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파타야+꼬창+쑤린 여행기 4
릴라와디...
지낼수록 은근한 매력이 느껴지는 숙소이다.
메인로드에서 약간 멀다는 게
(걸어 다니기엔 멀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기엔 가깝다.
우리는 늘 걸어다녔다)
최대의 단점이긴 하지만,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게 얼마만이던가.
조식도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필리핀이 좋아하는 것들은 다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란
야채, 과일, 계란요리... 뭐 이런 것)
넘는 게 남는 것이여 냠냠...
아침도 두둑하니 먹었으니
이제 수영장 의자에 누워
음악 들으며 책이나 볼까... 하는데
객실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앗! 파타야 도*비여행사 사장님과 삼*탕님이다!
바다낚시 가는데 같이 가잔다.
그렇잖아도 낼쯤 신청하려고 했는데...
부랴부랴 수영복과 선글라스와
썬블럭로숀을 챙겨들고 차에 오르니
한국인 여행자 3분이 이미 타고 있다.
에헤라 디야~ 뱃놀이 떠나세~
선착장에 도착하여 목선에 오르자
하늘이 맑지가 않다.
비가 한바탕 쏟아 부을 기세이다.
그러나 쨍쨍한 날보다
이런 날이 고기가 더 잘 잡힌다.
예상대로 1시간 만에
필요한 양(1인당 2마리...
하지만 각자가 목표량을 달성한 건 아니고
한 마리도 못 잡은 사람도 있고
여러 마리 잡은 사람도 있다)을
채운 후 낚시는 끝내고
선상에서 갓 잡은 회와
맛있는 도시락을 먹는 동안
배는 해변에 도착한다.
너무너무 맛난 도시락과 손수 잡은 생선으로 뜬 회~
꼬 란 해변에 막 도착하는 순간,
하늘이 쪼개지는가 싶더니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1초만 늦었어도
홀딱 젖을 뻔 했다.
배는 부르고 눈앞에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비치 의자에 앉아있으니 졸음이 절로 쏟아진다.
패키지 여행객들이 빠져나간 오후의 꼬 란 해변은 한적하다
원숭이와의 한때...
얼마나 잤을까...
비는 어느새 그쳤고
일행들이 파타야로 돌아가자고 재촉한다.
해변에서 낚시배로 이동하려면 이런 배를 타야 한다.
밥 먹다가 따라 나선 우리 낚시배 도우미
저녁을 먹고
(이날 저녁으로 뭘 먹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도 없고... 치매 초기 증세???)
숙소로 돌아오는데
숙소 앞에서 뭔가 번쩍번쩍하는 게 있다.
간판을 보니 Hollywood라고 적혀 있다.
오잉~ 헐리웃이라면 필리핀의 단골 놀이터인데?
이게 왜 여기 있지???
낼름 쫓아가서 입구의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예전 헐리웃은 화재로 타버려서
이리로 옮겼단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안으로 들어서자 예전보다 깔끔해지긴 했지만
규모는 조금 작아진 것 같다.
가수들과 백댄서들도
예전보다 훨씬 못한 거 같고...
대충 실망하고 나오려는데
옆 테이블의 태국 아가씨떼
(하도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통에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암튼 10명은 넘었다)에게
일행 중 한 분이 낚여서(?)
덩달아 하이네켄 생맥주와 조니워커로
위장과 간을 듬뿍 세척한 후에
기분이 얼큰해져서 숙소로 돌아오니
시계는 새벽 4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