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3) 메싸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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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3) 메싸이 편

민베드로 12 3452
 

DAY-13          2009.6.28(일)


새벽에 문득 잠을 깬다. 빗소리 때문이다. 잠시 일어나 커튼을 젖히는 순간

바닥으로 무엇인가 떨어진다. 깜짝 놀라긴 했으나..내 친구 도마뱀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엔 비가 그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다시 잠을 청한다.


아침이 되고 오늘은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해본다. 메쌀롱을 가고 있지만

그곳에서 하루를 잔다면 너무 외로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메싸이로 가기로 결정 짐을 챙기고 터미널을 향해 걸어본다.

어제 많이 돌아 다녔는데로 방향 감각이 없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터미널이 나오지 않는다.

알고보니 반대편에서 헤메고 있었다.


다시 지도를 확인하고 터미널에 도착한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터미널에서

모든 버스들이 출발했다는데 
이번에 생긴 신 터미널에 비해 규모가 작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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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구 터미널의 모습...어느 도시를 가든지 기본 구조는 이와 같다.)

메싸이 가는 버스를 찾아 바로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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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행 버스라 방콕의 시내버스처럼
우선 버스에 타고 버스가 출발하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행선지별로 요금을 받는다.


태국의 최북단에 위치한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경 도시

그 도시로 나는 지금 가고 있다. 혼자만의 자유롬움을 마음껏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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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북부의 풍경이 펼쳐지는 메싸이 가는 길...)

얼마 안된 시간에 버스는 메싸이에 도착하고 가이드북의 설명을 생각하며

지금부터는 현지인들의 움직임을 눈치껏 따라해본다.


메싸이 터미널도 시내와 떨어져있어 썽테우를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는 썽테우로 이동

나도 그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썽테우에 오른다.

사람을 가득 채운 썽테우는 바로 출발..

또 짧은 시간에 차는 시내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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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출입국 사무소 앞에서 썽테우는 사람들을 내려준다.)

요금을 낼 때도 현지인들이 얼마를 내는지...  확인 한 후 난 마지막에..ㅋㅋ

여기서 드는 한가지 의문..태국의 많은 도시들이 시내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

버스터미널이 있는 이유는 무었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배낭을 매고 국경사무소 건물을 지나 강가의 시장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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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입구...국경시장이라 그런지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

그런데 역시나 날씨가

너무 덥다. 우선은 숙소를 구하기로 했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숙소는 물론 메싸이의

대부분의 숙소를 들려본다. 생각보다 방상태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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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운영을 안하는 메싸이 플라자 게스트 하우스)

가격이 북부물가에 비해

싸지도 않고 그러던중..
발견한 숙소가 바로 블루스카이 아파트먼트(게스트하우스 정보 참고)
 


어제 급하게 선택한 숙소 때문에 후회했던 만큼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숙소들을 둘러보았다.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고 혼자

흐믓한 생각을 한다.

씻고 숙소를 나오니 상쾌한 느낌 날씨는 더워도 기분은 좋다.


처음으로 가볼 곳은 전망대가 있어 메싸이가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왓 도이와오에 오르기로 한다. 차이나타운(그렇게 쓰여 있다)을 지나
산중턱에 이르니 도이수텝 에서와 같이 양쪽이

용의 조형물로 된계단이 나온다.
생각보다 멀고 험한 계단.

한참을 쉬면서 계단의 정상이 다가온다.
조금씩 사원이 보이고 바람이 살짝 불어주는게

여간 시원한게 아니다. 여태껏 너무 많이 봐온 태국의 사원..
살짝 사진만 찍고 지나쳐 주시고 약간 아래에 있는 전망대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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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도이와오...의 모습 스님들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 순간 펼쳐지는 메씨이와 강 건너편 미얀마 타찌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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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너무 좁아 국경의 구분이 안가는 두 도시 메싸이와 타찌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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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싸이 쪽 모습 산쪽으로는 리조트도 있다고 하는데 가봐도 좋을 곳인듯)

처음 보는 전갈 모양의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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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건갈 조형물...상징하는 의미가 있다던데?...ㅋㅋ)

그리고 4층 높이의 전망대 기념하기 위한 셀카를 찍어주시고
전망대 건물에 오르는데 3남매로 보이는 태국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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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고 예쁜 아이들...)

