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7일] [수정]방콕&앙코르와트 여행기 [2/6] - 가자 캄보디아!-
조금씩 나누어서 작성하다보니
중간에 내용 부분이 빠져 있었습니다.
다시 채워넣었습니다.
이번 여행기는 조금 특별합니다.
어떤 가족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고.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3년이 지났지만
난 아직도 그 가족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제밤
홍익여행사에서
아란으로 가는 버스표를 어제 저녁 구입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캄보디아로 떠나기 위해 버스를 탔다.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낯선곳에서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에
피곤함이 남아 있었고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내가 자는 동안
버스는 한참을 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휴게소 비슷한곳에 승객을 모두 내려주었다.
캄보디아 비자가 없는 사람은
이곳에서 비자를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1200밧 정도 냈던것 같다.
비자 심사?
이런거 전혀 없다.
그냥
일괄적으로 여권을 쫘악~ 걷어간다.
물론
비자 발급비도 걷어간다.
휴게소 주인으로 추정되는 아주머니께서
여권을 걷어가면서 메뉴판을 나눠주고 갔다.
음.
휴게소에서 여권이라.
설마.
여권을 걷어가고
메뉴판을 나눠준건
한 사람이 했지만
실제로 비자업무와 식당업무는 -_-
다른 사람이 보고 있겠지.
흔들리는 버스에서 한참을 자서 그런지
배는 고팠지만 입맛은 전혀 없었다.
왜 그런거 있잖은가.
입안이 까칠까칠해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은 그런 상황.
립톤 하나 사먹었다.
립톤 하나 사먹으니
조금씩 정신이 들면서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는 생각이 번뜩 든다.
적당히 사진을 찍을 배경도 없고해서
그냥 버스를 배경으로 -_-
서울이라면 차가 한참 많이 다닐 시간인데도
국경 부근이라 그런지 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도로가.
너무 한산하다.
의자라는게
사람이 조금씩 움직일때마다
의자 다리가 들리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건데
이 냥이는 꼼짝도 안하고
"너 움직이가다 나 건드리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을테야" 라는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의자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다시 그 아주머니께서는 여권을 나누어 주었고
여권을 펼쳐보니
캄보디아 비자가 붙어 있었다.
버스를 다시 타고 10분쯤 갔을까.
이상한 시장 같은곳에 버스가 멈춰서더니
나와 어떤 서양인에게 내리라고 한다.
엄청 긴장했다.
여긴 어디지?
놀래서 찍은 사진도 한장 없다.
어떻게 어떻게
그 서양인과
이리저리 요리저리 눈치껏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보니
캄보디아 입국 심사를 받는곳이 나왔다.
옆에 보니
아까 버스를 함께 타고 왔던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음.
이거 뭐지?
왜 나하고 그 서양인은 미리 내리라고 한거였지?
입국 심사에서 난 약간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아까 그 아주머니께서 나누어준 나의 여권.
발급된 캄보디아 비자.
여권번호가 잘못 쓰여져 있다.
아무래도 식당과 비자발급의 업무를 같이 하는게 맞는거 같다.
캄보디아 입국심사는 의외로 간단했다.
그냥 여권에 도장 쾅 찍고 끝.
캄보디아 포이펫에 들어왔다.
입국심사장을 나오는 순간부터
택시기사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어차피 택시를 타려면 3명이 모여야 한다.
그래야 셋이 모아서 요금이 저렴하니까 -_-;;
30분도 기다리지 않아서 한국인 3명이 모였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낯선곳에서
택시기사들에게 둘려싸인채
어쩔줄을 몰라하는 표정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애타게 찾는 눈빛으로
겁에 질린 나를 보고서도
그냥 갈 수 있는
한국인은 많지 않았을테니.
포이펫에서 씨에리엠까지는 도로가 엄청나게 나쁘단느 말은 이미 들었기 때문에 약간 긴장이 되었다.
택시 한대를 타겟으로 삼고 흥정에 들어갔다.
기사 : 36달러?
우리 : 노~!
기사 : 좋아 35달러로 하자.
우리 : 노~!
기사 : 그럼 얼마를 원해?
우리 : 우린 세명이니까 1인당 11달러. 총 33달러.
기사 : -_-;; 싫어
우리 : 어 그래. 그럼 다른 택시 알아볼께.
기사 : 좋아 33달러.
우리 : 잠깐~!
기사 : 왯!
우리 : 한명 더 태울 생각 꿈도 꾸지마.
기사 : 걱정마 -_-+
그때까지만 해도
이 택시가
어떤 엄청난짓을 벌릴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 차는 -_- 번호판도 없다.
길이 나쁘다고 들었는데.
택시를 타고 1~2분을 달렸지만
어라?
길 좋은데?
기사가 한쪽으로 차를 빼더니.
기름을 넣고 가야 한다고 한다.
엥?
여긴 주유소가 아닌데?
그러더니
기사는.
가판대에 가서 -_- 기름을 사왔다.
오...
