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가게 된 홍콩 10 - 어쩌다 먹게 된 멕시코 음식과 하드락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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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게 된 홍콩 10 - 어쩌다 먹게 된 멕시코 음식과 하드락 카페

Robbine 8 2046

 

빅토리아 피크를 내려와 다시 소호로 갔다.

우리의 야심찬 계획은

밤이 더 화려하다는 소호의 펍과 클럽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내 나라에서도 클럽이나 나이트는 거의 가지 않는 생활방식을 유지하는지라

거기 간다고 딱히 재미있게 막 놀 수 있을것 같진 않았지만

이방인이라는 특별함에 조금 희석되어

어색해도 괜찮을것 같았기 때문에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클럽을 가긴 너무 이른 시간이라 일단 저녁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특정한 메뉴를 정하지 못한 우리의 선택은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식당이라는 조건 밖에 없었다.

낮에도 헤매고 다녔던 소호 거리를 해가 진 후에도 다시 헤매이며

여행책에서 봤던 추천 식당 중 가보고 싶었던 곳을 찾아보았지만

찾지를 못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란퐁유엔은 설명절에 장사를 하지 않아서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근처를 헤맸지만 찾지를 못했던 것.)

 

홍콩가서 먹을 음식이라곤 상상도 못했지만

어쩌다가 멕시코 음식점에 들어가 버렸다.

사람이 적어서 바로 앉을 수 있고,

화장실이 있다는 말에 다리도 아픈 참이라 그냥 앉아버렸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헤매기 싫었다.

동생이 주문을 했는데, 부리또 볼이었다.

(오래돼서 메뉴 이름도 잘 기억이 안나서 가계부 찾아보고 겨우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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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어서 별 기대 안했는데

생각보다 비쥬얼이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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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서 속살까지 꺼내 비빈 모습 ㅋ

한국인은 역시 비벼야..ㅋㅋ

 

매콤한 것이 꽤 맛이 좋았다.

손님이 없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그 때 시간이 9시 반 정도여서 저녁식사 손님이 없는게 당연한거 같다.

보기보다 양도 많아서 배고픈 두 명이 배불리 먹고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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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걷다가 만난 산이 닮은 귀요미

왠지 반가워서 찍어봤다.

소호 거리에서 종종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개들이 대체로 큰 종이었다.

홍콩은 집이 좁아도 큰 개를 키우는가보다.

 

 

 

밥을 먹었으니 슬슬 하드락 카페를 찾아가야지 싶었다.

지금까지의 태국여행과는 달리 우리에겐 현지심이 있으니

마음껏 검색해서 지도가 가라는대로 따라갔다.

근데.. 소호 거리랑 펍/클럽 밀집지역이 약간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몇 블럭이긴 하지만 좀 걸어야 했다.

처음 가는 곳에서

술집이 즐비한 곳의 한밤중 풍경은 겪어보지 않으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모를거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고,

비틀거리지 않더라도 술잔이나 술병을 들고 한껏 상기된 표정과 행동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현지인들이 널린 곳에서

인적도 드문 길을 지나 목적지에 도달하기 까지는

제법 긴장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가던 길도 분위기가 이상하면 되돌아 갔다가,

잘 가는 길을 되돌아가니 폰네비가 다시 제대로 가라고 비빅거리며 진동을 울리고..

하루종일 걸어서 발도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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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찌어찌 찾아서 도착한 하드락 카페.

사실 이곳의 분위기는 잘 알지 못했다.

그냥 이름이 워낙 유명한 가게라(전세계에 있는 술집체인이라는 정도의 인식수준)

호기심에 한 번 가보고 싶었을 뿐이다.

 

엄청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가던 길에 편의점에 들러 과일쥬스도 사먹었는데,

배가 불러 다 마시지 못한채 목만 축이고 들고갔다가

입구에서 저지당했다.

음료수 들고 들어가지 말라고

키는 작아도 어깨 완전 큰 정장입은 아저씨들이 약간 무서운 표정으로 막아서다.

 

그럼 거기서 버리고 갔으면 됐을텐데

배도 부른 상태에서 그걸 꾸역꾸역 다 마시고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약간 쪽팔리는데;;;

음식을 버리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워낙 컸던지라(그건 지금도 그렇지만) 버릴 생각을 못했다.

