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불타는 인도네시아 25 (플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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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불타는 인도네시아 25 (플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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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레스 (FLORES)
 
살면서 때로는 피하고 싶은 진실과 맞닥뜨려야 할 때가 있다
나이 들어서 피할 수 없는 진실은 오래지 않아 죽는다는 것이다
여생이 10년 남았다면 뭘 준비해야 하고, 20년이면 뭘 해야 할까?
10년을 100년 같이 후회 없이 열심히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차창 밖 풍경은 계속 스치며 지나가는데 눈과 생각은 따로 따로 이다
 
숨바와나 플로레스로 가는 길은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제일 쉬운 방법은 발리에서 항공편을 이용하여 플로레스의 마우메레(MAUMERE)
공항으로 날아가서 발리 쪽으로 되돌아오면서 구경하는 방법인데 한국 여행사의
상품도 있다 또 코모도가 유명한 다이빙 명소라서 그 전진기지인 라부한 바조까지
물놀이 가는 다이버들은 대부분 발리에서 왕복항공편을 이용하기도 한다
 
두 번째 방법은 롬복의 라부한 롬복에서 4박5일간 쁘라마 보트투어로 플로레스의
라부한 바조까지 왕복하며 보트 위에서 먹고 자고 물놀이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갈 때 올 때 편도만 탑승하거나 구간 이용도 가능하다
 
세 번째 방법은 발리에서 롬복과 숨바와를 경유하여 플로레스까지 섬과 섬 사이는
페리를 타고 도시와 도시 간에는 로칼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여행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네 번째 방법은 장거리 직행버스를 타고 밤낮으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라부한 바조에서 자카르타까지 3박4일간 달리는 LANGSUNG INDAH 버스가 있다
라부한 바조에서 리마구간은 사페항까지 가는 페리탑승권과 리마행 버스탑승권을
개별 지급하는데 그 이유는 리마와 사페 사이의 큰 고개 때문에 대형버스를 직접
운행하지는 않지만 리마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기다리는 LANGSUNG INDAH
버스를 타면 아래 버스터미널만 들리며 계속 달리는데 빈자리가 있으면 어디서든지
손님을 상하차 시켜주고 물과 식사 1~2회도 무상 제공한다 (2013년 7월 현재)
 
LABUHAN BAJO->MATARAM (차비)330.000Rp, (소요시간)24Hr
                         DENPASAR        450.000Rp                36Hr
                         SURABAYA         600.000Rp                1N2D
                          SEMARANG       700.000Rp                 2N3D
                          JAKARTA           750.000Rp                 3N4D
 
라부한 바조 (LABUHAN BAJO)
 
1. 라무한 바조 가는 길
 
사페항에서 매일 9시 출발하고, 라부한 바조에서는 매일 8시 출항하는 3000톤급
페리를 타러 나갔는데 사페항 부근에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한 곳도 없다
페리 사무실에서 3등표를 54.000Rp에 구입한 뒤 부둣가 구멍가게 식당에서 대충
아침을 먹고 선실로 들어가니 현지인들이 먼저 의자에 누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10여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현지인들인데 라부한 바조까지 8시간을 편히
가는 방법은 경험상 터득한 결과 제일 편한 방법이 누워서 가는 것이라는 뜻이리라
 
페리 1층은 자동차를 싣는 바닥 층이고, 2층이 선실인데 앞쪽 2등실은 30.000Rp를
추가 지불하면 뒤로 완전 젖혀지는 의자를 주고, 뒤쪽 침대는 25.000Rp를 더 지불
해야 되는데 매표소에서 당초 표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1.000~2.000Rp 더 비싸다
선실에는 라면과 국수, 음료수와 과자를 파는 매점이 있어서 식사 걱정은 없다
 
오후 5시 내외 도착한 라부한 바조항의 첫인상은 항구라 하기는 좀 작고, 포구라
하기는 좀 큰 언덕 아래 아늑한 항구인데, 작은 섬 몇 개가 앞을 가려 큰 파도를
막아주는데 항내에는 마스터가 높은 40여척의 중간 크기 다이빙 선박이 흩어져
정박해있고 부둣가 선착장에 40~50척의 투어 및 스노컬링용 작은 선박이 떼 지어
엉켜 붙어있으며 항구 중앙에는 페리부두가 위치해있다
 
