없다.
몇장되지도 않는 내 사진은.
얼굴을 가리지 않고는.
차마 보기가...힘들다.
갈증이 나서 물을 사 먹으러 갔다가.
물과 콜라의 가격이 같다면. 차라리 콜라를 사자!
라고 생각했다가
태국인들은 콜라보다 환타를 더 많이 마시더라. 환타를 사자!
스노클링을 하고 왔다.
오후가 되면 수린의 STEP 들은 저렇게 모여서 축구를 한다.
2년전에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렇고.
멀찌감치에서 구경하다가 볼보이 몇번 해주고는
공 주워줬으니 니들 사진 찍어도 되지? 라는 뻔뻔함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우리집에 돌아왔다.
텐트 앞에 있는 빗자루는
섬을 먼저 나간 한국인이 물려준 빗자루이다.
모기향도 물려받았고.
효과가 거의 없을것 같은 선크림도 물려받았다.
방정리도 좀 하고 살아야 하는데.
잠을 자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텐트 안으로 들어갈 일이 없다보니. -_-;;;
텐트안은 항상 엉망이다.
저녁을 먹기 위해 이번엔 고추참치를 뜯었다.
오늘 낮에는 수린에 태국 현지인들이 어찌나 많이 들어왔는지.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200명이 더 들어왔다는 소문이 있던데.
2000명까지는 아닌거 같고. 100여명은 더 들어온것 같다.
6시에 주문을 하고
7시에 음식이 나왔다.
6시에 음식을 주문하면서 뜯어놓은 고추참치는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다 먹어치웠다.
음식을 기다리는동안 미친척하고 신문을 펼쳐보았다.
신문을 펼치니 현지인들이 쳐다본다.
게다가 음~ 하는 소리와 함께 글씨를 읽는척까지 하니 -_-
현지인들의 눈빛은
신기해하는 눈빛에서 가엾어하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과연.
이 광고는
어떤 광고일까.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서야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볶음밥과.
후라이드 피쉬.
이거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정말 맛난다.
바삭 바삭 부서지는 생선맛이 정말 죽여준다.
7시, 8시만 되어도 조명 시설이 거의 없는 수린섬은 깜깜해진다.
손전등은 필수이지만.
알면서도 -_- 안 가져갔다.
텐트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PMP로 바르게 살자. 라는 한국 영화 한편을 다 보고.
잠들었다.
수린까지 와서 한국영화라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