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여인네의 홀로 태국여행~1편-떠나기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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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여인네의 홀로 태국여행~1편-떠나기 전날

아마릴리스 14 2388

원래 오늘 아침 10시 40분 비행기를타고 베트남 -캄보디아행 10일간의 여행을 시작할려고 했으나
같이 갈려고 했던 짝꿍님 어머니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지셔서
어제 모든 항공권과 여행일정을 급히 캔슬하고 한달 뒤로 여행을 미뤘습니다.

지금 홀로 쓸쓸히 집구석에 박혀서 미뤄뒀던 태국여행기를 이제야 써봅니다

7일간의 태국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다가 게으름과 귀차니즘으로 2편적고 다운 됐습니다 ㅠ_ㅠ;;
그나마 그때의 일기장이 있어서 일기장을 바탕으로 여행기를 시작해봅니다^^

아직도 기억은 생생한데 그때의 즐거운 기억과 경험들을
온전히 글로 나타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먼저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30대 초반의 여성이고 외국으로 혼자 떠난 여행은 처음입니다.

영어는 먹고 자는 것만 겨우 겨우 해결하는 수준입니다
영어보단 바디랭귀지와 애처로운 눈빛이 더 통하더군요
그리고
태국어는 오로지 뺑빠이~! (비싸욧!) 밖에 모른답니다...-_-ㅋㅋ
그래서 써바이벌 태국어를 급히 몇가지 더 배웠습니다

헝남 유티나이 카? (화장실 어디셈?)
능. 썽. 쌈. 씨. 하. 혹...... 까오. 씹. 러이. 정도

7박 8일간의 방콕 여행기를
글체에 얽매이지 않고 일기형식으로 편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여행 전날..

드디어 내일 태국을 가는 구나...휴우...후덜덜..;;
긴장이 ....
막상 내일 새벽에 출국을 하는데 아직 부모님께 말씀도 안드렸다..
아마 혼자 여행 간다면 까무러치실지도 -_-ㅋ;

일단 말씀을 드리기 위해 집으로 잠시 갔다 (5년간 혼자 살아가는 중이라)

나 : 엄마 나 일주일간 태국 여행 갔다 올께
엄마 : 언제?
나 : 내일..;;

엄마 : 그걸 이제사 말하냐 -_-+++
누구랑 가냐? 남자랑 가는 거지? 너!!!
나 : 아니 혼자 ^^

엄마 : 정말 혼자가니?
나 : 응 정말 혼자라니까..
엄마 : 같이 가는 남자 없어?
나 : 응..

엄마 : 바보 같으니 -_- 남자도 한명 안데리고 혼자 가냐?
이때까지 여행갈 남자도 한명 안꼬시고 머했냐?

나 : -_-... 엄마 맞아??...


엄마는 어쨌든 설득을 시켰다..
문제는 아빠.. (우리 아빠는 태국과 캄보디아를 아프카니스탄과 동급으로 여기신다 -_-;;)

엄마 : 아빠한테는 직장에서 간다고 말해..혼자 간다고 하면 집에 묶어둘지도 모른다..-_-;
네...ㅠ..

직장사람들과 간다고 겨우겨우 아빠를 설득시키고..
이제 짐싸는 일만 남은 것 같다..

태국에서 조인해서 이틀 같이 동행하기로한 훈남께서
부득부득 시로코 (64층 레스토랑)를 꼭 가셔야겠다고 하신다
단 이늠의 레스토랑은 정장을 요구한다는 것 -ㅁ-;;;;
이 더운 날씨에 웬 정장이냐만은 옷을 갖추지 않으면 쫏겨난다고 협박하시는 통에 엄마에게 동생원피스 좀 챙겨달라고 부탁드렸다

나는 취향이 독특하다 못해 워낙 컨트리해서 늘 청바지 티만 입고 다니는 지라
원피스 ,드레스,스커트 이딴거 없다 -_-ㅋ
그렇다고 이 날씨에 정장을 챙겨가랴 ㅋ

동생님은 무척 여성스럽고 몸매가 미스코리아삘 나는지라 나보다 쫌 많이 많이 날씬하시다~

엄마는 원피스를 대여섯벌 들고 계시면서 나보고 하나씩 던져주며 입어보라신다

먼저 맘에 드는 흰색 꽃무늬 원피스~ 아~ 이건 남성들의 로망이야~ -0-ㅋㅋ
얼른 냅다 입었다..

어얼;; 등쪽에 지퍼가 안올라간다..

엄마..헉헉..지퍼 좀...

찌이익~ 부욱 ..이상한 소리가 난다..-_-;;

헉..도..동생한테 죽었다..
이건 안돼겠어 딴거줘바..;;

헐..딴거도 마찬가지..

이건 허벅지에 끼여서 안올라가 ㅠ_ㅠ;;
이건 엉덩이에 끼였어..아놔..

