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배낭여행⑥-죽음의 기차 & 남똑
태사랑에서 죽음의 기차 시간이 10시 50분쯤 있다는 정보를 알고 가서
아침 일찍 준비해서 체크 아웃을 했다. 주인 몰래 키만 두고 나올려다가 걸려서 또 사랑스러운 인사를 나눴다.
빠빠~~하며 부채를 흔들어주는 우리 누님 --;; 차마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후다닥 나와버렸다. ㅋㅋ
민경양의 등 상태가 좋지 않아 대롱군과 내가 번갈아 가면서 배낭을 매주기로 했다. 식당 들어가기 전까지 내가 매기로 하고 아침을 뭘 먹을까 하며 방황을 해봤지만 그렇다 할 식당이 없어서 걷고 또 걸었더니
깐자나부리 기차역에까지 도달해 버렸다. 결국 오전 내내 민경양의 배낭을 앞뒤로 맸더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날은 덥고, 배는 고프고, 짐은 무겁고 --;;;
녀석들 가방 안맬려고 식당을 무조건 패스한 건 아닐까?라는 의심은 해봤지만 그래도 착한 내가 꾸욱 참았다.
기차 시간을 확인하니 10시 40분 차였다. 죽음의 기차로 많이 알려진 이 열차의 요금은 개인당 100바트였다. VIP석은 300바트로 따로 파는데 뭐 그럴 필요가 있겠나 싶어 일반석으로 구매를 했다. 나중에 후회했지만 ㅜㅜ
기차 시간도 많이 남고 배도 고파서 기차역 주위를 배회했더니 기차역 안쪽에
꼬치집이 있었다. 닭강정과 다양한 소세지가 있었는데 종류별로 사먹어 보니 닭강정과
맛난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소세지는 다양하다는 말 그대로 맛도 랜덤이었다 ㅋㅋ
닭강정으로 올인하기로 한 우리는 닭강정만 배 부를 때까지 먹었더니 하나에 5~10바트 하는 걸
세사람이 100바트 어치나 먹었다.. 돼지들 --;;; 꼬치먹고 사진 찍고 놀다보니 어느 덧
10:40분이 되었으나.. 기차는 감감 무소식이다. 사고났나? 어 혹시 저 노란 기찬가? --;;;
연착이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 안내방송하나 없다. 역시 태국의 시간개념이란...
11시 35분쯤 되서야 기차가 도착했다. 기차표에는 남똑까지 12시 30분 도착으로 되어있었는데
과연 몇 시에 도착할지 걱정이 앞섰다. 아무튼 반가운 마음에 기차에 올랐는데 어째
심상치가 않다. 이건 우리나라 1980년대 통근열차 비둘기호 수준이다. 그리고 그 안은 사람들과 짐으로
가득차 있었다. 탈 자리도 겨우 비집고 만들어 기차에 오른 우리는 아차!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4대가 머리 위에서 돌아가는데 내가 서 있는 곳엔 전혀 불어오지도 않았다.
그 와중에도 창 밖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사진 찍기 위해 어찌나 촐싹 거렸던지;; ㅋㅋ
콰이강은 흙탕 물이었지만 주변의 수상가옥들이 참 이뻤다. 나중에 꼬따오에서 만난 혜영씨의
말로는 수상가옥이 150~250바트 정도 한단다.. 아놔.. 이럴줄 알았으면 콰이강 죽음의 다리까지
와서 숙소를 잡을 껄 괜히 기차탄다고 기차역 근처에서 숙박했구나하며 아쉬움이 남았다.
뭐 3인 기준이면 가격이 다르겠지만 풍경이 틀린데 말이다... 죽음의 다리는 이쁜지 안이쁜지 사실
기차를 타고 가면서는 잘 몰랐다.. 내려서 사진 찍을 시간이라도 주는 줄 알았는데 잠깐 정차했다가
바로 출발해서 내렸으면 하마터면 홀로 미아가 될 뻔했다. 휴...
담에 깐자나부리 갈 일이 있으면 꼬옥 콰이강 근처에 숙소를 잡으리라.. 1500바트라도 상관없다!! ㅋㅋ
다리를 건너고 나서 한 없는 들판과 숲을 지났다. 뭐 제대로 된 마을 하나 안지나나?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13시.. 14시가 지나도.. 남똑 역은 나오지 않았다. 하도 답답한 마음에 옆에 계속 눈을 마주치는
한 남성분에게 도착할려면 얼마나 남았냐고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아마 3시면 도착할 것 같다고 한다... 아놔;;; 오늘 왜이렇게 사람이 많냐고 또 질문했더니.. 국가명절이라서 다들 고향가는
길이라고 했다..'아!! 날짜 제대로 잡았구나!! ㅜㅜ'
이 사실을 불평하고 있는 대롱 민경양에게는 비밀로 하고 제발 빨리 남똑역이 나오길 기도했다. (금새 말해버렸지만 --;;;;)
친절하게 말씀해주신 그분의 닉넴은 tony, 나이는 32세에 아직 미혼이고 공무원이고 방콕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앗 공무원!! 잘됐다.. 바로 똑똑이의 슬픈 사연을 고발해 버렸더니 불가능한 일이라고 딱 잡아뗀다. 민원이 하도 들어와서 경찰들도 단속강화하고, 주요 사원에는 주의 하라는 경고문도 다 설치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은 몰라서 잠깐 뒤로 빠진채 약간의 오해가 있었나보다 하고 말을 얼버무렸다. ㅋㅋㅋ
이 때 Vip칸으로 몰래 들어가는 대롱군과 민경양... 좋다고 오라길래 나도 가방들을 옮기고 살짝 몸을 이동했다 ㅋ
딱 이동하고 보니... 좋기는 뭐가 좋아;;;; 그 칸에 외국인들만 있다는 차이와 입석으로 가는 사람 수가 적을 뿐이지 앞칸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도 기차표 확인도 끝난 마당에 조금이라도 편히 가기 위해 이동!!!
