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박 13일 혼자 시작한, 태국 여행 (3일-2)왕궁+씨암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정서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맞지붕에 기둥이 둘러진 단층건물이지만, 이렇게 다르다.
(사실, 의복이며, 음식, 정서까지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아시아인 것이다.)
'화려하다. 찬란하다.'를 수십번 되뇌이고 나니, 더 이상 태국의 왕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과부화상태랄까.
지나치게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보기 전 부터 뜨악스러운 화려한 뷔페를 먹는 느낌...
난, 오색찬란한 구슬통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독일의 백조의 성 과는 또 다른,, 화려함이다.
보다 원초적인 색감을, 발광하는 듯 하다.
이런 형형 색색의 조각들로 화려하게 치장한 왕궁, 태국의 불교문화재에는
이렇게 건물을 받치고 있는 형상의 조각들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해태상과 흡사한 석상, 향을 피우는 곳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이게 에메랄드 사원인가요?? 제가 지도를 좀...못 읽습니다. ㅋ
벽화 중 한 장면
해는 중천, 1시쯤 도착해서,,한 시간 남짓 구경했으려나,, 그늘을 찾아다녔음에도 힘들다.
목구멍까지,,시원한 에어컨이 퐝퐝 나오는 씨암파라곤 파라곤...이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었다.
A언니 또한 동감의 아오라가 마구 뿜어져 나온다.
건강하신 B군은 운하를 타겠다신다. 난...내일 타련다. 우선 쉴 곳이 필요하다.
(관광의 정석은,,왕궁 후 왓포와 왓 아룬을 들리는 것이다. 세 관광지가 딱 붙어있다.
우리에겐, 그런 정석따위ㅋ)
그러나, 왕궁 앞에서 택시 잡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업소를 들리자는 택시, 흥정하는 택시, 다 거부하다보니, 한 참을 걸어내려와 겨우 택시를 탔다.
좀 힘들어도,, 사기당할 수 없다는 우리..ㅠ
그런데, 그 유명한 태국 트래픽잼에 걸리고 말았다. 이렇게 막힐 줄이야.
낮에 차이나타운은 절대 지나지 말아야 할 곳이렷다. 그러나 씨암을 가자면 할 수 없는 일.
마치 귀경길 고속도로에 갖힌 마냥,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쌩쌩 쐬면서 씨암까지 느긋하게 가는 수 밖에
(요금은 150밧 정도 나왔으려나...? 또 기억 안난다,.,,)
드디어 씨암 파라곤! 너만 보면 흐믓하구나...ㅋ 쾌적하고 넓고 럭셔리한 백화점
우리나라 어느 백화점보다 큰 규모와 쾌적함을 자랑한다.
어제 아쉬웠던 와코루를 들려 사이즈교환 및 충동구매를 해 주시고
태국에서 먹어보라는 유명한 MK수끼도 가준다.
파라곤 지점은 골드 수끼로, 빕스에 프리미엄 붙은 정도이리라...
인당 만원이 좀 안되게 시킨 것 같다. 야채세트와 모듬세트를 시킨다.
모듬에는 갖갖이 오뎅과 고기, 생선, 만두, 새우가 나온다. 새우 짱! 탱탱 그 자체다.
오뎅은 왜 나오나 싶었는데, 이것이 그냥 오뎅이 아니다.
새우가 알알이 박힌 오뎅, 고소한 김 맛과 해산물 맛이 함께나는 오뎅 등,,
A언니 왈, 오뎅은 태국 음식이란다.
우리나라의 샤브샤브처럼 먹는데, 우리나라 샤브샤브가 육수로 진한 맛을 낸다면,
수끼는 육수의 맛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야채와 오뎅 및 갖갖이 재료로 육수의 맛을 내고
본 재료 그대로 맛을 즐긴다.
따라서 매우 담백하다. 마늘이나 그밖의 우리가 국물을 낼 때 쓰는 재로 또한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마늘을 따로 시켜 넣어 먹으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태사랑에서 배웠어요 ㅎ)
대체로 좀 개운하고 담백해서 일본음식이 생각나기도.... 좋은 경험이었다. 가끔 생각날 것 같은 맛!
