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8편]쿤밍 시내를 거쳐 인천까지... 그리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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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윈난성 8편]쿤밍 시내를 거쳐 인천까지... 그리고 서울

Tommy 0 3210
이 여행기는 작년 10월 중순 휴가를 사용하여 일주일 동안 윈난성 여행을 하면서 그 때 그 때의 느낌과 일정을 적은 여행기입니다. 다소 저의 개인적인 부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제가 제 자신(토미)을 바라보며 적은 내용으로 꾸며서 조금 이상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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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샹그릴라인가? 중국 윈난성 기행!

전체 일정
10월 08일 MU2004 2240 // 인천–쿤밍 // 76GH
10월 09일 MU5917 0830 // 쿤밍-리지앙-챠오터우-후타오샤(호도협) // 차마객잔
10월 10일 후타오샤(호도협) // 티나게스트 하우스
10월 11일 후타오샤(호도협)-챠오터우-중띠엔-송찬린스-비타하이(벽탑해)-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2일 중띠엔-공항-장족마을-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3일 중띠엔-리지앙 꾸청(古城) // 국제청년객잔
10월 14일 리지앙-수허 꾸청(古城)-리지앙-터미널 // 쿤밍행 야간 워푸(침대 버스)
10월 15일 쿤밍-76GH-차(茶)시장- 시내-화조시장-76GH
10월 16일 MU2003 0220 // 쿤밍-인천

[image]map.gif[/image]

2005 15-Oct
쿤밍 터미널(06:00도착) - 76GH - 차 도매시장 - 똥푼 광장, 까르푸, 화조시장 - 쿤밍역 - 76GH - 공항

※사용 경비(인민폐 위안)(342元)
시내버스(터미널 - 76GH) - 1
시내버스(76GH - 차 시장) - 1
보이차(23*4) - 92
장미차(8/100g * 2) +2 - 18
차 케이스 - 24
시내버스(차시장 - 똥푼 광장) - 1
택시(쿤밍역 - 76GH) - 1
택시(76GH - 공항) - 11
점심(김치 볶음밥) - 10
저녁(Dicos-케밥, 콜라) - 13.5
까르푸(과자 & 잡화) - 67.5
마사지 & 사우나 - 103

자고 있는데 어느새 차가 멈추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6시지만 창 밖은 여전히 캄캄하다. 옆에 중국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쿤밍이란다. 토미도 서둘러 차에서 내려 큰 배낭을 찾아 메고, 수 많은 삔관 삐끼들을 물리치고 터미널을 빠져 나갔다. 워푸(침대 버스) 터미널은 쿤밍역 근처라 역 건너편의 시내 버스 정류장에서 32번 버스를 타고 76GH로 갔다.

새벽부터 찾아간 여행자를, 여행 중 쿤밍에 정을 붙여 몇 개월째 그곳에 머물며 관리도 하는 여주인장님은 자다 깼지만 웃는 얼굴로 반겨준다. 역시 편안한 곳이다. 그 여주인장님, 76이 누나는 다시 들어가 남은 잠을 자고 토미는 거실서 커피 한 잔과 여행 일기를 쓰며 사색에 잠겼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게 토미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 문득 돌아간 한국에서의 생활을 생각하니 갑갑해 오기도 한다. 어느새 날은 완전히 밝아 빵과 샐러드, 계란 전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티타임을 가졌다. 솔직히 토미는 야간 버스 이동으로 졸리기도 하고 피곤했지만, 그들과 함께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잠시 눈을 붙이는 것보다 몇 배 더 달콤했다. 그 누나는 조금 있다 아는 동생이 차(茶)를 사러 도매시장에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아마 저렴하게 차를 구매해 선물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싶어 따라 나섰다.

76GH에서 52번을 타고 차(茶) 도매 시장으로 갔다. 역시 차 도매시장이라 그런지 토미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차(茶) 가격과 종류의 고정 관념을 확실히 뛰어 넘었다. 그 중 토미는 가장 고급이라 할 수 있는 보이차를 구매했다. 그런데 어찌 보면 꽃잎을 모아 놓고 풀떼기들을 모아 놓은 이 차(茶)를 더욱 빛 나게 해 주는 건 포장 박스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의 멋진 차(茶) 포장 박스였다. 그래서인지 저렴한 차(茶) 가격에 비해 박스 값도 만만치는 않았다. 차(茶) 구매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4시가 되었다.

