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FOR LYFE! (v.1)태국 여행 소설~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GO FOR LYFE! (v.1)태국 여행 소설~

민서기 3 1142

고생 끝에 낙이 오려나? ... ...


아직까진 그럴 기미가 쥐꼬리만큼, 아니 개뿔도 없어 보인다. 방콕에서 근외 지역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한 시간이면 족히 갈 줄 알았는데... 이놈의 버스는 나 한 놈만 태운 체 계속 택시 노릇을 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온 외국! 처음 떠난 배낭여행! 처음 느껴보는 이 젊음과 낭만!
그렇기 때문에 몸뚱이 빼고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하고 좋아 죽어야 하는데... 아침에 있었던 사건 때문에 방콕이 그저 서울만 같다.


8년 가까이 알고 지낸 베스트 프렌드 지호! 서로 싸운 적도 없고,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 일처럼 달려오던 우리 사이였는데 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부터 나사 하나가 빠진 것처럼 비틀리기 시작했다. 말다툼으로 시작해서, 욕설까지.. ...결국 폭력까지 와 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도 비행기에서는 서로 건들지 않았다... ...


죽을 수도 있으니까... 사랑하자! 사랑하자! 사과하자! 사과하자! 주문을 외웠지만, 공항을 빠져 나와 더위를 먹는 순간부터 다시 으르렁 되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이 버스에 함께 몸을 실었어야 했다.

" 야! 일어나~ 빨리 준비하자 "

" 음... 몇 신데? "

"몇 시긴, 일곱 시지~ 빨리 씻고 나가자고~ 저 태양이 우릴 기다린다! 아주 죽었어 오늘 다~~유후~~ 바이욕 빌딩도 가기로 한 거 알지? "


정말 상냥하고 가이드다운 목소리 톤이였다.


" 한 시간만 더 자자" ... ... ... ... 하곤 이불을 뒤집어 쓴 지호는 이불에 대고는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


"모야~ 에어콘 방에서 자자니까 을그~~아낄 걸 아껴야지..."

선풍기 방 최고 층이였다.

" 야! 누군 안 졸리냐~ 시간 없어 임마.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 게으르면 돈 낭비, 시간 낭비, 인생낭비... 아~ 암튼 빨리 일어나 새끼야~~ 나 혼자 간다! ?"


" 아 진짜~~ 딱 30분만 잘께 그럼~"


이렇게 실랑이 벌이다 서로의 짜증은 극대화 됐고, 참다 참다 나는 " 꺼져! 방콕 비렁뱅이 새끼야!!"


라는 말을 날렸다. 말을 날린 거다.
그렇게 가볍게 날린 꺼져 비렁뱅이에 대한 보답은... .... ..

로우 킥이었다... ...


2년간 공익 생활을 하며 배운 킥 복싱. 운동 삼아 한다며 비폭력주의를 외치던 자식이 나에게 로우 킥을 날렸다.

충격이었다! 지호가 다가오는 순간, 뺨, 주빵, 뭐... 멱살? 쓴 웃음? .... ...웃으며 "에이~알았어~" 라는 반전! 이런 것 중 하나 정도 당하겠구나 싶었는데 로우 킥이였다.

이런 레미 개 본야새끼 같은 새끼...


어쨌든 내 여행을 망칠 수는 없었다.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가! 새로운 나, 원래의 나, 달라진 나를 위해...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 보니 종착역이자 도착지에 다 달았다.
바로 그 유명한...적 없는 시암 파크다!!! 한국의 테마파크, 워터파크와 같은 곳!

가이드북에는 여행사를 통해가는 방법 밖에 나와 있지 않아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 않고,
주로 일일투어 여행객이나 현지인들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버스 노선표를 샅샅이 뒤져 이곳에 오는 버스를 찾아냈다.
버스비 30B(900원), 입장료 테마파크+워터파크=300B(약 만원)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가격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내부에는 바가지 씌우는 경우가 있다고들 하지만,
그러나! 씌워라! 끽해야 30원이네! 지호야 네 배 아파 죽어봐라~

시간은 금이다! 본전은 죽어도 뽑고 본다는 나의 테마에 맞게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일단 놀이기구를 모구 섭렵했다. 빈혈이 날 정도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을 갖은 후 워터파크로 향했다.
갔다하면 5만원이 넘는다 해서, 똥배 나왔으면 준비운동도 없이 쳐들어가라, 나오지마라, 빨리 뛰어 다녀라! 라는 낭설 때문에 가지 못했던 그 곳.


