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의 여행기 (3일) - 피피에 도착, 롱비치, 부상을 입다ㅠ
드디어 3편 째네요 ^^
글을 쓴다는것이 이토록 힘든지 몰랐네요;;
한편 쓰는데 3시간씩 걸립니다 ㅎㅎ
보시구 리플 많이 달아주세요 ^^
다음날 달리는 버스 안에서 눈을 뜨니 6시였다
버스 타고 오는 그 긴 시간을 자고 오지 않았다면 미쳤을 것이다;;
버스는 예상시간보다 약간 늦게 도착하여 8시에 끄라삐의 어느 거리에 멈췄다
이게 뭔 말이지? 겁먹지 말라구?
끄라삐는 마지막 역이었기 때문에 내리는 사람이 적었으며 특히 외국인은 나와 어머니뿐이었다
우리가 내리자 마자 어떤 아주머니가 우릴 발견하고 말한다
'피피 가냐?'
호객 행위에 쉽사리 말리면 큰 바가지를 쓴다는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가볍게 무관심으로 응수했다
가이드북에는 여기서부터 썽태우를 타고 선착장으로 가라고 써있었지만 우리가 내린 곳 근처 도로에는
썽태우들이 다 파업이라도 했는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그 아주머니에게 갔다
아주머니는 우리를 여행사로 데려 갔다
여행사는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5m 떨어진 곳이었다;;

이곳이 바로 여행사다;;
슈퍼도 겸하시나?
여행사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표 값이 개인당 450 밧이라 한다
이 가격에 표값과 선착장까지의 픽업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내 생각엔 너무 비쌌다
직접 선착장에 가서 사면 표값은 300밧이고 썽태우를 잘 잡아타면 선착장까지의 교통비도 몇 십밧 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비싸다고 나가려고 하는데
'지금 여덞시 반이지? 배편은 9시에 있어 그러니깐 지금 여기서 표사는게 좋을걸?'
생각해보니 그게 옳은것 같았다
이제 와서 썽태우를 잡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썽태우를 타고 가는 시간도 있을것이기에 30분 안에 선착장에 못갈것이다
가이드 북의 정보에 의하면 다음 배편은 오후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 죽치고 있기도 뭐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ㅠㅠ 두 명 분 900밧을 내고 예약을 했다
그렇게 표를 사고 우리를 픽업해줄 썽태우를 기다리고 있는데 9시가 되도록 안온다 ㅡㅡ
왜 이러냐고 물어보니 배 편이 10시라는 것이다;;
'아니 아깐 9시에 간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적 없다 ^ㅡ^'
우리나라 정치인을 닮았는지 16년 동안 오리발만 내밀어온 달인 같았다
나쁜 쒜이 ㅡ_ㅡ
끄라삐에서 피피로 가시는 분들은 시간 여유 넉넉히 잡고 썽태우 잡아서 직접 선착장으로 가는것을 추천한다
어쨌든 9시가 좀 넘어서 썽태우가 왔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썽태우!
바가지 쓴 일 때문에 기분이 좀 나쁘긴 했지만 태국에 와서 처음 썽태우를 타본 감동때문에 그것은 곧 잊혀졌다
'엄마 썽태우에 타니깐 시원하고 좋다 ^^ 이 차에 우리들만 타고 가는거 같으니깐 편하게 갈 수 있겠네'
'응 ㅋㅋ 좀 비싸지만 대절비라고 생각하지 뭐'
그렇게 썽태우를 타고 끄라삐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선착장에 가던 우리의 눈 앞에
서양인 베낭 여행자의 무리가 전방 50m 앞에 보였다
'쟤네들은 선착장 까지 어떻게 갈까?'
'글쎄? 우리처럼 썽태우타고 가겠지 ㅎㅎ'
근데 좀 이상하다..
썽태우의 속력이 점차 줄고 있다
'설마 서서 쟤네들 태우는건 아니겠지?'