항구를 내려다보는 언덕 경사지에 수많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언덕위에서 보는
전망은 좋지만 항구에서 언덕을 따라 올라가는 도로가 양편에는 30~40개의 다이빙
투어사무실과 식당, 숙소, 상점 등이 모두 갖추어져있어서 아무 불편한 것이 없으니
굳이 언덕위에다 숙소를 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마음에 맞는 숙소를 찾아다니다보면
언덕위로 올라가서 좋은 숙소를 물색하기도 한다
 
2. 라부한 바조 숙소
 
1박2일 스노컬링을 다녀오니 주말이라 방이 없어서 오젝을 렌트하여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며 둘러본 숙소라서 정확한 가격을 모르는 곳도 있다
 
0 GARDENA BUNGALOW
-fan: 130.000Rp(single)~275.000Rp(family)
* 말라리아 발생 기록이 있는 지역이라 모기장이 설치돼있고, 방값이 적당하고
접근성과 전망이 좋아서 배낭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숙소임
 
0 MUTIARA HOTEL
-fan; 125.000Rp
-AC; 175.000Rp
 
0 GREEN HILL HOTEL
-AC: 400.000Rp
 
0 BAGUS HOTEL-언덕위, 전망 양호, 약간 멀다
-fan: 200.000Rp
-AC: 250.000Rp
 
0 GOLO HILLTOP-언덕위, 경관 양호, BAGUS HOTEL보다 좀 더 멀다
 
0 MATIHARI HOTEL
 
0 PAGI HOTEL
 
3. 식당
 
0 GARDENA BUNGALOW( 숙소와 식당을 겸업)
 
0 MEDITERRANEO(MUTIARA HOTEL 옆집)
-이태리 전문 식당
 
0 THE LOUNGE와 길 건너 2층 현지음식 식당(현지 식당 추천)
 
0 PARADISE( BAGUS HOTEL 옆집, 전망 양호, 주말 연주)
 
0 GREEN HILL RESTAURANT
 
4. 스노컬링 & 트레킹
 
RINCA섬과 KOMODO섬 2개 섬의 왕도마뱀 탐방 트레킹과 2개섬 인근 해안의
PINK BEACH, MANTA POINT, BIDADARI BEACH 등을 주축으로 연결하는
기본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놓고 여기에 2~3지역을 빼거나 지역을 더 추가해서
회사별로 당일, 1박2일 또는 2박3일 상품을 만들어서 투어선박을 운영하기 때문에
투어순서나 방문지역이 조금씩 상이할 수도 있고 또 투어선박의 크기나 시설 및
정원에 따라서 투어가격이 다를 수도 있지만 예상 모집정원에 크게 미달하는 경우
에는 투어 날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수도 있다 함
 
0 당일 투어: 300.000~400.000Rp
0 1박2일 투어: 750.000Rp 내외
0 2박3일 투어: 1.000.000~1.200.000Rp 내외
 
□ 1박2일 투어 경험담
 
아침 8시경 다이빙샾에 들려서 스노컬링 가격을 알아보던 중 지금 스노컬링 떠나는
선박에 7명 정원에 6명이 타고 있으며 1박2일에 750.000Rp이니 합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기에 옆집에서는 당일 투어가 1.000.000Rp라 했는데 이게 웬 떡이냐며
ok 하고 급히 숙소에 가서 배낭을 챙겨오니 이미 배는 출항한 뒤라 다른 배를 잡아
타고 따라가서 바다 위에서 합류한다
 
프랑스 커플, 영국 커플, 뉴질랜드 모녀, 그리고 나까지 7명이고, 선장과 식사를
조리 배식하는 선원과 갑판을 담당하는 선원 등 모두 10명이고, 갑판 양쪽으로
길게 눕거나 앉을 수 있는 비치의자 2개와 1인용 의자 6개가 서로 마주보고 놓여
있어서 이동하는 데는 불편한 게 없으나 서양인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비키니와
수영복만 입고 갑판 위에 아무렇게나 누워서 선탠을 하기 때문에 눈 둘 곳이 없다
 