나를 보며 웃고 매달리고 특히 막내는 나를 어찌나 따르는지 너무 귀엽다.

사진도 찍고 한참동안이나 그 아이들과 놀았는데
그래도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전망대를 내려오는데
막내여자아이가 나를 따라온다. 가지 말라며

떼를 쓰는 아이 참 오랜만의 경험이다.
그래도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나를 참 좋아 했었는데..ㅋㅋ
저쪽에서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분이 아이를 달래며 잡자 그제서야..
돌아서는 아이

나는 서둘러 그들과 인사를 하고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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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은 계단이 아닌 도로를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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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내려오는 길...국경출입국사무소 주변의 모습..)

생각해보니 점심을 안 먹었다. 오는 길에 봐둔 식당을 향해..
자신 있게 발걸음을..혼자 먹는 식사가 아직은 어색하다. 다행히도

그림에 가격까지 친절히 설명되어 있는 메뉴판

먹음직한 메뉴를 시키고 바나나 쉐이크도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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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크 30밧 밥은 50밧..쉐이크는 가격대비 만족..하나 더 먹을걸..ㅋㅋ)

문득 종호의 말이 생각이 난다. “형은 맨날 실패 하는거 같아요” 메뉴 말이다.

그런데 오늘도 그림을 보고 골랐음에도

그래 생각보다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새로운 맛이다.

그래도 도전은 아릅답다...(내생각)

밥을 먹고 숙소에 들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음으로 가볼 것은 태국의 최북단 지점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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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최북단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곳에선 기념사진을...)

그런데... 그곳에 전망대에서 만난 아이들이 또...
알고 보니 이 동네 아이들이 아니라

아버지하고 차를 타고 놀러온 아이들 이었던 것

너무 반갑기도 하고 좁은 동네라지만 신기하기도 하다.

내 카메라를 보고 찍어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

흔쾌이 카메라를 주고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이들 아버지도 카메라를 꺼내 나하고 아이들 사진을 찍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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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에 매달리는 막내아이...너무 귀여운 아이...)

나에게 추억으로 남은 것처럼 그 가족에게도
내가 좋은 추억으로 남았길 바래본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 모양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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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관광?을 시켜주고 있는 듯..)

이 아이들이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 생각이 든다.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으나 정이라는 것을
느낀거 같다.
아쉽게도 이제는 사진 속 추억으로 남을 뿐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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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 나누어지는 메싸이강 왼쪽에 보이는 숙소가 메싸이 게스트 하우스..)

그들과 인사를 하고는 다시 시장을 지나 큰길을 걸어본다.
그런데 오늘은 주일인데

우체국이 문을 연 것이 아닌가?
민주에게 보내려고 했던 엽서들이 생각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엽서가 없는 상황 다시 숙소에 다녀와야 했다.

어쩔 수 없는 일 숙소로 돌아와 엽서를 찾아 다시
우체국으로 돌진..보내는 곳 주소를 써야 하는데
어떤 주소를 써야할지 당황스러워 하는 순간
숙소가 어디냐는 직원의 말..숙소를 알려주니
친절하게도 주소를 써준다.
고마운 직원들 덕에 태국에서 엽서 보내기 성공..


기쁜 마음으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숙소를 드나들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잠시 쉬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
또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도 별로 입맛도 별로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시장으로 나섰는데
시간은 8시밖에 안되었는데 상점들은 문을 다 닫았다.
식당도 연 곳은 없고 큰 길가 노점들만이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

혼자 먹기가 더 싫어진다.
편의점에서 간식들을 사고 치킨 몇 조각 그리고 롯띠를 사서

숙소로 돌아온다. 다행인 건지 TV가 있는 숙소
그리고 프로 레스링을 한다.ㅋㅋ(말이 안통해도 볼 수 있는...)
 

그렇게 홀로 식사를 하는데
역시 롯띠는 그 자리에서 먹어야 한다.
싸오면 안 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맛이 없다는 말씀.~~~


다른 채널을 돌려본다. 우와..태국공포영화다.
천장에 매달려있는 선풍기에 귀신이 매달려 돌아 간다.
그런데 숙소 위를 보니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다. 순간 서늘함이...


꿈에서 귀신 나오는건 아닌지,
그래도 잠은 잘 온다. 오늘도 피곤했나보다. 아니 솔직히 혼자 할 일이 없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한다.