수동주유.
이거 좋다.
받침대도 있고.
인건비 절약에 아주 좋구만.
꼴꼴꼴꼴~
기름 한통이 다 들어갔다.
-_-;;;
이런식의 수동주유라니 -_-
새로운 경험이다.
포장도로가 끝나버렸고.
잠깐 공사중인 구간을 지나게 되었다.
울퉁불퉁.
공사중인 길은 분명한데.
아무리 공사중이라도 그렇지.
길을 어떻게 이렇게 엉망으로 해놓은걸까.
시공사가 어디야?
근데 어디 공사를 하고 있길래
이렇게 긴 구간의 길을 엉망으로 해놓은걸까.
택시 기사 말이.
공사구간이라서 길이 엉망인것이 아니라
이제 앞으로는 계속 길이 이렇다고 한다.
아.
사진으로는 길이 그냥 그럭저럭 괜찮게 나오긴 했다.
하지만 직접 저 길에서 차를 운전하라면
난 절대 못한다.
음.
사진 아무리 봐도
길 평평하게 나왔다.
하지만 절대 절대 실제 길은 저렇지 않다.
길 장난 아니다.
어떻게 이런길로 차가 다닐 수 있나 생각이 든다.
이렇게 험한길을 다니고도 차가 멀쩡할까?
갈수록 길은 더욱 엉망이었고
들썩거리는 자동차에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러던차에 큰 웅덩이를 지나던 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져버렸다.
그리고 시동이 다시 켜지지 않았다. -_-;;;
그럴만도하지...
저 엉망인 길을 승용차로 다닌다는게 말이 되냐고...
기사 아저씨가
차를 고쳐보려고
본네트를 열었지만
-_-++ 눈만 껌뻑껌뻑.
동네 꼬마들이 구경나왔다.
주위를 둘러봐도
길의 끝은 보이지 않고.
건물 비슷한것도 보이지 않는다.
버스를 제외하면
지나가는 차도 30분이 넘도록 한대도 없다.
...버스도 지나다닌단말야? -_-ㅋ
기사 아저씨가 어딘가에 급하게 전화를 한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동네 꼬맹이들이 열명정도 있었는데,
사진을 찍자고 하니
쑥스러워하며 우르르 도망간다. -_-+
이 녀석들.
내가 누드 찍는다고는 아직 말하지 않았는데.
남아 있는 두 녀석을 붙잡고 사진을 찍었다.
어디선가.
소떼가 나타났다.
이거 물소 맞지?
무서워서 차에서는 차마 내리지 못하고 -_-
고장난 차에 앉아서
창문만 살짝 내리고 찍었다.
물소떼가 지나가고
차에서 내려서 찍은 사진.
그때 마침 지나가던 택시가 있었고
그 택시를 세우고는
우리 택시 기사 아저씨는
그 택시 기사 아저씨와
뭔가 협상을 -_- 시작했다.
설마.
저 택시의 트렁크에 타라고 하는건 아니겠지.
약 10분 가량
기사님의 대화는
두 기사님 모두 만족한 결과를 얻은듯 했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빨래줄을 구해와서 앞의 택시와 연결해버렸다.
(정확하게 빨래줄 맞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는 그 빨간 빨래줄)
세겹으로해서 연결하긴 했지만.
이런건 또 보다보다 처음 봤다.
빨래줄로 차를 연결하다니 -_-;;;
어메이징 캄보디아 -_-/
역시.
예상대로
200~300m 를 갈때마다
줄은 끊어졌고
그때마다 줄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서
택시는 멈춰서곤 했다.
그때마다 난
후다닥 택시에서 내려서
사진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택시는 고장나서 꼼짝도 안하고
앞의 택시와 빨래줄로 연결된채로 끌려가는데
손님이라는 녀석은
빨래줄 끊어질때마다
신난다고 나가서 사진만 찍어대고 있으니
아마
택시 기사는 속이 뒤집혔을거다.
하지만.
그러기엔
배경들이 너무 너무 좋았다.
이 사진.
역광만 아니었음
참 잘 나왔을텐데.
그렇게 4~5 키로미터를 가서는
길 중간에 있는 휴게소에
우리 한국인들을 내려놓고
우리를 끌고왔던 그 택시는 도망가버렸다.
우리 택시 기사의 말을 정리해보면
자신의 형님분께서 지금 씨에리엠에서 차를 가지고 오고 있다.
이 휴게소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형님이 올것이다.
천천히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역시.
동네 꼬맹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신기한듯이 동네 꼬마들이 차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기브미~ 코리아 머니~" 와 "기브미 원 달라" 를 미친듯이 외치기 시작했다.
기브미 원달라를 외치던 아이들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갑자기 원 달라와 코리아 머니에 관심이 사라지고
자신들만의 포즈를 잡기 시작했다 -_-
한참을 아이들에게 시달렸더니.
정신이 없다.
힘들다 힘들다.