배도 부르겠다. 부푼 배를 땅땅 두드리며, 이제 파라곤 산책을 시작한다.
각종 의류 매장을 쏘다니는 우리.
의류매장은 우리나라의 백화점 매장 분위기와는 좀 다르다. 옷의 느낌이 좀...달라 달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지만, 예쁜 옷들은 우리나라 매장의 가격과 대동소이하다.
같은 퀄리티라면,, 태국이 좀 저렴.
깔끔하면서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원피스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ㅠ
한국 가서는 쉽게 보기 힘들지만, 무난하고 심플하며, 예쁜! 옷들...ㅠ
살까말까 살까말까 고민하다가도...
태국에서 입을 일도 없고, 트렁크에 처박혀서 구겨질 옷 들을 생각하니...마땅히 사기도 그렇다.
가장 중요한건...세일 기간도 아니라는 것,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리하여, 언니와 신나게 윈도우쇼핑만 즐겼다. 그것만으로도 참 재미있다.
고급스런 원단의 원피스들이 어찌나이쁜지
(음음, 생각해보니,,, 그런 소재라면,,, 우리나라보다 좀 싼 편이다.
세일만 했었더라도...ㅠ 밥을 굶더라도샀을텐데)
눈이 너무 즐겁고 기온도 서늘하니, 다리 아픈줄도 모르고 걸어다녔다.
파라곤 중앙에 자리한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어준다.
그러면서, 그 동안 계속 가고싶었던 닥터핏을 언니에게 은근히 권유해본다. 콜!
택시는 줄이 길고 BTS를 타고 내려 택시로 기본요금이라는 닥터핏.
그러나 또 퇴근시간이다...택시비 좀 내고 도착했으나, 이미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는 시간...ㅠ
+ 9시에 문을 닫아요- 그러나 저녁시간엔 손님이 많아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중전화로 예약하는데...2밧 정도면 되요^^
결국 텅러 역 주변만 눈도장찍고 돌아선다. 여기서 카오산까지는 약 100밧 안나온다.
-텅러역은 고급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이다.
일본인 주택가도 있다. 그래서인지 도로가 깔끔하고 대형 매장이 많다.
커피숍만 해도 꽤 많이 들어서있다. 깔끔하고 단정하고 모던한 느낌의 동네,
그래도 역시...조금은 허술해 보인다. 경비가 있는 집들이라도...외관상은 규모만 커다란 주택같은 느낌
너무 힘들었던 우린, 어제 피안마사지로 다시 향했다.
발 마사지! 오히려 전신 마사지보다 비싸다. 220밧이었나.
조금 이해가 안간다. 사람들이 발마싸지를 많이해서 더 비싼가...
이번엔 여자 안마사,,, 좀 불안했는데,,, 역시 간지럽다... 오늘은 실패.
이젠 좀 자자.
닭 소리도 더 이상 없고, 자는거야!! 가는거야!!
# 왕궁을 본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만, 태국 왕궁이라는 것 자체가.. 오래 두고 보기 힘든 속성이 있는듯하다.
왕궁을 보며, 택시를 타며 서서히 나를 잠식한 피로감을,
시원한 백화점에서 새로운 음식, 뜨끈한 국물도 먹고
한국과 다른 의류문화를 보며 말끔히 풀 수 있는 하루였다.
추운 태국에서 마시는 따끈한 커피도 좋았고.
마사지가 한번은 퇴짜, 한번은 에러가 난게 안타깝긴하지만,
그래도 느즈막히 시작한 하루 치곤, 태국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내일은 방콕을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날이다. 역시 야유타야는 못간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기된 야유타야.
# 한 가지 당부말씀!
태국에서 각지의 여행자들과 함께 즐기는 것은, 여행의 한 묘미겠지요.
그러나 음주시...많이 취할정도로 마시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한 여행자분이 함께 즐기던 인도사람에게 카드를 소매치기당했답니다.
택시로 이동중이었는데, 살짝 잠이 든 사이 없어졌다고 하네요.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파라곤에서 찍은 모델사진은,,, 서비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