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56일째 꼬창!!
2008년 2월 19일 여행 56일째
여지없이..아침 햇살이 좋다.
어제 새벽까지 떠들다가 잤기에...조금 늦잠은 잤지만- 이런 느긋함, 여유가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한다.
우리 MT숙소의 남정네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러 갔다.
이 방의 아주아주 사소한 흠은 식사를 덜렁 두명만 준다는 것이다.
어쩐지 애써 이 방은 2명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우리 네명에게도 충분히 널찍한 방이다~
J언니와 나는 베란다에 앉아 요거트와 콘푸레이크를 먹었다.
이것도 기분이 좋다. 베란다 라는 존재가 이렇게 신분 업 시킨 느낌을 줄지는 미처 몰랐었다.
이전 숙소들에서...아침에 눈뜨자마자 나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섬주섬 돌아다니던 것이 ... 마치 오래전 가난하던 시절의 일인양...(물론 그때는 그도 즐거웠지만 --;;) ... 방에서 우아하게 아침을 먹는 여유를 즐겨준다.
베란다 곳곳에 빨래들이 널려있어...우리의 미관을 헤치고 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련다.
아침을 먹으러 갔던 남정네들은 돌아와서 우리를 약올린다.
어제 우리는 가위바위보를 했고...그들은 혓바닥을 낼름 거리며 놀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약올리다 흥미잃은 그들은 다시 엎어져 자버린다...그래...아침먹느라 수고했어 들!
언니와 나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바다로 향했다.
어젯밤에 잠시 바다에 나왔었드랬다. 쥐불놀이에 박수를 치고...언니가 어이없이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야광팔찌를 흔들며 신이 났었었지만... 그래도 아직 바다의 정체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아...꼬 창... 바다마져 내게 기쁨을 줄테냐!?
꼬창 화이트비치의 바다는 소올찍히 꼬사멧에세 내가 잠시 발꾸락 담구던 바다보다는 깨끗하지 못했다. 뭐...물론 성수기 막바지고, 선착장과 젤 가까운, 그리고 젤 번화한 바다이기에 어느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여행 2달이 다되어감에도 불구하고 남국의 바다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한 나로서는 약간 실망스런 물 색깔이었다.
아...여기...남국 아니고...동부야!! 라고 위안해본다.
(나...바보야-_-?? 남국이 남부냐--?)
뭐랄까...좋은 숙소, 좋은 동행은 그 곳의 단점따위는 애써 생각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나의 선택에 박수를!
오랜만에 늘어지는 것 같다.
아...그래 내가 바다에서 늘어진지 벌써 대략 한달쯤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해변복입고 바다를 벗삼아 뒹굴뒹굴 거린게...랑카위였으니까... 아..벌써 한달쯤 되었구나.
캬~ 그 생각하니까 더 좋다~
화장실이 가장 근접한 곳에 자리를 잡고, 들고온 과자 뿌스레기를 아그작아그작 씹으며 (이상하게 바다에 오면 과자가 먹고싶다...평소 과자를 심하게 안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을 탐색해본다.
어디~ 동부의 바다의 수질은 어떠신가?
오랜만에 수질 검사하는구나~ ㅎㅎ
그러나 우린 바람이 부는 통에 먹던 과자가 화라락 꽃가루 날리듯이 바다, 모래로 날라가 진정으로 수질을 버려놓고 있었다... 맘으로는 하나하나 줍고 싶었지만...순간의 쪽팔림으로 인하야... 모르는 척 - 범인이 내가 아닌 척 -
가뜩이나 투명하지 않은 바다... 부디 바다새들이 모두 쪼아 먹었기를...
옆으로 눈을 굴리니 오..어쩐지 베컴을 닮아버리신 오라버니 한분이 계신다.
비록 쌔까만 썬글라스로 두 눈을 가리고 계시긴 하였지만, 이 비치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인물이 분명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주시하여도 몇 시간동안 아주 잠시동안도 썬글을 벗지 않으심에...
내 뇌는 점점 썬글 안쪽에 코믹한 눈을 붙여가며 아바타를 만들고 있었다.
자다가 수영하다, 밥먹고, 다시 그자리 와서 수영하고, 과자먹고 다시 수영하고...
아~ 좋다~
아무리 물 밖에 나오면 추워서 온몸에 닭신이 오신다 하여도;;
아무리 낮잠자다 그늘이 옮겨가 내 두 종아리에 진한 라인하나 그어진다 하여도;;
좋다~ 늘어질대로 늘어질 수 있는 이 시간, 이 곳이 좋다.
(아~ 상당히 자극적인 사진이지요~!? - 고로 작게~)
오후까지 해변에서 늘어지다가 밥 묵으로 거리로 나선길에 우리의 룸메이트 남정네들을 만났다.
그 사이 둘은 오토바이를 빌려타고 신나게 섬을 한바퀴 돌았다 한다. 특히 초보운전 Y군은...한번 타보니 잘타지더라는 섣부른 자신감으로 아주 기고만장해 있었다. 에그~ 저러다 선무당이 사람잡지~
하루종일 그닥 하릴없이 보냈지만- 전혀 아쉽지 않은 하루~의 마무리를 거한 식사로 점을 찍어보기로한다. 각종 볶음밥, 볶음 국수, 커리, 쏨땀, 쫄깃하게 궈진 닭다리 2접시~
넷이 먹기에는 사알짝 많은 양이었지만 아주 정신없이 먹으니...깔끔하게 비워지드라.
이러고도 1인당 100밧정도로 해결이 된다는 사실에 모두들 만족해한다.
아니, 사실 그정도에 이 만큼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서 온게지~
점심도 여기서 먹었었다.
