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4일~5일째 방콕
2007년 12월 29일. 여행 4일째..
어제 숙소가 열라 시끄러워서 잠을 좀 설쳤더니 무서운 꿈을 꿨다.
바로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날 인 것이다. 꿈속에서도 "어머! 눈 깜작할 사이에 두달이 지나갔네?" 라고 생각했다.
그러곤 완전 일찍 인났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이 있숙치 않아서 보딩타임 직전에 겨우 달려달려 게이트에 도착했다. 근데....1시간 10분 연착.
그래..그래..급할게 뭐있냐??? 라고했지만...배가 너무 고팠다. 너무...너무...
눈앞이 캄캄하고, 책이고 밖에 풍경이고 뭐고 하나도 안들어온다.
그 맛없는 기내식을 한번 경험했음에도 다시 기대했건만...
시장도 반찬이 될 수 없었다. 아사직전임에도 맛이없었다. --;
방콕에 도착...
모두들 성수기의 방콕을 경험 해봤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인종 전시장에 서로 밀치기도 힘들정도로 사람이 많다.
10분...20분.....1시간...1시간반...두시간...
이리저리 작은키로 까치발을 들어가며 눈치보고 조금 빨라보이는줄로 이리저리 옮겨도...방콕의 세관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우리줄이 잘 나가다가도...두명 있던 직원이 갑자기 한명으로 줄어 다시 옴짝달싹 않고....
내 짐이 여전히 공항에 잘 있을까 심히 걱정되었다.
숙소에 짐을 풀었다.
첫 숙소는 실롬에 위치. 그냥 첫 숙소는 시내 한복판에서 묵고 싶었다.
혼자여행이 두려운 마음에...처음 방콕에서 묵을 숙소는 이리저리 재고재서 예약을 하고 간 숙소...
도미토리치고는 심하게 비싼 350밧.
그치만 완전 만족 대만족이었다. (사실 첫날은 혼자썼다,,,)
태국에 온 첫 느낌은...
필리핀 마닐라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소심녀...첫 해외여행은 마닐라였다)
뭐 가끔씩 보이는 큰건물 사이사이에 상당히 지저분한 골목들...
모든게 영어로 씌여있지 않다는것 빼고는 마닐라랑 상당히 비슷하다.
근데 이 날씨...2005년 마닐라에서 잠깐 논 이후로 아열대 날씨를 사랑하는 소심녀는 태국의 날씨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대만은 상당히 추웠으므로...심지어...왜 후덥지근하지 않는거야? 라고 불평할 지경이었다.
오늘도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숙소를 찾아가는데 왠 할머니가 "여기가 라마4 로드란다..."라고 말건거 외에는...의도는 모르겠다--;
오후 3시쯤 짐을 풀고 저녁먹으로 나온거 외에는 오늘 하루는 그냥 숙소서 쉬었다...숙소가 너무 쾌적했거든...
먹거리 탐색하러 저녁에 나왔을때...팟퐁 야시장이 눈에 띄었다. (팟퐁야시장인지 몰랐다--)
그냥 야시장이구나...하면서도 일부로 구경안갔다.
오늘 팟퐁까지가면 3일째 야시장구경이다. 난 야시장탐방하로 온게 아니라구!
.....근데...그럼 뭐하로 왔지? 라는 여행 원초적 질문은 하지 않을란다--;
2007년 12월 30일. 여행 5일째..
아침에 여전히 일찍 일어나 커피한잔하며 생각했다...
돌아가는 날짜를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당시...나의 돌아가는 날짜는 구정 직전 대만에 들어가 구정때 대만에 머물다가 구정후에 한국에 들어가는거였다.
비밀이지만...당시의 남친님께서...구정때 대만에 오기로 예정되어있었다...그랬던거같다...
아주 오래전 여행을 계획할때는 그렇게 예정되어있었다...
근데...떠나오기 직전엔...그게 확실한지 잘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전화를 걸고싶진 않았다...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직은...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무 생각도. 난 그냥...이순간 여행하고 있는 내가 좋다.
그냥...좀 걷자. 라는 생각으로 나왔다. 기왕이면 배를타볼까 해서 선착장까지 걸어보자
지도를보니...뭐 가깝네~
걷다...걷다...걷다가...한순간 방향을 잘못 틀어서 왔던데 또가고, 돌고돌아도 다시 아까 걷던데고--;
어차피 걸으면서 시내 구경하는거잖아??? 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봐도 ...