'설마 ㅋㅋ 우리가 낸 돈이 얼만데'
설마가 사실이 됐다
썽태우는 멈춰섰고 당황한 우리가 앉아있는 좌석 옆으로 지 몸보다 큰 베낭을 맨 여자 셋이 꾸역꾸역 앉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비좁은 뒷자석이 꽉차게 되었다 ㅡㅡ
바가지를 제대로 썼군....
다시 출발한 차는 얼마 가지 않아 또 한 번 서서 다른 여행자 한 명을 태웠다
나도 태국와서 여행사나 할까? 돈을 거저 먹네 거저
결국은 선착장에 잘 도착한 우리는 아직 배로 가는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선착장의 좌석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
그 동안 나는 가방에서 치약 칫솔을 꺼내 화장실에서 이를 닦았고 섬에서 쓰기로 한 썬글라스를 쓰기위해 안경을 벗고 일회용 렌즈를 꼈다

이곳이 선착장 내부 모습이다
배로 가는 문이 열리고 우리는 배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기다리는 곳에서 배타는 곳으로 걸어가니...

우리가 타고 갈 배가 보였다
배에는 피피로 가고자 하는 서양인들이 많았는데 얘네들은 햇볕을 좋아하는지 배 앞의 갑판에 앉았다
짜식들..
10시 출발이라던 배는 10시 반에 출발하고..
자 이제 시작이야~ 여행을~
내꿈을 위한여행~
이제서야 아침을 안 먹은 것이 생각났다 ㅡㅡ
배 안을 수색하다가 1층에 먹을 것을 파는곳을 발견했다 ㅋㅋ
과자와 컵라면 도너츠, 맥주, 음료수를 파는 허술한 좌판이었다
거기서 30밧을 주고 도넛 하나를 샀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귀여운 도넛들이 여러개 들어있었는데
기름 범벅이어서 대략 맛은 조치 안았지만 배고픈 관계로 꾸역꾸역 거의 다 먹었다 ^ㅡ^
배 안에만 있기는 심심해서 갑판으로 나가보자고 어머니에게 제안했지만
어머니는 배멀미가 난다고 니 혼자 다녀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혼자 나간 갑판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배 위에서 맞는 태국의 바닷 바람은 정말 시원했고 색다른 기분이 들게 했다
배 앞 쪽으로 가자 배낭을 풀고 웃통 까고 나자빠져 있는 서양애들의 모습이 보였다
얘네들은 피부암 걱정도 없나부다... 등짝이 시뻘겋게 잘 익었다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길 몇 차례 한 뒤 다시 배 안에 들어와서 앉아있는 나에게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ㅡㅡ+ 이것은!??'
그렇다 피피에 거의 다 온 것이다
피피의 기를 느낀것인가?
밖에 나와보니 벌써 많은 애들이 나와서 멀리 보이는 피피를 바라보고 있다
피피의 초록색 형상을 본 순간, 난 가슴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왜?
너무 멋져서 ㅋㅋ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도착을 기다리시는 사람들..
이윽고 배는 피피 선착장에 도착하고 내리는 사람들의 행렬에 끼어 우리도 섬으로 올라섰다
자 이제 내리자
섬으로 올라서자 마자 붙는 삐끼 횽들
도착하면 이들이 붙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연하게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가 주었다
쓰고 있던 선글라스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시선을 숨길 수 있기 때문에 애들이 쉽사리 달라 붙지 않았다 흐흐
한국에서 미리 프린트 해온 '안다하우스' 가는 법을 보며 길을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순 없었다
그래도 한국인의 근성으로 캐리어 질질 끌며 결국 찾았다 ㅋㅋ
안다 하우스의 모습이다
'아줌마 트윈베드 있어요?'