한국이나 태국이나 캄보디아나
애들하고 놀아주는건 어디건간에 재미있어도 -_- 참 힘들다.
차 안으로 가서 좀 쉬어야겠다.
차문을 걸어 잠그고
창문까지 내리고
아이들 보채는것을
못들은척 하고 있으려니
깔끔하게 생긴 여자아이가 문을 두드린다.
역시 1달라만 달라는것일거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창문을 내리라고 한다.
차도 멈춰 있는 상태이고,
창문을 내리지 않았다가는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창문을 살짝 내렸더니,
창문 사이로 손을 넣어
내 손을 잡고는 차 밖으로 나오라는 시늉을 했다.
돈을 달라는것도 아니고. 나를 데려가겠다는 건....?
나를 설마...팔아 먹으려고 그러나?
그 아이가 이끄는곳에 가보니
그 휴게소는 그 아이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휴게소였다.
그 여자 아이는
의자에서 개를 쫒아주고 -_-
개 대신 나를 자리에 앉도록 한 후에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린다에요. 난 한국이 사람 좋아요~"
위에 글은 내가 번역해서 쓴 글이 아니라.
실제로 그 여자아이가 했던 말이다.
...한국말이다.
누구에게 배운 한국말일까.
그리고 나에게 한국의 박카스와 비슷한 음료를 건내주며 걱정말고 마시라고 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큰 비닐봉지에 담긴 바나나 말린 과자를 건내주는데
차마 미안해서 받을 수 없어 "노노~" 라고 외치니
마치 내가
자신들의 음식은
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싫어하나보다....라는 표정을 지었는데
그 미안함이란...
린다네 가족의 한국사람 사랑은 정말 대단했다.
린다는 갑자기 어디선가 노트를 가지고 오더니
나더러 한국말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 노트엔
이미 그 휴게소에 들렀던 한국 사람들이 써준 한국말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들고온 한장의 사진에는
한국인이 찍었을 린다의 가족 사진과 한글로 된 편지도 있었다.
이곳을 지나갔던 한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에서 직접 보내준 사진이라고 하면서 어찌나 좋아하던지.
린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중간 중간
나를 귀찮게 하는
동네 꼬마아이들 쫒아줬다.
린다의 부모님께서는
나는 묻지도 않은
자신들의 나이까지 이야기해가시며
젊었을땐 너무 잘 생겼고,
너무 이뻤다고 하시며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수줍어하셨다.
난 스물아홉살이라고 했다.
린다와 린다의 부모님은
스물아홉이 아니라
서른아홉 아니냐고 하시면서
그다지
재미도 없는 얘기에 -_- 크게 웃으셨다.
그 가족들과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건 아니다.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
하지만 그들과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느낄 수 있었던건
그분들이 너무나도 순수했다는 것.
내 삶의 두배 이상을 살아온 그분들이
이제 겨우 서른해를 살아온 나보다도
훨씬 더 순수하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이 사람들을 잊지 못하게 될 것 같다."
이 가게가 린다의 휴게소입니다.
이렇게 간판까지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린다의 가족을 만난적이 있으시거나
주소를 아시는 분은.
쪽지 혹은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분명 린다네 휴게소에는
한국인들의 메모와 편지등. 흔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마.
태사랑에도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가는 길에
린다네 휴게소를 지나가신분이 꽤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주소를 알고 계시는분께는
꼭~!
꼭~! 부탁드립니다.
택시 기사님의 형님이 오셔서
우리를 다시 태워가느라
그 휴게소를 떠나야만 했지만
여행중 아주 자주 그 가족들이 생각났다.
어쩌면 여행중 감상에 젖은 나만의 착각으로 만든 나만의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한번쯤은.
다시 태국을 가게 된다면
다시 태국에서 캄보디아를 넘어가게 된다면
린다의 휴게소에 다시 들러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드디어 캄보디아 씨에리엠 도착
원래 도착 예상 시간은 오후 4~5시쯤이라 예상했지만
차가 고장나서 린다네 집에서 보낸 3~4시간...
결국 밤 12시가 넘어서야 씨에리엠에 도착했다.
택시 기사가 권하는 숙소로 가기로 했다.
맘에 들지 않으면 방을 보고 나와도 좋다는 전제.
홈 스위트 홈 게스트 하우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고.
게스트 하우스 괜찮다.
아니 아니.
생각했던것보다 이상이다.
넘 피곤해서 방 잡고 바로 저녁 먹으러 식당엘 왔다.
앙코르 맥주가 유명하담서?
앙코르 맥주하고 후라이드 누들 머시기...
후라이드 누들 종류는 -_- 다 맛난다.
엄청 맛난다 ~ 냠냠냠~
앙코르 맥주...이거 도수가 좀 높은거 같더라구...
이거 한병마시고 씻지도 못하고
그냥 침대에 뻗어버렸다 -_-;;;
댓글을 달아주시지 않으면
오늘밤 당신의 꿈에 찾아가서
떨어진 비누를 주워달라고 부탁해버릴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