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주고 싶은 여행기. 2006. 방콕&수린 4편
내가 가지고 다녔던 가이드북은 "100배 즐기기" 였다.
여기보면 분명히 위만멕 궁전까지
도보로 몇분이라고 쓰여있다.
내가 카오산에서 걸어갈 작정을 했으니 -_-;;
정확하게 몇분인지까지는 지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었던건 분명하다.
미친짓이다 -_-;;;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20분은 걸린것 같은데.
거리상으로는 1/10도 오지 않은 거리이다.
아마 1시간은 걸었던 것 같다.
중간에 택시를 탈까 고민고민했지만.
조금만 더 가보자. 조금만 더 가보자. 를 반복하다보니
택시를 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렸고.
"100배 즐기기" 님의 거짓말 덕분에.
온몸이 땀에 흠뻑 젖고. 물을 두통이나 더 사마셨을때쯤 위만멕 궁전이 눈앞에 나타났다.
실내에 들어갈때 사진촬영을 할 수 없는 지역이 있었다.
반바지를 입고 갔기 때문에
커다란 천을 빌려서 하체에 둘러야 했다.
커다란 천을 빌리는데 보증금을 200밧인가? 300밧인가?
그정도 냈던것 같다.
물론 그 "커다란 천" 을 반납할때 그대로~ 돌려준다.
실외로 나와서 사진 좀 찍어주고.
이거 다 가짜 금박이겠지?
번쩍 번쩍 황금들.
이런거 닳을까봐 무서워서 어떻게 타나.
뭔가 엄청난것 같긴 했지만.
너무 더워서 사실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유명한곳이긴 하지만...
...흠...
수산시장 + 로즈가든 + 악어농장 투어를 가는길에 들렀던곳이다.
이거 정체가 뭘까.
이거 사탕수수인가? -_-
아닌거 같은데?
설탕 비스끄무레한것을 꽉꽉 눌러서 담은 후에
활활 타오르는 불에 가마솥을 올린 다음
부글 부글 끓인다.
끓인것을 조금 식을때까지 놔둔 후
굳지 않도록 미친듯이 저어준다.
틀에 부어서 모양을 잡아준다.
-_-
물론 위의 사진 설명은
단지 나의 추측이다.
내가 수상시장 투어를 가겠다고 하자
현아가 뜯어말린다.
"오빠 오빠~!! 그 투어 가지마~! 물에다가 배 띄우면 그게 수상시장이야. 내가 저기 다리 밑에서 보여줄께"
그래도 -_-
가보고서 재미없다고 하는거랑
가보지 못하고 얘기만 듣고 재미없는걸랑은 틀리지.
현아의 말이 맞다는 판단을 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너무 관광지화가 되어 있었다.
수상시장은 내가 생각한던것과는 너무 달랐다.
투어 중 식사 시간이 되었다.
꺄~! 밥이다~!
너무 배가 고파서 밥통에서 밥을 정말 한가득 퍼서 접시에 담았다.
옆에 있던 한국인 아저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서 물으셨다.
"총각은 며칠을 굶었어? 무슨 머슴밥도 아니고. 밥을 그렇게 많이 먹어? "
머슴이라니~!
내가 밥을 좀 많이 먹은건 사실이지만.
이 잘생긴 얼굴에 머슴이란 단어가 어울리기나 한단 말얏?
짧은 수상시장 투어를 끝내고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한다.
이번에 가는곳은 악어농장이다.
에어콘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미니버스라서 이동시에는 정말 죽을맛이다.
그래도 투어가 피곤한지.
입에 파리가 들어가도 모를정도로 사람들을 쿨쿨 잠을 잔다.
악어농장이라지만 악어보다는 코끼리가 훨씬 많은듯하다.
어쨋건.
입구에 호랑이 두마리가 누워있다.
헛~! 하고 놀라는 소리를 하자
가이드가 웃으면서 말한다.
"저기 옆에 사람도 앉아 있잖아~ 저 호랑이는 플라스틱 가짜 호랑이야~ 뭘 그런거 가지고 놀라냐?"
어쩐지...
그래도 너무 리얼하게 잘 만들어놨네.
들어가서 공연도 보고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몇시까지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한다.
가이드가 코끼리 쇼 -_- 를 보고 오라고 해서 공연장으로 들어왔다.
코끼리쇼를 하기 전에 마술을 하고 있었다.
뭐...그다지 재미있지는 않다.
근데 저 아저씨.
리마리오 닮았다. -_-;;
어설픈 마술이 끝나고...
코끼리들의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는데.
내용은 잘 모르겠다.
두 그룹이 싸움을 하는 내용의 공연이었는데.
음.......
꽤 준비를 잘해놨다.
여기저기서 펑펑~
여기서 불꽃이 화르르~
저기서 불꽃이 화르르~~
공여니 끝나고 코끼리들이 줄지어서 나오기 시작하더니
한마리씩 골대 앞에서 승부차기를 했다.
난 솔직히 이 공연중에 한번도 웃지를 못했다.
사진을 찍을 시간을 주며
코끼리들이 춤을 추게 하는 시간도 있었다.
코끼리들은 지능도 높다고 하던데.
이 커다란 짐승들이.
이렇게 사람들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걸 보니.
글쎄.
기분이 좀 그렇다.
내가 너무 감상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옆에 있는 공연장으로 이동을 해서
악어쇼도 보고.
근데 이건 더 별로더라 -_-
으허허허헉~!!
가이드 어디갔어~!!
이 호랭이들 진짜 호랭이 아니고~!
플라스틱 호랭이라더니~!
왜 호랭이들이 움직이고 있는것이야~!!
구경 다하고 여기로 모이라고 했지?
가이드 오기만 해봐랏~!
로즈가든에 들르는것 역시
상시장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코스인데.
이쯤에서는 투어손님들 모두가 지칠대로 지쳐서
다들 "그냥 방콕으로 가도 되는데..." 하는 눈빛들이었다.
다행히도 이번 공연은 실내에서 한다고 한다.
다행히도 불까지 꺼주니...잠이 솔솔 쏟아진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지만.
저게 무엇인지.
태국의 전통춤인지.
아니면 로즈가든에서 만든 자체적인 공연인지.
난 알 수가 없다 -_-;;
대나무를 딱~ 딱 부딪치면서
그 위를 폴짝 폴짝 뛰면서 춤을 춘다.
다리가 걸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지만.
공연이 끝나고
각 나라의 국기들을 들고 마지막 인사를 한다.
태극기가 보이니 어쩐지 뿌듯~하다.
로즈가든을 마지막으로 투어가 끝났다.
이제 방콕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