게다가 꽤 오래 헤맬줄 알고 방금 사서 한 모금밖에 마시지 않은,

아직도 차가운 생과일쥬스였으니까..

아줌마도 아닌데 나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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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공연을 할 것 같은

준비된 무대가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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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움직이는 바텐더들이 있었다.

요 앞에 눈썹짙은 아저씨가 우리 칵테일 만들어 줬는데

묘하게 불친절했던거 같아서 기분이 쫌.. 그랬다.

 

딱히 뭐라 꼬집을 수는 없는데

주문한 칵테일을 주면서 빈 컵에 영수증을 꽂아두고는

여기에 돈을 넣고 가면 된다고 말을 했는데,

그 말투가 묘하게 기분나쁘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라-_-

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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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문한 모히또.

평소 좋아하는 칵테일인데,

해운대에서 먹었던 모히또가 더 맛있었던건 바닷가 풍경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저 때 너무 배가 불러서였을까?

알콜을 좀 많이 넣어달라고 하지 않으면 보통은 여자가 주문한 칵테일이라고 술을 덜 넣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땐 내가 술을 마시는지 음료수를 마시는지 당췌 구분이 안돼서

조금 흥이 떨어지기도 한다.

여긴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해운대에서 먹었던게 좀 더 맛있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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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홀짝이며 둘이서 이런저런 셀카를 찍고 있으니 공연을 시작한다.

백인 거구가 거대한 음식접시를 다 먹어치운 후 커다란 맥주잔을 들고 앉아 노래를 따라부르는걸 보면

미국문화에선 꽤 화석같은 그런 노래를 하는것은 같은데,

나는 처음 듣는 노래다.

 

 

 

 

아니 그런데!!

무대를 본다고 바에 앉아있다가 고개를 돌려 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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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이 먹고 있는 왕호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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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왕호가든 잔이라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잔 주인이 손을 테이블로 올렸을 때 살짝 찍었다.

참고적으로 저 주인의 손이 잔보다 더 앞에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크고 아름다운 왕호가든!

 

호가든이 너무 맛있어서 예전에 마트에서 행사할 때 6개 들이 사고 잔 주는걸 받아와 잘 쓰고 있기 때문에

저 잔의 크기를 나는 너무 잘 안다.

멀리서 봐도 저건 우리집에 있는 500밀리 사이즈가 아니다.

저 엄청난 호가든을 나도 먹고싶었다.

 

하지만 무슨 비련의 주인공도 아니고

하필 왜!! 지금!! 배가 터질것 같은지ㅠㅠ

왜 저 맥주를 마실 수 없는건지..ㅜㅜ

슬펐다.

 

 

 

주문한 칵테일을 다 마시고 우린 금방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식사메뉴도 되는줄 알았더라면 거기서 밥을 먹고 오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식사메뉴가 된다는걸 알았어도 거길 다시 가진 않을것 같다.

이름에 충실하게 거기에선 하드락을 연주해 줬고,

난 하드락은 왜 듣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 곳의 분위기에 섞일 수 없으니까.

홍콩에선 저렇게 크고 아름다운 왕호가든을 마실 수 있다는걸 알게 해 준 것에 의미가 있다.

 

 

 

클럽에서 씐나게 놀다가 막차시간 맞춰서 호텔로 들어가려 했는데

하드락 카페가 생각보다 우리랑 안맞아서

예정보다 일찍 호텔(이라고 쓰고 게하라고 읽는다.)로 들어갔다.

일찍 들어갔지만 피로도는 여전히 최고수준.

 

 


날짜 사용내역 사용금액 (HKD) 비고
2월 18일 안약 48  
이름모를 식당 (아침) 131    
덮밥 48 이름모를 식당
국수 45
밀크티 20
18
지하도 거리악사 2  
옥토퍼스 카드 충전 *2 200 500달러 내고 100달러 두 개 충전 했는데 200달러랑 동전으로 잔돈을 받음. 영수증을 보고 보증금이 39달러라고 추측
옥토퍼스 카드 보증금 39
   
   
   