라부한 바조에서 8시경 출항하여 약4시간을 항해해서 12시경 RINCA섬에 도착했다
국립공원입장료 20.000Rp,가이드비 80.000Rp/5인당(160.000Rp*7인=약23.000Rp)
카메라 50.000Rp, 지방세 50.000Rp 지불, 가이드 2명이 왕도마뱀 공격에 대비
하여 우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끝이 갈라진 길이 2m 정도의 장대를 들고 우리 앞과
뒤에 서서 함께 걸어가면서 약1시간 반 동안 왕도마뱀을 찾아 야산트레킹을 했으나
1마리도 보지 못 했고, 많은 관광객이 다니는 길이라 힘들거나 어려운 길은 아니다
돌아와서 공원 사무실 부근에서 1~2m 크기의 왕도마뱀 몇 마리를 볼 수 있었다
 
2시경 이동 중 보트 위에서 늦은 점심을 뷔페식으로 주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약 30분을 달려 이름 없는 작은 섬 해변에서 수영을 했지만 산호와 물고기가 없어
실망을 했고 약 2시간 더 항해 후에 PINK BEACH에 도착해서 스노컬링을 해보니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 등 물밑 세계를 제대로 볼 수가 있어서 스노컬링 진미를
처음 느꼈으나 지난번 마나도 BUNAKEN섬 바다보다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다
 
저녁에 작은 마을의 포구에 정박해서 파도에 흔들리며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하룻
밤을 보내는데 배갑판 위에 매트를 깔고 1인당 매트 1매에 얇은 시트 카바 1장을
배정하기 때문에 배 갑판 위에 몇 장의 매트를 깔 수 있느냐가 정원이 몇 명이냐
로 연결되며, 선실이 있는 경우에는 침대수가 곧 정원이 된다 밤에는 10여척 이상
의 투어선박이 모여들어서 로프로 서로 배를 묶어서 큰 선단을 이룬다
 
아침 7시경 식빵에 꿀을 발라서 커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는 KOMODO 국립공원
매표소 입구를 통과하여 왕도마뱀 탐방에 나서는데 어제 지불한 영수증을 보여주니
모든 경비가 면제되고 가이드비만 추가로 지불한다 오늘은 운이 좋았는지 3m 정도
의 왕도마뱀을 트레킹 중에 만났는데 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힐금힐끔 처다보며
숲속으로 기어가는 모습에 무섭기도 하고 당당하게 보였다
 
KOMODO섬에는 100여마리 왕도마뱀이 살고있다는데 수명은 50여년이고 나무 위
작은 구멍 속에서 사는 20~30cm 정도의 작은 것에서부터 5m 정도까지 다양하며
사슴, 새, 멧돼지 등을 먹고사는데 몰래 접근해서 한번에 잡아먹지 못할 경우에도
침속에 치명적인 독성 세균이 있어서 물린지 얼마 후에 죽으면 그때서야 먹는단다
돌아와서 공원 사무실 부속 건물 그늘아래도 몇 마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먹이로 유인해서 근방을 떠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느낌이다
 
약2시간 항해 후 MANTA POINT에 도착하는데 섬과 섬 사이에 있는 포인터라서
조류가 조금 세고 근방에 다이빙 선박이 몇 척 정박 중인 것으로 보아서 다이빙과
스노컬링포인터가 서로 겹치는 곳이며 산호서식지역이 넓고 죽거나 파손된 산호가
없고 물밑 해저가 깨끗하고 시야가 좋으며 물고기도 많아서 오랜만에 정말 즐겁게
스노컬링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라부한 바조항 인근 작은 섬 해안 BIDADARI BEACH에 도착한다
여기도 다이빙과 스노컬링 포인터가 겹치는 곳인데 산호가 많이 죽어있고 산호서식
지역이 좁고 급격히 바다 밑바닥이 절벽으로 연결되는 다이빙 포인터라서 별다른
재미가 없어서 수영만 즐기다가 오후 4시경 라부한 바조로 귀항하면서 1박2일의
스노컬링&투어를 끝냈는데 이름 모를 작은 섬 위에 그림 같이 아름다운 호텔을
지나칠 때는 다시 한번 이곳에서 마음껏 즐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4. 인도네시아 오지여행을 접다
 