드디어 고생한 보람이 생기는 구나! 거기에 금상첨화로 사람이 없다. 북적거릴 줄 알았는데 기우였다. 화요일,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지금 이 숫자는 불가마 황토방에나 어울리는 숫잔데!


어린이날을 맞은 꼬마가 된 듯 쉴 틈 없이 뛰어 다녔다.
물미끄럼틀을 내려올 때의 쾌감이 다 가시기도 전에 내 몸은 이미 다시 정상에 올라가 준비를 하고 있었고, 마음은 또 한 번 내려가고 있는 행복한 유체 이탈이 계속되었다.


특히나 재미있었던 건 꼬부라져 있는 워터 슬라이드를 내려올 때였다. 안전관리자가 없는지라 내 장난끼가 발동 한 것이다.

바로 터널 안에서 꼬맹이들 재끼기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아이들이 내려가면 여유를 두었다가, 뒤따라 빠른 탄력으로 힘차게 내려간다.

그럼 두, 세 배의 몸무게가 나가는 혹은 머리가 무거운 나의 몸이 터널 쯤 와서 꼬맹이들과 만나게 된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안면이 튼 녀석들은 발을 굽혔다 피면서 밀어버리고 터널의 원형 위쪽을 이용해 훌쩍 새치기도 하고, 잡았다가 위의 또 다른 무리와 만나기도 하고... ...


내가 생각해도 참 개구쟁이다운, 나다운 모습이었다.

개구쟁이가 힘이 바닥나고 있을 때쯤, 뭔가를, 언발란스한 뭔가를 눈치 챌 수 있었다.
슬라이드를 미친 듯이 광적으로 타는 사람이 나와 꼬맹이들 말고 한명 또 있다는 것을!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혼자 주책을 떨 정도면 50대 초반, 우리 무리들과 동화가 될 정도라면 40대 후반, 그래도 나이는 못 속인다, 지친 듯 보이는 몸을 보면 50대 중반까지도 볼 수 있었다.

어쨌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진난만해 보였고,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홀쭉하고 볼품없는 몸매, 살결은 붉게 그을려 자외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걸로 보여도 왠지 모를 당당함과 자신감만은 넘쳐 흐르 듯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전형적인 동양인 이었고 어눌해 보이는 게 일본인 같아 보인다는 거다.

“ 그래, 이번에 내려가면 말이나 걸어볼까! 국경과 나이를 떠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이 또한 여행의 매력이잖아. 곤니찌아~~"

그렇게 맘을 먹고 수중 고속도로에 몸을 실었다.
부드러운 물 매트에 몸을 맡기고 중간 쯤 내려갔을까? 또 다른 육중한 파도가 위쪽에서 쏜살같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요 꼬맹이 녀석들! 나를 재끼려 하다니, 어림없지! "

하곤, 뒤돌아 발을 물이 흐르지 않는 원통의 모서리에 놓고 뒤따라오는 꼬마 녀석들을 잡으려는 순간!!! ... ...


앗!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건... ...

꼬마들이 아닌 바로, 아까 그 노인 이었다!

안녕하세여~~태국으로 두번이나 배낭여행을 다녀온 베가본드입니다.

요즘도 다시 태국으로 몸을 날리고 싶어 미칠 지경에 빠져 있습니다.
조만간 갈 것 같은데...^^; 저의 태국 사랑을 조금이나마 즐거움으로 전하고 나타낼 수 없을까 하다 이렇게 소설같지 않은 픽션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경험과 픽션~이니까요...구라가 좀 섞였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

컵쿤캅

3 Comments
자니썬 2008.06.09 00:36  
  재미나게-----------잘----봤어요..~~~감사~~
하니4 2008.06.09 23:13  
  티격태격....이런 여행은 해본적 없지만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 함돠..
혼자가 아니고 같이 간건데
가까울수록 서로 지킬것은 지켜야 되는거죠.
아마도
티격태격했던 그런 친구와의 사건들이
이후엔
더 큰 추억으로 아름답게 남겨질거에요.
다음엔
사진도 올려주는 싸비쓰(?)..
부탁해요
블루파라다이스 2008.06.10 02:31  
  멋진 여행지에서 왜 싸우셨어요??  ㅎㅎㅎㅎ

다음편이 기대 되네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