'없고 더블만 있음'
'ㅇㅇ 그거로 하겠음'
'일박에 800밧임'
이미 태사랑 게스트하우스 게시판에서 비수기 때 800밧 하는것을 700밧으로 깎았던 이야기를 쓴 글을 보았기에 나도 흥정을 했다
'우리 2박 할테니 하루에 700밧으로 해주세용'
'ㄴㄴ'
'.............' 우리는 여기 안 묵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 침묵으로 잠시 일관했다
역시 여기에도 선글라스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래그래 알았다ㅠ 700밧해서 2박 1400밧에 해줄게'
'ㅋㅋ'
방은 작고 좀 어두침침하며 오래된 티가 났지만 깨끗했고 필요한건 다 있었다
냉장고, TV, 개인욕실, 거기에 개인금고까지!!!
무엇보다도 개인금고가 제일 유용했다
정말 좋쿠나~
짐을 풀어서 너저분하군;;
이전까지는 숙소도 믿지 못하여 숙소에 머물때에도 모든 돈을 복대에 차고 나갔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개인금고가 있어서 그럴 필요가 없게 된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ㅠㅠ
대충 짐을 풀어놓고 옷차림을 피피모드로 전환한 뒤 일단 밖으로 나왔다
점심 때라서 배가 너무도 고팠기 때문이다..
쨘~! 피피 모드로 돌입!
아침도 허접하고 느끼한 도너츠로 때운지라 오장육부가 음식을 갈망했다
원래 우리의 목적지는 가이드북에서 본 곳인 툭바비큐에 가고자 했지만
아직 주변 지리도 제대로 파악을 못한지라 찾지 못하였고 이곳을 찾으러 가던중에 본
톤사이 씨푸드에 가서 먹기로 했다
톤사이 씨푸드는 해변 바로 옆에 있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피피의 아름다운 해변과 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요지 중의 요지였다
시원~~ 하구나
식당 내부의 모습은 대략 이러하다
테이블 보가 깔려있어서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물론 다른곳에 비해 가격도 고급스럽다 ^ㅡ^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면 술이 빠질 수 없지 희희 ^ㅡ^
자리에 앉자마자 일단 싱하 대짜로 한 병 시켰다
나온 맥주를 한 잔 따라 들이키니............ 캬~~!!
천국은 죽은 뒤에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집에서 좀 멀긴하지만 바로 여기 태국에 있었다
아름다운 맛과 목넘김...
태국에서 사온 비야씽이 떨어져 간다 ㅠㅠ 제발 누가 우리나라에 수입좀 해줘!!
휴~~ 일단 한 숨 돌렸으니 밥을 먹어볼까?
각자 새우볶음밥과 닭고기 볶음밥을 시키고 우걱우걱 먹었다
스티로폼 용기에 담겨있는것만 봤는데 제대로 접시에 담으니 간지좀 나는걸?
배가 부르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것도 안하며 기분좋게 살짝 배부른 상태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아름다운 피피의 모습을 즐기며 머리속엔 아무 근심 걱정 없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한국에 있을 땐, 방학이여도 일주일에 2번씩 학교에 나가서 동아리 스터디를 해야하고 주4회 수학과외 가느라
방학이여도 방학같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런것들을 과감하게 모두 내팽겨쳐놓고 여행을 떠나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이곳에 있으니
마음이 고요해지며 가슴 속의 응어리가 피피의 뜨거운, 하지만 기분좋은 햇살을 받아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맛에 여행을 하고 바캉스를 가나보다.. 이런것을 이제야 알다니.. 난 이 순간부터 여행에 중독될 것만 같았다
여튼 배도 채웠으니 일어나 볼까?