엄마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_-;;;

마지막으로 검은색 롱나시 원피스를 던지시며 절망적인 눈빛으로
말씀하신다

"이 옷이 젤 큰거 같다 -_- 이거라도...
이건 앞에 단추 잠그는 거라서 여차 하면 열고다녀라 -_-;;;

그나마 검은색 롱나시 원피스는 아래부터 위까지 단추를 줄줄이 잠그는 거라
허벅지나 엉덩이에 낄 염려는 없었지만..;;
가슴부위에 단추를 채우려니 압박이 -_-;;
숨쉬기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였다.

아..헉헉..이거라도.. 들고 갈께;; 아쉬운대로..ㅠ_ㅠ

이 원피스는 결국 그날 나를 시련으로 몰고가는 단서가 되었다.-_-
(살짝 소개하자면 가슴쪽 단추가 퍼억 ~ -ㅁ-;;;;)
이 내용은 뒤에 여행기에 자세히^^;

학교도서관에서 헬로태국 책을 빌리고 작은 태국회화 책도 빌렸다.
혹시 시골에서 미아가 되면 살아 남기 위해서..

그리고 태사랑에서 추천해준 70밧 운하여행, 그리고 암파와(수상시장)정보,
카오산 지도 등등을 프린트해서 준비해두고

간단한 속옷 몇가지 티 3장 반바지 청바지 하나씩..
화장품들 썬크림 디카.. 준비끝 +_+
아..그리고 동생의 검은색 롱나시 원피스 -_-;;

아빠 엄가가 또 뭔가를 분주히 준비해 주신다..
물리기 전에 바르는 모기약, 모기향,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 물리고 나서 바르는 모기약 까지..ㅠ, 아빠 등산 할 때 쓰시는 복대, 투통약, 설사약, 대일밴드 기타 등등...

이런거 다 필요 없대두요..;; 그래도 궂이 챙겨주신다.

엄마 : 꼬추장 좀 넣어줄까? (옆에서 아빠 : 컵라면도 댓개 넣어줘)
나 : 아..그런거..필요 없다니까요..;; (그래도 마음은 감사하다 ^^)

집에서 싸주시는 짐을 한가득 들고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우리집 강아지들과도 작별인사를 하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자취방에 돌아와서 짐을 마져 꾸리고..
잠이 전혀 오질 않는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 보다는..
앞으로 닥칠..낯선 환경에 대한...걱정과 두려움이.. 날 더 잠 못 이루게 했으리라...

14 Comments
맨날2학년 2008.07.26 18:15  
  저도 곧 혼자 태국가는지라 혼자가시는분들 얘기가 반갑네요 ㅋㅋ
담편기대할게요~
필리핀 2008.07.26 18:22  
  ㅋㅋ 씨로코... 정장 안 입어도 되는데...
필주짓수 2008.07.26 20:51  
  저도 혼자 계획중이라 이런글 참 반가와요
사진도 몆장 첨부해주시면 더 좋은것같단...^&^
아마릴리스 2008.07.26 20:58  
  /맨날님 & 필주짓수님
혼자가는 여행이 즐겁지요^^
여행전날이라 사진이 없답니다 헤헤^^;;

/필리핀님
시로코 정장 안입어도 된다는 거 그날 가서 알았답니다 흑ㅠ0ㅠ;;
아놔 삽질한거 생각하면 어이없어요 ㅋㅋ^^:;
무림야옹이 2008.07.27 15:22  
  어째...여행하기전의 저희엄마 반응과 같죠???ㅋㅋㅋ
아마릴리스 2008.07.27 23:31  
  /무림야옹이
우리엄마 같으신분이 또 계시는 군요 ㅋㅋㅋㅋ
바람72 2008.07.28 11:15  
  잘보았습니다 ..어머님은 항상 자식걱정하시는 마음이껬지요...존여행되세요....
Amrita 2008.07.29 08:32  
  20대 때는 혼자 여행하면 걱정하시더니.. 30대가 되면.. 남자랑 가는거 아니냐고.. 집요하게 추궁 들어오졈.. ㅋㅋ
아마릴리스 2008.07.29 10:26  
  /바람72
감사합니다^^ㅎㅎ

/Amrita
오 아이디가~ 우유바다젓기의 그 감로수 암리타로군요^^
맞나요? ㅋㅋㅋㅋ 멋쪄요~
참새하루 2008.07.29 14:26  
  재미있네요

다음편 기대 됩니다
Amrita 2008.07.29 17:40  
  마자여...
amrita [mrt,m-]
* 〈인도 신화〉
1.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음료, 감로(甘露).
2. (그것을 마시고 얻은) 불로불사(immortality)
아마릴리스 2008.07.29 20:54  
  /참새하루
감사합니다 ^^
참새님이 올리신 글과 사진 많이 참고 하고 있어요~
요번엔 베트남 캄보디아 갈려구요^^

/암리타
맞꾼여~ ㅋㅋㅋ 정말 잼있게 읽었어요
요샌 흰두교신화에 빠져살아요^^
zoo 2008.07.29 22:57  
  재밌는 여행기 잘 읽고 있어요^^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아마릴리스 2008.07.29 23:27  
  /쮸님~여행기 다 읽을려면 오늘 날새야 할 듯 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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