오늘 하루도 끝


6월 28일 결산   


버스 (치앙라이->메싸이) 완행 (39B)

썽테우 (메싸이 터미널->시내) (10B)

요구르트 (7B)

숙박비(블루스카이 아파트먼트 트윈룸) (200B)

점심식사 (50B)

음료 (30B)

우편 (19B)

롯띠 (20B)

편의점 간식 (25B)

치킨 (65B)


        합계       565B

        누계     10,719B


12 Comments
♡러블리야옹♡ 2009.08.21 06:52  
참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이네요..
아이들도 참 순수해보이고... 나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ㅎㅎ
민베드로 2009.08.21 11:45  
네 혼자라 조금 외롭긴 했지만..이틀정도는 지내면서
조용히 돌아다녀도 좋을 곳 같아요. 다시 가고 싶다는...
아이들 너무 예뻤어요. 보고싶네요.
jasonmraz 2009.08.21 09:31  
우왕 전망대에서 아쉬움 속에 헤어진 아이들을 다른 데에서 또!!! 넘 반가우셨겠어요 ^^
이번 여정에서는 혼자 남게 돼 조금은 어색한 듯 외로운 듯 보이시긴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여유있고 진정한 여행다운 여행이랄까요? 고런 느낌이 들어서 또 부럽고!! ㅎㅎ
저두 담에는 여행 기간을 좀 길게 잡아서 발길이 닿는대로 동네 이곳저곳 둘러보는 여행, 꼭 하고 싶네요. ^^
''형은 맨날 실패하는 거 같아요"에서 웃음이 푸핫 터져 버렸어요. ㅎㅎㅎ
민베드로 2009.08.21 11:48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가 밥을 먹고 간거라
그곳에 그 아이들이 또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
혼자하는 시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좋기도 한데
그래도 마음맞는 친구 하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거 같기도 해요.

저는 늘 메뉴고르는데서 실패를 했답니다..ㅋㅋ^^;
아무생각없이 오물렛 시키면
당연한 것이지만 오물렛만 나오고
밥은 안나와서 이중으로 시키고..ㅋㅋ

밥이 안나오리라는걸..생각을 못한거죠.

그래도 저도 웃음을 드렸다니 기쁜 마음이 드네요.
므라즈님 여행기는 아직 남은거죠..^^
기다릴게요.
동쪽마녀 2009.08.21 12:16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네요.
제가 이래서 산골 마을들을 좋아합니다.^^
태국 북부는 정말 매력 있어요.
고맙습니다.^^
민베드로 2009.08.21 12:46  
네 조용하고 아늑한느낌의 동네인거 같아요.
여행기에서 얘기는 못했지만
숙소 앞 슈퍼 아주머니도 참 좋으시고^-^
겨울구름 2009.08.21 12:21  
너무너무 좋아보여요.. 제가 딱 보고싶어하는 동네들...
저도 베드로님 처럼 오래오래 여행하고 싶어요.남들이 가지않는곳도 많이 찾아가보고..
매일매일 대리만족 하고있어요~요즘 꼭 챙겨 읽는 여행기랍니다.ㅎㅎ
민베드로 2009.08.21 12:48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좋을 곳들이 많은 동네인거 같아요.
그런데 불량 청소년들이 좀 있어서 무서웠어요.
지금 막 생각이 나네요. 어린 아이들이 길에서 담배를 피더라구요..ㅋㅋ

언젠가 길게...여행 가실 수 있을거예요.^-^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술왕자 2009.08.21 12:25  
저 밥은 '카우 쿡 까삐'에요. 새우된장으로 지은 밥에 몇가지 고명을 얹은거죠...
아마도 느끼셨던 '새로운 맛'은 새우된장인 까삐의 맛일듯...
민베드로 2009.08.21 12:50  
와..~~요왕님 답글을..감격했네요..ㅋㅋ
아 그렇군요. 저는 뭔지도 모르고 먹었네요.
맛이 없었던건 아니고 고명도 특이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제가 모르는 것들
알려주세요^-^
hogam 2009.09.14 14:43  
발 걸음 처럼 한 발 한 발 딛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여행기.. 좋네요.. ^^
민베드로 2009.09.14 16:41  
이번 여행에서 홀로 열심히 돌아다닌 날이죠..ㅋㅋ
혼자 있게 되면 자유로워 지는거 같아요^^ 물론 외로움이 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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