볶음밥은 개당 80밧으로 비쌌으나 충분히 만족했으니 패스~
피피에 도착해서 숙소도 정했고 짐도 풀고 배도 채웠으니 다음 날에 할 피피섬 스노클링을 예약하러 근처의 여행사로 갔다
스노클링은 피피의 길거리에 있는 아무 여행사에서나 예약 할 수 있었으며 프로그램도 비슷했다
우리는 October travel에 가서 개인당 550밧을 지불하고 다음날 예약을 한 뒤
저기 보이는 아저씨에게 예약을 했다
다음 목적지인 핫야오(Long beach)로 출발했다
롱비치에 가는 법은 수상택시를 타고 가는 법과 해변을 걸어서 가는 법이 있다
롱비치는 톤사이만(선착장이 있는 곳)에서 제일 멀고 가는 길이 험난하므로 대부분의 여행자는 수상택시를 타고 간다고 한다
나도 어머니를 모시고 그 힘든 길을 갈 생각은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수상택시 타는 곳에 가서 물어보니 가는데 100밧, 오는데 100밧이랜다;;
아니 가이드 북에는 40밧으로 나와 있는데 그 사이에 유류 할증료가 붙었나?
'아저씨 40밧 아녜요?'
'그게 언제적 얘긴데 ㅡㅡ 100밧이다'
40밧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100밧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ㅡㅡ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하니 하시는 말씀
'걸어가자'
'예'
뜨거운 태양 빛을 가르며 롱비치로 가자꾸나
하긴 그 돈이 얼만데..
시간도 많고 튼튼한 두 다리도 있으니 걸어갈 수 있을게다....
라고 생각했지만 길은 상!당!히! 험난했다
일단 힌콤 비치를 지나서 걸었다
해변이라고 모래사장을 생각했다면 오산,
바위만 깔린 해변을 지나야 했다
이런 바위들이다 ㅠㅠ
물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도 있어서 나는 의도치 않게 태국에서 균형감각 테스트를 받았다
해변만 걸어가면 되느냐.. 그것도 아니다
해변으로 걸어가는 중간중간 걸어가기 힘든 부분이 있으면 우리는 해변에서 벗어나 산으로 올라가서 언덕을 넘고 또 넘었다
산을 넘어가자!!
다행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는지 길은 대충이라도 닦여있었지만 밀림이나 다름 없었다
이거 괜찮은데? 해변도 보고 산악 트래킹도 하고 일석이조네 ^^는 농담이고
산 속을 걷는 내내 독충이 있을것이란 생각에 불안에 떨었다
걷고 있자니 어릴 때 배운 시조가 하나 떠올랐다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를
지나서 가면
롱비치가
나올라
롱비치!!'
실제로 우리는 산의 가파른 경사 때문에 종종 4륜구동 모드로 전환하여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올라가야 했다
가는 길 중간중간 방갈로 비스무리한 숙소도 보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묵는 애들은 대체 어떤 기인인가 궁금했다
톤사이 씨푸드에서 출발한지 대략 40분 만에 우리는 롱비치에 도착할 수 있었다ㅠㅠ
드디어 남국의 아름다운 해변에 온것이다 ㅠㅠ
결국 왔구나!
백사장은 하얗고 아름다웠으며 물도 매우 맑았다
바다 가까이 푸르른 섬이 보이는것도 매력포인트였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적어서 느긋하게 해변을 즐길 수 있다는것이 정말 좋았다 ^ㅡ^
멋있는데~! 근데 왜이리 구름이 커? 비라도 오려나?
(몇 시간 뒤 이 예상은 현실이 된다)
롱비치는 이름 그대로 상당히 긴 해변이었다
나는 해변끝까지 걸어가길 원했으나 어머니는 힘드시다고 우리가 걸어온 길에서 가까운 해변에서만 노시길 바래서 나 혼자 걸어 다녀왔다
가는 길에 보니 이곳엔 우리나라의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 음료수, 파라솔, 아이스크림, 튜브를 파는 가게나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 점 또한 이곳의 느긋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재밌게 노시네요
해변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저기 보이는 저것은?
여긴 누드비치도 아닌데 ㅡ_ㅡ 부끄럽구만 흠흠..
녀석들 개방적이긴.. 너 한국에서 10분만 그러고 있으면 곧 네X버 검색어 1위로 올라온다 응?