<고개만 빼꼼내민 민경양....난간에 매달려 사진 찍기 ^0^>
3시 40분이 되자 남똑역에 도착했다. 의외로 남똑역은 아담하게 이뻤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내리자 마자 물을 사서 한통을 원샷해 버린뒤 썽태우에 몸을 싣고 싸이욕 너이 폭포로 향했다.
개인당 10바트로 계산했는데 싸게 간건지는 모르겠다. ㅋ
아무튼 기차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4시가 되서야 폭포에 도착했다.
어 그런데 사진에서 보던 폭포랑 좀 다르네.... 물어보니 비가 안와서 물이 말랐단다..
아놔;; 오늘 일진이 않좋네 이거 --;;;;
폭포를 보고 헬파이어패쓰를 갈까하다가 그냥 패쓰...
그냥 가까운 왕바단 동굴에 가서 박쥐 잡아먹자는 의견이 모아져 쭈욱 올라갔다...
700m정도 산길을 올라가니 사이욕 너이 폭포의 근원지가 나왔다.. 저기는 내려오면서 들리자고 하구선
동굴로 더 올라갈려는 찰나.. 5시까지 개방이라서 지금 올라가면 제 시간에 못내려오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빌려오던지 돌아가란다.. 아놔.. 싫다 싫어 ㅜㅜ 동굴까지는 1.3km를 더 걸어가야했기 때문에
30여분 남은 시간에 왕복하기에는 많이 제한이 되었다. 결국 동굴마저 포기... ㅜㅜ
남똑 사람들의 친절함과 자연의 신선함에 반한 우리는 오늘은 여기서 숙박할까? 하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까 그냥 지나쳐온 폭포 근원지에서 좀 쉬다 하산 하기로 하고 근원지에 가보니 작은 계곡물이 고여있는데 매우 맑아 그냥 뛰어들고 싶었다. 누가 보던 말던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입수!!!!!
우리가 첨벙대니 물고기들이 놀랐는지 정신없이 헤엄쳐 다녔다. 그러다가 대롱군과 내 다리와 발을 계속
쪼는데 어찌나 간지럽던지... ㅋㅋㅋ 지들이 닥터피쉰줄 아나보다... -.-;;;
30분정도 신나게 물속에서 신나게 놀았더니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산모기들에게 헌혈도 많이 했는지
여기저기가 부어올랐다. 후다닥 밖으로 나와 몸을 데우는데 뱃 속이 요란하게 천둥을 쳤다..
옆에서 현지인들이 토종닭을 맛나게 드시길래 바로 위에 있는 식당에서 우리도 저네들이 먹는 메뉴 좀 달라고
했더니 토종닭 메뉴는 하루에 한번만 장사한단다.. --;;; 닭이 씨가 없다나 뭐래나;;;
결국 쏨탐을 추천하길래 생선과 민물게를 넣은걸로 2그릇을 시켰다.. 멀리서 들고오는데 그 향이 5m 밖에서 부터
화아악~~ 밀려왔다.. 흠 심상치 않다.. 한입... 두입... 조심스레 포크를 내려놓고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개들에게 정중히 바쳤다. ㅋㅋㅋㅋ 아~ 배고프고 춥고... 간지럽다.... ㅋㅋㅋ
우리 이만 하산하자 하고 내려가며 오늘 숙박을 어떻게 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다가 카오산로드로 돌아가서
치앙마이를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뭐 원래 계획이긴 했는데 이거 참 남똑 와서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도로에 나와 세븐 일레븐 건너편에서 깐자나부리까지 오는 버스를 55바트씩 내고 탔다. 오늘 내내 정신 없이 잤는데 젖은 수영복 차림으로 그냥 차를 타서 에어컨 바람에 감기 걸릴 뻔 했다. 1시간 반정도 시간이 흘러 깐자나부리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이때 다음에는 남똑에 갈려면 기차보다 빠르고 시원하고 더 싸게 가는 버스를 꼬옥 타고 가리라 다짐을 하였다.