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24일째 푸켓2
여행기가 좀 늦었습니다. 그게..감기가 심하게 걸려버려서요.
여러분도 감기 조심하세요. 봄은 언제 오는겨...
올해의 봄이 올때쯤...내 인생의 봄도 올까요?
2008년 1월 18일 여행 24일째
자금 사정상 피피섬 투어는 포기 했지만...남국의 바다에 대한 갈망은 포기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그냥 피피에 가보자. 였다.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일정이 진정으로 나를 압박해오고 있지만 (2월2일까지 싱가폴에 당도해야한다) 그것이 나의 투명 바다에 대한 열망을 누르지는 못했다.
일단 낼 피피에 가기로 정한 바,이 구두쇠 뚜벅이는 차편 배편을 알아봐야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간곳은 푸켓 타운.
지도를 보니 (무작정 여행사에서 표를 끊으면 된다 라고 써있는 가이드북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다...그나마도 그 가이드북은 언니꺼지만...-_-;) 푸켓타운으로 일단 가야지만 선착장에 갈 수 있을것만 같다.
예전에 파타야 갈때도 그랬듯이 모르는 길을 22kg 짐 싸들고 갈때는 반드시 사전 조사를 먼저 하곤 하는 , 행여나 배 없거나 비싸면 어떡하나 라고 미리 걱정하는 소심한 마인드를 가진 본인이다...--;
이미 언니도 내게 상당히 동화 되었는지라 군소리 없이 아니 어쩌면 당연스럽게 따라 나섰다.
아니면...어쩌면 피피가 우리가 안녕을 해야하는 곳이기에...그냥 니 맘대로 하세요 막판인데...라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남국의 바다 삘 나게 찍을라고 부단히 애를 쓴 빠똥비치)
썽태우를 타고 타운으로 나가는 길...
파타야보다 썽태우가 크고 비싸고 많지도 않지만
언제나 해변가 썽태우 드라이브는 상쾌하다.
대부분 아시는 팁은...이곳의 성태우는 대략 노선이 별루라...까론갈때도 선착장 갈때도 어디를 가든 푸켓타운에서 한번 갈아타야한다. 차비가 2배가 소비되는것은 물론이지만 뚝뚝은 엉망으로 비싸다.
(푸켓타운 썽태우 정류장 앞)
지금까지 썽태우 대충타기 뻘짓을 한두번 해온게 아니기에
아주그냥 아는것도 없으면서 자신만만하게 썽태우를 잡아타고 푸켓 타운으로 갔다.
근데 가보니 당췌 도무지 선착장가는 썽태우를 찾지 못하겠다.
그곳 썽태우 정거장 근처를 길건넜다 되돌아왔다, 달려갔다 다시 걸어왔다 하는 안절부절 버스찾기 놀이를 몇분 한뒤 뚝뚝과 쑈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지금와서 생각이지만...내가 왜 글케 선착장을 가려고 애썼는지 이해는 잘 안가지만
내가 한 뻘짓이 한두가지냐...뭐 그러려니 한다.
선착장에 가니 뚝뚝이 여행사 앞에 세워준다.
그래서 표끊는데 델다 달라 그랬더니...여기가 표끊는 데란다.
누굴 바보로 아나...표끊는데 델다 달라구요...
거참나 말이 안통한다. 계속 여기란다.
아니 여행사 말고 Ticket Office!!
급기야 꽥! "나 그냥 선착장 구경할래!!!!" 소리를 지르니까 이제서야 알았다는듯 배 타는곳으로 델다준다.
저것들이 말이야..누굴 속여먹을라구 말이지................라고 우쭐대며 선착장을 샅샅이 뒤지니
티켓 오피스가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집기 조차 없이 텅빈 티켓 오피스....
......아....거기가 표끊는데였구나.....미안아저씨!
선착장서 파는 표가 그리 싸지 않기에 5분만에 쓩 둘러보고 다시 같은 뚝뚝을 타고 나왔다.
내심 100밧에 쑈부본 뚝뚝을 더달라면 어카나 걱정하면서....
근데 생각해보니 안가도 될 선착장을 가는 뻘짓을 한 주제에 몇십밧 더 달랄까바 오는 내내 가슴을 졸이다니...한심하기 짝이 없다. 내노라 할 만한 가이드 북에 왜 여행사를 통해 가라고 했는지 알꺼같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여...뻘짓을 하라...
암튼 다시 타운으로 돌아온김에 옆동네 까론에 갔다.
아...차라리 첨부터 여길 올껄.
물은 빠똥보다 째끔더 깨끗한 뭐 오십보 백보 수준이지만 무엇보다 조용하고 호객행위 적고 요란하지 않은것이 딱 수영하고 쉬고 싶다는 맘이 솟구쳐 올랐다.
비치에어에 누워 아~ 나른하다~~
그나저나....파타야서 산 수영복은 매우 많이 허술하고, 카오산서 이뻐서 다시 산건 딥다 큰것이...
어쩌면 좋으냐 내 수영복들......어쩌면 좋으냐 내 빈약한 바디...
어거지로 입고는 있지만 움직일때마다 꼭 물속에서 실례한것처럼 눈치 살살 보며 옷매무새를 다듬어야한다.