해변의 끝을 보고 다시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벌써 물 속에 들어가계셨다
나도 질 수 없지 ㅎㅎ
물은 약간 뜨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그렇게 열심히 물놀이를 하였고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엄마 돌아갈 땐 어쩌지?'
'걸어가야지'
'예'
그런데 돌아갈때 또 산을 기어 올라가는것만은 싫었다
그래서 미끄러운 바위때문에 좀 위험하지만 해변길로 가기로 했다
이런 길을 다시 걸어가야 한단 말이지....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는 도중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쫄래쫄래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이 목격되었다
이녀석은 따라오는것에 그치지 않고 내 다리에 몸을 부비댔다
귀여운 녀석 클럽에서 부비부비 좀 해봤나본데? 짜식..
귀여워서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얘랑 놀았다
그 모습을 보던 어머니曰
'걔 몸에 벼룩있어서 가려워서 니 몸에 비비는거 아녀?'
'아... ㅡ_ㅡ'
나는 매정하게 고양이를 떨쳐내고 가던길을 갔다
고양이는 계속 따라오다가 어느새 포기했다
짜식 나랑 놀려면 목욕하고 와라 ㅋㅋ
다시 열심히 미끄러운 바위 위를 걸어가던 도중
앞서가던 어머니가 뒤를 돌아보시며 한 말씀하신다
'내가 밟고 있는 바위 미끄럽네 너 올 때 조심.... 꺄악!'
아니 어머니?
어머니는 나에게 조심하라고 했던 바위에서 미끄러지셨다
나는 가슴이 철렁하여 달려갔다
어머니는 다행히 뼈가 부러지진 않았지만 넘어지실때 바위에 붙어있던 굴껍질 같은 것에 베여서
다리에서 피가 철철났다ㅠㅠ
깊이 베인것은 아니지만 10cm 정도 피부가 찢어지신 것이다
오른손도 조금 찢어져서 피가 멈추지 않았다 ㅠㅠ
재빨리 손수건을 꺼내 손과 다리를 묶었지만 피는 곧 흥건히 손수건을 적셨다
설상가상으로 이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보통 비도 아니고 우리나라 장마처럼 장대비가 후두둑 떨어졌다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는(?) 어머니와 갑자기 시작된 악천후...
무슨 영화 찍니??
우리는 어쩔수 없이 산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얼마가지 않아서 지붕이 공간이 보여서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
한숨 돌리고 다시 어머니의 상처를 자세히 보니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ㅠ
피는 아직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20분 쯤 기다리니 비가 그쳤고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났다
다행히 상처는 걷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겨우 산 길이 끝나고 다시 마을로 들어선 뒤
롱비치로 가던길에 봤던 약국에 재빨리 갔다
약국에서 붕대를 사서 열심히 감고 다시 길을 갔다
한국에서 여행 떠나기 전에 다행히 후시딘을 챙겨둬서 숙소로 돌아온 뒤에 발랐다
어머니 曰
'이렇게 다쳤으니 내일 스노클링할때 물엔 어떻게 들어가냐?'
이 말을 듣고 보니 실로 그렇다
이것때문에 카오산에서 완강히 거부권을 행사하시는 어머니에게 비키니 수영복도 강매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ㅠ
쉬운길로 가려고 해변으로 가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다니....
일단 힘든 해변, 산 트래킹(?)으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 방의 문을 열자마자 귀여운 생물이 보였다
귀여운 자식.. 여기가 니 집 안방이냐?