낼은 모두 방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언니는 북쪽으로, L군은 수상시장 구경하로, Y군은 깐짜를 고려중...그리고 나는 드디어 오시는 친구님을 맞이해야 한다.
아쉬운 꼬창의 저녁을...다시금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보냈다-_-;
이 리조트...뽕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ㅎㅎ
상쾌하게...아니 좀 추워서 덜덜떨면서도 기어코!... 수영장이 문닫는 8시까지 오지게 수영을 한 뒤, 간식거리를 사 들고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Y군의 스쿠터를 잠시 시도해보았다.
어쩐지 이 귀여운 스쿠터는 그냥 범퍼카 타듯이 가뿐하게 탈 수 있을 것만 같다.
오토바이 타는 내 모습이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 같았으면 좋겠다는 누가 들으면 심기가 상당히 불편할 듯한 상상을 하며 오토바이 위에 앉았다.
나...자전거도 탈줄알고 (어쨌든 굴릴줄 아니까...)
나름 면허증도 1종으로 가지구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오토바이에 앉는 순간 간이 콩알로도 부족해 좁쌀만 해지고,
순간 지나는 차들은 나를 향해 공격해오는 거대한 탱크로 보이는 환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5미터 전진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너무한거 아녜요? 10미터도 안갔어요!"
.............포기해!
말했지만 자전거 갈쳐주던 우리 친오빠도 나 포기했었어....--;;
신나는 오토바이질에 우리는 리조트 앞에 그들의 일일 애마를 세워놓고 이리저리 기념 샷을 찍었다.
세워놓고, 앉고, 드러눕고, 설정하며~ 다양한 각도와 앵글로 사진을 찍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린 분명 MT온것이 확실하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업된 기분을 안고 아해들은 마무리 드라이브를 하러 나갔고, 언니와 나는 우리의 싸랑하는 베란다에 앉아 이리저리 수다를 떨었다.
한참이 지나도 그들이 돌아오지 않기에~ 아주 신이나서 섬을 한바퀴 다 돌고 오려나보다...생각하던 찰나~
그들이 돌아왔다.
헌데!!!
완전 얼이 빠져 있는 L군과 근심 걱정에 휩싸인 표정을 하고 있는 Y군...
무슨 일...있나?
어쩐지 나의 꼬창 여행에 작은 스크라치가 날 것 같은 예감이 팍~들어 넋나간 그들을 다그치니..
기고 만장 하던 우리의 초보 운전자 Y군이... 그 섣부른 오만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속도를 내었고,
그리고...그만 길가로 넘어져 버렸단다.
Y군의 몸에는 그 흔적들이 여실히 남아 있었다.
다행이네 다행이네~ 그래도 안다쳐서 천만 다행이야...
하는데- Y군의 걱정은 따로 있었다.
넘어지는 순간, L군은 절친한 Y군의 사고에 화들짝 놀라 사색이 된 얼굴로 Y군에게 다가가니..
Y군의 첫마디가 "아, 젠장... 오토바이 어떡해!!!" 였단다.
아...그래...오토바이 어떡하냐???
갑자기 네명 모두 근심 걱정에 둘러싸여 버렸다.
바가지를 많이 문다던데- 누구는 어땠는데 얼마를 물었다던데- 누구는 무사히 넘어갔다던데- 하는 누구나 뭐라 카더라 류의 루머를 아는 대로 머릿속에서 꺼내 보았지만-
대책없이 걱정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도, L군의 놀란 가슴은 여지껏 쿵딱쿵딱 뛰고 있었고...
아...그르게~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때부터 알아봤어~ 라고 말하면 뭐하리.
자정이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나가서 아무나 붙들고 이 상황의 해결책을 묻기로 하였다.
오토바이는 배기통이 부서지고, 앞 바퀴를 감싸는 부분이 살짝 틀어져버렸으며...더하기 사이드 미러와 몸체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었다. 아...감이 안잡힌다. 오토바이에 대해 전무후무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데다...더구나 여기는 태국, 그리고 관광지이니... 당췌 얼마를 물어내야 하는 것일까 덜컥 겁부터 난다.
리셉션에 물어보니 리조트에 일하는 아해가 리조트 앞편 렌탈샵에서도 일하고 있단다.
다행히 깨어있기에... 그에게 오토바이를 들이밀고...견적이 얼마 나올꺼 같으니? 조심스레 묻는다.
아주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살펴보는 그와 그 가게 주인과...옆에 있던 사람들...기타 등등
너무 심각한 표정에 우리도 걱정스레 숨죽이고...
정비소 가서 고치면 대충 2000밧 정도 나올 꺼 같단다.
그치만 그대로 렌탈샵에 갖다주면 6000~8000밧은 족히 부를꺼란다.
힉. 6000밧이면 그게 얼마야! 대충 내 열흘치 생활비 이며, 짐톰슨 가서 실크 남방 3개는 선물로 살 수 있으며;; 스타벅스 커피가 100잔이며, 라면이 200그릇이며...로띠가 400개다...--;;
Y군. 하루 더 묵고 정비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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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친게 다행이야. 병원비까지 나갔음 어쩔뻔했어. 아무리 위로해보아도, 놀란 가슴과 돈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도...애써...위로한다. 얼렁자... 낼 아침에 해결해야지...어쩌겠어...
오늘은 과한 수영으로 인한 피로로...일찍 잠 들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같은 가난한 여행자로서, 그리고 이틀을 함께 웃음을 공유한 동행으로서, 남 일 같지 않은 걱정스런 맘에... 늦게까지 모두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3~4시가 되도록... 애써 Y군을 위로한다.
안 다친게 증말 다행인거야.
하지만...아무래도 내일, Y군은 섬을 나갈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