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주고 싶은 여행기. 2006. 방콕&수린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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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주고 싶은 여행기. 2006. 방콕&수린 5편

만지작 15 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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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반으로 들어서니 몸이 피곤해진다.
내일 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 역시 너무 무거울뿐이다.

짜뚝짝 시장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택시 기사가 짜뚝짝 시장에 다 왔다고 말을 해주었지만
깊이 잠이 들어서 내가 듣지 못한 모양이다.
기사가 흔들어서 나를 깨우고서는
피곤한 모양이 안되어 보였던 모양인지
다시 카오산의 너의 숙소로 가는게 어떻냐고 물어본다.

아무리 그래도 그럴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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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뚝짝 시장은 참 신기한곳이다.
수많은 사람들 때문인지.
아니면 그 후끈후끈한 열기 때문인지.
두세시간만 돌아다녀도 기운이 쭈욱 빠져버린다.

세시간 정도 짜뚝짝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다
선물로 줄 양초를 몇개 구입하고는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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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현아가 묵고 있는 디디엠으로 가서
얼큰한 해물라면 한그릇 먹고 땀을 쭈욱 흘리고 나니 몸에 기운이 좀 나는듯했다.

오후에는 현아를 포함한 한국인들 여럿이 모여서 시암에 있는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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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곤 백화점.

우리나라 백화점보다 더 좋은듯하면서도
손님은 우리나라 백화점 보다 훨씬 적다.

나에게 있어서 백화점은
우글우글 거리는 사람들을 헤치고 헤치고 돌아다니며
짐꾼 역활을 했던 기억뿐이었기 때문에
이런 백화점에 와보니 기분이 또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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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행들을 따돌리고
조각케익을 먹으러 가자고 현아를 몰래 꼬득였다.
캬...모양 참 이쁘다.

그런데...
맛은 별루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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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행들과 합류를 한 후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찾아간 곳은 피자 컴파니.

혼자 여행할때는 메뉴를 고르는것도 참 힘든일중의 하나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식사를 할 때.
심각하게 메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되면.
혼자의 여행은 이제 그만 마쳐볼까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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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고르지 않고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는 이유만으로
만지작은 샐러드를 담아오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단 한번뿐의 기회이다.
실수는 있을 수 없다.
가득.
최대한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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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주문했는데.
스파게티와 비슷한 면이 나왔다.
당황했다.
인원은 8명인데.
혼자 먹어도 모자랄것 같은 양이 나왔다.

한가닥씩 먹으니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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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닭튀김.
역시 한조각씩 먹으니 끝나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피자가 나왔고.

피자가 나왔을땐.
느긋하게 먹어서는 만족할만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은 상태였다.
사진을 찍을 시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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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어쩐지 슬퍼 보인다.
집으로 가는길의 사진은 슬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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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올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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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이 변한것인지.
아니면 내 입맛이 변한것인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기내식이 너무 맛이 없어졌다.

특정 항공사의 기내식뿐만이 아니라
모든 항공사의 기내식이 다~ 맛이 없어진걸보면
내 입맛이 변한게 맞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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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를 청해서 이불처럼 담요를 뒤집어 썼다.
집에 간다는 생각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약간 열이 있었다.

애도 아닌데.
컨디션만 나빠지면 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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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모니터가 있긴 하지만.
알 수 없는 영화들과 광고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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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를 하고.
이제 비행기를 내리면 서울이구나.
아니.
인천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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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행기를 보고는 기분이 정말 이상해져버렸다.
비행기에 그려져 있는 키티.

비행기가 장난감도 아니고.
키티 그림이라니.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비행기가 꼭 장난감처럼만 느껴진다.
무서워서 못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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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하는 타이페이에서는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면세점 투어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비행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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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인천으로 가는 게이트에 모인 사람의 절반이상은 한국 사람이다.

아직은 이국땅이지만
내 주위는 모두 한국인들뿐이다.

이제.
이것으로 나의 여행은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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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중에서 가장 맛있는건
버터를 발라 먹는 빵이다.

아메리칸 스윗 하트. 라는 영화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줄리아 로버츠가 스트레스 때문인지 마구 마구 폭식을 하면서
식당 종업원에게 버터를 더 달라고 한다.

참 맛있게도 먹는다.

버터만 보면 그 씬이 자꾸 기억난다.

나 역시 버터를 더 달라고 한다.
작은 버터아간 하지만 빵 역시 크지 않은 크기이기 때문에
두개의 버터까지는 필요가 없다.
한개로도 충분하다.