우리의 목적지는 가이드북에 있던 히비치였다
초밥, 타이 음식, 해산물 바비큐 부페를 개인당 220밧에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끌렸다
히비치는 점심 식사를 했던 톤사이씨푸드에서 롱비치 방향으로 좀 만 더 걸어가면 된다
숙소에서 나와서 얼마 걸어가니 히비치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15~17세로 보이는 태국인 남자애들 두세명이 유카타를 입고 이마엔 '日本'이란 띠를 두른 채로 식당 앞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향해 영어로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일단 비야씽 한 병을 시켰다 ㅎㅎ
넓고 좋은데 ㅋㅋ
이곳의 부페 시스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접시를 가지고 가서 지가 먹고 싶은 것들을 담아오는 것이었다
이 가게는 좀 다른것이, 가지고 가자 마자 먹을 수 있는 것들은 가져가서 먹고 구워서 먹어야하는 새우, 조개 등은 접시에 담은 뒤
종업원에게 주고 번호표를 받아서 자리에서 기다리면 구워온것을 주는것이다
곧 먹을 수 있는 메뉴엔 초밥(계란말이, 게맛살 등... 생선회 초밥은 없음), 롤(역시 생선회는 없음), 똠양꿍, 팟씨유, 춘권, 카우팟, 회(한 종류였는데 두꺼워서 씹는 맛 굳!)
이 있었고
바비큐 메뉴엔 닭꼬치(파인애플, 닭고기 등 여러가지가 꽂혀있음. 이거 진짜 강츄 ㅠㅠb 씹히는 맛도 쥑이고 소스도 맛있음), 새우, 조개 등이 있었다

초밥, 롤의 종류와 질은 허접했지만 태국 음식과 바비큐는 정말 추천할만 하다 흐흐

맛있다!
배를 채우고 나와서 낮에 피피 스노클링을 예약했던 가게로 향했다
가게에 가니 아까봤던 아저씨는 안계시고 다른 분이 있었는데..
여성의 형상을 한 아저씨였다;; 이런 분을 보고 레이디보이라고 부르나? 아니면 후로게이?
어쨌든 이분에게 어머니의 사정을 말하고 어머니 표를 취소하니 선선히 환불해줬다 ^ㅡ^ 고마워요 아!저!씨!
이미 깜깜해진 어둠속을 헤치며 우리는 저녁도 소화시킬 겸 우리가 낮에 도착했던 피피 선착장까지 산책을 했다
어? 그런데 9시 밖에 안됐는데 왜이리 피곤하지?
하긴 장거리 버스타고 배도 타고 롱비치까지 트래킹도 했으니 피곤한건 당연하다
집에 오던 도중 수면을 즐기시는 어떤 분을 찍어보았다
피피엔 고양이가 참많다
카오산길바닥엔 개들이 널렸는데 여긴 그 반대로 개들은 안보이고 고양이가 널렸다
원래는 밤에 근처의 술집으로가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실 계획이었으나 너무나도 졸려서 숙소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ㅠㅠ
내 아까운 시간...
그렇지만 다음날 더 재미있는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위해 경건한 자세와 피곤에 찌들지 않은 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걍 잤다 ㅎㅎ
나는 기분 좋은 피곤함을 느끼며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숙소에서 금새 잠이 들었다
내일 갈 스노클링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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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끄라삐에서 피피로 갈때 여행사를 절대 이용하지 말자
2. 시간 여유를 넉넉히 잡아서 썽태우를 타고 직접가는게 훨 싸다
3. 피피로 가는 아침 배를 탄다면 배에 타기 전에서 밥을 먹어두거나 사두는 것이 좋다
왜? 비싸니까
4. 배 앞에 앉아서 가고 싶다면 배에 빨리 타야한다. 서양애들이 장악하기 전에
5. 그렇지만 거기에 앉으면 물이 엄청나게 튄다. 미리 수영복을 입어라
6. 비수기라면 숙박비를 깎아라!!
7. 강한 태양을 막기위해 썬글라스는 필수이다
8. 안다하우스 강츄
9. 롱비치 갈 때 돈 많으면 수상택시 타라.. 걸어갈 수도 있다
10. 다만 미끄러운 바위에서 미끄러지는것을 조심하라 ㅠㅠ 똥꼬에 힘 꽉줘라
11. 히비치 걍츄 ㅠ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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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은 피피에서 스노클링 하는거네요 히희
제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경험이었으니 그 감동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지 막막합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