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푸켓 혼자 일주일 - 2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로밍을 위해 방문한 KTF고객센터 아가씨도 아시아나 카운터에서도
친절함은 넘쳐 흐른다.
출국을 위해서 나갈 때도 시간이 거의 지체되지 않는다.
곳곳에 인터넷이 가능하고 대부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20년 전에는 아니었다.
동경으로 출발을 할 때 JAL을 탔었고 올때는 국적기를 이용했었는 데
동경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줄을 서면서 부터 애고 한국이구나 하는 것을
그대로 느낄 정도로 서비스의 질적인 차이는 컸었다.
그랬던 우리가
이젠 동경을 가도 국내보다 서비스 질이 낮다고 느끼게 되고
탐나는 물건도 사고싶은 어떤 것도 그다지 없어졌다.
우린 정말로 짧은 시간에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좌석에 앉으면서 그리고 비행기가 하늘로 올라가면서
어쨌든 여행은 잘 다녀오자는 다짐을 한다.
잘한 결정이든 아니든 잊고 스스로를 보살피는 기회를 잘 쓰자..
우리나라 승무원들의 톤은 약간 높다. 그리고 미소는 천사표이다.
옆자리에는 40대 초반의 부부가 앉았다. 그리고 건너편은 멋진 여성분이
혼자서 앉아 있다. 비행기는 2/3가 비어있다.
출발하기 전 옆 좌석에서 부탁을 한다. 다른 자리로 옮기실 수 있나요?
불쾌감이 먼저 올라온다. 표정을 살피던 그는 사과를 하고는 말꼬리를 뺀다.
결국은 이륙을 하고 나서 자를 옮겨준다.
무례함..
세상은 비쳐주는 것이다.
무례함으로 비쳐주는 현상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삶이 수행이고 삶을 타고서 참되어 가는 수행의 길에 가겠다고 하였지만
녹녹치 않은 일상에서 비추어 보는 것을 수시로 놓치고 있었다
혼자서 있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올라왔고
행동에 나선 가장 큰 이유가 스스로는 보살피고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해서이다.
첫 출발점에서 무례함이 올라온다.
방콕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후끈한 습기를 느끼면서 부지런히 택시를 타러 갔다.
택시승강장에는 공무원 같은 이들이 안내를 하고 있고
그들이 지정한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택시를 타면 습관적으로 미터기를 누르는 한국과는 달리
이 친구는 내 눈치를 본다. 출발을 하고서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고 있기에 짜증스런 답변을 돌려주었다. '미터'
단어를 주고 받으면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카오산으로 날아간다.
폭주는 한국인만의 고유한 것은 아닌가 보다.
적당히 신호를 어기고 적당히 차선을 오락가락 하면서 바람처럼 달려가는
이 친구가 맘에 든다.
내리면서 약간의 팁을 붙여서 주면서 첫 만남에서 불편함을 비추었던 내 자신에게
작은 면죄부를 만들었다.
밤 2시가 넘은 카오산에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난 동대문이나 종로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번잡하고 일상적인 밤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카오산을 보지 못했을 때는 ..
에라완에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잠자리로 들어갔다.
왔다..
첨 어지간히 돌아서 왔지만 어쨌든 왔다.
잘 지내다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