1박2일의 스노컬링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7월말 늦은 오후의 햇살이 따겁다
그런데 주말이라서 내가 머물던 숙소는 물론이고 항구 인근에 있는 숙소는 모두
풀이라서 오젝을 렌트하여 언덕위에 있는 숙소까지 작은 배낭과 큰 배낭 2개를
오토바이에 싣고 다니며 혼자 방을 구하러 왔다 갔다 하다가 겨우 구했다
 
큰 배낭 속에서 모기장을 꺼내 치고, 작은 배낭에서 수영복을 꺼내서 말리려는데
작은 배낭 속에 든 작은 가방 하나가 없어졌다 작은 가방 속에는 물속 촬영이
가능한 방수 카메라와 수영복 등이 들어있어서 항상 신경을 쓰서 챙기는 물건이다
그러고 보니 작은 배낭의 지퍼가 조금 벌어져있었던 게 생각이 난다 이를 어쩌나
지난 한 달간 아니 오늘 투어 가서 찍어 온 메모리 카드만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 오젝기사를 어디서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경찰을 부를까?
헬멧을 쓰고 다니는 이름도 모르는 수백명의 오젝기사 중에서 누구를 신고하나?
답답하고 분통 터지고 화나며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을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정말 나는 인도네시아를 사랑했었다 돈을 기부하거나 도움을 준 일은 없었어도
10여회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마음과 가슴으로 자연과 사람과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었고 또 좋아도 했었다
나는 인도네시아를 진정 사랑했었지만 인도네시아는 나를 버렸다
아무리 확대해석을 말아야지, 자신의 물건을 잘 챙기지 못 한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해서는 안되지 하면서도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 간다
 
하루를 쉬고 모래부터는 RUTING 17km 전방의 짠짜르(CANCAR)에 있는 원형
계단식 논( spider web rice field )를 구경하고 MONI에서 약 50km 정도 떨어진
ENDE의 KELIMUTU 산 국립공원 산상에 있는 3색 호수를 구경하려 했었는데
마무리도 짓지 못하고 이를 어찌 할꼬
 
아무리 마음을 추스르려 해도 더 이상 여행을 계속할 기분이 아니다 철수를 하자
내일 아침 라부한 바조에서 탈출해서 발리까지 가려면 밤낮으로 페리와 버스로
연결하여 36시간을 달리는 LANGSUNG INDAH 버스가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오지 여행은 이제 여기서 접자, 사실 이리안자야(파푸아)를
끝으로 영광스럽게 졸업하려했는데 중도에서 퇴장하게 되어서 정말 안타깝지만
그동안 아무 조건 없이 또 탈 없이 나를 받아준 인도네시아에 감사를 표한다
 
* 카메라를 잊어버려서 사진을 게재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6 Comments
파라다이스인탄 2013.09.29 23:01  
공수래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분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중한 기행문 잘읽고 갑니다
항ㅇ상 건승 기원 합니다
나무한그루 2013.10.06 14:34  
아여태재밌게읽었는데. 이런안타까운마무리일줄 몰랐네요. 제가 다 속이 탑니다 ㅠㅠ
세븐 2013.12.05 00:37  
공수래님의 여행기를 토대로
키나발루 브루나이 미리 쿠칭 폰티아낙 빨리파판 마카사르 마나도 마카사르 켄다리 바우바우 무나섬 켄다리 마카사르 쿠알라 반다아체를 돌아 옵니다 이것이 가능할수 있는건 모두 다 님의 기록이 있기에 가능한것 입니다 힘내세요^^
응사미 2014.01.22 02:53  
인니 사람들 순간 몇푼에 그들엔 큰돈이 될수 있으나 한달간  추억을 앗아간 만행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 하기 힘들지요 하루에 몇번 대가리 박고 기도 한다지만  순간  재물욕에  그기도가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snsqncj 2015.04.25 00:32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산주책 2017.02.21 15:26  
존경합니다.
선셍님의 선구자적인 여행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오지 여행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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