그래서 그 누나와 동생은 76GH으로 돌아가고 토미는 중간에 내려 시내 구경을 시작했다. 우선 똥풍광장을 거쳐 환전을 마치고 오늘 저녁에 몸을 풀 사우나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해가 지고 나면 그들 삶의 모습을 영상에 담기 어렵기 때문에 바로 쿤밍 백화점이 있는 중심가로 발길을 돌렸다.

쿤밍 백화점이 있고, 까르푸가 있는 중심가! 근데 토미가 느끼기에 실제 많은 사람들이 찾고 고급 백화점 같은 느낌은 쿤밍 백화점이 아닌 까르푸에서 느꼈다. 훨씬 더 커 보이는 규모와 위치, 앞으로 차와 자전거가 없는 넓은 광장에 휴식공간, 그렇다고 쿤밍 백화점이 재래 시장은 아니겠지만... 그런데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워낙 물가가 저렴하고, 거기에 흥정도 가능하여 재래시장보다 까르푸가 더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까르푸는 조금 있는 사람들이 다닌다고 한다. 윈난성의 가장 중심에, 가장 큰 도시 쿤밍의 중심가는 서울 명동 못지 않은 화려함과 수 많은 젊은이, 그리고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시간의 여유만 있었다면 그 중심가에서 커피를 한 잔 시켜 사람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좋을 것 같다.

그 다음 토미가 가장 좋아하는 재래시장 탐방을 떠났다. 쿤밍 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모스크 방향, 가로수가 멋지게 하늘을 대신해 주는 거리를 걸어 2~3분이면 화조시장에 이른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 덕분에 10분은 족히 걸어야 할 듯... 입구부터 꼬치를 굽는 연기들이 토미를 먼저 맞는다. 양쪽으로 수 많은 좌판상, 수많은 방문객들... 역시 재래 시장은 그들이 무엇을 사용하고, 무엇을 먹는지, 현지인들의 삶을 느껴볼 수 있고, 다양한 즐거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계란말이와 비슷한 지단 요리는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만드는 것을 구경하는 것 조차 재미있다. 그리고 화조시장답게 한 쪽에 비둘기를 새장에 넣어놓고 팔기도 하며, 토끼도 가끔 있고, 엄청 큰 달팽이도 종종 볼 수 있으며, 특히 자라들을 많이 파는 것이 신기했다. 아마 식용으로 사고 파는 듯 했다. 또한 한쪽에선 재봉틀을 이용해 옷을 짜주기도 하며, 제비 ‘첨’자를 써서 첨명이라 적힌 좌판에서는 새가 뽑는 쪽지를 이용해 운세를 봐주는 아저씨도 있다. 이런데서 제비뽑기라는 단어가 나왔나 보다. 중국어만 됐으면 모든걸 도전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런데 수많은 상점과 좌판, 방문객들로 제대로 걷기도 힘든데, 그 사이를 한 중국인은 염치없이 여성 한 명과 함께 차를 타고 덤벼든다. 전혀 그들의 차림새를 봐선 화조시장답지 않아 보였다. 모든 사람과 좌판을 치워야 차가 지나갈 정도인데, 그걸 못 참고 엄청난 경적소리를 울려댄다. 그러나 화조시장의 상인이나 방문한 중국인들은 조용히 좌판을 치우고 길을 만들어 준다. 왠지 그 사람이 높은 사람이거나 아니면 중국에도 경제적 부유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 듯 했다. 이에 조금 화가 난 토 미는 차에 탄 사람들이 들으라는 듯 막 욕을 해댔다. 물론 한국어로... 토미는 그곳에서 큰 배낭을 하나 사고는 즐거웠던 마음을 접고 다시 중심가 까르푸로 향했다.

전세계 어디든 존재하는 대형 할인 마트. 이곳도 꼭 쇼핑은 아니더라도 그 나라의 생활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물론 토미는 이번엔 겸사로 선물용 먹거리를 사기 위해 갔다. 인구도 많은 중국에 주말이라 그런지 까르푸 안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곳에서 초콜릿과 사탕, 과자, 껌 등을 사는 것을 마지막으로 윈난성에서 생각했던 모든 여정, 계획은 끝났다.

