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박 13일 혼자 시작한, 태국 여행 (1일-2) 카오산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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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박 13일 혼자 시작한, 태국 여행 (1일-2) 카오산 입성

복복 6 2129

9일 밤,, 수완타폼 공항에 도착했다. 찌뿌뜨뜨 해진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카오산으로 이동.

+숙소는 아무런 고민 없이 카오산으로 정했다.
이동하고 놀기엔 시내 중심이 낫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이태원 겪인, 배낭여행자의 메카 카오산을 빼놓을 순 없지.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순 없지만, 나름대로 만족했다. 카오산 구경 은근재밌다.

몇 번 태국여행 경험이 있는 A군의 도움으로 유연하고 스무스하게 택시를 잡아타 이동한다.(톨비까지 450밧)
세 명인데다...피곤하기도하고 흥정없이

그렇게 우릴 싣고 달리는 택시, 태국의 택시는 한 마디로 아간다. 촌스러운 몸이 반응하다.
택시의 손잡이를 꼭 잡고 살짝 긴장해주는 내 몸...ㅠ

+태국에서 택시는 물론
시내버스 지하철 지상철 수상버스 등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야지 했는데...
별로 그럴 일도 없었고, 막상 여행을 다니니 교통수단에 대한 집착따윈...생각도 안 나더라...

실은 교통비에 대한 집착이었을 것이다. 한정된 여행경비를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의지!

교통수단 뿐 아니라, 사실 계획했던 것도 많이 못한 여행이라...대충 다닌 방콕 여행이라 명하는 것이 맞겠다.

숙소를 한국에서 잡아서 가려고 했지만, 동행자들은 현지 컨택을 원했다.
그렇담 나도 뭐...이런식의 따라가기 여행3.gif

그러나 카오산은 듣던대로 '방의 전쟁' 두둥!!!


캐리어를 질질 끌고 한 참을 뱅뱅 돌았는데...방이없다. 어딘가 우리 몸 누일 공간은 있겠지라며
발 가는 대로 걸어가던 중, 방람푸 골목 입구의 '싸왓디'가 우릴 반겨주었다. ㅠ

약 550밧 정도 했던가. 더블룸에 에어컨,
침대 하나가 방 하나를 가득 메우고, 시트는 나쁘진 않지만,,왠지 찜찜하고, 샤워는 공동
그러나,,, 이쯤 상황이 되면 감사할 수 밖에. 숙박비도 많이 저렴해지고 ^^

A언니와 난 대충 짐을 던져버리고, 샤워샤워를 외치며 끈적해진 몸에 시-원한 물줄기를 하사하러갔다.

그러나,, 공동샤워실은,, 한 칸 한 칸의 변기통샤워기가 같이 구비되어있는 시스템
(2층에 있는 샤워실은 좀더 쾌적했던 것 같다. 괜히 3층을 가서...)

변기 물 내려가는 곳은 대장균 백만마리가 서식할 것 같은 기분
(무척 더러워라고 할순 없다. 나름대로 깔끔한 편이긴 했다. 나름대로
저렴한 숙박비를 원하고 숙면이 필요없는 여행자라면 괜찮은 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발끝을 쫑긋 새워, 그래도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카오산 거리를 쏘다니며 구경하기보단 해진 눈에 불을 켜고 '먹을 것'을 찾던 3명의 까올리들...
그 자정에...

결국 한 술집에서 안주와 맥주를 시켜, 피로를 풀 계획이었지만
큰 음악소리에 적응 못하는 촌스런 귀를 가진 탓에...
광광대는 스피커가 울려대는 2층을 고른 내 손가락이 사무치게 미웠다.
내가 찍은 자린데,,,옮기기도 뭣하고...아...
귀가 스트레스를 받은 탓에- 피곤은 더해만 갔다. 졸음은 눈썹 끝에 왕방울만하게 달렸고....

(굴소스 같은...볶음 국수...방콕 여행 중 제일 맛있었던 것 중 하나다...내 입맛은...고급은 못되나봐)

미친듯이 무거워진 어깨를 침대에 뉘여줬다.
혹시 진드기가 있을까 걱정이되어...긴 옷을 깔고 잤다.

더블침대에서 언니와 함께 자야하기에 대나무처럼 몸을 똑바로하고 잠이 들려는 찰나...

싸왓디 1층의 카페에서 새벽3시경까지 흘러나오는 음악에...
세시 반경부터 미친듯이 울어대던...'그' 유명한 소리에...
결국 세시간을 선 잠으로 잘 수 밖에...44.gif

이번 여행에서는 거의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러면서 어떻게 즐겁게 여행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

+ 여행의 모든 순간을 사진에 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귀찮다.49.gif50.gif
카메라가 목에 걸려있다면 손 쉽게 찍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가방에 넣어두기 때문에,
지퍼를 열고 케이스에서 꺼내서 전원을 켜고 초점을 맞추는 사이...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순간의 기분은 날아간다.

그래서 대부분, 그 당시의 기분에 또는 감정에 충실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귀차니즘 덕분으로 카오산의 사진은 단 한장도 남지 않았다. OTL
게으름도 작작 부리란 말이다 ㅠㅠㅠ

카오산은,,, 각양각색의 유럽인 천국, 오리엔탈 느낌의 허름한 옷을 제멋대로 걸치고(아랍풍 같다)
레게에 타투에 병맥주 한 병씩 손에 들고, 거리를 그야말로 쏘다니는 그들의 모습이 재밌기도 우습기도하다.

갓난아기까지 유모차에 태우고 그 꼬치연기와 담배연기 자욱한 곳을 사람들 발에 채여가며 다니는 부부도 있으니...

현란한 네온싸인-핑크 빛 연두빛 바다색이 뒤섞인다-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장사꾼들...그 속의 나.
향신료 냄새와 허름한 분위기의 건물이지만, 화려하고 활기차고 그리고 향락적인 분위기의 카오산

그리고 그 속의 나... 이것에 내가 기억하는 카오산이다.

내가 이방인인곳, 그리고 모두가 이방인인곳. 그래서 서로 다르지만 같을 수 있는 사람이 섞여있는 곳

그렇게 새벽이 밝아왔다.

# 좌절하지 말 것, 내 몸 하나 누일 곳은 있더라.
(가끔은...정말 노숙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조심 조심)

6 Comments
꼼팅 2008.03.03 17:00  
  변기 옆의 샤워기는 비데 대용인데...^^;
설마설마...거기서 샤워하신 거 아니죠? 그쵸?ㅎㅎ

여행기 재밌어요~ 앞으로도 기대만땅![[윙크]]
필리핀 2008.03.03 17:38  
  최근 카오산의 방 전쟁이 극심합니다.
미리 예약들 하고 가세요~
복복 2008.03.03 19:59  
  비데는 아니구, 샤워실이 그런식으로 되었더군요 ㅋ
재미는요 ㅠ 꼼팅님 여행기보고 부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ㅋㅋ 담엔 저도-_ -남자친구랑 가야지 ... ... ㅋ
mloveb 2008.03.03 20:27  
  전 늙었나봐요...카오산은 저희부부에겐 잘 안 맞더군요.... 에혀...
술취한 곰탱 2008.03.03 22:37  
  ㅋㅋㅋ 여행기가 점점더 흥미로워지네요 ㅋㅋ
복복 2008.03.04 23:02  
  그 뒤에...별로 한 일이 없답니다 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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