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20일째 ...생일
HAPPY BIRTHDAY TO ME
오늘은...내 생일.
이렇게 타지에서 생일을 맞는게.......사실 별 느낌이 없다.
방학이 생일인 사람은 알꺼다...학창시절 절대로 친구들의 축하는 받을 수 없었던 비운의 운명을...
이 비운의 주인공은 언제나 조촐한 생일이 익숙하기에 누군가가 케잌에 초 꽂고 촛불을 켜주면......물론 감동 먹겠지만...짐껏 아무도 글케 해준적이 없다-_-; 아...있구나 옛날 엠티갔을때 칭구등이 쪼코파이에 요플레 얹어준거...나 그것도 감동의 도가니였다.
집에서는?
소녀...버터든 생이든 크림을 못먹는다.
(혹자는 어릴때 가난하여 크림빵을 먹어보지 못하고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 하기도 한다...)
하지만 참내..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떡케잌도 있고 아슈크림 케잌도 있고 심지어 난 스폰지 켘이라도 상관 없단 말이다...
뭐, 여하간...
요는...조용한 생일이 익숙하다는 거.
그래도 올해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생일을 맞이 하는 것이 지금까지중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이봐요. 앙코르 신 님! 매년 같은 선물...알죠???
오늘은 티와의 드라이브 마지막인지라...숙소앞에 기념사진 한방 박아 주셨다.
(저 바지를 보고 겟하우 직원이 완벽한 캄보댜 스탈이라고 칭찬해줬다...
그치만 저 바지는 필핀에서 산거다...)
오늘은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뭘 작정했느냐? 오전만 투어하고 끝내기로 작정했다.
세상에 근래의 이틀은 완전 극기 훈련이었다.
이렇게 하루에 수많은 관광지를 (비록 한데 모여있더라도 들른 절들이 몇개냐~) 돌아댕긴적이 없다...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피로가 확 몰려오는 것 같더라. 실제로 피곤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심적 부담이었으려니 한다~
* 차우 싸이 떼보다...
이름이 날이 갈 수록 어려워지는구나 --;
셋째날 코스에는 어딜가나 사람이 매우 적다. 그 말은 즉...모두 셋째날까지는 투어를 안한다는 건데...
이해한다. 이..차우 싸이 떼보다는 아무리 사진을 많이 찍고 왔어도...일기쓸때 도무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는거다. 어렴풋이 기억하는건...오늘 날씨가 아주 선선하고 낙엽이 날려 마치 가을의 어딘가를 걷고 있었던 느낌이었던거...사원은 기억이 잘 안난다.
(언니는 오늘 앙코르 관광 막날 기념 치마를 입어주셨다.)
(실수로 찍힌 이사진.......맘에든다. 내가 올려다보고 있는 느낌)
* 톰 마논...
정말..고작 몇 시간 후.....일기쓸때 아무리...머리를 쥐어짜도...여긴 정말 기억이 안난다 -_-;
...보여주지마, 나 다 까먹을꺼야...ㅜ.ㅜ
(기억도 안나는 사원 사진을 이런식으로 찍었으니...기억이 날 리가 있나--;)
* 따 깨우
아아앙...올라가기 시로시로.
첨에 사원들에 계단이 있으면...올라갈 수 있다는 게 싱기해서 마구마구 기어올라갔는데
이쯤대니까 징글징글하다. 내 허벅지의 근육이 가기 싫다고 요동친다.
그래도 기어코 나를 올라오게 만드는 언니님...날 너무 스파르타로 키우는거 같어...
으아...말했지만 나 고소공포증 있다. 고작 이따구 사진찍으려 앉으면서도 후들후들
오늘따라 내 바지도 후들후들~
증말 사람이 없는 이곳인데....어엇...캄보댜 불량 청소년 무리라 꼭데기에 원형을 치고 앉아있다.
담배만 안 물었을 뿐...70년대 드라마에 나오는 불량 무리 딱 그모습...
내가 첫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예의 주시하는 눈빛 찌릿찌릿...
너 뭐야??? 라고 말하는 저 눈빛들...
이나라나 저나라나 외진데는 불량 청소년들이 있을 수도 있어....(진짜 불량한 애들인지는 알 수 없음)
얘들아...나...돈 읎어.....증말야...............라고 얼굴에 쓰고
태연스러운 척, 담 일정이 바쁜 척 하며...네 발로 기어서 계단을 내려갔다.