이건 뭐...버터를 먹는건지 빵을 먹는건지.
버터 두개를 다 먹으려면
빵과 버터의 크기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느끼할것 같긴 하지만.
내가 생긴게 좀 상큼하다 보니까.
느끼하게 먹어줄 필요도 있긴 하다.


만지작의 이번 여행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

다음 여행기는 다음주? 혹은 그 다음주?

헤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___^
15 Comments
큐트켓 2008.03.17 00:16  
  아...나도 사진 정리 하다보니.. 쑤린과 방콕..진짜 태산이네... 한숨나와요......괜히 올리기 시작했나봥..ㅠㅠ
근데 dslr 사면... 더할꺼같은데 ㅡㅡㅋ
월야광랑 2008.03.17 00:21  
  마지막까지 좀 느끼하게 끝나는군요. :-)
상큼하게 좀 끝내달라니깐...
개발자의 중병, 폐인모드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 주는 만지작님...
거기다가 왕자병까지... ^.^
돌아 오는 공항 모습이 좀 다른 걸 보니, 돈무앙 공항인 듯... :-)
김우영 2008.03.17 00:30  
  며칠전에 태국다녀왔습니다... 동대문에 가니 수린이야기를 사장님이 많이 해주시더군요... 다음달에 수린갈까 합니다.. 정보있으시면 부탁 ... 헤헤헤...
young588 2008.03.17 00:34  
  부장님 저랑 약속한거 잊지 마셈~~
만지작님 사진 너무 멋져요....
글 잘 읽었습니다.
버글버글 2008.03.17 01:07  
  얼굴처럼 상콤한 만지작님의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샐러드에 있는 하얗고 검은 씨가 가득한 저 과일은 뭔가요..? 은근히 독특한 맛이 맘에 들어서 몇일전까지 엄청나게 먹어대고 돌아왔거든요..
큐트켓 2008.03.17 01:22  
  만지작님 의외로 태국과일을 잘모르시더라구요 ㅎㅎㅎㅎ  저과일은 용과입니다~ 껍질을까기 전에는 진한분홍색에 꽃봉오리 처럼 생겨서 주먹보다 좀더 크지요~~
보기보다 씹는맛은 별루에요~ 그냥 푸석푸석 물컹물컹~ 약간 달고~~ 부드러운거 좋아하시는분은 좋아해요~ ㅎ
시골길 2008.03.17 04:38  
  생김세 좀 상큼하면 어디서나
느끼하게 먹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신 대미 大尾였습니다... ㅎㅎㅋㅋ
저는 내일 아침에 오리브 기름에 밥을 좀 비벼서 묵어 볼랍니다..[[으힛]]
필리핀 2008.03.17 10:24  
  여행을 하면 누구나 어른이 된다...
이런 말이 있죠.
여행을 통해
정신의 키가 한뼘 성장한
만지작님이 느껴지네요...

용과... 몸의 독소를 빼주는 과일이죠...
한국에서는 하나에 5천원 이상합니다...
매연 심한 방콕 계실 때 많이 드세요...
월야광랑 2008.03.17 14:15  
  으흠... 시골길님, 원래 빵을 올리브 오일이랑 다른 소스랑 섞어서 찍어 먹기도 하는데 어떻게 아셨데요? 뭐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빵이 한국 사람들에겐 밥이니, 그렇게 비벼 드셔도... 쿨럭.
뭐 올리브 오일에 간장 섞어서 비벼 드셔도 될지도... :-)
근데, 올리브 오일 상등품은 무척 고가라는거 아세요? ^.^
김우영 2008.03.17 14:48  
  올리브오일 엑스트라 버진에 발사믹비네가를 섞어서
먹죠.... 3:1 비율로.....
퍼니켓 2008.03.17 16:20  
  저 치앙마이 나이트바자가서 마신 용과슈스  별루 맛없던데...그래서 맛없는 과일이구나 했는데......
사진을 보니.. 다시 한번 맛보고 싶은 생각이. ㅎ
열혈쵸코 2008.03.18 23:24  
  만지작님의 상큼한 여행기가 드디어 끝났군요. 멋진 사진들과 음식들 즐겁게 보았답니다. 여행기쓰시느라 얘쓰셨습니다!!
블루파라다이스 2008.03.21 02:57  
  헬로키티 비행기가 귀엽네요.. 글에서 귀국의 아쉬움이 묻어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타이짱 2008.04.19 19:29  
  제이름도 세원인데~^^
아무튼 여행기 너무 잼있어효!
저 모레가는데!!ㅎㅎㅎ
전북 2009.02.03 11:33  
여행기 너무 잘 봤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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