그래서인지 몸살끼가 다시 몰려오고, 뜨거운 사우나에서 한기를 날려보내고 싶었다. 안그래도 어제 야간 워푸(침대 버스)를 타고 와서 오늘 샤워도 안 한지라 몸을 풀고 싶었다. 아까 본 사우나로 향하면서 무언가 먹을 꺼리를 찾으며 갔다. 이곳 저곳 혼자 먹기 괜찮은 식당이나 한식당을 찾다 보니 시내 근처 사우나를 한참이나 지나쳤다. 결국 저녁 꺼리를 찾아 쿤밍역까지 와서 선택한 곳이 ‘Dicos’, 그들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다. 우리나라 롯데리아와 같은 토종 브렌드인 셈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었던 밥으로 빵을 대신한 햄버거도 보인다. 토미는 그곳에서 간단히 케밥과 콜라로 배를 채웠다.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우나를 찾아 역 주변으로 돌아 다녔다.

마지막으로 윈난이 토미에게 주는 선물인지 한쪽에 사우나가 있어 그곳에서 뜨겁게 한기를 녹이고, 때도 밀고, 마사지로 몸을 풀 수 있었다. 마사지 후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12시였다. 허겁지겁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76GH로 갔다. 비행 출발 시간이 새벽 2시 30분이라 우리나라 같으면 2시간 전인 12시 30분까지 가야 했으나 76GH에 도착해서 들은 말은, 이곳은 그리 국제선이 많지도 않고, 이 시간대에 비행편도 인천행 하나여서 1시 이후에 공항에 가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토미는 76GH에서 남은 여행이야기도 나누고는 마지막으로 편안히 대해 준 76GH에 대한 보답으로 게스트 하우스 곳곳을 사진을 찍고 해당 카페에 홍보용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image]1015_01.jpg[/image]
<<76GH의 내부 모습>>

어느덧 시간은 되어 정말 떠나야 할 때가 왔다. 쿤밍 공항으로 가며 작별 인사를 하고, 정말 한적한 공항에서 간단히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 대기장으로 향했다. 정말이지 이번 비행기 탑승 인원이 지금 토미가 보고 있는 열 몇 명이 다 인 듯 했다. 이곳은 그렇게 때(시기)를 많이 타는 곳인가 보다. 토미가 타본 점보기중 가장 적은 인원으로 비행기를 전세 낸 듯 했다. 그곳에서 초반에 같이 지냈던 한국인 신혼 부부를 다시 만나 재회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곧 비행기에 탑승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정말 순식간에 모든 이륙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는 떠났다. 물론 토미의 육체도 싣고 갔다. 그러나 토미의 마음은 여전히 윈난에 머물고 있다.

몇 년 만에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보다 더 설레는, 더 긴장되던 마음이 현지에선 즐거움으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아쉬움으로, 그러나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자신감으로 남게 해 준 여행, 윈난과 작별하는 순간이다.

Epilogue(에필로그)
어느덧 한국에 돌아온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그 시간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내 마음속의 샹그릴라를 못 찾아서인가? 조금은 불안하기도, 당분간 떠날 수 없다는 허전함이 아직 즐거운 추억을 되살리는 것보다 더 크다.

그래도 미래가 있기에 나는 여전히 여행 일기와 사진, 영상을 정리하고 있다. 미래가 있다는 것은 또 떠날 수 있다는 기회가 있는 것이고, 그 언젠가를 위해 학생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 여행에서 사용 가능한 컨텐츠를 골라 내 놓아 다시 여행 경비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미 영상을 가지고 작년 한해 목표로 삼았던 방송 출연의 꿈을 이루어 마음은 한결 풍요로워 졌다.

여행 떠나기 전 생각했던 많은 것들, 시간이 가장 중요한 열쇠이고, 앞으로도 가장 많이 불러야 할 대상인 것 같다.

조금 더 넓게, 조금 더 크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는 한국에서의 윈난 여행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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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영상 위주로 하여 사진은 조금 질이 떨어지고 양이 적네요. ^^;;
대신 촬영한 영상은 KBS '세상은 넓다'에 방영되었습니다. 화질은 조금 떨어져도 영상은 여기 http://www.kbs.co.kr/1tv/sisa/worldwide/vod/1370124_15952.html
그 밖에 토미의 여행 기록은 저의 홈페이지에도 있습니다. http://www.travelov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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