이성적 판단을 조금만 접으면 내 머릿속은 온통 "워터! 워터!"를 외치고 있다.
앗 지상철이다.
지도에 투어리스트 어트렉션으로 짐톰슨 아저씨네 집이 나와있다.
흠...그 아저씨가 누군진 모르지만 유명한 아저씬가보군...
일단 가보자.
LRT역에서 내리니 이쁜 서양 커플이 손을 꼬옥 잡고 그 아저씨네 집 쪽으로 가고있다.
뒤에서 난...그 두손을 꼬옥 노려보며 따라갔다...--;
예쁜 팬션 같은 아저씨네집. 뭐 다들 알겠지만 그아저씨...열라 좋은 실크만든 아저씨란다.
집 구경 하려면 100밧을 내란다. 이시점에 살짝 고민이 되었다.
나 이 아저씨 알어???
.....
뭐...다른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난 그아저씨 방콕 가기 전까지 몰랐다.
사실 미술에는 관심이 지대한지라...아무리 모르는 아저씨라도 미술가였으면 들가서 구경했을꺼다. 벽에 낙서라도 있나 해서...
그치만 이 아저씬...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나...모르는 사람 사생활에 관심 없단 말이다.
그냥 왔다는 증명사진 한장 박고 나왔다. 뭐 그걸로 충분했다.
오늘 너무 많이 걸은 내게 위로의 망고를 쏴야겠다.
필핀에서 망고와 사랑에 빠져버린 난...짐톰슨 아저씨네 집은 모르고 왔지만 망고가게가 어딨는지는 알고 왔다.
아~~ 이거야 이거!
이맛을 갈구해 왔던 거야!!!
(진실은...망고는 필핀 망고가 더 맛있다~)
오후 시간이 좀 남았다.
일주일도 안된 여행자의 조급함은...잠시도 쉬어서는 안된다는 강박을 만들어낸다. 그래...어제 방콕에 왔는데...어딜 가야해 가야해
아직 버스를 탈 용기는 없고...지하철을 타고 차이나타운에 가기로 했다.
차이나 타운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걷고 또 걸었으나...(오늘 많이 걷는다) 문닫은 가게들 뿐이다.
뭐야? 일욜이라고 다 닫은거야? 아님 연말이라고 닫은거야?
사실 나는 마닐라의 조금은 썰렁했던 차이나 타운은 생각했기에 을씨년 스런 거리가 그리 의아스럽진 않았다.
그치만...어디가야할지...정하지 못했기 때문에...길 한폭판에서 어리버리하다가...또다시 어떤 외국인 커플을 따라갔다.
스타벅스라도 나오겠지...
근데 코너를 도는 순간...온통 붉은 간판에 어디서 모인 사람들인지, 사람들로 바굴바굴거리는 시장통이자 별천지 거리가 나오는게 아닌가!
향내, 중국 옷, 사람들...야시장 본것보다, 짐 아저씨네 보다 훨씬 반갑고 신이났다. 이 활기찬 느낌...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꿔이띠어우 파는 노점을 계속 곁눈질하게 되었다.
아직 노점 음식을 못사먹어봤기에...어떻게 주문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고민하며...
근데 쥔 아줌마의 유혹하는 손길. 마치 일식집 고양이 인형처럼 "이리와~이리와~" 하는것 같다.
그냥 무턱 않아서 옆 아줌마가 먹는걸 가르키며 저거저거 하니까..."아항~ 꿔이띠어우?" 하면서 준다.
이렇게 시켜먹은 차이나 타운 노점의 쌀국수는.....진짜.....끝내줬다. 꿀꺽!
술먹은 지도 오래됐음에도...묵은 술이 확 깨는것 같은 느낌. 정말 첫 느낌이 그랬다.
아 뿌듯하다...
오는길에 또다시 길만 잃지 않았어도...완전 벅차게 뿌듯할 뻔했다.....--;
숙소에 돌아오니 아저씨들이 들어왔다. 한아저씨는 국수를 먹고 있었고 한 아저씨는 샤워실에서 막 나오더라...깜짝이야.
룸메이트들이 들올것이라 예상했음에도 방에 들어설때...덩치큰 아저씨 둘이 쫙 째려보면...무서워서 깨갱 거리며 구석지 내 침대로 기어가게 된다...
깨갱 깨갱...
이번 일기에도 소심하게 첨부하는 꼬딱지만한 셀카...어제보단 커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