아...이 비운의 츄파츕스 몸매여-_-;; 코카콜라가 되고 싶어라...
오늘도 폭우가 쏟아질라 그런다.
낼 피피 들갔을때 쏟아지믄 어뜩하지? 걱정을 하면서도 한편은 투어를 신청하지 않은것이 다행이다.
태국의 편의점가면 어떤곳에는 디비디가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그중에 아....제목이 생각안나는데...항상 맨 꼭데기에 전시된 DVD가 있는데...한 커플이 스노클링가서 사고가 나는 얘기다.
글쎄 결혼 몇주년 기념으로 남국의 바다에 와서 스노클링을 하는데 배로 돌아오는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다.
숫자를 잘못 센 인솔자와 배는 그들을 바다에 둔채 떠나버리고...그들은 바다에 남아 추위와 떨어져가는 체력...그리고 상어와 사투를 벌인다.
부인을 지켜주려던 남편이 먼저 체력이 떨어지고...새벽에 상어에게 다리를 뜯겨 그만 숨을 거두자...
피냄새를 맡고 더 몰려든 상어!
부인은 할 수 없이 남편의 시체를 상어를 향해 던져보지만...그녀 역시 동이 트기전 상어의 밥이 되고 만다.
이거...이거...실!화! 라고 한다.
아주 적절한 장소..남국의 바닷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이 DVD...서양 영화다.
아주 그냥 스노클링 하러 가기전에 보면 신나겠다-_-;;
우리에게 안전과 시간엄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긴 한데... 이 영화의 껍데기를 볼때마다 스노클링 하고싶은 맘이 싹 달아나곤한다.
내...특별히...가능하면 수일내로 이 영화의 제목을 알아오도록 하겠다.
여러분에게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기 위해서~ 호호홍~
스노클링전 필수 관람 영화!!! 무시무시한 상어가 당신의 다리를 뜯을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지만 본인은 스노클링을 신청하지 않았다...깔깔)
(폭풍우가 쏟아지기 직전!)
여하간 폭우가 쏟아질라 그런다...
어제의 구멍뚫린 하늘을 겪어본바...썩 기분이 유쾌하지 않음을 알기에 재빨리 비치체어를 철수 하고 다시 썽태우를 타로 갔다. 게다가 가난한 우리는 타운에서 숙소가 있는 빠똥가는 막차를 놓쳐서는 절대로절대로 안되는 게다.
막차는 5시. 너무 이르지 않은가...
더구나 이 막차...캄보디아 미니버스를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사람을 태운다.
가끔 언덕을 올라가다가 시동이 꺼지기도 한다. 우후훗.
웃으며 사진찍고 놀았지만 썩 유쾌하진 않다...
그...가파른 언덕에서 시동이 꺼지고 10센치씩 차가 뒤로 밀리고 있다는걸 깨달으면 그리 유쾌하지 않음을 이해하리라.
(다시 빠똥으로 돌아가는길.....치사하게 하늘이 개었다)
오늘은 쌀국수 노점을 딴데로 갔다.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선착장까지 찾아가는 헛수고를 해주시는 우리인데...우리가 어찌 감히 푸켓의 레스토랑에 진입을 할 수 있으리오? 하루 일일 생활비는 모두 숙박비로 날려먹고...커피중독인 나는 커피 한잔까지 가뿐히 마셔줘야 하기에...오늘 저녁도 어쩔 수 없이 노점 쌀국수다.
어쩔 수 없어...나...싱가폴도가야해-_-; 벌써부터 겁이 난단 말이지...
오늘의 노점엔 웬 선지(?)도 있다. 마치 포호아처럼 숙주도 따로 주는 센스!
아...맘에드는 노점이야. 쫌만 청결하면 진짜 내 맘에 쏙 들었을텐데 말이지...
그치만 노점이 또 너무 청결하면 그 맛이 안나자나??
비록 이 쌀국수가 깐짜나부리 졸리프록에선 볶음밥과 샐러드를 시켜먹을 만큼의 가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숙주분리 써비스 만으로도 우리같은 여린감성(?)의 아해들은 충분히 감동하고도 남는다.
낼 피피 가는 여행사 표를 끊고
피피의 물가에 벌써부터 겁먹은 우리는 까루푸로 쇼핑하러 갔다. 대만 글자로 가.락.부. (家樂富)
까르푸앞의 오이시나 Fuji 앞에 걸린 모형 스시를 보며 침도 꼴깍 삼켜보고...
마트 안으로 들어가 여기가 우리집이면 좋겠다고 주책도 떨어보며
약간의 일용할 양식과 디저트용 과일을 조금 샀다.
그러고보니...카오산의 오렌지쥬스나 망고쥬스 외엔 일부러 과일을 사먹어본건 첨인듯...
(밥먹고 들어와 먹어치운 것들-_- 내가 싸랑하는 거대 요구르트 포함 - 아 커피는 낼 아침용~♡
사진의 과일 다들 아시겠지만 뭐시기 애플--;과... 포도...드래곤푸룻~ 저 포도가 아주 예술이었다)
부른배를 통통 튕기며 트름을 꺼억한뒤
일기장에 이렇게 쓰고 잠이 들었다.
"피피는 정말 많이 기대된다. 이제야 남국의 바다에 가는구나. 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