워이~워이~ 따라오지마!....애들이 젤 무서워...
* 따 프롬
오늘 일정에 여기 없었으면 정말 셋째날 사람 구경 하나도 못할 뻔했다.
툼레이더에 나오는 그 유명 사원.
내가 딴 사원에서 착각했던 그 사원.
곳곳이 무너져 폐허처럼 보이는 그래서 더욱 신비로워 보이는 곳이다.
움직이지 않아도 꿈틀대는 기운이 느껴지는 거대 나무들....그리고 그 나무들에게 먹혀가고 있는 사원의 모습은 마치 달리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초현실적인 느낌....이었다.
내가 만일 고고학자여서 끝없을 것 같은 수풀을 헤지고 이 사원을 발견했다면...그 놀라움에 숨이 막혔을 것만 같다. 진짜 수많은 관광객만 없었더라면... 같은 곳에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는 무리 관광객들만 없었더라면...더 벅찬 감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순서를 기다렸으나...가이드님께서 나는 무리 관광객이 아닌지라 깔끔하게 무시해 주셨다 ㅜ.ㅜ)
(여긴 정말...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내가 좋아라하는 구도)
(손가락...혹은 닭발 같지 않은가?)
역시나 기억도 잘 안나는 곳. 아...마따... 나 입구에 앉아서 사진한장 박구 돌아섰지....
들가지도 않은 사원이 기억이 날리가 있나...-_-;
* 쓰라쓰랑
...어째뜬 호수였다.
뭐...앙코르왓 앞에 있는 호수 보다 작고 역시나 더러운 호수...
캄보댜 꼬맹이들이 뛰어들어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사진찍으며 다가가자...수영을 하다가 물 속에서 고개만 내밀 한 꼬맹이가 내게 묻는다.
"한국인이야??"
오호 이 꼬맹이 ...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맹랑 꼬맹일세...
"그래, 근데 왜?"
"Do You want cold drinks? 2 for $1 !!!"
아........놀랍지 아니한가. 수영을 하면서도 잃치않는 저 투철한 직업의식!!!
우습기도 하고...안타깝기도 하고...
* 쁘라삿 끄라반
오전 일정 마치고 숙소가는 길에 들린...그리고 이번 앙코르 사원 투어의 마지막 사원이 된 곳이다.
아주아주 작은 사원에...뭔가 민둥민둥 한것이... 마지막치곤 시시하다 했더니만
뒷면의...좁은 방 안에 작지만 깊은 하늘과 그 하늘을 둘러싼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각을 숨기고 있었다.
* 숙소로 왔다.
오전으로 사원 관광을 끝내기로 하고...Thy와도 작별하고...
오늘 생일이라고 언니가 맛난거 사준다기에 번화가 레스토랑으로 갔다. (번화가래봤자...레스토랑 골목)
그래..말했지만...오늘... 생일이었지...
한국에 있는 누군가는 내 생일을 인식하고 있을까...
......도리도리....떨치자 그런생각.
그래 오늘은 나를 위해...쪼코렛 케잌 한 조각을 사주자.
물론 맛난 밥들과 함께~
쪼코 케잌을 사들고...낼 태국으로 갈 표를 끊고...그러고도 배가 터질꺼 같아서...살짝 산책을 하며 오는 길...
캄보디아 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낼은...다시 태국으로 가야해.
첨엔 너무 덥고 건조한데다가...극기 훈련적 관광까지 더해서 상당히 힘들었지만...
날이 갈 수록 어쩐지 소박한 사람들이 맘에 드는 곳이다.
한국말을 열씨미 공부하는 Thy. 한국말을 너무 잘해 능글능글한 농담마저 건네는 겟하우 직원 아저씨... 유적지서 물건을 팔면서 아무리 아무리 안사줘도 그곳을 떠날땐 빠이빠이 손을 흔들어주는 꼬맹이.."뚝뚝? 레이디스?" 라고 묻다가 "No!" 하면 우리의 억양을 따라 웃으며 "Why no?" 라고 말하는 아저씨들...
물론 생계를 위해 장사하고 구걸하고 호객행위를 하지만...충분히 웃음과 미소를 던져주기도 하는 사람들...
...........
여기가 좋아져 버렸다.
딱! 오늘까지만-_-;;;
내일의 악몽에 오늘까지의 기억이 싸그리 뭉개질줄 내 우찌 알았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