페리 탑승 (2.5*2)    옥토퍼스
기화병가 32.5    
치킨파이 10 기화병가
숏케익 3개 (7.5*3) 22.5
타이청 (22)    옥토퍼스
에그타르트 6*2    
돼지고기 파이 10  
초콜렛 옥토퍼스 50    
맥주 *2 66 레바논 아저씨네
아이스크림 30  
피크 가는 15번 버스*2    옥토퍼스
퍼시픽 커피 컴퍼니 (69)   옥토퍼스
밀크티 33   퍼시픽 커피 컴퍼니
카푸치노 36  
15번 버스 *2   옥토퍼스
타코식당 (저녁) 96  
옥토퍼스 중천 200 편의점(7/11)
편의점 생과일 주스 망고 10.4   옥토퍼스
편의점 생과일 주스 구아바 13.1  
하드락 카페 180    
모히또 82 하드락 카페
옐로우 서브마린 82
세금 16
침사추이까지 MRT *2 (9*2)   옥토퍼스
합계 1024.5




8 Comments
못생김 2015.06.08 15:57  
맥주 중에 호가든을 좋아하시는 군요. 과일 풍미가 나서 좋죠. 많은 분들이 호가든 국내 생산품은 탄산이 많이 들어가서 벨기에 오리지날이 더 좋다더군요. 오리지날은 기회가 되면 마셔보고 싶네요.
제 입맛에는 씁쓸한 필스너가 더 좋지만요 ^^
Robbine 2015.06.09 00:52  
호가든이 맛이 좋아 좋아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생효모 맥주였더라구요. 그래서 맛이 좋았던 거였어요. 라임맛이 받쳐주는 뒷맛도 좋지만 맥주 자체의 맛도 설명하기 힘들지만 좋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오비가 만들면서 국내에서 생산을 하더니 맛이.. 그 맛이 아니더라구요. 물탄 느낌.. 그래서 외국가면 호가든 먹는걸 즐거움으로 생각하는데, 여행파트너는 저만큼 술을 즐기지는 않아서 혼자는 잘 안마시다보니 기회가 많지 않더라구요.
흑맥주도 좋아하는데, 같은 양을 먹어도 너무 빨리 취해서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라 ㅋㅋ 호가든을 좀 더 선호해요.
뮤즈 2015.06.10 17:06  
하루종일 간식만 드셨네요~!!?? ㅋㅋㅋ
이날 제일 감동적인 사건은 호가든맥주 구경이었다는 결론인거 같음 ~
Robbine 2015.06.11 11:58  
어뜨케 아셨지? ㅋㅋㅋㅋㅋ
저 호가든이 어찌나 아른거리던지..ㅋ 결국 소호에 또 갔어요ㅋㅋ
필리핀 2015.06.11 08:26  
아니! 홍콩에서 웬 멕시칸 음식을??? ㅡ,.ㅡ

하드롹 카풰... 너무 상업적인 분위기라 싫어하는 곳이에요...

펍은 펍다워야~ ^^*

왕호 가든? 새로 생긴 고깃집인가요? ㅋ

호가든도 화장품 냄새가 너무 나서 싫어 싫어... ㅜㅜ

지대로 된 생맥주 마시려면 최소한 싱가폴로 가야 함...
Robbine 2015.06.11 12:00  
그러게요. 홍콩에서 멕시코 음식 먹을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근데 아이스크림 집 옆에 있는 멕시코 음식 파는 펍 같은 곳이 사람이 막 엄청 많더라구요.
줄도 막 서있고.
이 동네에선 저런 메뉴가 잘나가는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해서 한 번 가봤어요.
싱가폴은 물가가 홍콩보다 더 ㅎㄷㄷ하지 않나요?
싱가폴은 마음먹고 가야 할 것 같은데..ㅋ 역시 부담없는 태국이 좋아요 ㅋ
참새하루 2015.06.18 06:06  
호가든 하드락카페
다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홍콩의 아이템들이네요

홍콩의 생생한 구경거리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로빈님의 여행기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는데는 역시

"배도 부른 상태에서 그걸 꾸역꾸역 다 마시고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약간 쪽팔리는데;;;
음식을 버리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워낙 컸던지라(그건 지금도 그렇지만) 버릴 생각을 못했다."

이런 대목의 자폭테러 아닐까 합니다^^
Robbine 2015.06.18 12:30  
대놓고 지적하시니 쫌 더 부끄럽긴 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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