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박13일 태국여행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 9일①
며칠 전 [The Beach]를 봤어요^^
방타이 전에 볼까 하다....미리 보고 가서
“아~ 여기가 디카프리오 오빠가 왔던 곳이구나” 하는 것보단,
다녀온 후 보면서
“자슥~ 너도 거기 갔구나?” 하며 뿌듯해 하고 싶어서 아껴둔 영화.
[The beach]에 나온 대피의 대사에서처럼,
기절할 만큼 숨 막히게 아름다운, 천국 같은 꼬 피피로의 여행기가 시작됩니다^^
(제가 묵은 곳은 피피레가 아닌 피피돈이긴 했지만요-ㅋㅋ)
* 돼지랑 시골길님의 독촉으로 이 야심한 시각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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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피로 이동하는 날!
아침배를 타고 피피섬에 도착했습니다.
빠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비치색 물빛에 벌써부터 피피가 좋아집니다.
꼬 피피가 아니라 꽃 피피 예요~!!!ㅋㅋ
물도 얼마나 맑은지 물고기는 물론이고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여요.
* 피피섬 최고의 스노클링 포인트는? 바로 톤싸이 선착장 ↑↑↑↑↑
배타고 멀리 가실 것 없습니다.ㅋㅋㅋㅋㅋ
물 속에 봉다리 넣어 몽창 건져올리고 싶은 욕망이 불끈!
(쫌만 더 크거라~ 다 잡아먹어줄테니! 움하하하하-)
도착하자마자 바로 피피호텔로 가서 오전 10시반쯤 체크인을 했는데,
오후 2시쯤 방에 들어갈 수 있다길래
짐만 맡겨놓고 아점 먹으러 고고씽~♬
[Cosmic]에서 마르게리따 피자랑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카우똠을 주문했어요.
피자랑 스파게티는 제가 둘 다 먹고 싶어서 남길 줄 알면서도 욕심냈고,
카우똠은 울 돼지꺼!
설사병 때문에 당분간 죽을 먹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쪽이나 카우똠 있냐고 물어봤더니 물음표 백만스물한개ㅡ
“rice soup"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알아듣더군요.
(제 태국어 발음이 너무 형편 없었나봐요.ㅋㅋ)
주문받은 언니가 주방장한테 말해보더니 가능하다네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써있는 코즈믹에서 타이푸드를 먹는 사람도 없었겠지만,
수많은 타이푸드 중에 죽을 시킨 사람도 우리가 아마 처음일 듯^^;
닭고기나 돼지고기 중 뭐 넣을 거냐고 묻길래 아무것도 넣지 말고 해달라고 했어요.
근데 쌀을 끓일 때 물 대신 닭육수를 넣었는지 국물에서 삼계탕 맛이 나더라구요.
궁물이.......궁물이........끝내줘요.... 캬~
왠지 먹으면서 몸보신 되는 듯한 느낌!
(닭고기를 넣었다면 진짜 닭백숙인데, 쩝~)
피자랑 스파게티도 맛있었어요.
but 스파게티보단 피자를 강추!
스파게티가 되직해서 촉촉함이 부족하더라구요.
그래도 크림소스의 생명인 고소함은 살아있었음^^ (양도 무지 많고!ㅋㅋ)
그리고 카우똠은 우리나라 죽집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엄마의 손맛이라고나 할까ㅋㅋㅋ
배탈 나신 분들이나 한국음식이 그리운 분들은,
코즈믹을 찾아가 ”only rice soup" 또는 “카우똠”을 외쳐보시길!
아마 이젠 한번에 알아듣고 만들어 주실거예요
밥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서 대기 중~
저희처럼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신혼부부로 보이는 한국인커플이 있었지만
그 쪽 자리엔 견공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옆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옆 테이블엔 프랑스인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두분이 계셨는데,
처음엔 말없이 있다가 어느새 통성명 하고 수다에 동참!
할아버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셨지만
지금은 뉴질랜드에 학생들을 가르치시며, 방학기간이라 휴가 오셨대요.
테크놀로지컬 우먼(할아버지가 알려준 별명)인 할머니는
우리가 갖고 있던 아이팟이며 디카며 전자시계까지 관심을 보이셨고,
뮤지컬 우먼인 할머니는 mp3에 담긴 노래를 궁금해하시길래 들려드렸죠~
아이팟에 헤이의 란 곡이 있었는데,
제 기억에 불어가 나왔던 것 같아서
일부러 그 곡을 찾아서 들려드렸어요.
이 노래의 제목이 쥬뗌므 라니까 ”Oh~ I love U?" 하며 반가워 하시더라구요.
암튼 주워들은 프랑스어를 간신히 기억해내 몇 마디 했어요(진짜 몇 마디!)
문제는 질문만 할 줄 알고 대답은 알아듣지 못한다는 거ㅡ0ㅡ;;
그나마 문장으로 기억하는 유일한 프랑스어는 “Comment tu t'appelles?” (니 이름 뭐니?) 뿐이라...
존대가 아닌 걸 알면서도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 반말로 성함을 여쭤봤습니다.
프랑스어 할 줄 아는 줄 알고
갑자기 프랑스어로 "@#$%&어쩌구??@#저쩌구??$%" 라시며
뭔가 더 깊은 대화를 원하시길래,
들통나기 전에 아는 건 봉쥬르 같은 거밖에 없다고 이실직고 했죠~ㅋㅋ
같이 사진도 찍고 얘기하다가
12시반 쯤 청소가 끝나 먼저 방으로 올라갔어요.
태국 와서 묵은 곳 중 제일 비싼 숙소!
괜시리 여행마저 호화스러워진 느낌입니다~ 오호호호호호호-
마지막에 좋은 곳에 묵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더구나 돼지가 아파서 방에 있는 시간도 많은데....ㅠㅠ
씨뷰룸이 비싸서 마운틴뷰룸(1700밧)으로 예약했는데,
운이 좋은 건지 발코니에 나가면 산 대신 바다가 보입니다.
비록 건물에 가려져 씨뷰룸과 달리 바다가 1/3만 보이는 전망이긴 하지만
그래도 감지덕지.
그리고 TV를 틀면 피피돈 전망이 그대로 나오더라구요.
딱 두 채널이긴 하지만 배가 들어오고 나가는 거, 해가 지고 뜨는 것 정도는 보임.
돼지가 숙소에서 요양하는 동안 저 혼자 피피섬 구경을 나섰는데,
방에서 TV로 배 들고나는 거 구경하고 있었다네요~ㅋㅋ
대충 짐 정리 끝내고 쉬려는데
돼지가 속 안 좋다고 스프라이트 먹고 싶대서
피피섬 순찰도 할 겸, 세븐일레븐까지 심부름 갔다왔거든요.^^
말하자면 동네슈퍼 가는 거지만,
한국이었으면 츄리닝 바람에 슬리퍼 질질 끌고 홀랑홀랑 다녀왔겠지만
여기는 어디? 꽃 피피~!!ㅋㅋ
해변에 걸맞게 샤랄라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피피섬을 활보했답니다.
물론 저의 애장품인 우산을 펼쳐들고^^;
여행 tip. 피피섬 비상식량 준비하기
피피섬에 세븐일레븐이 하나 있긴 한데 비치에선 조금 걸어가야 되고,
아무래도 다른 구멍가게들은 섬이라 다소 비싼 편입니다.
그러니 음료수나 물, 과자, 과일 등의 간식거리는 푸켓에서 미리 사갖고 들어가세요.
빠통에 계신 분들은 반싼시장이나 까르푸를 이용하시면 저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